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면 전남 선수들과도 이별입니다. 선수들은 한국으로 돌아가지만 저는 영국 셰필드로 다시 지도자 수업을 떠나기 때문입니다. 이번 키프로스 전지훈련은 선수가 아닌 코치로서 첫 경험이라 기분이 많이 틀리더군요. 날씨도 좋았고 팀도 조직력이 쌓여가는 것 같아 안심입니다. 매번 전지훈련 때마다 공통점은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다는 것인데 그 원인에 대해 코치로서 더 연구해볼 작정입니다.
이곳은 평온합니다. 한국이 걱정이더군요. 서울팀 이전에 대한 일련의 사태 얘기입니다. 축구인이 아닌 축구를 사랑하는 팬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축구계에 큰 상처와 후유증을 남기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안양 LG와 부산 아이콘스 두 팀이 의향서를 제출하고 서울 이전을 선언했다고 들었습니다. 수도 서울에 팀이 생기면 어찌 됐건 멀리 봤을 때는 축구발전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신중해야 할 사안이 즉흥적이고 급하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쟁점에 대해 딱 부러진 기준도 없이 명분만 앞세우는 모양새인 듯합니다.
안양과 부산 중 한팀이 서울에 간다고 하면 탈락된 팀의 운명은 누가 책임집니까. 그 동안 안양과 부산경기장을 찾던 팬들은 소수였다고 해서 과연 무시할 수 있는 겁니까.
한 구단의 위상과 입지가 연고지를 옮긴다고만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성적을 내기 위해 어떤 투자와 마케팅을 하느냐가 구단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안양과 부산뿐 아니라 13개 구단과 프로연맹, 그리고 축구협회가 다시 한번 자신을 되돌아볼 때입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했는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