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께서 오셨다 가셨습니다.
오시기 전에 마음은 단단히 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노인의 건강상태와 마음에 맞춰야했기에 뜻대로는 되지 않았습니다.
14일 노인이 오시는 날, 농사꾼은 마을리더인가 뭔가하는 교육을 받으러 갔습니다.
다행히 교육이 일찍 끝나서 오후에 노인을 모시고 거가대교를 건너
김영삼 대통령 생가와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노인은 저도에 가고 싶어했지만, 아직 때가 이른 터 그냥 저 멀리 섬만 구경합니다. ㅎㅎ▼


김영삼 대통령 생가에 갔습니다.
군 조직인 하나회를 없애고,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을 구속시킨
그리고 IMF를 초래한 공과가 뚜렸한 분이셨죠. 김영삼 대통령과는 같은 김녕 김가입니다. ㅎㅎ▼

기록물 전시관 영상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나옵니다.
노인은 박정희 대통령을 무척 좋아하셔서 주 영상도 아닌데 눈을 떼지 못합니다. ㅎㅎ
박 대통령 구미 생가엔 벌써 서너 번 다녀가셨답니다.▼

노인을 대통령 자리에 서 보시게 했습니다.
틀엔 손색이 없으시죠..? ㅎㅎ▼

15일에 강진 가우도 출렁다리에 가려했습니다.
그러나 통영케이블카를 타는 데도 힘겨워해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순천만 습지와 순천만국가정원으로 갔습니다.
순천만 습지▼
노인께서는 통풍으로 멀리, 오래 걷는데 매우 불편하십니다.
입구에서 휠체어를 빌러 노인을 앉혀서 이동을 하며 잠시 풍광을 즐겨 봅니다.


순천만국가정원▼
가는 날이 장날이라 했던가요, 무슨 기념공연을 하는 날이었어요.
소위 요새 핫한 송가인이 나오고, 장윤정, 파핀현준도 나오는 제법 신날 공연이라
7시 반 공연이었지만, 오후 4시 경부터 주변엔 교통이 마비될 지경이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온 종일 걸으며 풍광을 즐기면 좋으련만,
노인께서 걷지를 못하시니 정원 순환버스를 타고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봅니다.
그러나 8월 15일 순천만의 하늘은 정말 좋았습니다.▼



6.25 참전용사는 올해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초청을 했다고 합니다.
거거서 받은 시계를 주고 가셨습니다.
전에 말씀 드렸듯이 노인은 박원순 시장은 좋아해도
문재인 대통령은 좋아하지 않는 정도를 넘어, 아주 싫어하시니까..!ㅎㅎ
덕분에 저는 생에 처음 대통령 시계를 차게 생겼습니다. ㅎㅎ▼

노인은 16일 아내와 함께 서울로 가셨습니다.
우리방 들들이네님이 추천해주신 하연옥과
명지님 이름만 대면 된다는 녹산용장어 가게에도 가 보지 못했습니다.
일주일 정도 계셨더라면 좋았을 터, 겨우 이틀 머물다 가시는 통에
추천해주신 명소에는 가지 못해 아쉽습니다.
보내고 나니 아쉬운 게 한 둘이 아닙니다.
자랑거리도 만들어 드리지 못했고
맛난 음식들도 제대로 대접을 못해드렸습니다.
앓듯이 주무시는 모습,
문지방 턱이 높아 방을 드나들며 힘겨워 했던 모습,
집사람이 해준 음식을 아주 맛나게 잘 잡수시던 모습..
그리고 이제 또 홀로 지내고 계실 생각을 하니
곤궁한 제 처지가 한심스러워 이럴 땐 참 울적합니다.
서(西) 창에 떤 저 달은 내 마음 아려나..?
첫댓글 위 글은 노인께서 2019년 8월 14일부터 15일간 길벗농원에 오셔서 아내와 함께 여행한 기록인데
제가 활동하고 있는 부산경남야생화사랑방에 올렸던 글입니다.
와, 너무 좋네요.....!
즐거워 보이십니다!
병원에 물품 이송하러 가서
이모가 모시고 나와 몰래 한 대면(ㅎㅎ) 때
그때 사진 한장이라도 함께 찍을걸,
그게 그렇게 아쉽고 아쉬웠는데 사진보니 좋아요.
그랬었구나!
지나고나면 늘 아쉬움이 남는거지..! 그리고, 그 아쉬움을 그리움으로 채우며 살아가는거겠지
마자요
잊지않고 그리움으로라도 기억하는게
앞으로 더 중요한거 같아요...!
늘 함께 계실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