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떡볶이집 3選
길거리 먹거리 중 으뜸은 단연 떡볶이다. 여고생들이 재잘거리는 학교앞에서부터 북적이는 시장통에 이르기까지. 맛있는 떡볶이들이 오뎅꼬치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우리네 대표 먹거리 자리를 지켜왔다. 대개는 흰쌀떡을 고추장에 버무려 맵고 쫄깃한 맛을 내는 떡볶이가 가장 보편적이다. 비싸지 않으면서도 배가 출출할 때면 매콤한 떡볶이가 눈에 아른거리면서 입에 군침이 도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최근들어 신세대들의 입맛과 맵고 짠 음식을 기피하는 현상에 발맞추어 떡볶이도 진화하고 있다. ‘이거 떡볶이 맞아’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떡볶이들을 찾아가 보았다.
#속이 꽉찬 떡볶이 ‘꼬시나’
떡 속에 치즈, 해물, 잡채, 참치가 꽉꽉 채워져 있는 별난 떡볶이다. 떡볶이의 쫄깃쫄깃함과 속 재료의 씹는 맛이 적절히 조화돼 있다. 겉만 보고는 내용물을 알 수 없어 순전히 ‘감’으로 떡볶이를 골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태양초 고추로 직접 담근 고추장에 레몬, 올리고당 등 15가지 재료가 들어간 떡볶이 양념장이 맛의 비밀이다. 너무 맵지 않고 달콤하고 고소해서 신세대 입맛엔 딱이다. 서비스로 나오는 국물도 범상치 않는데 무, 다시마, 대파, 양파 등을 팔팔 끓여 내왔단다. 어묵국물과는 또 다른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다.
이 집은 각종 떡볶이와 밥들의 변종 메뉴들로 유명하다. 처음 가는 사람은 메뉴판 보는 시간이 길어지게 마련. 보통 2명이 갔을 때 치즈 떡볶이 1인분, 해물 떡볶이 1인분, 라면 혹은 쫄면 사리 하나, 김말이 하나를 시키면 무난하다. 이를테면 주문의 정석(定石)이라고나 할까. 주문한 떡볶이가 나오면 체면 차리지 않고 포크질을 서둘러야 한다. 많이 먹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먹기 위해서다. 식으면 떡볶이에 들어간 모차렐라 치즈가 굳어져 제 맛을 보기가 힘들다. 해물 떡볶이에 들어간 양념 오징어도 뜨끈할 때 먹어야 바다향이 진하다.
신세대 취향에 맞게 깔끔하게 꾸민 실내와 물 한잔도 친절하게 갖다 주는 서비스는 제2의 양념이다. 1인분에 치즈 떡볶이 2,500원, 해물 떡볶이 2,300원. 체인화돼 있다. 신촌점은 연세로 국민은행 옆에 있다. (02)334-5939
#고급 떡볶이의 결정판, 떡스토랑 ‘레드페퍼’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레드페퍼는 떡볶이집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깔끔하게 꾸민 현대적 내부 인테리어와 수준 높은 서비스는 고급 레스토랑과 별반 다르지 않다.
허우대가 멀쩡한 사람은 실속이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이 집은 맛도 일품이다. 주인이 직접 개발했다는 독특한 떡볶이 양념은 매콤하고 개운하다는 평이다. 떡볶이 연구에 매진한 결과일까. 맛도 맛이지만 떡볶이 종류가 다양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햄, 어묵, 라면이 들어간 ‘거리떡볶이’, 오징어와 새우가 들어간 ‘해물떡볶이’, 모듬격인 ‘레드페퍼 떡볶이’, ‘피자떡볶이’ 등등. 총 12가지 떡볶이 맛을 볼 수 있다.
떡볶이를 먹고 난 뒤 밥도 볶아먹을 수 있다. 각종 야채가 들어간 ‘야채 볶음밥’, 해산물이 들어간 ‘해물 볶음밥’은 다른 집 볶음밥과 차별화돼 있다. 2층 건물 전체를 써서 공간이 넉넉한 편. 하지만 주말인 경우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인기여서 예약을 하고 가는 게 좋다. 레드페퍼 떡볶이 1인분 5,000원.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왼쪽 두 번째 골목. (02)547-3778
#간장떡볶이의 진수 ‘할머니 떡볶이집’
보통 떡볶이에 비해 굵기가 가는 떡을 간장에 달달 볶는다. 혹은 기름에 살짝 튀기기도 한다. 그러나 단순한 간장과 기름에만 볶는 게 아니다. 이 집 할머니만 아는 비장의 양념이 첨가되지만 일급비밀이다.
왁자지껄한 통인시장 골목에 위치한 ‘원조 할머니 떡볶이집’은 서울 사람은 물론이고 전국 각지에서 ‘맛의 달인’들이 찾는 집이다. 40년 넘게 성업하고 있는 비결은 한 번 맛보면 자꾸만 생각나게 하는 맛에 있다. 이 동네 출신인 가수 유희열도 어린시절 맛본 떡볶이 맛을 잊지 못해 가끔 찾는다고. 빈대떡 맛도 일품. 하루 5말의 쌀을 불려 떡볶이떡을 만든다니 그 인기가 짐작이 간다. 그러나 만약 떡볶이를 남기기라도 하면 큰일. ‘시골사람들이 농사 짓는 정성을 생각해보라’며 할머니가 크게 나무란다. 그러나 오묘한 맛 때문에 남기기가 힘들다. 1인분 2,000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하차, 2번 출구로 나가 자하문 터널방향으로 200m쯤 올라가면 통인시장 입구를 만나다. 시장으로 들어가 70여m 전방에 간판이 보인다. (02)725-4870 |
첫댓글 와 맛있겟다
쩝쩝~~ 시간나면 함 찾아가서 먹어 보려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