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스를 지켜라] 04
#1. 놀이공원 일각 (전회 엔딩 이어서)
무원과 나윤, 걸으며. 손엔 둘 다 소프트 아이스크림 든.
(위치는 바이킹에 아주 가깝진 않고, 적당히 바이킹에 탄 사람 보일 정도)
나윤 : 알고 있지? 어른들, 우리 정략 얘기 시작한 거.
무원 : (알고 있단 듯)
나윤 : 어떡할 거야?
무원 : 나한테 선택권 준 건가?
나윤 : 그냥 의사 타진이지.
무원 : 아니, 선택할게 내가.
나윤 : (보는데)
무원 : (짐짓 애태우듯, 고개 돌리다가 문득 바이킹의 은설을 본다) ...?!
나윤 : (무원의 시선에 따라서 보는) .. 저 여자..?
그들의 시선에 보이는 은설. 누군가를 향해 손을 흔든다.
그 지점에 서있는 지헌. 흥, 하듯 보다가.. 은설이 내려가 지헌의 시야에서 사라지면... 웃는 지헌.
다시금 은설이 올라오면, 예의 흥하듯 뚝뚝한 표정으로...
나윤 : ... 뭐야, 저 여자...?
무원 : (대꾸 없이 그런 둘을 보고)
나윤 : (그런 둘을 보며)
무원 : 우리 얘긴 보류하자. 인산 해야지. (하며 가는)
나윤 : (따르며) 저 여자 비서 맞아? 단순한 비서.. 아니지?
무원 : (으음) 단순한 비선 아니지 아마? (보며, 짐짓 웃으며) 니가 상대하기엔 좀 버거운 여잘 걸?
나윤 : .. 뭐하는 집안인데?
무원 : 글쎄.. (웃고 마는데)
나윤 : (무원 흘기곤, 무원을 앞질러 가는)
#2. 바이킹 쪽
지헌, 알바(까메오) 옆에 서있는. 바이킹은 거의 끝나가는 중.
지헌 : (알바에게, 나름 업무현황조사) 하루 근무 시간이 몇시간이나 됩니까?
알바 : (지헌은 보지도 않은 채 건성) 그건 왜요?
지헌 : (이런 싶지만) 중간에 휴식 타임은 있어요? 전반적 근무환경은 괜찮나?
알바 : (계속 건성) 그건 왜요?
지헌 : (이런) 이봐요, 알바학생. 누가 뭘 물어보면 물어볼만 하니까 물어보는구나 하고 답을 해야지, 왜 질문을 질문으로 받지?
내가 질문을 질문으로 받는 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거든? 등등 하려다 문득 보면, 바이킹 끝나고
은설, 반대편으로 내린다, 혼잣말조로) 왜 저쪽으로 내리는 거야? (하는데)
알바 : 저쪽으로 내리는 거니까 저쪽으로 내리는 거겠죠.
지헌 : (이런) 방금 건 질문이 아니라 (하다가 에잇, 관두자 싶어) 관두지. (홱 가려는데)
알바 : (잡는다) 보호자 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길 잃어버려요.
지헌 : (뿌리치며) 보호자라니?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지 알바학생? 내가 우습나, 그래?
알바 : ... (풋) 네, 웃겨요 머리. (손가락으로 지헌의 머리 가리키며)
지헌 : (이런, 싶으면서도 머리 만지며 알바 째리고)
그 사이, 은설은 사람들 틈 헤치며,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등등 가다가 나윤과 은설, 살짝 부딪친다.
그 바람에 나윤,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이 옷에 묻고.
나윤 : (은설 알아보곤, 허, 짜증 치미는데)
은설 : (나윤과 부딪친지도 모른 채, 지헌 쪽으로 간다)
지헌 : (은설이 오는 걸 보고, 예의 바이킹 앞에서 웃던 미소 살짝 번지는)
은설 : (지헌 부르는) 본부장님, 여기요. (손 흔들며 가는)
지헌 : (은설이 부르자 괜히) 챙피하게. (하며 은설 쪽으로 움직이고)
나윤 : (그런 모습들 보다가, 순간 이성 잃고 은설에게 가 엉덩이에 아이스크림을 쿡 박아버린다)
은설 : ...!!! (느낌에 천천히 돌아보고, 나윤, 알아본)
동시에, 그 광경을 본 지헌과 무원도 벙해서...!!!
나윤 : (스스로의 행동에 당황했지만, 이내 도도하게) 미안해요, 손이 미끄러져서.
(핸드백에서 손수건 하나 꺼내 도도하게 건네고 지헌 쪽으로)
은설 : (허, 기막히고)
지헌 : (그런 나윤을 황당하게 보며) 너.. 무슨 짓이야?
무원 : (그런 사이, 은설 쪽으로 간다) 괜찮아요?
은설 : (이게 무슨 일인가 벙한 상태에서 무원 봤다가, 아이스크림에 번쩍 눈떠서) 제가 새 걸루 사드릴게요.
(무원의 아이스크림 갖고 가는)
동시에 역시 그 모습 보는 지헌과 무원, 뒷일이 예상되어서...!!
나윤 : (모른 채, 지헌에게) 너야말로 여긴 웬일이야? 놀러? 아님 현장시찰?
은설 : (나윤 말 끝나기 전에, 아이스크림으로 엉덩일 꾸욱)
지헌과 무원, 예상했던 일이다. 눈 감고 외면하는 두 남자...
나윤 : ....... (돌아본다) ... (은설 봤다가 엉덩이 돌아보고 충격와 경악) 이게 무슨.. 이게 무슨 짓이에요...?!
은설 : 죄송한데요, 전 일부러 그랬습니다. 왜냐하면 그쪽이 먼저 일부러 그랬으니까요.
나윤 : (허) 이봐요!
은설 : 네, 보고 있어요.
두 여자, 팽팽한 시선으로 보는. 지헌과 무원은 부끄럽다.
#3. 놀이공원 여자화장실
은설과 나윤, 엉덩이 닦고 있는.
나윤 : 분명히 그쪽이 먼저 나 치고 갔어요. (1차 아이스크림 묻은 데 보이며) 여기 보이죠, 그죠?
은설 : 그건 죄송한데요, 그거야말로 전 모르는 실수였구, 그쪽은 일부러 그러신 거잖아요, 고깟 거 묻었다구/
나윤 : (허, OL) 뭐 그래, 그렇다 쳐요. 근데 나 그쪽 상사하고 아주 가까운 사람이에요. 태도가 좀 더 공손했음 좋겠네요.
은설 : 제 상사하고 가까우신 분이지, 제 상사는 아니시죠.
나윤 : (허) 계속 꼬박꼬박 말대꾸네. (못참고 머리챌 확 휘어잡아 흔들다가, 흠칫 고개 저으며) 안돼, 교육의 힘...
상상이었다.
은설, 마지막으로 거울로 엉덩이 체크하는 중.
나윤 : (가슴께 손 올리고 마인드 콘트롤, 작게) 그래... 교육의 힘...
은설 : (뭐하는 거지? 대수롭지 않게 일별하곤, 나가려는데)
나윤 : 저기 잠깐. (교육의 힘으로 차분해져서) .. 뭐하는 집안이죠?
은설 : 네?
나윤 : 부친, 뭐하시냐구요?
은설 : 그건 왜요?
나윤 : 좀 말해주면 안돼요?
은설 : (뭐야, 보곤, 우리 아빠가 뭘 하더라.. 생각하며)
- 노봉만, 열심히 호미로 손바닥만한 돌밭 갈고 있는.
은설 : 산을 좀 개간하시고..
- 노봉만, 기껏해야 댓명쯤 사람들에게 택견 같은 것 가르치는.
은설 : 후학도 좀.. 양성하시구..
- 노봉만, 구식 초라한 사냥도구 들고 숨어서 멧돼지나 뭔가 사냥감 노려보다 달려드는.
은설 : 가끔 취미로 사냥도 하시구.. 뭐 그러신대요?
나윤 : (있는 집이긴 하구나 싶지만) 기껏 건설하고 사학 사업하는 정도가 뭐 대단하다구.
은설 : 네?
#4. 놀이공원 화장실 앞
벤치 지헌과 무원, 떨어져 앉아 두 여자 기다리는 중이다.
지헌 : (의아) 나윤이 쟤가 원래 저런 반지성적 행동을.. 했었나?
무원 : 아니. (하곤) 노은설씨 때문 아닐까?
지헌 : (납득) 그래, 노은설하고만 붙으면 누구든 수준이 하향평준화 돼지. (끄덕끄덕하는데)
무원 : 나윤이가 노은설씰 질투하는 거 같아.
지헌 : 질투? 노은설을? 왜?
무원 : (지헌이 아직 자기 맘도 모르나 싶어 보다가) 노은설씨 귀엽잖아.
지헌 : ... (무원이 그렇게 말하는 게 기분 나쁘다) 결코 그렇지 않아, 니가 노은설의 실체를 몰라서 그래.
하여튼 귀여워하지 마, 차라리 날 귀엽다구 해. 그게 더 납득 가.
무원 : 응, 너도 귀여워. (하며 웃어 보이는)
지헌 : (이게! 울컥하려다, 이러면 지는 거지 싶어서 참는데)
두 여자, 나온다. 나윤은 입고 있던 가디건으로 치마 잘 가린 채.
은설은 그냥 털털하게 나오는. (혹은 백 같은 걸 뒤로 해 대충가린)
지헌 : (그런 두 여자 쯧 보고 일어서며, 은설에게) 가지.
은설 : 네. (따르는데)
나윤 : (지헌을 잡는다) 뭐하는 거야 지금? 이러구 그냥 가겠다구, 내가 이 꼴인데?
최소한 백화점엘 데려다주든 집엘 바래다주든 해얄 거 아니야.
지헌 : 업무중이라서 내가. 그런 건 같이 온, (무원 턱짓) 저기 한가한 사람한테 해달라 그래. (돌아서는데)
나윤 : (다시 잡는다) 그럼 업무 같이 봐. 나 곧 니네 회사랑 MOU 맺어. 여기 홍보, 광고 다 내가 맡을 거니까, 같이 일해.
지헌 : 누구 맘대로? 공개 프레젠테이션 할 거야.
나윤 : 그래도 내가 하게 될 걸? 내 실력, 최고야.
지헌 : 그래? 그럼 그때 보자. 공개 프레젠테이션 때.
나윤 : (못참고, OL) 너 자꾸 이러면 나 비뚤어질 거야.
지헌 : ...?
무원 : ...?
은설 : (그동안 두 사람, 번갈아 보다가 그 말에 얼결에 풋 웃음날 뻔하는데)
나윤 : 니가 이럴수록 나 너 귀찮게 스토킹 하거나, 아니 아예 신문에 내버릴 거야.
너랑 나 정혼 관계다, 아니 낼모래 결혼할 거다, 그래버릴 거야. 그렇게 비뚤어져버릴 거라구.
지헌 : (어이없다) 비뚤어져 버릴 거야가 아니라 비뚤어졌어 벌써.
나윤 : ..그래? (하다가) 너 때문이잖아 이게 다. 그러니까 너 돌아와. 나두 제대로 돌려놓구.
무원 : (나선다) 오늘은 그냥 둘이 일 봐, 그게 좋겠어. 그동안 노은설씬 내가 좀 빌릴게. 받아야 할 빚도 있구.
은설 : 네? (해서 보고)
지헌 : 니가 노은설을 왜 빌려? 노은설이 얼마나 쓸모없는데, 빌려가지마.
은설 : (뭐야, 째린다)
무원 : 그러니까 빌려줘도 되겠네. 너한텐 쓸모없구, 난 있구. 그치?
지헌 : (대답할 말은 없고, 빌려주긴 싫고)
무원 : 왜? 안돼? 노은설씨 없음?
은설 : (째리며) 네, 본부장님은 쓸모도 없는 제가 옆에 없음 암것도 못하시거든요.
지헌 : (이런, OL) 빌려가, 아주 영영 빌려가. (하고 홱 돌아선다)
나윤 : (그 동안 그런 셋, 뭐하는 거야? 어이없게 보다가 얼른 지헌, 따라붙고)
은설 : (쳇, 무원에게) 가세요, 본부장님.
무원 : 그럴까요?
은설 : (가다가, 아! 해서) 근데 빚이라는 게..
무원 : 까먹었어요? 아이스크림?
은설 : 아아. (웃고) 네, 제가 이자 쳐서 두 개로 갚을게요.
무원 : 두 개나 사줄 필욘, 있죠. 아주 좋죠. (농담하고) 갈까요? (가다가, 아.. 자켓 벗어 건넨다. 허리에 둘러 치마 가리라고)
은설 : (꾸뻑) 고맙습니다. (자켓 두르고)
지헌 : (짐짓 가면서도, 그 말 다 듣는.. 불쾌한데)
나윤 : (그런 지헌 살피며.. 역시 불쾌해서)
그렇게 반대방향으로 찢어지는 두 커플.
장비서 : (E) 드디어 오늘 직접 현장에 방문하셨다고 합니다.
#5. 차회장 정원
차회장과 장비서가 집에서 정원으로 나오는 중이다. 장비서는 골프채 든 채 보고 중.
장비서 : (이어서) 광고기획자까지 대동한 채, 꼼꼼히 현장을 살피시는 등 아주 열심이셨다고 합니다.
차회장 : (나무 근처에 멈춰 선다, 흐뭇해서) 그래? 앞으로 계속 보고하라고 해. (하는데)
송여사 : (E) 쯧, 지 아들도 못믿고.
차회장 : (헉, 놀란다) 엄마야.
장비서 : (동시에, 잔디에 티 꼽다가 헉 놀란다)
송여사 : (E) 니 에미 여깄다 왜 불러?!
하고 일어서는. 나무 앞에서 커다란 왕골모자에 나무, 풀 등과 비슷한 의상입고 쪼그려 작업하다 일어서는 중.
차회장 : (에잇) 엄마가 무슨 닌자예요? 왜 나무에 숨어 있다가 나와요오?
송여사 : (대답 않고) 으이그.. 부모가 자식을 믿어야지 이 눔아. 니가 니 자식 안믿으면 누가 믿어?
차회장 : 그런 엄만 뭐 나 믿어요?
송여사 : ... (선뜻 대답 못했다, 시선 피한 채, 혹은 모자 챙 내리며) .. 믿지 그럼.
차회장 : ...
송여사 : (말 돌린다) 날 푹푹 찌는 게 동치미 국수 생각나네. 시원하게 말아먹자. (들어가는)
차회장 : (씨이, 서운해서 뒤에 대고) 혼자 말아드세요. 난요, 경영권 맡은 후로 말아먹는 건 다 싫어해.
무슨 엄마가 그런 것도 몰라.
장비서 : ... 저기 회장님.
차회장 : 왜?! (하곤 에잇, 티 제대로 꼽는데)
장비서 : 보고하다 끊겼는데, 그 광고기획자가.. 서나윤..양이라는데요?
차회장 : 누구? 나윤이?
#6. 지헌집 지헌방
지헌, 기분 안좋은 얼굴로 들어오는데.
차회장 : (피규어 정도 보며 기다리고 있다가) 왔냐?
지헌 : (흠칫해서) 저 없을 때 제 방에 몰래 들어오지 좀 마세요.
차회장 : 누가 몰래 들어와? 할 말 있어서 당당히 들어와서 기다린 거야 임마.
지헌 : .. 뭔데요, 하실 말씀이?
차회장 : 너, 나윤이 만났다며?
지헌 : 근데요.
차회장 : 근데요라니 자식이. (참고) 둘이 다시 만나는 거야 어쩐 거야? 알아야 나도 대처를/
지헌 : 그런 거 아니니까 상관 마세요 아버진.
차회장 : 상관을 어떻게 안해? 자식 혼사가 걸린 문젤지도 모르는데?
지헌 : 저 오늘 아버지가 시키신 대로 일하고 왔거든요?
차회장 : 그래, 들었다. 뭐.. 수고했어. 앞으로도 그렇게/
지헌 : (OL) 앞으로도 그렇게, 이런 문제까지 간섭하시면, 저 안할거예요.
차회장 : ..뭐?
지헌 : 일이구 후계자 수업이구 다 때려친다구요.
차회장 : ...! 너.. 지금 나 협박하는 거냐? 고거 일 딸랑 하루하구.. 날 협박해?
지헌 : 네.
차회장 : (열 화르륵) 야 이 놈 자식아! (하지만 지고 마는) 안할게. 안해, 상관. 됐지?
(하곤 존심 상해 돌아서 가다가 똥머리 입간판 보고 괜히 화풀이, 뻑 차며) 이건 뭐야 근데?! (입간판 뻑 뽀개지고)
지헌 : 아버지이!!!!!!
차회장 : (흠칫) 왜.. 왜 임마?!!
지헌 : (뽀개진 거 보며) 아버지, 진짜?!!!!
차회장 : (반응 심상찮자, 뽀개진 조각 하나 소심히 메꾸고 나가며) 아, 미안해 됐냐?!
(나간다, 씨이 좀 상처 입어서, 나가자마자) 저 놈 새끼, 일만 못해봐 씨이..
지헌, 차회장 나가면 입간판으로 온다. 뽀개진 거 보며 속상한데...
#7. 놀이공원 (회상)
나윤은 어떻게든 말 한마디라도 걸려고 하고. 지헌은 나윤은 보지도 않은 채, 정말 시설물 체크 등만 하며 가던 중.
문득 저만치 은설과 무원을 보는...!!!
은설, 다이어리나 태블릿 PC 정도 들고 이것저것 체크하며 메모 중.
무원, 옆에서 뭐라고 말하자 은설, 호호홍 웃는다. 여자답고 수줍은, 좀 어설픈 내숭으로.
그런 낯선 은설의 모습에,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지헌...!!!
나윤 : (그런 지헌을 보며 비참해져서) 나 오늘.. 말 안되게 드런 치마로 너 쫓아다녔어. 너랑 말 한마디라두 하려구.
근데 그렇게 너 쫓아다닐 때보다 드런 기분으로, 내 드러운 엉덩이보다 더 드런 기분으로 묻자면..
너 저 비서.. 여자로 봐? 좋아하니?
지헌 : (그 말에 나윤을 본다) ... 뭐...? (충격인데)
#8. 지헌집 지헌방
스카치 테잎 정도로 입간판 수선하던 지헌. 거의 끝나가는 중이다.
지헌 : (테잎 던지며) 그게 말이 돼, 그게?!
다시 뽁 구멍 나자, 얼른 수습하다가 손 멈칫하는 지헌... 그대로 발랑 드러눕는다. 혼란스러운데...
#9. 무원집 무원방
무원, 들어와 옷 벗는데 숙희 들어온다.
숙희 : 속상해 죽겠어, 아들.
무원 : 왜 또요?
숙희 : 모임에서도, 다 니가 당연히 차기 그룹 총수다 그러는데.. 내가 진짜 웃곤 있었지만 속은 얼마나 분했던지..
이러다 지헌이 걔가 후계자 내정된 거 사람들이 알아봐. 얼마나 우스워져.
무원 : 사람들이 알아야하는 게 맞죠, 어머니.
숙희 : 얘, 그거 알려져서 공론화되면 (하다가...!!) 그래, 공론화 되야지. 빵 터뜨려야지. 어머, 우리 아들은 역시 천재야.
(무원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는)
무원 : (난감, 하지 말란 듯) 어머니이.
숙희 : 왜, 내가 내 아들 이뻐서 그런다는데. (하며 반대편 엉덩이 톡톡톡 두드리는) 이쪽이 서운해 해.
무원 : ... (어쩌지도 못하고서)
숙희 : (기분 좋게 나가다) 근데 나윤이랑 어때? 걔 좀 튕기지? 그래도 그냥 확 끌어당겨.
무원 : 끌어당길수록 튀어나가는 애예요, 나윤이.
숙희 : 그래두 적당힌 당겨줘야 해. 하긴 알아서 잘하겠지. 얼굴 좋은 거 보니까, 데이트 괜찮았네 뭐, 그지?
(하고 기분 좋아라 나가는)
무원 : ... (옷 벗으며) 데이트 한 건가 노은설이랑? (하다가 픽 웃음 난다, 은설 떠올리는)
#10. 후룸라이드 (회상)
시원하게 타는 은설과 지헌. 두 사람, 신나한다. 서로 마주보고 웃기도 하고. 물벼락을 맞기도 하며.
잠시 후. 끝나고 나온 두 사람. 서로를 보는데 많이 젖었다.
무원, 손수건 꺼내 은설에게 건네며, 자신의 얼굴 가리키는 닦으란 듯.
은설, 고맙습니다, 받아서 닦고 건네며, 자기 얼굴 가리킨다. 무원도 닦으란 듯.
무원, 받아선 얼굴 닦고 그 모습 보는 은설. 문득 보면 무원의 흰 셔츠가 물에 젖어 군데군데 몸에 붙은.
은설, ...!! 시선을 두기가 좀 그런데..
은설 : (얼른 허리에 두른 자켓 풀어서 -엉덩이 자국 드러나고- 은설답지 않게 수줍게 시선 살짝 비낀 채 건네며)
이거.. 입으세요. 셔츠가 젖으셔서.
무원 : 금방 마르겠죠 뭐. (하다가) 보기 좀 불편한가요?
은설 : 아아뇨! 저야 너무 좋은데.. (하다, 또 실수에 헉) 그게 아니라.. 그러니까... (말 못잊고 챙피해 죽을 것만 같다)
무원 : (웃음 나고 만다)
은설 : (무원의 웃음에 더 쪽팔리다) 그럼 이건 제가... (고개 외로 튼 채, 울상으로 자켓 다시 허리에 묶는데,
자켓 중간 위치가 좀 비틀어진)
무원 : (무례하지 않게, 자켓 중심 잡아준다)
은설 : (흐읍, 숨이 멈춰지는)
무원 : 갈까요? (하다가) 아, 잠깐만요. (하곤, 물에 젖어 볼에 붙은 은설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치워주는)
은설 : (저도 모르게 또 흡, 숨 멈춰지는)
무원 : (그 모습에 미소 짓고, 간다)
은설 : (후우, 숨 뱉고 따라가며, 무원의 옆모습을 슬쩍 황홀히 보며) ...
#11. 은설집 방
불 꺼진 방. 은설, 말똥말똥한 채 하아.. 기분 좋은 한숨.
명란 : (뒤척이며) 안자?
은설 : 눈부셔서.
명란 : 뭐가?
은설 : (벽에 곱게 걸어놓은 자켓에 시선 간다)
무원이 벗어줬던 자켓. 블링블링 은가루가 자켓 주변에... 은설의 눈에만 보이는 판타지.
그렇게 황홀히 보다가 갑자기 괴로움에 팔다리 몸부림.
명란 : (깜놀) 아 왜 그래 진짜?! (팔, 다리 들어서 은설의 몸에 척척 올려 진정시키는)
은설 : (명란 팔, 다리에 눌려 좀 진정..) 나 밝히는 여자로 봤음 어뜩하지? 거기서 너무 좋은데가 왜 튀어나와 왜에..
명란 : (쯧) 너 저 옷 주인 진짜 좋아하냐?
은설 : 좋아만 해? 그 이상이지.
명란 : 좋아하는 것 이상이면.. 사랑?! 그래?!
은설 : (쯧 보고) 차무원 본부장님은 무느님이야. 하느님 동격.
명란 : 알아듣게 얘기해 쫌.
은설 : 니가 신처럼 모시는 원빈, 현빈 오빠들 있지. 그런 존재야.
명란 : (급이해) 아아, 오케이 접수. 잡을 수도 찔러볼 수도 없는 그런 존재.. (쩝)
은설 : 어, 그거.
명란 : 뭐야 난 또.. (하고 돌아누우며 쯔쯔) 안된 것, 그런 존잰 자고로 멀리 있어야는데..
괜히 가까운데 있음 맘만 심난하고 몸만 달아오르지 쓰잘때기 하나없이... 쯔쯔.
은설 : ... (그런가? 싶은.. 모로 누워 다시금 자켓 본다. 여전히 반짝반짝)
#12. 지헌집 지헌방
지헌, 방바닥에 여전히 충격으로 드러누운 채.
차회장 : (E) 너 설마.. 노비서.. 여자로.. 보니? 그래?!
지헌 : 설마.. 내가 미친 똥머릴...
지헌, 뒹구르르 구른다. 시간경과. 다른 곳에 다른 자세로 누워서.
무원 : (E) 노은설씨 없음 안돼나 너?
지헌 : 설마.. 내가 우주돌멩일...
지헌, 또 뒹구르르 구른다.
시간경과. 다른 곳에 다른 자세로 누워서.
나윤 : (E) 너 저 비서.. 여자로 봐? 좋아하니?
지헌 : 설마.. 내가 노은설을...
지헌, 또 뒹구르르 구른다.
시간경과. 방구석에 쪼그려 쳐박혀 누운 채... 그렇게 온방을 굴러다니다 날이 밝았다.
#13. 버스 정류장
아침 출근 만원 버스가 정류장에 서고.
은설, 사람들 헤집고 내리다 신발 한짝이 벗겨진다. 어어? 하지만 밀려서 내리고 이내 출발하는 버스.
은설, 아저씨! 아저씨, 스톱! 쫓지만... 잡지 못하고...
#14. 차회장 정원
차회장, 출근하러 나온다. 은설, 막 들어서는. (한쪽 발은 비닐봉지 정도로 감은)
차회장 : (은설을 보고, 순간 욱하는데)
은설 : (해맑다, 무한애정으로) 안녕하세요, 회장님? 며칠 못봬서 제대로 인사도 못드렸는데.
(꾸뻑) 깨끗이 용서해주신 거,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차회장 : (에이, 뭐라고도 못하겠고 그냥 가버린다)
은설 : ?? (하고 집 쪽으로 가는데)
차회장 : (가다가 기어이 못참고) 잘해, 노비서! 똑바로 해, 내가 지켜볼 거야!! (하고 간다)
은설 : ???
#15. 지헌집
은설, 현관에 들어서다 놀란다. 지헌이 물병 들고 마시며 주방 쪽에서 나오던 길.
은설 : 본부장님이 어떻게 이 시간에 일어나 계세요? (하다가 보면, 지헌의 다크써클, 팬더 같다) 설마.. 한숨도 못주무신 거예요?
지헌 : (와서 앞에 서며) 설마는 보통 역시로 귀결돼지. 그래, 못잤어 한숨도.
(하며 은설을 훑는, 비닐봉지 신발, 뻗친 머리, 입가엔 빵가루, 구겨진 치마. 절로 인상이 구겨진다)
은설 : 왜요? 왜 못주무셨는데요 또?
지헌 : 그런 노은설은 신발이 왜 또 그러지? 어디 룸싸롱에서 날라차기라도 하다 흘렸나?
은설 : 아아.. 이게요. 버스에서 내리다가 벗겨져서..
지헌 : (담담하다) 놀랍게도, 이젠 이런 일쯤엔 놀라지도 않아. 성인이 돼서 신발 한짝씩 잃어버리고 다니는 기록으로
기네스 같은데 도전해봐. 우승 타이틀, 가능성 있어.
은설 : .. 출퇴근 버스 타보지도 않으셨으면서..
지헌 : 어쨌든 노은설은 훌륭해. 노은설 꼬라질 보는 순간 아주 명쾌상쾌해졌어.
미치지 않고서야 우주돌멩이가 내 머리에 박혀있을 리 없지.
은설 : 네?
지헌 : 고마워, 이렇게 비지성적이고 꾸질꾸질 추잡스러워줘서, 아주 고마워. (진심으로 말하는)
은설 : (뭐야 싶어서) 또 비꼬시는 거죠?
지헌 : 노은설 꼬였어, 사람 진심을 받아들이줄 몰라.
은설 : (뭐야?)
지헌 : (비로소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웃기도 한다, 물도 벌컥벌컥 마시며) 자, 기분도 상쾌한데 모처럼 새벽같이 출근해볼까?
잠깐 기다려. 아, 신발. 거기 신발장에서 맘에 드는 걸로 골라. 다 골라, 다 줄게 노은설. (하고 기분 좋아 가며)
쓸 때 없는 고민이었어.. (훗)
은설 : (왜 저래 보다가) 무슨 새벽이야 지금이... (하며 신발장 여는)
#16. 차회장 차
장비서, 조수석에 앉아 차회장에게 보고 중이다.
장비서 : (뭔가 석연찮은) 그럼 석찬 모임은 취소하겠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그래. 뉴슨? 뭐 체크할 거 있나?
장비서 : (올 게 왔다, 조수석 의자를 바짝 땡긴다. 몸이 낑길 정도다)
차회장 : (눈치 챈다) 뭐야? 뭐 또 터졌어! 빨랑 보고해!
장비서 : 그게.. 분명히 어제 마감 확인 다 했는데요 어떻게 이런 기사가... (신문 들면)
차회장 : (홱 낚아채 본다)
‘부적격 후계자 선정, 족벌 경영 논란 재점화’ 정도의 타이틀에 차회장과 지헌의 사진이 실린.
차회장 : 뭐야, 이게?!! (분을 못참고 발을 뻥뻥뻥 차댄다)
장비서 : (조수석 의자 밀리며, 윽, 윽)
#17. DN 그룹 앞
지헌의 차 서고, 내리는 은설. (은설의 신발, 고급스러우나 살짝 노티나는, 송여사 신발)
지헌도 곧 내리는데 갑자기 잠복 중이던 것 같은 기자들이 튀어나와 에워싼다.
은설, 놀라고. 지헌도 뭐야?
기자들, 동시에 질문을 해댄다. ‘후계자 내정이 사실입니까?’, ‘벌써 비판여론이 들끓는데 어떻게 생각하시죠?’,
‘본인 스스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등등.
지헌, 대꾸없이 가고. 은설, 경호원처럼 기자들을 막으며 간다. ‘저기요, 이러지 마세요’, ‘좀 비켜주세요’
그러다가 기자의 카메라에 본의 아니게 팔을 살짝 맞고 마는 은설.
지헌 : 이보세요, 뭐하는 겁니까? (저도 모르게 기자의 팔을 탁 잡는데)
은설 : ...(!!!해서 사고라도 날까봐 지헌을 억지로 끌며) 그냥 가세요.
지헌 : 그냥 가긴 뭘 그냥 가?! (기자에게) 사과하세요, 당장 사과하시라구요!
은설, 그런 지헌의 모습을 조금 놀랍고 고마워서 보고.
결국 기자, 지헌의 서슬에.. 은설에게, ‘미안했어요..’ 사과한다.
그 사이, 건물 안에서 경비 및 경호원들 우르르 달려 나오는.
‘이러시면 안됩니다’, ‘도대체 어디 숨었다 나온 거야?’ 등등하며 기자들 보내는.
그런 틈을 타 지헌과 은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18. 로비
기자들 떼어내고 들어오자마자.
지헌 : 괜찮아, 노은설? 봐봐.
은설 : 괜찮아요.
지헌 : (팔 확 들어서 보는, 괜찮아 보인다. 저도 모르게 안도) 괜찮군.
(하다보면 팔을 들고 있다, 이런 흠칫해서 은설 팔 홱 던지듯)
은설 : (뭐야 싶지만) 본부장님은 괜찮으세요?
지헌 : (훗) 내가 이런 일 한두번인 줄 아나? 이젠 이력났어. 노은설은 초짜니까 놀랐겠지만, 몇 번 겪어보면 별 거 아니야.
그러니까 너무 놀랄 거 없어.
은설 : 지금.. 제 걱정하실 땐 아니신 거 같은데...
지헌 : (그 말에, 그래 내가 왜 걱정했지?) 그래.. 그렇지. 내가 노은설 걱정을 할 때도 아니구, 하지도 않아. 착각하지 마.
난 이미 정신 차렸어. (하고 간다)
은설 : ...? (따라가며) 참 아깐.. 고마웠어요 본부장님. 사과 받게 해주셔서.
지헌 : (흥) 당연하지.
은설 : 살짝 멋지기도 하셨어요.
지헌 : (흥) 당연.. (하다가, 멋졌다구...? 저도 모르게 훗, 좋다가 정신 차리고) 꼬시지마, 노은설. 나 안넘어가. (하고 간다)
은설 : ???
#19. 차회장실
분위기 심각하다. 차회장과 장비서, 박상무 함께.
TV 뉴스채널에서 뉴스가 나오고 있다. ‘벌써 주주들의 반발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쳐’ 등의.
차회장 : 꺼.
장비서 : (얼른 끈다)
차회장 : (연신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에) 전화도 다 끊어버려! (하고 맘 안좋아서)
박상무 : (그런 차회장의 기색을 살피는)
<인서트>
- 호텔 VIP 레스토랑 룸. 당일 아침.
숙희와 박상무가 만났다.
박상무 : 그러니까 저더러 임원진하고 대주주들을 설득해서 차무원 본부장한테 힘을 실어라 그 말씀.. (이신 건지)
숙희 : (OL) 실리를 찾으시라는 거죠. 훗날 생각하실 때, 됐잖아요 박상무도. 어느 쪽이 진짜 주인이 될지,
잘 판단하고 줄 잘 서라구요. (하며 뭔가 서류봉투, 스윽 건네는)
박상무 : (봉투 보는데) ...
차회장 : (E) 주주들하고 임원진 반응이 도대체 어느 정돈 거야?
박상무 : (깨어나서) 한마디로 최악입니다. 설마.. 했던 거죠, 주주들도. 차지헌 본부장을 후계자다 말하면서도 설마 진짤까..
했던 것 같습니다. 현 재계 분위기론, 굳이 족벌 체제로 간다면 차무원 본부장이.. 이런 바람이 있던 터라..
장비서 : (그만하란 듯 눈치주는데)
차회장 : (OL) 됐어, 그만해!
박상무 : (얼른 수습) 일단은 사실무근이다 보도자료 내시고
장비서 : (OL) 네, 당장은 그렇게 수습하시는 게/
차회장 : (OL) 사실무근이 아닌데 어떻게 그러나? 됐어, 맘대로들 떠들라 그래. (속상해서) ...
#20. 비서실
은설, 인터넷으로 기사들 본다. 벌써 자신이 지헌을 막고 가던 사진도 올랐다.
신기하기도하고 속상하기도 한 은설. 후우, 일어나 탕비실 쪽으로 가는.
그때 비서실로 들어오는 추와 강비서.
강비서 : (은설 자리에 없자) 노은설 속 좀 상하겠네. 그냥 단순한 보스도 아니구, 그렇구 그런 사인데.
추비서 : 애초에 말이 돼? 무슨 엑스맨이 후계자야?
하며 두 사람, 탕비실 쪽으로 가는.
#21. 탕비실
두 사람, 들어서다가 흠칫.
은설 : (기다렸단 듯 두 사람 째리고, 차 부러 쾅쾅 거칠게 탄다)
추비서 : (쫄지만) 왜.. 뭐.. 말도 못해..?
은설 : 근거 있는 말을 하세요, 왜 자꾸 루머를 만드는 건데요? 네, 선배님들!
강비서 : 우리 몸로비 뭐 그런 얘기한 거 아니야. 두 사람.. 좀 남다른 사인 건 맞는 거잖아.
은설 : (후우우) 잘 들으세요, 선배님들. 일, 다신 엑스맨이니 뭐니 차본부장님 뒷담화 까지 마세요,
선배님들한테도 상산 건 맞잖아요. 이. 본부장님하고 나, 상상하시는 것처럼 남자여자.. 절대 그런 사이 아니거든요?
#22. 비서실
지헌, 방에서 나와서 간다. 책상에 자신의 얼굴 실린 신문들 보이자, 흥, 전부 뒤집어 놓고 나가는데 탕비실에서 들려오는 소리.
지헌, 나가려다 ?? 해서 듣는.
은설 : (E) 난요, 차지헌 본부장님 남자로 보이지도 않거든요? (허, 웃긴 듯 웃고) 남자는 무슨! 알아드시겠어요?!
지헌 : ...!!! 저게..?
#23. 지헌방
지헌, 앉아있다.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고 자존심 상하고 짜증나는데.
은설이 노크하고 차를 갖고 들어온다.
은설 : (차 내려놓으며 지헌의 기색 살핀다, 좋지 않자) 역시.. 아무리 이력나셨어도 속상하시죠.
홍보팀에서 가능한 기사 막구 있다구 너무 걱정 말라셨어요.
지헌 : 아니, 잘됐어. 난 원래 놀고먹는 게 좋은 사람이야.
은설 : (후우.. 놓고 나가는데)
지헌 : 잠깐. 거기서.
은설 : 네?
지헌 : (일어나 은설에게 다가간다)
은설 : (바짝 다가오자 왜 이러나 싶어 뒷걸음질. 결국 벽에 몰린다) 왜 그러세요?
지헌 : ... 노은설.. 난 엄연히 주민등록번호 1로 시작해. 그런 내가 남자가 아니면 뭐지?
은설 : ..!! 들으셨어요? 아니, 왜 탕비실 말을 자꾸 엿듣고 그러세요? 그러니까.. 남자답지 못하신 거죠...
지헌 : 시끄러, 아깐 분명히 멋지다고 했었어, 말이 앞뒤가 안맞잖아.
은설 : 그거야.. 그 상황에서 아주 잠깐 그랬었다, 그거죠.
지헌 : (이런, 얼굴 다가간다)
은설 : ??!! 왜 이러세요....?
지헌 : 뭐 어때? 남자로 보이지도 않는데. 또 뭐 어때? 나도 노은설 결코 여자 따위로 보이지 않는데. (하며 바짝 가까워지는)
은설 : ...
지헌 : (정작 자기가 다가가 놓고.. 긴장하고 만다. 은설의 눈.. 입.. 등이 들어오며 심장이 뛰는데) ...
은설 : ... (기어이 못견디고, 이마로 지헌의 이마를 받는)
지헌 : 아! (뒤로 휘청하는데)
은설 : (빠르게 호신술 기법처럼, 지헌의 팔 뒤로 꺾어 상체 젖혀지게 하는데, 자세가 또 묘해서 다시금 얼굴 가까워진,
저도 모르게 흡 흠칫) ...!!
지헌 : (꺾인 채, 은설의 얼굴에, 그리고 은설의 반응에) ...!!
은설 : (흠칫, 그 자세에서 최대한 떨어지고) 한번만 더 이런 장난하세요, 그땐 그냥 콱!
지헌 : (훗) 떨었어, 노은설.
은설 : 네?
지헌 : 긴장했었잖아 방금. 솔직해도 돼.
은설 : (조인다) 아니거든요.
지헌 : (윽) 이거 못놔. 분명히 떨었어. 이래도 내가 남자가 아니야?!
은설 : (저도 모르게) 아유 이걸...! (확 조였다 좀 풀며) 내가 봐준다. 한번만 더 이런 장난 쳐보세요,
온몸의 뼈란 뼈, 이산가족 됩니다 그날로! (홱 팽개치듯 팔 풀고는 나간다)
지헌 : (그 바람에 어어, 자빠지거나 자빠질 뻔) 저게..!! (했다가 기분 좋아지는 훗) 떨어놓군..
(했다가 이내, 이게 아닌데 싶어서) 미친 건가 진짜.. (자신의 이마를 쩍 내려친다) 아!
#24. 회사 옥상
무원과 나윤이 옥상 그늘 가에서 아이스 커피 정도 마시며.
나윤 : 이제 계약서 도장 찍었으니까, 한식구나 마찬가지네. 잘 부탁해.
무원 : 그렇다고 광고 거저 안줘, 잘해야 주는 거지.
나윤 : 나도 아무 광고나 덥썩덥썩하지 않아. 골라할 거야 품위 있는 제품들로.
무원 : (웃고)
나윤 : 지난 번 얘기 있잖아. 우리 정략, 니가 선택한다고 그랬던 거. 미안한데 난/
무원 : (OL) 싫단 거였어.
나윤 : (예상치 못한 말에) 뭐?
무원 : 나도 싫어, 마음 없는 정략관계. 어른들은 천천히 설득하자.
나윤 : (자기도 싫달 거였으면서도 존심은 상한다) 왜? 왜 싫은데 니가?
무원 : 니가 나 싫어하잖아.
나윤 : .. 싫어하는 건 아니야, 그냥... (하다가) 됐어, 진짜 다 짜증나. 날은 또 왜 이렇게 더워?
무원 : 내려갈까? 지헌인 진짜 안보고 가?
나윤 : 오늘은 또 얼마나 존심상할까 무서워서 못보겠어. 니네 비서실두 다 싫구.
니 비서도, 지헌이 비선 말할 것도 없구 너무 싫어. (하는데)
옥상문 벌컥 열리며 은설, 들어온다. “이 나쁜 자식!”
무원과 나윤, 보고 ...!! 무원, 나윤, 옥상문 뒤켠 쪽에 있어 은설은 못보는 상황.
나윤 : (어이없다, 작게) 저 여자가 여긴 왜 와? 일부러 마주치기 싫어서 올라온 건데?
그런지도 모른 채 은설, 셔츠 펄럭펄럭하며 열 식히는. 그러나 누가 버려놓은 콜라캔이 눈에 띈다.
은설, 발등으로 차 올려서 손으로 잡고, 다시 던져 공중 날라차기. “차지헌 이 자식!”
나윤, 입 막고, “어머머”, 무원은 웃음 나며 감탄. “멋있는데?”
나윤, 어이없어서 무원, 째린다.
은설, 아직도 분 안풀린다. 콜라캔 다시 던지고 이번엔 공중 돌려차기!
콜라캔, 뒤쪽으로 날아가며 뻑! 은설을 째리고 있던 나윤의 이마에 맞는다.
나윤, 악! 비명과 함께 너무 놀라 다리가 스르륵 풀린다. 무원, 얼른 나윤을 받쳐주고.
동시에, 돌아본 은설도 놀라서, 헉! 은설, 달려간다.
은설 : 괜찮으세요?
나윤 : 진짜, 왜 이래요 나한테?!
은설 : 죄송합니다. 진짜 죄송해요.
무원 : 봐봐. (이마 확인해보면 좀 빨갛지만 괜찮다, 괜찮은걸 확인하니 웃음 나는 거 참으며) 괜찮네 뭐. (은설 향해) 괜찮아요.
나윤 : 안괜찮아!
은설 : 이번엔 진짜 일부러 아니었어요. 일부러였다면 못맞추죠. 제가 어떻게 그걸 정통으로 맞추겠어요?
(하다가 아, 이마 훌렁 까보이며) 그냥 갚으세요. 여기 까세요.
나윤 : (진짜...!!) 이봐요!!
무원 : (못참고, 돌아서 쿡쿡쿡 웃고 만다. 어깨가 들썩인다. 참으려지만)
나윤 : (열받는다) 야, 차무원!
무원 : 미안.. (하면서도 어깨 들썩이고)
은설 : (그런 무원 보며 챙피해서 죽을 것만 같다. 흑)
#25. 마트
은설, 명란과 함께 장을 보고 있다. 은설은 우울한 기분으로 오이 고르는.
은설 : (기어이 울컥, 오이 퍽 내려치며) 오늘 일진 왜 이러냐 진짜! (오이 퍽, 쪼개졌다)
명란 : 야!
김비서 : (E, 옆에서 오이 고르다가) 이거 사셔야겠네.
은설 : (그 말에 본다)
김비서 : 뽀개셨으니까 사야죠. (하다가 어...?)
은설 : (역시, 어...?)
< 플래쉬백 - 2회 #36 >
은설 : (안되겠다, 협박 모드) 잘 들어, 이제부터 당신, 아무 것도 못본 거야. 아무 것도, 기억 못해.
김비서 : 기억 나는데요?
은설 : (힘주면)
김비서 : (컥)
은설 : 기억 못하면, 어떻게든 추천서, 내가 보내줄게. 단, 기억하면, 추천서 내기도 전에, 인생 쫑이야!
나, 댁 하나쯤 쫑낼 수 있는 사람이야, 명심해!
김비서 : 그러니까 대체 왜.. (하다가 헉) 그 분이세요? 똥머리 노은설씨?!
- 마트
김비서 : (깨어나며) 어.. 어 그때..?! (하다가 헉) 기억이 안나네 전혀 안나네. (홱 돌아선다)
은설 : (역시 기억하고, 잡는다) 저기요.
김비서 : (화들짝) 진짜 기억 안나요. 쫑내지 말아주세요.
은설 : (미안해서) 이제 기억하셔두 돼요, 제가 똥머린 거 다 들켰거든요... 그땐 죄송했습니다.
김비서 : ..?? (그제야 용기 내어 돌아본다) 다 들키셨어요? 어쩌다가...
명란 : 누군데? 뭔데?
은설 : 내 전에 계시던 비서분이셔. 이분이 짤려주셔서 덕분에 내가 취직된 거지.
명란 : (아아)
김비서 : (씁쓸하다) 뭐.. 제 덕이긴 하죠 여러모로.
은설 : (꾸뻑) 감사했구요, 그땐 미안했습니다.
김비서 : (그래도 아직 남은 두려움에 마주 꾸뻑하곤) 차본 밑에서 일하는 건 어떠세요? 그 친구가 성품이 그렇게 나쁘진 않은데
좀 드러워서 힘드시죠?
은설 : (표정으로 말한다, 그걸 어떻게 말로 하겠냔 듯)
김비서 : (아아 표정만으로 알겠어서 끄덕끄덕) 힘내세요.
#26. 지헌집 정원
지헌의 퇴근길, 막 현관에 들어서는데.
송여사 : (E) 오늘 저녁밥은 다 먹었어 넌. 왜 생전 안하던 짓을 하구 그래?
송여사, 진돗개를 꾸짖고 있다.
지헌 : (마침 현관에서 나오던 메이드에게) 왜 저러세요?
메이드 : 여사님 구두가 없어지셨대요.
지헌 : ... (움찔)
송여사 : 누가 딸랑 구두만 훔쳐갔을 리도 없구, 니 짓 아니야? 어따 감췄어?
지헌 : ... (움찔, 찔려서 들어가는)
#27. 지헌방
지헌, 방에 들어와 자켓 벗어던지고 침대에 눕는.
< 플래쉬백 >
#23 은설과 얼굴 가까워지던 때.
지헌, 발딱 일어난다. 얼굴 달아올라서. 생각 지우려는 듯 의자에 가서 앉는데.
< 플래쉬백 >
#24 은설과 다른 각도로 얼굴 가깝던.
안되겠다. 더운지 셔츠를 괜히 팔랑팔랑하며 의자에서도 발딱 일어나며.
지헌 : (고개 저으며, 다잡는다) 안돼.. 차라리 일을 하자...
슬라이드나 대형 모니터 키는. 놀이공원 자료들 나온다. 보는 지헌... 그러나 집중 안돼는. 고개 저으며, 다시금 화면에 집중.
차회장, 들어오려다 방문 살짝 열려있자 보는. 지헌, ‘집중해, 차지헌’ 하며 놀이공원 자료 본다.
차회장, ...!!! 너무 놀랍고 감동이고 오늘 기사 때문에 그런가 가슴도 아프다.
감격으로 그렇지, 끄덕끄덕하며 보는 차회장.
#28. 송여사 방
송여사, 독서 중인데. 차회장, 문 벌컥 열며 들어온다. ‘엄마! 엄마?!’
송여사 : (놀란다) 간 떨어졌잖어.
차회장 : 지헌이 저 놈이요, 쟤가 생각이 아주 없는 놈은 아니었어요.
송여사 : (본다)
차회장 : (혼자 신나서) 저 놈 지금 뭐하고 있는 줄 알아? 맞춰 봐요, 응? 모르겠지? 가르쳐 줄까?
송여사 : (왜 또 저러나 쯧) 모르겠다. 가르쳐줘봐라 한 번.
차회장 : (웃음 절로 나며) 일.. 일을 해요, 저놈이. 내가 눈이 뼛나 했는데 아니야, 진짜로 일을 하고 있드라구.
엄마도 가서 볼래요?
송여사 : (저렇게 좋나 싶어서, 그러면서도 아들이 좋아하는 게 보기는 좋은데) ...
차회장 : 내가 애비가 되나서 이러구 있을 순 없지. 애비만 믿어라, 너는.
(하고 전화걸며 나간다) 어, 장비서. 주중에 임시 이사회 소집해. 주요인사루만, 가능한 빨리. 그래.
송여사 : (보며) ...
#29. DN 그룹 전경
#30. 회사 복도
무원과 숙희가 회의실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무원 : (작게, 조언하는) 드러내놓고 공격적이실 필요 없어요, 어머니. 아시죠?
숙희 : 나도 그러고 싶은데, 차봉만 고게 번번이 건드리잖아.
무원 : 여기 회사예요.
숙희 : (낮추고) 어쨌든 이사진들 대주주들, 꽤 의견 통일 됐어. 마음과 마음이 통한 거지. (하며 좋아서 웃는)
#31. 회의실
무원과 숙희, 들어와 자리에 앉는다.
미리 착석해 있던 박상무, 숙희가 찡긋해보이자 좀 당황한다. 아직은 다른 사람들 시선 걸리고.
그런 가운데 차나 생수 등 서빙 중이던 은설. 무원에게 까딱하면 무원, 웃어보이고.
은설, 서빙 다 마치고 카트 끌고 나가다, 바퀴에 발 낄뻔하며 움찔.
무원, 그런 은설의 모습에 또 쿡 웃음나고.
숙희, 의아해보면. 무원, 아무일도 아니란 듯 표정 지어보이며 등등.
#32. 회사 복도
은설, 카트 끌고 비서실 쪽으로 가는데 막 엘리베이터 쪽에서 꺾어져 오는 송여사.
은설 : (알아보고) 어, 할머니? 여긴 어쩐 일이세요? 심부름 오셨어요?
송여사 : (역시 보고) 어? 어... 그게.. (하다가 은설의 신발을 본다. 송여사 구두다) ..!
(구두확인하고, 거짓말하기로 결정) 뭐 좀 갖다달라구 해서..
은설 : 네에. (하곤 송여사 차림 와아 보며) 근데 할머니, 완전 멋지세요. (가방 보고) 이거 명품인데..?
송여사 : 그게... 그러니까 이게 사실은... (당황하는데)
은설 : (오해하고, 소곤) 아아, 짝퉁이시구나.
송여사 : 어? (하곤) 티가 나나?
은설 : (웃고, 소곤대듯) 괜찮아요, 저도 짝퉁 많이 들어요.
그런 송여사 뒤쪽, 회의실에서 나온 추와 강비서, 송여사와 함께 있는 은설을 보고....??
은설, “할머니, 담에 또 봬요” 하며 꾸뻑하고 간다.
송여사, “그래” 하고 짐짓 돌아서다가 다시 은설을 돌아보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추와 강 벙해서. “쟤 진짜 뭐 대단한 빽 같은 거 있나봐”, “고문님한테 할머니래..”
송여사, 그렇게 은설 보다가 문득 자신의 차림을 내려다본다. 짝퉁 같은가? 싶어서.. 그러다가 돌아서 회의실로 가는 위로,
이사1 : (E) 폭행 사건 뿐 아니라 지난번 재단 창립식 사건도 그렇고, 여론이 안좋습니다. 회장님.
#33. 회의실
차회장, 송여사를 비롯 지헌, 무원까지 착석해 있는. 주요 이사진도 대략 2-30여명 자리한.
이사2 : 당장 주가하락만 봐도 주주들 반대가 얼마나 심한지(하는데)
차회장 : (손들어 막는다, 조용해지면) 여러분 의사, 충분히 전해 들었어요. 그러니 그만들 하시고, 나도 한마디 하십시다.
일동 : ...
차회장 : 나 차봉만이, 한마도 맘 먹으면, 하겠다 내뱉으면, 기어코 해내는 사람인 거, 여러분들이 누구보다 잘 아실 겁니다.
그런 내가 내 비즈니스 인생을 걸고 저 놈 제대로 된 경영인으로 만들겠다, 결심했어요.
그러니까 나 믿고 그냥 따라오세요. 만의 하나, 정말 그릇이 안된다 싶으면, 그땐 내가 내 손으로 저 놈 쳐내고
전문경영인을 세우든 어뜩하든 회사엔/
숙희 : (기어이 못참고, OL) 차무원 본부장이 있잖아요.
무원 : (후우, 숙희 잡지만, 늦었다)
차회장 : 사람이 말을 하는데/
숙희 : (OL) 말씀이 너무 기니까 그렇죠, 회장님. 여기 차무원본이요, 작년에 다보스 포럼에서 선정한 차세대 지도자예요.
이런 세계가 인정한 인재를 두고, 전문경영인이니 (지헌쪽 일별하며) 저런 무자격 후계자니, 어불성설이잖아요.
차회장 : (발끈해 일어서 뭐라 말하려는데)
송여사 : (차회장 잡고는) 이 늙은이가 한말씀 올리겠습니다.
일동 : (보면)
송여사 : 나야, 이러건 저러건 간섭할 맘도 없고 간섭할 힘도 없습니다만,
이왕지사 회장이 결정했으니 따르는 척이라도 해볼까 합니다.
숙희 : (허)
차회장 : (아암, 끄덕끄덕)
송여사 : 한 이십오년 전인가.. 여기 이 차봉만 회장한테 경영권 승계한다 그럴 때, 아주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그런 망나니가 무슨 회살 맡냐. 일년도 못가 회사 빠그러진다, 그랬었어요.
차회장 : (망나니에서 흠칫, 왜 저런 말을 송여사 원망으로 일별하고, 지헌, 무원 등 시선 피하며, 애써 표정관리하며)
송여사 : 근데 봐요. 뭐 사고야 이루 말할 수 없이 쳤어요, 그건 제가 아주 부끄럽고 부모된 입장으로서 면목 없지만,
그래도 회사 하난 잘 키워냈습니다 이 친구가. 그러니까 조금만 믿고 기다려들 봅시다.
숙희 : 만약에 안되면요? 이러다 회사에 손해만 끼치구 말면요? 그건 누가 책임지는데요?
차회장 : (울컥) 내가 책임질게요 내가. 내가 내 자리 걸고, 책임진다구!
차회장 말에 일동, 놀라서 보는. 지헌도 놀라는데...!!
차회장 역시, 말한 순간 흡, 놀라서...!!
숙희 : (걸렸구나, 미소 절로 피지만 수습하며) 그러실 건 까진 없는데요, 회장님.
차회장 : (얼른, 기회다 싶어) 그러니까 그게 말이 (그렇다는)/
숙희 : (OL) 네, 한번 내뱉은 말은 기어코 지키시죠, 우리 회장님이.
차회장 : ... (끙)
숙희 : 그럼, 당장 테마파크 기획안 이사회 통과 못하면, 그거부터 책임지시는 건가요? (주변 둘러보며, 동의 구하듯) 그렇겠죠?
차회장 : ........(숙희, 째린다)
숙희 : (미소로 받는다)
#34. 회의실 앞 복도
회의 끝나고 나오는 사람들. 거의 다 나와서 각자 길 가는.
무원도 나오는데 송여사가 따라와 잡는다.
송여사 : 무원이 할미랑 얘기 좀 하자.
무원 : (돌아보면)
송여사 : (주변에 사람들 없는 거 확인하고) 니 눈엔 내가 지헌이 편만 든 것처럼 보이겠지만 아니야.
일단 그 놈 사람 구실하게 만들자 그런 맘에/
무원 : (OL, 사실 서운하다. 애써 담담히) 저도 사람 구실 안하구 반항이라두 했다면 좋았을 텐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송여사 : 무원아.
무원 : 저 일이 있어서요, 할머니. (가볍게 목례하듯 하고 간다)
송여사 : ... (착잡해서)
#35. 엘리베이터 앞
숙희, 엘리베이터 타려고 기다리는데 차회장, 급히 온다.
차회장 : 얘기 좀 하고 가시죠, 형수님.
숙희 : 제가 바빠서요, 서방님.
엘리베이터 온다. 숙희 오르려는데 차회장도 오르자 다시 내린다.
차회장, ... 내린다. 그러자 싱긋 웃으며 다시 오르는 숙희.
차회장, 안탈 듯 보다가 문 닫히기 직전, 몸 모로 해서 잽싸게 타버리는. 숙희, 허!
#36. 엘리베이터
차회장과 숙희.
차회장 : 이러지 말자 숙희야. 나도 생각 있어. 무원이한테 내가 계열분리 잘해줄게.
숙희 : 또 구멍가게 같은 거 하나 떼주겠지.
차회장 : 야, 구멍가게라니? 내가 형 때두 얼마나 크게 떼줬는데. 무슨 기집애가 이렇게 욕심이 드글거리냐 진짜.
숙희 : (째린다) 그런 넌, 이 머슴애야.
차회장 : (울컥하지만 참고 달랜다) 근데 너.. 재주가 좋드라. 어띃게 그렇게 막아도 그렇게 기살 번번이 내.
내가 너, 그 능력은 인정해. 근데 이번은.. 그러지 말자, 응? 조용히 넘어가자, 응 형수님?
숙희 : (흥, 하듯)
#37. 차회장 거실
차회장, 체념, 무념무상의 얼굴로 TV뉴스 보고 있다.
‘차봉만 회장이 경영권을 걸고 후계자 사수에 나서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등등의 멘트.
손엔 신문 들렸다. ‘차회장, 아들 위해 경영권 내놓겠다 장담’ 헤드라인.
#38. 차회장 방 (밤)
차회장, 잠 못들고 있다. 불안과 초조, 후회로... 내가 미쳤지, 끙끙 앓는...그러다 벌떡 일어난다.
#39. 지헌방
지헌, 복잡한 얼굴로 앉아있다.
숙희 : (E) 그럼, 당장 테마파크 기획안 이사회 통과 못하면, 그거부터 책임지시는 건가요?
지헌, 뭔가 생각 정리한 듯한 얼굴로 입간판 앞에 가서 선다. 곱게 수리된 입간판.
지헌 : (입간판 향해) 당분간 일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거든? 꼰대 백수 만들 순 없잖아.
그러니까 들어오지 마, 방해하지 마.. 머릿속에서 빠지라 그 말이야, 알았어?
하고 돌아서는데 문 벌컥 열리고 차회장 들어온다.
지헌 : (보면)
차회장 : 내가 너 때문에 임마 잠이 안와 잠이! 그러게 진작 좀 잘해서 인정받지. 에이 진짜!
지헌 : ...
- 다른 날 밤
차회장 : (또 자다가 와서 문 열고 들어와서) ... 일 잘 되가냐... 내 체면 너한테 달렸어. 내가 뭐 도와줄 거 없을까?
내가 아이디어도 좀 생각해봤는데...
지헌 : ...
- 다른 날 밤
차회장 : (또 자다가 문 벌컥 열고 들어오며) 나는 너, 믿는다. 무조건 니가 잘해낼 거라고 믿어, 알지 아들?! 힘내!
지헌 : ...
#40. 몽타쥬
- 회사 지헌 룸
놀이공원 만족도 설문함 쓰여진 박스 끙끙대며 들고 들어오는 은설.
지헌은 놀이공원 관계자(놀이공원 전무 등)와 회의 중.
지헌, 거기 놓으란 듯 얘기하면. 은설, 우르르 쏟는. 지헌, 이런, 해서 보며.
- 회사 지헌룸 다른 날
화이트 보드판 있고 한켠엔 세계 유명 테마파크 이벤트 자료들 붙어있고. 한켠엔 테마파크의 캐치프레이즈들 붙어있는.
지헌, 의자 뺑그르르 계속 돌리며. ‘머리가 안돌아가... 어지럽기만 해...’
자료 보고 있던 은설이 가서 의자를 세워주면. 지헌, ‘좀 낫군’
은설, 아예 의자 옆 창문 턱 정도에 걸터앉아 자료 본다.
지헌, 또 습관적으로 의자 돌리려면, 은설, 보지도 않고 다리로 의자 탁 고정시킨 채 자료 보며.
#41. 회사 지헌룸 (다른 날, 밤)
지헌, 창가 서성이며 고민 중이다. 비젼... 비젼이라.. 하며.
은설은 쇼파에 앉아 서류 보다가 뭔가 생각날 때마다 화이트보드에 적는다.
VISION 써있고 그 밑으로 놀이공원과 연관된 단어들 몇 개 이미 적혀있고 몇 개는 중간중간 적어 넣는.
예를 들어, 놀이, 이벤트, 주말, 휴가, 동화, 아이들, fun 일탈, 데이트, 게임, 퍼레이드, 등등..
그러다 은설, 추억도 적어 넣는다.
지헌, 계속 고심하다가 보드판 앞에 가서 선다. 은설이 적어놓는 단어들을 흥, 시큰둥하게 보는...
추억, 도 그냥 스쳐지나가다가 문득,
지헌 : (E, 왠지 좀 그렇다) 슬픈.. 추억이군.
은설 : (E) 에? 아닌데? 내가 완전 좋아하는 추억 중에 하난데.
지헌, ... 생각하는.
<인서트> 3회 #69
봉만 : (은설에게) 딱 두 개만 고르는 거야, 알았지?
은설 : (은설, 손가락을 편다. 세 개)
봉만 : (고개 저으며, 하나를 접어준다)
은설 : (피이, 하지만 이내 뭘 탈까 행복한 고민에) 저거. (했다가) 아니, 저거랑 저거... (했다가) 바꿀래. 어... 저거랑 어 또...
지헌, 뭔가가 떠오를 것 같다. 추억 옆에 ‘스토리’ ‘감정...?’ ‘감성...?’ 등 적다가.
지헌 : 시상이 떠올랐어, 노은설. (하고 돌아보면)
은설, 꾸벅꾸벅 졸고 있다.
지헌, 허.. 보다가 건너편에 앉는다. 은설의 눈높이에 얼굴 맞춘 채...
조는 은설의 얼굴을 보는 지헌. 은설의 고개가 좌우로 떨어질 때마다, 같이 고개 각도 맞추며...
그렇게 턱 괸 채 은설을 재밌고 흐뭇하게 보고 또 보며 지헌, 미소가 피는데...
그러다 은설을 조심스레 눕혀준다. 뭔가 덮어주고.
지헌 : (스스로의 행동이 좀 민망해서, 쳇) 나 같은 보스가 어딨어? 알아둬, 노은설.
하곤 자리로 간다. 뭔가 워드로 작성하기 시작하는 지헌.
시간경과 어느새 날이 밝았다.
은설, 흠칫 깨면 지헌, 의자 돌려 등보이며 앉아있다.
은설 : 어.. 몇 시예요?
지헌 : (돌아보지 않은 채) 며칠인질 물어야지.
은설 : (밖 보고) 날 새신 거예요?
지헌 : (훗, 등보인 채 기획안 척 들어 보이며) 이거, 노은설 혼자 세상 편하게 자는 동안, 나 혼자 고생고생해서 만들었어.
은설 : ..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반가워서 받아와서 보는, 빠르게 훑으며) 와, 이걸 혼자 하신 거예요?
지헌 : (등보인 채, 실은 자신 없고 떨리고 해서, 두근두근 평가 기다리는) ...
은설 : 괜찮은데요, 본부장님? 좋아요, 전.
지헌 : (안도의 미소. 비로소 팽그르 돌려 앉으며 잘난 척) 역시 그렇지? 내가 상상력이 좀 있어. 맘만 먹으면 아주 맘껏 발휘돼.
은설 : (그러건 말건, 환하게 기획안 본다)
지헌 : (그런 은설을 보는 게 좋은데, 역시나 얼굴에 자다가 생긴 눌린 자국, 눌린 머리 등등, 흠칫해서)
... 노은설은 참.. 꾸준히 노은설 다워.
은설 : (계속 그러건 말건, 기획안 보고)
지헌 : (미간은 찌푸린 채, 그러나 입가엔 미소로 보며)
#42. 회사 근처 까페 (다른 날)
지헌과 나윤, 앉아있다. 나윤 (홍보 기획안 건네는) 테마파크 광고 시안이야. 지헌 (보지 않고, 받아서 갈 듯) 검토해볼게. 나윤 끝이야? 존심 안상하려고 밤샘해서 만든 안인데? 지헌 ... (펼쳐본다)
#43. 회사 무원방
무원, 업무 중이다. 모니터엔 소셜 커머스 매출분석자료 떠있는데 노크소리.
무원, 네, 대답하면 은설, 들어온다. 자켓 든.
은설 : 이거 돌려 드리려구요. 늦어서 죄송해요. 세탁소 아저씨가 휴갈 가서 못찾았다가, 그 뒤론 또 맨날 야근해서..
대신요, 이 아저씨 다림질 한 번에 샥샥하는 달인으로 TV에도 나왔던 아저씨거든요.
제가 꼼꼼히 봤는데 드라이랑 다림질이랑 다 괜찮게 됐드라구요.
무원 : (웃고 만다)
은설 : (왜 웃나 싶어서 좀 뻘쭘)
무원 : (웃음 수습하고) 저녁 스케쥴이 취소됐어요. 꼼짝없이 혼자 샌드위치로 때우게 생겼었는데.. 같이 할래요 저녁?
은설 : (아아) 그럼요... (했다가 아, 차지헌) .. 좀 물어보구요. (돌아서며 핸드폰 꺼내는)
#44. 회사 근처 까페
지헌, 기획안 훑어보며 전화 받고 있다.
지헌 : (흥) 안되지만, 허락해주지. (끊으려다) 잠깐. 빨랑 먹구 와. (끊는다)
나윤 : 누구야?
지헌 : (기획안 덮으며) 나쁘진 않은데 단기적이야.
나윤 : 시즌 대비니까. (하고) 누구냐구? 그.. 비서니?
지헌 : 알았어, 가서 자세히 한 번 더 검토해볼게. 일어나. 가자. (일어나려는데)
나윤 : 일어나기만 해, 여기서 펑펑 울어버릴 거야. 너 손가락질하면서.
지헌 : ...
나윤 : (정말 그럴 듯 보며)
지헌 : ... (안되겠다 싶어서) ... 잘 들어 서나윤. 나 너 귀국하고 처음 봤을 때, 놀랐고.. 그래, 신경 쓰이고 그랬어.
나윤 : (당연하지, 보는)
지헌 : 근데 금방 까먹어.
나윤 : 뭐?
지헌 : 잠깐 그러다말고 너 아예 생각두 안나. (머리 가리키며) 얘가 널 아예 까먹어버렸다구.
나윤 : ...!
지헌 : (맘이 좋진 않지만, 기획안 들어 보이며) 이건 검토하고 연락줄게. (하고 가는)
나윤 : (멍해서) ...
#45. 회사근처 1층 레스토랑 + 그 앞 거리
지헌, 기획안 든 채 걸어오고 있다. 거리의 사람들 아주 많진 않고, 지헌, 살짝 긴장한 채 걸어간다.
앞에 직장인 여성 세 명이 보도 넓게 차지하고 걸어오자, 슬쩍 몸 비틀어 피하다가, 문득 레스토랑 안을 보고...!!!
막 무원이 레스토랑 창가 자리의 의자를 빼주면, 은설, 고마운 미소로 앉고 있다.
지헌, ...!!!!
/레스토랑 안쪽.
무원과 은설, 앉고. 직원, 메뉴판 주고 간.
무원 : 테마파크 프로젝튼 잘 되가요? 소문엔 막 밤샘도 하고 그런다던데?
은설 : 네, 덕분에 잘 되구 있어요.
무원 : .. 그래요? 다행이네. (하며 메뉴판 펴주며) 맛있는 걸로 골라요, 영양 보충 해야죠.
은설 : 네.. (메뉴판 보는데 핸드폰, 지헌이다, 찌푸리며 받는) 네, 본부장님.
지헌 : (E) 이 자식이랑 먹는단 거였어?
은설 : 네? (하는데, 똑똑 소리)
은설과 무원 보면, 지헌이 유리에 얼굴 바짝대고 씨익, 사악하게 웃는.
은설, 흠칫 놀라고. 무원도 놀라지만 이내 침착하게.
무원 : 골랐어요?
은설 : 네? 네.. (다시 메뉴판 보는데 핸드폰에서)
지헌 : (E) 당장 나와, 노은설!
은설 : (당황해서) 왜요, 밥 먹고 들어갈게요. (하는데)
무원 : 잠시만요. (하곤 은설의 핸드폰 들어서, 창밖 지헌 향해 보란 듯 미소짓고 뚝 끊어버린다)
지헌 : (이런, 열 받아서 창문 치려는데, 레스토랑 안 직원이 째리는. 흠칫해 안으로 들어가고)
나윤 : (뒤늦게 지헌을 쫓아오던 나윤도 지헌을 보고 따라서 들어가는)
지헌 : (들어와서) 당장 나오란 말 못들었어? 지금이 어느 땐데 나와서 밥을 먹어? 따라와.
은설 : 왜그러세요 진짜?
무원 : 유치하잖아, 30분이면 될 걸.
지헌 : 비겁하게 2대 1로 따지지 말고 잘들어. 노은설, 앞으로 절대 쟤랑 친하게 지내지마.
(무원 향해) 넌, 노은설한테 접근하지 마.
은설 : 네?
지헌 : 노은설은 쟤 실체를 몰라. 지난 번 나하고 꼰대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들, 그거 다 쟤 짓이야.
은설 : (어이없어서) 본부장님?
무원 : 왜 그렇게 생각하지?
지헌 : 내 온몸의 세포가, 내 육감이 그렇게 말하거든. 그러니까 확실해.
무원 : (피식하고)
은설 : (어이없고 그런 지헌이 챙피해서)
지헌 : 분명히 테마파크 얘기도 물어봤을 거야, 안그래?
은설 : 그거야, 물어볼 수도 있는 거죠.
- 그런 사이, 나윤, 뒤늦게 지헌을 쫓아 들어와 세 사람 보고, 옆에 선.
그러나 다들 얘기하느라 나윤에겐 관심 갖지 않는다.
지헌 : (흥) 역시 물어봤군. 그럴 줄 알았어.
은설 : (무원에게 대신 사과한다) 죄송합니다. 좀 꼬인 데가 있으셔서.. 본부장님이 이해하세요.
지헌 : (이런) 고만하구 따라와. 이 자식한테 홀딱 넘어가서 정보 다 흘리지말구. (은설 뒷덜이 잡아 끄는데)
무원 : (일어나 그 손 잡아서 떼어내주고, 은설에게) 밥은 다음에 먹어요. 대신 두 끼로 늘리죠.
(지헌 향해) 한번씩 이렇게 방해할 때마다 두배로 올릴 거야. 다음에도 막아줘. 그 다음엔 너 몰래 꼭 네 번 먹을 거야.
(하곤 은설에게만 미소 인사하고 가는)
은설 : (아쉬운 얼굴로 인사하고)
지헌 : (못마땅해서) 따라와. (간다)
은설 : (궁시렁대며, 따라가는)
나윤 : (식탁 근처에 혼자만 남았다. 가는 세 사람 보며) 저것들이.. 난 안보여..?
직원 : (온다) 주문 안하세요?
나윤 : ...
#46. P기획 나윤방
나윤, 혼자 분노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티슈 뽑아 눈물 닦고 콧물 닦으며.
황관장 : (들어오다가 놀라서) 너 뭐하니 지금?
나윤 : (놀라서 발딱) 연락도 없이 어떻게 왔어요?
황관장 : 엄마가 딸 회사 오는데 연락하고 예약해야하니?
나윤 : 아니요. (하며 습관적으로, 머리며 옷, 눈물 등 수습, 단정하게 하는)
황관장 : (한심해서) 회사에서 눈물이나 짜는 게 무슨 비지니슬 하겠다구. 꼴 좀 봐.
(속상해서) 의상은 또 뭐니? 과하잖아, 지성미 떨어져.
나윤 : ...네.
황관장 : 립스틱도 피부톤하고 떠, 바꿔.
나윤 : (티슈로 닦아내는)
황관장 : (티슈 확 뺏고) 누가 당장 바꾸래니? 앉아봐, 왜 운 건지부터 말해. 회사 일 힘들어?
나윤 : 그런 거 아니에요.
황관장 : 그런 거 아님? 지헌이 때문이니? 지헌이한테만 목매지 말라 그랬잖아. 둘 다 지혜롭게 적당히 관리하다가
둘 중에 살아남을 놈 확신서면, 그때 낚아 채. 나머진 엄마가 알아서 정리할 거니까.
나윤 : (그 말에 울컥해져서) 둘 다 나 쳐다도 안봐요. 암것도 모르시면서..
황관장 : (놀란다) 뭐? 걔네 여자 있니?
나윤 : (눈물 또 나며, 끄덕끄덕) 둘 다 나 무시하구... 그 기집애만 신경쓰구..
황관장 : (놀라서, 손 심장께 대고) 뭐하는 댁 딸인데? 어?
나윤 : 그냥 무슨 건설하구 사학 사업한다는 거 같은데요...
황관장 : 그래? 엄마가 알아볼게. (티슈, 뽑아 닦아주며) 고만 짜, 눈 부어, 추해져.
#47. 송여사 방
송여사, 뭔가 서류를 보고 있다. 은설에 관한 서류다. 은설의 이력서, 자기소개서, 비서실 평판 등등.
밖에서 메이드, (E) 식사하세요, 여사님.
송여사, 서류 얼른 깊은 데 잘 넣고 나가는.
#48. 차회장집 식당
차회장, 깨작깨작 식사 중이다.
송여사 : 차라리 먹지마.
차회장 : .. 네.. (힘없이 일어난다)
송여사 : 진짜 안먹어?
차회장 : 입맛 없어요.
송여사 : 밥 남기면 뭐랬어 엄마가? 복 달아난댔지?
차회장 : (그 말에 도로 앉아 숟가락 들며) 에이 엄만 왜 아들을 협박해요? 나 복달아나면 안된단 말예요. (하며 먹는)
송여사 : (먹는 거 보며 끄덕끄덕) 옳지. 나가던 복 도로 다 돌아왔네.
차회장 : (그 말에 더 힘내서 먹는)
송여사 : (기특하게 보며) 옳지, 꼭꼭 씹구.
차회장 : (열심히 꼭꼭 씹어 먹으며)
#49. 지헌집 지헌방
지헌, 기획안 컴퓨터 마무리 중인데.
차회장, 문 살짝 열고 훔쳐 본다. 열심인 모습에 좀 안심해 돌아서려는데.
지헌 : (봤다) 뭐하세요?
차회장 : (흠칫하나, 이내 당당히 들어오며) 준빈 잘 되가겠지?
지헌 : (흥, 잘난 척하듯) 뭐..
차회장 : (반가워진다) 힘내, 정례이사회가 낼모래야. 발표만 잘 끝내면/
지헌 : (그 말에 손 멈추며, OL) 발표요? 그냥 기획안만 내면 되는 거 아니었어요?
차회장 : 너 정례이사회 안와봤어? (하다) 허긴, 뻑하믄 땡땡이치거나 맨날 딴짓만 했으니까 그렇지.
지헌 : ... 제가 직접 발표한다구요?
차회장 : 그래, 그냥 비전하고 방안만 잘 설명하면 돼. 막말루 시즌 입장수야 1,2프로 올리는 것도 대단한 성과니까,
단기보단 중장기적인 비젼을 제시해봐. 그게 더 먹힐 거야.
지헌 : ....
#50. 빈 회의실
지헌이 들어와 어느 자리에 앉는다. 문득 앞을 보면..
판타지처럼 지헌 자신이 단상에 서있다. 그리고 어느새 자리를 가득 메운 이사진들.
단상에 선 지헌, 뭔가 말을 하려는데.. 입만 달싹일뿐..
숙희를 비롯한 사람들의 경멸, 비웃음. 차회장의 실망.
단상의 지헌은 더더욱... 초라해진다.
자리에 앉아서 그런 바보 같은 자신을 보는 지헌.
어느새 다 사라지고... 혼자 텅 빈 회의실에 지헌, 홀로 앉아서..
#51. 지헌 차
은설, 조수석에 앉아있고 지헌 뒷좌석에 앉은.
은설 : (놀라서 돌아보며) 네? 관둔다니요?
지헌 : 그냥 그렇게만 알아.
은설 : ...!
#52. 선술집
은설이 지헌을 억지로 끌고 온다.
지헌 : 이거 왜 이래? 또 쿠데탄가 노은설? 그래?
은설 : (대꾸 않고, 지헌을 눌러 앉히곤, 앉으며) 이모, 여기 막걸리요. (하고) 술 마실 줄은 알죠?
잠시 후, 막걸리 나오면 은설 따르고, 젓가락, 그릇 주변 등 깨끗이 닦아서 지헌 앞에 놓는다.
지헌 : 나 이런 거 안마셔. 와인으로 바꿔줘.
은설 : 그냥 마셔요 쭉.
지헌 : 싫어, 사약 같이 생겼어.
은설 : (막걸리잔을 들어 지헌의 입에 갖다대고) 아시네, 막걸린 사약처럼 그냥 쭉 들이키는 거예요.
지헌 : 이봐, 왜 이래? (반항하다가 살짝 마시게 되는. 괜찮다) ...
은설 : 맛있죠?
지헌 : (에이, 얼굴에 묻은 거 닦아내며) 자꾸 건방지게 굴 거야?
은설 : 네.
지헌 : (보면)
은설 : 저요, 맨날 딱갈이 짓하다가 처음으로 일다운 일 해보는 거거든요? 근데 그걸 안하겠대. 이유도 말 안해주고 관둬, 안해,
이럼 끝이야. 내가 안열받아요? 안돌게 생겼냐구요, 완전 빡 돌지. (저도 모르게 쾅, 테이블 치며)
지헌 : .. (미안하긴 해서) 아주 한 대 치겠어.
은설 : 그러고 싶어 죽죠. 제발 정신 좀 차리라는 의미루다, 아주 사랑의 매를 날리고 싶죠.
지헌 : ... 허락하지, 쳐봐.
은설 : 네?
지헌 : 싫어? 싫음 (관두고, 하는 순간)
은설 : (퍽, 주먹으로 치는)
지헌 : ......!! (아프다) 됐어, 이걸로 쌤쌤이야. 그러니까 그만 열받어.
은설 : 아니요. (주먹 다시 쥐며) 할 거죠? 일, 다시 할 거죠, 그쵸?
지헌 : (에이) 펴.
은설 : (더 꾹 쥐는, 정말 속상해서) 열심히 했잖아요, 본부장님두 나두. 그러니까 포기하지말구/
지헌 : (OL) 나 사람들 앞에서 말 못해, 됐어?! (하곤 막걸리 쭉 들이키는)
은설 : ... (이미 알기에)
지헌 : ...?! 알고 있었어?
은설 : ... (끄덕)
지헌 : ... (잔 채우며) 노은설은 알아야할 건 모르고, 몰라도 될 건 아는 거 같아.
은설 : ...
지헌 : (마시고) 나 임원이야. 직원들 앞에서 말해야하고 인터뷰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
근데 내가 무슨 후계자구 무슨.. 차기 회장이야.
은설 : ... 안나서면 되잖아요, 얼굴 없는 가수처럼.
지헌 : 얼굴 없는 회장은 없어. (또 마시는) 먹을만 하군 막걸리란 거.
은설 : ... 방법이 있을 거예요.
지헌 : 없어.
은설 : 찾아보면/
지헌 : (OL) 없어.
은설 : ... (그런 지헌 보며) 아이큐 높은 사람만 들어가는 멘사 있잖아요. 거기 회장님이 17년 동안 자기가 바본 줄 알고 살았대요.
어릴 때 학교 선생님이 아이큐를 적을 때요, 173에서 1자를 빼먹어서 아이큐가 73인줄 알고 산거예요.
지헌 : 흥, 진짜 바보로군. 자기가 똑똑한지 바본지도 모르고 살다니, 한심해.
은설 : 네, 그렇게 똑똑한 사람도 남들이 다 바보라고하구, 자기도 또 그렇게 믿으니까.. 정말 바보가 됐었던 거 같아요.
지헌 :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그 회장처럼 미운오리새끼가 알고 보니 백조였다, 나도 그럴 거다, 뭐 그런 식상한 얘기할 거면 관둬.
은설 : 생각한 대로, 믿는 대로 살게 되는 거 같다구요.
지헌 : ...
은설 : 저만 봐두 취직한다, 할 수 있다, 수백만번 생각하고 또 생각하니까.. 이렇게 소원이 이러졌잖아요.
지헌 : (흥) 소원 참 소박해서 좋겠어, 노은설은.
은설 : 네, 지금 제 소박한 소원은, 이사회 발표 방안 찾는 거예요.
지헌 : ... (괜히 쳇, 마시려는데)
은설 : (잔 부딪치며) 같이 마셔요.
지헌 : (마신다)
은설 : (마시고 잔 채워주며) 내가 어떻게든 찾을 거예요, 방법.
지헌 : (그런 은설을 보며) ...
은설 : (자작하며) 찾을 수 있다, 빠샤. (마신다)
지헌 : (슬쩍 작은 미소로 보다가... 마시는)
#53. 지헌의 차
은설, 비틀거리는 지헌을 뒷좌석에 태우고 문 닫으려는데 지헌이 은설을 확 잡아끌어 태운다.
은설, 반동으로 확 당겨져 지헌에게 안기다시피 했다가 떨어지는...!!
지헌, 술기운을 못이기고 머리를 뒤로 젖힌다.
은설 : (좀 떨어져 앉으며, 기사에게) 댁으로 가주세요.
차 출발하고. 그렇게 지헌은 거의 기절 상태처럼 머리 뒤로 젖힌 채..
은설은 걱정으로 그런 지헌 간간히 보며...가는.
그러다 문득 보면, 지헌, 머리 젖힌 채 은설을 빤히 보고 있다.
은설 : ... 왜요?
지헌 : 정말 콱 박힌 거 같아.
은설 : 네?
지헌 : ... 우주돌멩이가... 대뇌변연계의 편도핵에 콕 박혀버렸어.
은설 : 네? 대뇌.. 편도 뭐요?
지헌 : 무식하잖아. 대뇌변연계. (은설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이 돌멩이 안에 있는 거야.
은설 : (머리 콕콕 밀리며) 아니거든요? 내가 주먹이 돌이란 소린 듣고 자랐어도, 머리가 돌이란 소린 안듣고 살았거든요?
지헌 : (머리 밀리는 은설의 모습에 웃는다. 술김에 솔직하게 웃고 마는...)
은설 : (지헌의 그 웃음에 기분 좀 이상해지는데) ...
지헌 : (그렇게 웃다가 은설의 어깨로 고개가 푹 꺾어지며)
은설 : ...
#54. 은설집
은설, 인터넷으로 대뇌변연계 편도핵... 찾아본.
은설 : (멍) 대뇌변연계 편도핵에.. 그게 감정이랑 연관 있는 뇌라는데... 거기에 우주돌멩이가 박혔대.. 무슨 뜻인 거 같아?
명란 : 뇌에 돌멩이가 박혔대? 누가?
은설 : (멍, 혼자 대답) 난 알 거 같아. (했다가 고개 휙휙) 아니야, 모를래. 알면 안돼. 몰라.
명란 : 뭐야? 같이 알어 쫌.
은설 : 모른다니까. 그거 말고... 이사회 발표... 그래, 그거 방안 생각해야지. 방안...
명란 : (왜 저래, 본다)
은설 : (중얼중얼) 있을 거야... (그러다 또 대뇌변연계 생각나는지 고개 휙휙 저으며) 방안을 생각하라니깐.
명란 : (보며) .......
#55. DN 그룹 전경
#56. 대회의실
장비서와 하영, 추, 강비서 등 자리배치 중. 이사들의 종이명패 자리에 놓는다.
장비서 : (추가 놓은 명패 보고) 김전무님 자리 뒤로 옮겨, 이번 분기 영업이익, 떨어지셨어.
추 : (정정하면)
장비서 : (영업 이익표 들고, 자리들 확인하며 다니는, 간간히 바꾸며)
하영 : 근데 노은설씬 왜 안보이지?
강 : (이르듯) 안왔어요, 아직. 꼭 이렇게 중요한 행사 때마다 빠져요.
하영 : ...
#57. 동 잠시 후
차회장, 숙희, 무원, 박상무 등 정례이사회 임원들 다 자리한.
이미 시간이 지난 듯 다들 짜증과 지루한 얼굴이다.
차회장, 참담한 얼굴로 지헌의 자리를 보면... 비어있다.
임원들, 부러 몇시지? 하며 시간 확인하며.. 점점 어수선해지는.
숙희, 애써 표정관리하고 있지만, 기분 좋은데..
결국 차회장, 장비서 향해 시작하란 듯 끄덕이고.
장비서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럼 3/4반기 정례이사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시간경과
무원의 슬라이드 자료화면 앞에서 발표 중이다. (매출 분석자료 등)
무원 : 알다시피 소셜 커머스는 이미 레드오션이라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포지셔닝 작업이 중요했습니다.
그에 대한 솔루션은, 가장 기본적인 것, 바로 지속 가능한 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입니다. 대기업 특유의 유통 역량을 활용해/
#58. 거리
차가 꽉 막혀 서있는 강남 도심.
은설이 노트북 들고 정신없이 뛰고 있다.
#59. 대회의실
무원이 막 발표를 마치며 자리로 돌아간다. 임원진들, 만족한 얼굴이고 숙희, 뿌듯해 죽을 것만 같은데.
장비서 : 다음은.. 테마파크 중간보고인데.. 사정상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순서 보며) 그럼 DN 증권사의 (하는데)
문 벌컥 열리며 은설이 들어온다. 숨 몰아쉬며.
참담한 얼굴의 차회장을 비롯한 일동의 시선 집중되는데.
은설 : (꾸뻑)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장비서에게 가서 뭐라 말하고)
장비서, 은설이 준 노트북 활용해 빔 프로젝트 틀면,
슬라이드에 띵 나오는 지헌. 건방지게 책상에 다리 올려놓은 채 앉은.
차회장과 무원, 숙희, 그리고 일동, ...?!
은설, 왜 저래? 민망한데.
지헌, 뭔가 화면 확인한 듯, 시작된 건가? 하며 제대로 앉는다.
지헌 : (화면 속에서)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하고 씩 웃는)
은설 : (화면 속 그런 지헌 향해 웃고)
무원 : (그런 둘을 번갈아보며)
그런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