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샘의 화랑 나들이-월북화가 임군홍의 미술세계
작품주제를 화면전체로 장식, 여백은 단순처리
한국의 풍경보다는 중국 한커우의 풍경이 주류
월북작가로 낙인찍혀 미술사의 재조명이 절실
예화랑에서는 정전 7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전이 열렸다. 기억의 저편에도 조각되지 않은 월북작가 임군홍 미술전이다.(예화랑,2023년 7.27-9.26일)
생전의 모든 작품이라 할 수 있는 117여점(유화 79점,수채화 드로잉 27점,파스텔 1점)이 전시되어 첫 대면이지만 한 화가의 작품세계를 풍요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임군홍의 미술세계를 축약하면 <임군홍은 월북작가이다><월북작가이기에 사회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다><단계적인 미술수업을 받지 못한 비주류화가이다:예화랑 소개자료에는 1928년경 경성양화연구소에서 미술수업을 받았다고 하는데 ‘한국 근대서양화 전문 교육기관과 양화가의 육성’(김소연,한성대)의 연구논문에 의하면 경성양화 설립은 1930년으로 기록><그림 소재가 주로 중국의 풍경이 중심 테마로 그려졌다><풍경화 위주의 소재는 한국보다는 중국의 도심풍경을 소재로 그렸다><붉은 색(중국의 색채정서)으로 주로 채색했다><드로잉 작품에서는 미술가의 재질을 보여주는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다><활발한 작품활동시기는 주로 중국에서 그려졌다> <초등학교 미술선생인 김종태화가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경성양화연구소에 다녔다면 미키 히로시 작품경향을 엿보아야 한다>< 한국의 풍토를 살린 붉은색을 사랑한 화가 이인성의 화풍과도 비슷하다><스케치,소묘등 드로잉에서 선의 단순처리가 경쾌하다><붓터치의 자유로움과 구도의 독창성은 누군가에게 정상적인 미술수업을 받지 않아서이다><사물에 대한 화면구성이 여백보다는 주제를 강조하여 화면을 꽉차게 구성했다>로 집약된다.
하지만 미술외적으로는 <궁핍과 가난속에서도 부인(홍우순)과 아들(임덕진)이 작품을 잘 소장하여 다시금 제 조명의 길을 보여주는 결정적 단서를 마련했다><구구절절 ‘빨갱이’로 낙인 찍혀가며 결국 대학을 졸업하고도 광장시장에서 장사를 해가며 아버지 임군홍과의 애증의 교감을 한 임덕진이야기><임군홍과 인연인 깊었던 예화랑 창립자(이완석)와의 재회>등은 한편의 드라마며 영화이기도 하다.
임군홍의 작품이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은 1984년 롯데화랑전시회를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임군홍 특별전이 열렸고 1996년 갤러리 도올에서 유작전이 펼쳐졌다. 우리나라에서 월북작가 해금 조치가 있었던 해는 1988년이다.
주요 작품을 보면 1937년 16회 선전(조선미술전,국전의 전신)에 출품하여 입선한 <소녀상(아내상),국립현대미술관 소장> 15회 선전에 입선한 <여인좌상>,18회 선전에 출품한<다리가 있는 풍경>,남한에서 마지막 그린 작품<가족>,중국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던 시기의 <각루>,<자금성 풍경><한커우 기차역><항구풍경><한커우 풍경>등과 <자화상><덕진초상><고양이>등 주로 가족주변에서 소재를 잡아 그린 작품들이다.
거침없는 윤곽선과 거친 붓터치로 표출하고자 하는 것을 강조한 표현기법과 어둡고 칙칙한 혼합색체로 극명한 명암으로 표현한 인상기법등이 상존하고 있다.
다만, 모든 작품들이 주제에 대해 화면 가득히 부각시킨 반면 하늘이나 주변 풍경은 단순한 채색으로 마감하고 있다는 점도 같은 시대에 활동한 작가들과 다른 화풍이다. 자신의 이름을 작품 하단에 사인하지 않은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동일시대에 활동한 근대 화가중 이인성의 작풍과 흡사한데 붉은색을 주로 사용했으면서 이인성은 한국의 풍경중 자연을 임군홍은 중국의 풍경중 도심풍경을 주요 소재로 잡았다는 점이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미술평론가들에 의해 임군홍의 작품세계에 대한 좀더 정밀한 비평이 필요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재조명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남편의 작품을 집 한칸 없으면서도 가보처럼 여기면서 간직했던 임근홍의 부인 홍우순여사, 적색분자로 낙입찍혀 사회생활(육군사관학교 지망)에서도 죄인처럼 살아야 했지만 아버지와의 재회를 작품전으로 기획하여 선보인 둘재아들 임덕진씨의 이야기들은 필자에게 한국현대사에서 나혜석이나 백석,정지용과시인과 또 다른 한국 근,현대사의 그림자를 만나게 한다,
*근대미술교육은 한성사법학교(지도교사 고지마 겐사부로),경성중학교(히요시 마모루),용산중학교(토다 카즈오,이시구로 요시카즈),제2고보(야마다 신이치,사토 쿠니오의 제자들로는 유명국,장욱진,임완규,김창억,권옥연),
고희동(휘문,보성,중동고보 미술교사),이제창(배제학당),이종우(중앙고보),김주경(경성여자미술학교),도상봉(서울중학),오지호(개성송도고보),
사설연구소 야마모토 바이카이(양화속습소),미키히로시(경성양화연구소,1930년), 고희동(원서동 자택 개인교습,1918년),고려화회(1919년),도상봉,나상윤의 양화연구소 (숭삼화실,1931), 이인성양화연구소(1936년),대구향토회 양화연구소(1933년),김두환(예산 회화연구소),
일제 강점기의 미술동호회 삼미회(서울),토필회(전주),하양회(인천)
**작품 위로부터 모델,자금성풍경,북평낭,한커우기차역,덕진초상,자금성풍경,아들을 지켜주는 고양이
(환경경영신문www.ionestop.kr김동환 환경국제전략연구소 소장,환경경영학박사,시인,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