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3일 (일요일)
◈ 산행경로
포천시청앞
중2리(07:32-08:16)
바위굴성(08:52)
종자산(09:30)
453.4봉(10:44)
사기막고개(11:15)
향로봉(12:08)
고개(12:56)
삼형제봉
북대(14:04)
화인봉(16:01)
지장산(16:35)
고개(17:40)
잘루맥이고개(18:42)
중1리(20:04)
포천시청앞
◈ 산행거리
23.17km
◈ 산행시간
11시간 48분
◈ 산행기
중2리 해뜨는집 들머리로 들어가 길이 막혔다고 이리저리 밭을 돌아다니는 노인 등산객에게 철문을 열어드리고 구슬땀을 흘리며 난간 밧줄들이 줄줄이 쳐져있는 된비알을 치고 바위굴성을 지나 사면 숲에서 뭔가를 뒤지는 주민들을 보며 힘겹게 삼각점(철원25/1983재설)과 낯익은 정상 석이 반겨주는 종자산(643.8m)에 올라 보장산과 불무산을 두루두루 돌아보고 기념 탁주 한 잔도 없어 아쉽게 발길을 돌린다.
곳곳의 노송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바위 봉들을 넘어 가을이 떠나가는 적적한 숲을 지나 중리저수지 삼거리에 앉아 음로수를 마시며 쉬고 흰 줄에 산양삼재배지 경고판들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잔돌 길을 내려가다 능선에서 3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453.4봉의 글씨 없는 삼각점을 확인하고 사기막고개로 내려가니 4년 전에 있던 농가는 안 보이고 더 안쪽의 구석진 숲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멋진 등산 안내도가 무색하게 자물쇠로 굳게 닫힌 철망 대신 군 초소 옆의 철문을 열고 들어가 역시 흰 줄들이 매어져 있는 가풀막을 땀을 흘리며 넘고 막판의 조망 트이는 바위지대들을 지나 작은 헬기장에 아담한 정상 석이 놓여있는 향로봉(x612.1m)에 앉아 종자산과 함께 힘든 길임을 느끼며 간식을 먹어둔다.
옛날에 몇 번이나 다녔으나 이제 생소하기만한 산길을 지나 억새가 물결치는 삼형제봉 안부로 내려가 굵은 밧줄들을 잡고 시원한 바람이 땀을 말려주는 삼형제봉으로 올라가 예전 같지 않게 힘이 빠진 자신을 애처롭게 생각하며 우회 길을 버리고 일부러 아무것도 없는 북대(x710.1m)로 갔다가 무심코 표지기도 달린 북서쪽 지 능선으로 들어가 어언 30분을 까먹고 돌아온다.
완만해지기는 했지만 쉬지 않고 나타나는 바위들을 넘어서 마른 낙엽에 쭉쭉 미끄러져 연신 엉덩방아를 찧으며 가까운 관인봉과 아직 멀리 떨어져 있는 지장산을 바라보다 지루하기만한 능선 따라 화인봉(x805m)을 넘어서 안전 시설물들을 잡고 심원사 안부로 내려가 옛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급경사 산길을 올라간다.
밧줄들을 잡고 정상부의 수직 암벽을 돌아 공터에 삼각점(철원312/2007재설)과 정상 석들이 놓여있는 낯익은 지장산(877.4m)에 올라 아끼며 남겨뒀던 두유 팩에 간식을 먹으며 아까부터 머리를 짓누르던 고대산 산행을 고민하다가 일단은 임도 고개까지 가기로 한다.
잘루맥이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삼거리를 지나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데크 계단을 지나 임도 고개로 내려가니 걱정했던 철문은 열려있지만 벌써 17시 40분이 넘어 족히 5-6시간은 잡아야 할 고대산행을 고민하다가 기운도 없지만 잘못하면 23시 30분 마지막 전철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핑계를 대고 여름에 왔었던 경기둘레길 따라 철망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내내 연약한 자신에 대한 못마땅함으로 괴로워하며 편안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서둘러 따라가다가 유일하게 이정표가 놓여있는 철문 삼거리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꺾어 예전의 도로 시멘트 시설물들이 놓여있는 가파른 산길을 타고 잘루맥이고개로 올라가 지겹게 이어지는 임도를 지나서 지장산 입구인 중1리 도로로 내려가다가 200여 미터 앞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60-1번 군내버스를 보고는 그만 맥이 빠진다.
몰려오는 추위에 점퍼를 껴입고 운천과 양문의 카카오택시를 호출하다가 응답이 없어 포기하고 택시부로 연신 받지 않는 전화를 돌리며 난감해하다 갑자기 불도 끄고 나타난, 하루에 3번밖에 없다는 60-2번 군내버스를 운 좋게 잡아타고 포천으로 달려 나가 달디 단 아이스콘과 음료수로 허겁지겁 허기진 속을 달랜다.
▲ 해뜨는집
▲ 들머리에서 바라본 종자산
▲ 바위굴성
▲ 보장산
▲ 불무산
▲ 보장산
▲ 종자산 정상
▲ 453.4봉
▲ 사기막고개
▲ 뒤돌아본 종자산
▲ 향로봉 정상
▲ 고개에서 바라본 삼형제봉
▲ 관인봉자락
▲ 지장산
▲ 화인봉 정상
▲ 지장산
▲ 금학산과 용정산
▲ 관인봉
▲ 종자산에서 이어온 능선
▲ 북대
▲ 지장산 정상
▲ 고대산 사거리
첫댓글 길게도 했습니다
지난 여름 두 토막으로 했는데,
수고 많았습니다
날이 갈수록 체력도 의지도 약해집니다. 지리는좋았지요...?
산세가 웅장하네요.
이제는 살살 다니셔요.^^
ㅎㅎ 이제 살살 다닙니다...^^ 고대산 쪽은 너무 자주 가는 것 같아요.
종자산 향로봉 삼형제봉 지장산
극심한 오르내림을 읽으면서도
힘이 듭니다.
고대산까지 넘보다니
체력도 의지도 최강입니다.
예~전에는 못 느꼈는데 굴곡이 심한 능선이더군요. 알바하고 삼각점봉 다녀오느라 1시간을 써서 고대산은 포기했습니다.
살살 좀 하세요~ 기죽어서 ㅠㅠ 무탈하산하셨으니 다행임다
단풍도 다 지고, 기운은 없고, 멘탈도 별로이고...이제 겨울입니다.
제가 이번 여름에 두번을 지장산쪽을 갔다가 두번다 중포 했습니다. 어찌나 더운지. 가을에 다시 가봐야지 했는데 벌써 낙엽으로 다 떨어지고 곧 겨울 모드입니다. 대단하신 체력입니다. 건강관리 잘하셔서 오래도록 산에 다니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