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30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프로그램에 박대표가 출
연한 것을 놓고 방영 후 방송사 게시판에 하루 사이 2천건의 게시물
이 올라와 논란이 뜨거웠다.
“연예인 위주의 프로그램에 정치인이 나와 신선했다. 기존의 권위적
인 모습 외에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오래된 가구와 에어콘
등 검소하게 사는 모습에 충격을 받을 정도로 놀랐다. 바람직한 정
치인의 생활상이다”, “TV를 보다가 콧등이 시큰해져 밥을 먹을 수가
없었다”라는 뜨거운 호응과 함께, “완전히 정치인의 홍보수단이 될
것 같다는 걱정이 앞선다”, “독재자를 아름답게 미화하고 그의 딸을
마치 성녀처럼 묘사하는 MBC의 작태는 뭐냐”라고 제작진을 비난하
는 글도 만만치 않게 줄을 이었다.
박대표가 출연한 ‘일밤’의 ‘행복한 나눔-고맙습니다’ 는 기부문화의
확산을 위해 신설한 코너. 사회 저명인사와 대중 스타들의 애장품을
경매에 내놔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방식으로 제작진은 노무
현 대통령, 박근혜 대표, 김근태 복지부장관에게 교섭한 결과 박대
표 측이 먼저 호응해와 첫번째 출연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다음
주에는 김근태 장관의 출연이 예고되어 있다.
MBC ‘일밤’은 올초까지 시청률 20%대를 유지했던 간판 오락프로
그램. 그러던 것이 꾸준한 하락세로 ‘한자릿수’까지 추락, 지난 회의
시청률은 6.6%였다. 그래서 제작진이 가을 개편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중의 하나가 기부문화 확산을 취지로 한 ‘행복한 나눔-고맙습니
다’ 코너였다. 조사전문기관에 따르면 당일 시청률 17.7%로 3배가
뛰어올랐는데, 처음 방영이 시작되면서 5%대에서 출발한 것이 박대
표가 등장하는 시간대에 25%대까지 치솟았다는 것. 당연히 방송계
는 박대표가 나가 ‘흥행’을 적중시킴으로써 동 프로그램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박대표 출연을 긍정적으로 보기를 거부하는
시청자 의견이다. 첫째, 그날의 출연자가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근태
장관이었다면 과연 그만한 시청률을 올렸을까 하는 물음이다. 제작
진은 우선 순위에 따라 박대표가 먼저 출연하게 되었다고 말했지만,
내부적으로 ‘흥행 가치’를 저울질했으리라는 추측은 충분하다. 다른
출연자가 나왔다면 방송사 게시판이 그렇게 찬반 논란으로 뜨겁지
않았으리라는 것이, 예컨대 바로 같은 날 청와대에서 특집 녹화된
KBS2TV ‘도전 골든벨’(27일 방영 예정) 방송 현장에 노무현 대통령
이 깜짝 방문을 했고 부인 권양숙씨는 직접 출연해 문제를 출제했지
만 가타부타 말이 없다. 그뿐 아니라 올해 초 종영된 KBS2TV ‘대한
민국 1교시’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코너에는 지난해 5월부터
한명숙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이종걸, 권영길 의원 등 10여명의 여
야 의원이 번갈아 출연해 다른 참가자에게 문제를 출제했다. 그것에
대해서도 “정치 광고”니 뭐니 하는 말이 없었다.
왜 하필 박근혜인가? 이게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방송 출연
에 시비를 거는 시청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지
지율은 20%대이다. 국민 10명 중에 8명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있지
만, 그의 방송 출연에 TV 채널을 돌리기는 해도 논란을 벌이지는
않는다. 적어도 그가 TV에 나온다고 해서 시청률이 올라가 정치적
인 이득을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은 가능하다. 왜 하필 박근혜인가는
노무현의 반대로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정치 효과에 민감한
사람들이 박대표의 방송 출연을 못마땅하게 본다는 것도 다 알 만한
일이다.
박대표의 MBC ‘일밤’ 출연은 제작진에게 ‘흥행 성공’을 안겨주었지
만, 그 자신에게는 ‘대박’이었다. 방송이 나간 뒤 그날 밤에 미니홈
피의 접속이 5만건을 넘었고, 평소 1일 접속이 5천건이던 것이 그
이후 4배가 넘는 2만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 방문하는 네티즌들의 한결같은 소리가 “그렇게 사시는
분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사생활의 검소함, 거리낌없이 드러낸 자
연인 박근혜의 진면목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이는 그동안
그에 대한 정치적 반대자들의 저속한 정치공세와 인신공격이 극심
했음을 반증해 주는 결과이기도 했다.
MBC 게시판의 2천건 게시물 절반이 박대표의 출연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할 때, 박대표의 미니홈피에 당일 쇄도한 5만건의 감동 스토
리와 그후 매일 2만건의 접속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지, 성원의 현상
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무엇보다 주목이 되는 것은 MBC 방송 이후 박근혜 미니홈피를 처
음 방문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서민과 청소년층이라는 것. 그리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미래 설계의 꿈에 부푼 그들이 박근혜를
‘닮고 싶은 이상형’으로 주저없이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인간다운 면을 잔뜩 보여주신 박근혜의원님 정말 존경합니
다”(황수진)
“집안 내부 구석구석 오래된 유품이 많더라구요. 30년된 스테레오하
며…저도 앞으로 그렇게 아껴 살도록 노력하겠슴다!”(김희태)
“오늘 방송 보면서 너무 많은 걸 배웠습니다. 대표님이라고 하니 너
무 거리감이 느껴져서…큰이모 싸랑합니다”(이성민)
“의원님 엄마라고 부르고파요, 의원님은 대한민국의 어머니세
요”(정다은)
“저는 아직 초등학생이지만 오늘 ‘일요일밤’을 보면서 우리 언니, 엄
마가 하시는 말씀이 ‘정말 여자들이 닮고 싶어하는 타입’이라고 말
했어요. 거의 다 옛날 것의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 박근혜님이야말로
존경합니다!!”(정혜진)
“21살의 여대생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같은 여성으로서 본받
고 싶습니다”(IP : 61.80.131.8)
“전북 부안여자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김은영이라고 합니다. 저도 꼭
커서 박근혜의원님처럼 되고 싶어요”(김은영)
“고2인데 오늘부터 정말로 칼을 뽑아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대표님
도 기도해 주세요”(손장혁)
“조그만 지역에 사는 중1 학생입니다. 저도 커서 훌륭한 사람 되고
싶습니다”(조미연)
“지금 고등학생인데 앞으로 무엇을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오늘
방송을 보고 열심히 노력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습니다”(김미진)
사회 지도층 인사가 청소년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다.
그런데 박근혜는 정치인이다. 이 나라에서 동시대 청소년들의 눈에
그렇게 비친 정치인은 없다. 영상매체가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와의
문화적 환경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수십년의 근
현대사를 통틀어 청소년들에게 저만한 열망과 꿈을 심어준다는 것
이 당대의 정치 지도자로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들에게도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철부지인 줄만 알았던 내 아들딸이 “엄마, 정말 열심히 공부할
래요. 훌륭한 사람 되고 싶어요” 이렇게 다짐할 때 그 부모는 얼마나
대견스럽고 기쁠 것인가.
청소년들이 박근혜를 닮고 싶어하는 것은 어쩌면 험악한 정치판에
서 상상할 수 없었던 ‘희한한 사건’이다. 그런 점에서 박대표의 TV
출연이 가져온 교육효과를 이 나라 정치인들은 진솔하게 고찰할 필
요가 있다. 박대표 개인의 정치적 성패를 떠나, 이 나라 정치인이라
면 정치적 이해타산에 상관하지 말고 거기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가
치를 교감하는 것이 지도층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일 것이다
첫댓글 충격이 아니라 당연이지요!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말이 아닌 , 행동하시는 모습이 ~~~
덕필유린님 글 짱입니다....
그 청소년들이 내년 지자체선거에서, 2007년 대선에서 큰 공헌을 하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