안녕하세요! 화요일에 FC서울 대 산동루넝의 ACL 경기를 보고 난 후 유니폼을 선물 받기로 약속했었는데, 한 벌을 더 얻게 되어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수요일과 목요일, 바쁜 와중에 산동 팬들과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_-
왼쪽에 있는 유니폼은 올해 디자인, 오른쪽은 2006년 디자인입니다. 2006년이면 산동이 한창 잘 나갈 때입니다. 두 벌 모두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가품이고, 아래에서 상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머플러에는 '世界唯一橙(세계유일등, 세계의 유일한 오렌지 색)'이라 적혀있는데, 산동을 대표하는 문구라 할 수 있겠습니다. 왼쪽 유니폼을 받고 나서 든 생각은, 가품 중에서도 저급(?) 가품이다는 것이었는데, 가품의 품질로 따지면 베이징궈안의 유니폼이 가장 좋았습니다. (상하이선화의 가품 역시 품질은 별로입니다) 그래도 정성을 생각해서 감사히 받았습니다. 딱히 줄 게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었습니다.. -_- 작년에 지난(산동의 홈)에서 확인한 가격은 한 벌에 20위안 정도였습니다.
중국 나이키의 주요 판매시장은 베이징, 상하이 그리고 광저우입니다. 이유는 간단히 말해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도시, 팬층이 넓은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이 도시들을 제외하면 연고지의 정품 유니폼을 구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흔히 말해 구단 유출(?)품이 아니면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구단 로고를 접사해서 촬영했습니다. 중국슈퍼리그 4회 우승에 빛나는 산동..
위에서 저급 가품이라고 한 이유는 사진과 같이 재봉이 엉망이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펴서 찍으려고 해도 도저히 펴지지 않는 이음새.. 베이징에서 파는 가품 유니폼의 가격은 30~35위안으로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그래도 비싼(?) 값을 합니다.
오른쪽 가슴의 나이키는 나쁘지 않은 모양입니다.
새 제품을 받았는데 이미 목 부분의 탭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분명히 중국산일텐데 영어와 프랑스어로 태국산이라 적혀있네요.. ㅎㅎ 사이즈는 M이라 제가 입어보니 타인의 안구 건강에 좋지 않겠더라고요.. -_- 165~170cm 정도 되는 사람에게 적절한 사이즈입니다.
스폰서 부분을 촬영했습니다. '你用电,我用心(너희는 전기를 쓰고, 우리는 마음을 쓴다)', 산동의 모기업인 국가배전망의 모토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이 모토를 메인 스폰서로서 부착하고 있습니다.
가품 중국슈퍼리그 패치입니다. 진품은 열부착식의 스티커 재질인데 반해, 가품은 바느질이 되어 있습니다. 보험, 은행, 투자를 주업으로 하는 핑안그룹이 리그의 메인 스폰서입니다.
나이키하면 떠오르는 드라이 핏!
나이키만의 어센틱(?) 라벨.. ㅋㅋ
이번 시즌 나이키 페더레이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벤딩 라인입니다. 헤일로 컷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유니폼을 뒤집은 모습입니다. 바느질의 상태가 어떤지 짐작이 될 겁니다. -_-
마감이라고 하나요? 엉망입니다. 도저히 펴지지 않습니다. :)
뒷면을 보면서 든 생각은, 잘못 입으면 피부가 쓸릴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느질 마감이 매우 거칠었습니다.
유니폼에 있는 재료 구성 태그(?)입니다. 솔직하게 기재한 100% 폴리에스테르.. ㅎㅎ
중국에서 파는 거의 모든 가품 유니폼의 사이즈 태그는 이런 모양입니다.
그래도 매년 카피라이트 옆의 연도는 바뀌어서 나오네요. 나름 정교(?)합니다.
이 유니폼은 다른 산동 팬이 제가 가이드를 해줘서 고맙다고 선물로 준 2006년 산동의 가품 유니폼입니다. 사이즈는 190cm라 적혀 있고, 산동루넝체육문화발전유한공사라는 곳에서 제조, 감독한 제품입니다.
이 사진이 어쩌면 중국 축구문화를 대표할 수 있는 사진이라 할 수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렇게 유니폼을 활용한 개인 광고를 많이 합니다.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인테리어 회사의 광고인 듯한데, 쉽게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만약에 수원에 위치한 서울우유 대리점을 운영하는 사람이 축구팬이고, 축구장에서 자신의 대리점을 알리고 싶다면, 수원삼성 유니폼을 사서 대리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부착해 직관합니다. 매일우유가 수원삼성의 공식 스폰서이지만 그런 것은 속된 말로 '개나 줘버리고', 그 자리에 'SEOUL MILK 서울우유 수원 xx점 032-xxx-xxxx 010-xxxx-xxxx' 이러한 문구를 유니폼에 부착하고 스스로가 1인 광고 모델이 되는 것이지요.. (예를 든 것일 뿐입니다. 혹시나 서울우유에서 근무하시는 분께는 심심한 양해의 말씀을..)
이러한 모습은 중국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으로, 특히 소득 수준이 비교적 낮은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가품 유니폼 20~30위안, 광고 스티커 부착 10~20위안, 모두 합쳐서 한화 10,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식당, 상점 등을 홍보할 수 있습니다. 구단에서 제지하는 것은 당연히 없습니다. 많은 인구에 많은 자영업자가 있는 중국이기 때문에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는 현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여기까지 산동루넝의 가품 유니폼 소개를 마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ACL의 가장 큰 장점으로 굳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타국의 축구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인데, 혹시나 기회가 되어 서로 유니폼을 교환할 일이 있을 경우, 잘~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첫댓글 와 정말 흥미로운 글 잘 읽었어요 ㅎㅎㅎ 1인광고모델 재밌겠네요!!!
잼따ㅋㅋㅋ
1인 광고 저도 만들어야 겠네여
"여친구함" 010-0000-0000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 재미있네요 ㅎㅎ
재밋게읽었오요!
재미있네요 ㅎㅎ 우리도 가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많은 유니폼 물결이 일었으면
잘 읽고갑니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