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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토르콰토 타소의 희곡 <해방된 예루살렘>
대본 애런 힐(영어) / 자코모 로시(이탈리아어 번역)
초연 1711년 2월 24일 헤이마켓 왕립극장
배경 11세기 십자군 전쟁 당시 예루살렘
<2018 마르티나 프랑카 두칼레 궁전 야외 / 216분 / 한글자막>
라 신틸라 오케스트라 연주 / 파비오 루이지 지휘&합시코드 / 조르지오 상가티 연출
리날도..............십자군 장군......................................................테레사 이에르볼리노(카운터테너)
고프레도...........십자군 총사령관................................................프란시스코 페르난데즈-루에다(카운터테너)
알미레나...........고프레도의 딸, 리날도의 연인..............................로리아나 카스텔라노(소프라노)
에우스타치오.....고프레도 사령관의 동생......................................다라 사비노바(카운터테너)
아르미다...........다마스쿠스의 여왕이자 마법사, 아르간테의 연인.....카르멜라 레미지오(소프라노)
아르간테...........예루살렘의 왕, 아르미다의 연인...........................프란체스카 아스치오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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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헨델 <리날도> 1718 나폴리버전 최초 레코딩 - 2018 델라 발레 디트리아 페스티벌
헨델도 몰랐던 <리날도>의 또 다른 판본
1711년에 세상에 나온 <리날도>의 또 다른 판본인 나폴리버전(1718)이 2012년 영국의 어느 성에 발견되면서 두 버전이 존재하게 됐다. 나폴리버전은 어느 가수가 나폴리에 불법으로 가져온 것을 레오(1694~1744)가 나폴리인들의 취향에 맞춰 재구성한 것. 간주곡과 흥미로운 캐릭터가 더 추가됐다. 영상물은 나폴리버전 400주년이 되던 2018년, 제44회 델라 발레 디트리아 페스티벌 실황물로 나폴리버전을 세상에 알린 첫 레코딩이다. 리날도는 프레디 머큐리로 분장하고 나온다. 연출가 조르지오 상가티(1981~)가 독일어 'Barock'를 'Ba-rokc'로 재해석하여 기독교인과 터키인의 투쟁을 대중가수와 터키인의 대립으로 그린 것이다. 오케스트라 라 신틸라의 바로크 미학을 구현하는 정격연주도 인상적이다. 216분 분량. 해설지(20쪽/이탈리아·영어)에 런던/나폴리버전의 비교 도표가 담겨 있다.
헨델(1685~1759)은 36년이라는 세월 동안 오페라를 작곡하고 감독하는 데 바쳤다. <리날도>(1711)는 그가 최초로 런던을 위해 작곡한 이탈리아 오페라다. 화려한 음악과 정교한 무대 효과는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아리아 악보는 헨델에게 부수입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리날도>의 악보가 1711년에 작곡된 것만 있는 줄 안다. 그런데 2012년, 1718년에 나폴리에서 재구성된 또 다른 버전이 영국의 어느 성에서 발견되면서 <리날도>는 런던 버전(1711)과 나폴리 버전(1718)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나폴리 버전의 존재를 모르는 이들이 더 많다.
나폴리 버전은 <리날도>에 출연했던 카스트라토 니콜로 그리말디가 악보를 나폴리에 불법으로 가져왔고, 그것을 작곡가 레오나르도 레오(1694~1744)에 의해 재구성된 것이다. 이 판본은 런던 버전과 달리 나폴리 대중의 취향에 맞췄고 중간에 간주곡과 흥미로운 캐릭터가 더 추가되었다.
이 영상물은 나폴리 버전이 태어난 지 400년이 되던 2018년, 제44회 델라 발레 디트리아 페스티벌에 오른 나폴리 버전이다. 나폴리 버전의 첫 영상 레코딩이라는 점에서 소장의 가치도 높다.
작곡자명을 'Handel-Leo'로 표기한 표지에서 알 수 있듯이 나폴리 버전을 재구성한 레오나르도 레오의 역할이 정말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에 음악학자 지오반니 안드레아 세치가 힘을 보태 재구성했다. 바로크 미학에 충실하면서도 당대의 다른 음악들도 부분적으로 가미하여 작품의 응집력을 높인 것이다.
젊은 연출가 조르지오 상가티(1981~)는 재미난 묘수를 낸다. 바로크를 지칭하는 독일어 'Barock'를 'Ba-rokc'로 해석한 것이다. 그래서 작품 속 기독교인과 터키인 사이의 투쟁은 대중가수(그리스도인)와 검은 사람들(투르크인)의 투쟁으로 설정하여 가져간다. 리날도(테레사 이에르볼리노)는 프레디 머큐리를 연상시키는 분장을 하고 나온다.
영상물의 또 다른 매력은 오케스트라 라 신틸라의 바로크 미학을 구현하는 정격연주다. 하프시코드와 지휘를 맡은 파비오 루이지는 나폴리의 햇살처럼 밝고 건강한 사운드를 구사한다.
총 길이 216분이며, 해설지(20쪽/이탈리아·영어)에는 런던과 나폴리 판본을 비교한 도표가 상세히 담겨 있다.
=== 줄거리 ===
Act One
예루살렘을 포위하는데 성공한 기독교군의 사령관인 고프레도, 그의 동생인 에우스타치오와 십자군 전사인 리날도는 도시를 곧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프레도는 예상대로 기독교도들이 승리한다면 리날도를 자신의 딸인 알미레나와 결혼시켜 주겠다고 약속한다. 두 사람은 사실 오랫동안 서로 사랑해오던 사이이다.
예루살렘의 왕인 아르간테는 전세의 불리함을 깨닫고 잠시 동안의 휴전을 제안하고 고프레도는 3일간의 휴전을 받아들인다.
다마스쿠스의 여왕이자 아르간테의 연인인 아르미다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녀는 아르간테에게 휴전을 이용하여 리날도가 전쟁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 리날도의 눈 앞에서 알미레나가 아르간테에게 납치당하고 리날도는 그녀의 마법 앞에서는 아무런 힘도 쓸 수 없다.
에우스타치오는 기독교도 마법사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리날도를 위로하며, 그 역시 그 말에 희망을 갖는다.
Act Two
리날도는 기독교도 마법사의 조언을 구하기도 전에 아르미다가 놓은 덫에 걸리고 만다. 그는 알미레나에게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하며 유혹하는 사이렌들의 노래 소리에 끌려 마법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게 된다.
알미레나는 아르미다의 마법의 성에 갇힌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고 있다. 아르간테는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리날도는 마법에 의해 아르미다에게 안내되고 리날도의 아름다움에 매혹된 그녀는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리날도는 그녀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굴욕만을 줄 뿐이다.
곁모습을 알미레나로 바꾸어 변신한 아르미다는 이제 아르간테에게 다가간다. 그는 그녀가 알미레나라고 믿고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여 아르미다의 분노를 돋구어 놓는다.
Act Three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는 알미레나와 리날도를 구하기 위하여 무력을 쓰기로 결정하지만 그들 역시 아르미다의 마법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다. 기독교도 마법사로부터 마법 지팡이를 받고 나서야 겨우 아르미다의 마법의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리날도가 도착하지만 알미레나를 구해줄 힘이 없다. 마지막 순간에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가 마법 지팡이의 힘을 빌어 아르미다의 마법을 이기고 두 사람을 자유롭게 해준다.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화해를 하고 앞으로 다가올 전투에서 나란히 함께 싸우기로 한다. 그러나 강력한 십자군 군대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고프레도의 군사들에 의해 포로로 끌려간다. 아르미다는 자신의 마법의 힘을 포기하고 기독교도로 개종한다. 알미레나와 리날도는 결혼을 허락 받는다. 아르미다는 다마스쿠스를 아르간테와 함께 다스리기로 한다.
=== 작품 해설 === <다음 클래식백과 / 이보경 글>
리날도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
헨델이 런던 무대를 위해 1711년 작곡한 이탈리아 오페라이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극적인 장면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영국의 마스크나 세미 오페라의 전통을 따른 것이며, 독일 오페라의 영향도 나타난다. 당대 오페라와는 달리, 아리아의 길이는 비교적 짧은 편이며, ‘울게하소서’라는 아리아가 특히 유명하다. 3막 구성.
런던 무대를 위해 작곡한 최초의 이탈리아 오페라
〈리날도〉는 헨델이 런던 무대를 위해 작곡한 첫 번째 오페라이자 런던에서 공연된 최초의 독창적인 이탈리아 오페라였다. 당시 런던에서는 이탈리아 오페라가 한창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이 작품들은 대개 기존의 이탈리아 오페라로부터 유명한 아리아들을 짜깁기하거나 이탈리아 양식의 음악에 영어 가사를 붙인 것이었다. 런던의 청중들은 그들이 이탈리아에서 접했던 그 오페라를 런던 무대에서도 경험하기를 원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화려한 무대 장치와 의상, 독창적인 음악을 내세운 〈리날도〉는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특별히 헨델은 〈리날도〉에서 화려한 무대 장치와 극적인 장면들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것은 영국의 마스크나 세미 오페라 전통을 따른 것이다. 또한 〈리날도〉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 주인공 리날도와 알미레나는 영웅적인 사랑을 보여준 반면, 예루살렘 왕 아르간테와 마법사 아르미다의 사랑은 현실적이다. 이렇게 극의 전개가 완전히 영웅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은 독일 오페라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당대 오페라들에는 가수들의 기교를 뽐낼 수 있는 길이가 길고 화려한 아리아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던 반면, 〈리날도〉에 등장하는 많은 아리아들의 경우 그 길이가 비교적 짧은 편이다.
헨델의 생애 동안 가장 자주 공연된 오페라
〈리날도〉는 1차 십자군 원정 때를 배경으로 사랑, 전쟁, 구원의 이야기를 다룬다. 1711년에 작곡되었고, 초연은 같은 해 2월 24일 런던 헤이마켓에 있는 퀸즈 극장에서 이루어졌다. 대본은 아론 힐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자코모 로시가 썼는데, 이 작품은 이탈리아 시인 토르쿠아토 타소의 서사시 《해방된 예루살렘》을 기초로 한다.
헨델은 〈리날도〉를 매우 빠른 속도로 작곡했는데, 작품에 사용된 음악의 상당 부분을 자신이 이전에 작곡한 다른 오페라와 작품들에서 가져왔다. 그리고 초연 이후에도 많은 음악을 새로 삽입하거나 삭제하고, 성악의 성부를 바꾸는 등 악보를 여러 번 개정했다.
오페라 〈리날도〉는 헨델의 생애 동안 가장 자주 공연된 극작품이다. 〈리날도〉는 초연한 그 해에만 15번 공연되었고, 그 다음 해부터 1731년까지 수없이 무대에 올려졌다. 하지만 1731년 이후 200년 가까이 잊혀 있다가 1954년 독일의 할레에서 현대 버전으로 공연되었다. 이후 198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의해 성공을 거둔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공연과 음반 작업이 이루어졌다.
전쟁과 사랑과 구원의 이야기
〈리날도〉의 배경은 1차 십자군 원정(1096~1099) 당시의 예루살렘이다. 고프레도가 이끄는 십자군 군대는 사라센의 왕 아르간테가 다스리고 있는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있다. 고프레도는 형제 에우스타치오와 딸 알미레나, 기사 리날도와 함께 있다. 알미레나와 리날도는 연인 사이다. 한편 아르간테는 다마스쿠스의 여왕이자 마법사인 아르미다와 동맹을 맺었으며,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다.
1막
십자군의 총사령관 고프레도는 승리가 눈앞에 왔음을 예감하고 있고, 십자군의 기사 리날도는 알미레나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고프레도는 예루살렘을 함락하는 날 리날도와 알미레나를 혼인시키기로 하고, 알미레나는 리날도에게 용감히 싸워서 승리를 쟁취하라고 말한다.
예루살렘의 왕 아르간테는 고프레도에게 3일간의 휴전을 제의하고, 고프레도는 이를 받아들인다. 아르간테는 아르미다가 와서 자신을 도와주길 바란다. 그때 용이 끄는 마차를 탄 아르미다가 하늘에서 내려와 그들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십자군의 기사 리날도를 제압하는 것이라 말한다.
장면이 바뀌고, 리날도와 알미레나가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이때 갑자기 아르미다가 나타나 알미레나를 납치하고 검은 구름에 싸여 사라진다. 리날도는 이 모든 일을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에게 말하고, 이들은 리날도를 위로한다. 에우스타치오는 기독교인 마법사가 알미레나를 구할 힘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니 그를 찾아가 도움을 구하자고 제안한다. 용기를 얻는 리날도는 복수할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
2막
리날도, 에우스타치오, 고프레도는 마법사의 은신처가 있는 해안에 도착한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한 정령이 나타나 알미레나가 보내서 왔다며 배를 타고 함께 가자고 한다. 배 위에는 인어들이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에우스타치오와 고프레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날도는 배에 오른다.
아르미다의 궁전 정원, 알미레나는 납치된 사실에 슬퍼하고 있다. 알미레나의 아름다움에 반한 아르간테는 알미레나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 한편, 아르미다는 리날도를 잡고 기뻐하지만 이내 리날도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만다.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로 변신해 리날도를 유혹하려고 하지만 리날도는 속지 않고 떠나버린다. 아르미다는 분노와 사랑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다시 한 번 리날도를 유혹하고자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로 변신한다. 하지만 그녀 앞에 나타난 사람은 아르간테였다. 변신한 아르미다를 알미레나로 착각한 아르간테가 알미레나에 대한 사랑을 속삭이며 다시 한 번 자유를 찾아주겠노라 다짐하고, 아르미다는 분노에 휩싸인다. 아르간테는 알미레나에 대한 자신의 자랑을 확신하며 더 이상 아르미다의 도움이 필요없다고 말한다. 아르미다는 아르간테에 대한 복수를 맹세한다.
3막
에우스타치오와 고프레도는 마법사의 오두막에 도착한다. 마법사는 알미레나와 리날도가 아르미다의 궁전에 갇혀있고, 그 궁전은 괴물들이 지키고 있어 그들을 구하려면 특별한 힘이 필요할 것이라 경고한다. 에우스타치오와 고프레도는 이 경고를 무시하고 궁전에 들어가려 하지만,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그들을 가로막고 산은 연기와 화염을 내뿜는다. 마법사는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에게 아르미다의 힘을 초월하는 마술 지팡이를 준다. 그들은 다시 산으로 올라가고 마법 지팡이의 도움으로 괴물들을 물리친다.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가 궁전 문을 만지자 궁전과 산은 사라지고, 그들은 폭풍이 이는 바다 위 바위에 매달려 있다.
한편 아르미다는 자신의 궁전에서 알미레나를 죽이려고 준비 중이다. 리날도가 아르미다를 칼로 찌르려 하지만 정령들이 나타나 아르미다를 보호한다.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가 나타나자 아르미다는 복수의 여신을 부른다. 하지만 그들이 마법 지팡이로 정원을 건드리자 정원은 사라지고,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평원으로 바뀐다. 아르미다는 다시 알미레나를 찌르려 하지만 리날도가 칼로 아르미다를 치고 아르미다는 사라져 버린다. 고프레도, 에우스타치오, 알미레나, 리날도는 다시 만나게 된 것을 기뻐한다. 이들은 다음 날 아침 예루살렘을 공격하기로 한다. 사라센 역시 전쟁을 준비한다. 아르간테와 아르미다는 공동의 적에 맞서 다시 화해하고, 군대를 재정비한다.
전쟁이 시작된다. 십자군은 한때 위기에 봉착하지만, 리날도의 활약으로 적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두게 된다. 리날도는 아르간테를, 에우스타치오는 아르미다를 붙잡고, 리날도와 알미레나는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패배를 인정한 아르미다는 악한 힘의 근원인 마법 지팡이를 부러뜨리고, 아르간테와 함께 기독교를 받아들인다. 고프레도는 적들을 용서하고 풀어준다. 모두 함께 화해의 합창을 노래한다.
울게하소서(Lascia ch'io pianga)
헨델 오페라 〈리날도〉의 2막 4장에서 여주인공 알미레나가 마법사 아르미다의 궁전에 갇힌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며 부르는 아리아이다. 거세된 남성 가수 카스트라토의 삶을 그린 영화 〈파리넬리〉에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 아리아는 원래 헨델이 작곡한 최초의 오페라 〈알미라〉 중 3막 마스크 장면에 등장한 음악이었다. 이후 오라토리오 〈시간과 진리의 승리〉에서 ‘Lascia la spina’로 사용되었다가, 오페라 〈리날도〉 ‘Lascia ch'io pianga’로 재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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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해설 === <2010년 11월 7일 네이버캐스트 / 이용숙 글>
클래식 명곡 명연주
헨델, 리날도
마법의 성에 갇힌 공주를 구하러 가는 왕자 이야기. 바로크 시대 작곡가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1685-1759)의 초기 걸작 [리날도]는 바로 그런 동화적이고 황당무계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1세기 유럽 십자군 전쟁을 배경으로, 마법과 미신이 지배하던 시대를 그렸거든요.
때는 1099년. 십자군 사령관 고프레도는 이슬람 세계에 넘어간 예루살렘을 포위한 채 장군 리날도를 격려합니다. 딸 알미레나와 리날도가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고 있는 고프레도는 이 전투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두면 그를 사위로 맞아들이겠다고 약속하죠. 알미레나는 용감하게 싸워 이기고 돌아오라는 노래로 그에게 힘을 주고, 리날도는 ‘사랑을 당장 이룰 수 없음은 괴로운 일’이라고 노래하면서 어서 승리해 알미레나에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합니다. 한편 예루살렘을 차지하고 있던 사라센 왕 아르간테는 전세가 불리하다고 느껴 3일간의 휴전을 제안하고, 고프레도는 이를 받아들입니다. 그 때 아르간테의 연인인 이슬람 마법사 아르미다가 나타나 리날도를 패하게 할 궁리를 합니다.
기독교와 이슬람, 두 세계 마법사의 대결
리날도와 알미레나는 새들이 노래하고 산들바람이 부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사랑의 이중창을 노래합니다. 그때 갑자기 아르미다가 나타나 마법을 발휘해 알미레나를 납치해 갑니다. 리날도를 유인하려는 술책이죠. 사령관 고프레도 그리고 그와 형제간인 에우스타치오는 기독교 세계의 마법사가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며 리날도를 위로하고, 리날도는 ‘바람이여, 회오리여, 우리를 도와다오’라고 열정적으로 노래합니다.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 리날도 일행은 일단 배를 타고 기독교 마법사를 찾아가기로 합니다. 그런데 배를 타고 가는 중에 바다의 요정 사이렌들의 노래와 춤이 그들을 유혹하죠. 일행이 말리는 데도 리날도는 알미레나를 구하러 간다며 사이렌들의 배를 타고 떠납니다. 아르미다 여왕의 궁전에서는 아르간테 왕이 인질로 잡혀온 알미레나에게 반해 사랑을 고백하지만, 알미레나는 ‘나를 자유롭게 해줄 것도 아니면서 쓸데없는 소리 말아요. 차라리 내 잔혹한 운명을 탄식하며 울게 내버려두세요’라며 그에게 응하지 않습니다.
알미레나의 이 아리아는 거세된 남성가수 카스트라토의 삶을 다룬 영화 [파리넬리]에 등장해 ‘울게 하소서’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졌지요. 마치 경건한 기도처럼 들리지만 이야기의 맥락을 살펴보면, 말로는 사랑한다면서도 아르미다가 무서워 도와주지 못하는 적장 아르간테에게 알미레나 공주가 짜증내는 노래랍니다. 독백조로 부르고 있긴 하지만요.
한편 아르미다 역시 사이렌의 배를 타고 온 리날도를 보고 첫눈에 반해버립니다. 리날도가 거부하자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로 변신해 유혹해보지만, 리날도는 끝까지 자신을 지킵니다. 오히려 알미레나로 변신한 아르미다를 몰라보고 아르간테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이 이슬람 연인들의 관계는 갑자기 냉랭해지지요.
리날도 없이 기독교 마법사를 찾아간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는 아르미다의 주술을 깰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를 얻어 아르미다의 성으로 항해합니다. 한편 분노와 질투에 사로잡힌 아르미다는 알미레나를 죽이려 들고, 리날도가 이를 가로막죠. 고프레도와 에우스타치오는 지팡이를 앞세우고 아르미다의 성에 들어와 알미레나와 리날도를 구합니다. 공주는 결국 왕자가 아니라 아버지의 손에 구출된 거죠. 알미레나와 리날도에게 각각 마음을 빼앗겨 사이가 나빠졌던 아르간테와 아르미다는 다시 화해하고 결전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전투는 리날도와 기독교도들의 승리로 끝나고 두 연인은 고프레도의 허락을 받아 행복하게 결혼하기로 합니다. 전투에 패하고 예루살렘을 빼앗긴 아르미다와 아르간테는 기독교도들의 신이 자신들의 신보다 막강하다고 생각해 기독교로 개종합니다. 바로크 오페라다운 이 어이없는 결말, 그리고 십자군 전쟁 자체의 부조리함이 현대적인 [리날도] 연출에서는 재미있게 희화화됩니다.
18세기 영국 궁정귀족의 모범, 리날도
이 오페라의 대본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 토르콰토 타소(Torquato Tasso, 1544-1595)의 [해방된 예루살렘 La Gerusalemme liberata](1575)의 일화를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헨델의 [리날도] 뿐만 아니라 몬테베르디의 [탄크레디와 클로린다의 전투], 글루크, 하이든, 로시니의 [아르미다], 로시니의 [탄크레디] 같은 오페라들이 이 [해방된 예루살렘]의 에피소드들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헨델은 독일의 할레에서 태어나 뛰어난 오르가니스트로 성장했고, 함부르크에서 첫 오페라 작곡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메디치 가문의 초청으로 피렌체, 베네치아, 나폴리 등지를 여행하며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을 더 깊이 있게 공부한 헨델은 영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운동을 전개했죠. [리날도]는 영국에서 헨델이 이탈리아어로 공연한 첫 작품으로 전형적인 ‘나폴리 오페라’ 형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초기 오페라의 중심지는 피렌체에서 베네치아, 또 나폴리로 옮겨갔는데요, 이탈리아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정가극) 형식은 나폴리에서 찬란하게 꽃을 피웠죠. 남녀 두 커플이 등장해 네 사람의 관계가 서로 얽히는 것이 나폴리 오페라의 기본구도였습니다. 과장된 의상, 화려한 무대효과도 나폴리 오페라의 특징이었지요.
[리날도]의 대본작가는 영국 극작가 애런 힐(Aaron Hill, 1685-1750). 그가 쓴 대본을 자코모 로시가 이탈리아어로 번역해 공연했습니다. 대본을 쓴 애런 힐의 목표는 십자군 전쟁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리날도라는 주인공의 성장과정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리날도는 18세기 초 영국사회가 요구했던 궁정귀족의 모범, 그러니까 ‘사랑과 사회적 의무를 조화시킨 남성상’입니다. (공주에 대한) 사랑이 용맹의 동기가 되었고, 비록 혼자 힘으로 공주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나약함과 오류를 극복하고 전투에 승리해 사랑을 얻었으니까요.
초호화 캐스팅과 특수효과로 초연에 대성공
초연은 1711년 2월 24일 영국 런던 헤이마켓 왕립극장에서 이루어졌는데, 극장은 연일 초만원 사태를 빚으며 대단한 성공을 거뒀습니다. 당대의 유명 카스트라토 니콜리니가 타이틀 롤을 맡았고 캐스팅이 초호화 진용인 데다, 성악적 기교를 최대한 살려주는 아름다운 아리아들이 줄을 이었답니다. 그리고 천둥과 번개, 조명과 불꽃이 만들어내는 특수효과가 관객의 혼을 빼놓았다는 점도 중요한 성공비결이었다고 하는군요.
이처럼 압도적 성공을 거뒀는데도 헨델은 만족하지 않고 공연 때마다 작품을 수정했고, 1731년에는 대대적인 수정을 가해 결정적 개정판을 만들어냈습니다. 예를 들어 초연 때 알토 여성가수에게 맡겼던 고프레도 역이 개정판에서는 테너로 바뀌었고, 오늘날은 카운터테너가 이 역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바로크 시대 관객은 남성가수가 여성 역을 노래하거나 여성 가수가 남성 역을 노래하는 것을 전혀 어색하게 여기지 않았답니다. 오늘날 [리날도]는 지휘자에 따라 매번 다양한 버전으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헨델 오페라의 아리아들은 ‘다 카포(da capo)’ 형식으로 만들어져 관객의 뇌리에 쉽게 각인됩니다. 대체로 주인공의 수동적인 태도나 고통을 표현하는 A라는 멜로디를 노래하다 고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려는 내용의 B 멜로디가 나옵니다.
그런 다음 다시 A 멜로디를 반복한 뒤 아리아를 마치지요. 하지만 반복되는 A에는 원래의 멜로디보다 장식음이 훨씬 현란하게 붙어있어 더욱 기교적입니다. 그래서 A-B-A' 형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느리고 서정적인 아리아와 빠르고 격정적인 아리아들이 쉴새없이 교차하는 것도 [리날도]의 큰 매력입니다.
추천 음반 및 영상물
(리날도-알미레나-고프레도 순)
[음반] 데이비드 대니얼스/체칠리아 바르톨리/베르나르다 핑크 등, 아카데미 오브 에인션트 뮤직, 크리스토프 호그우드 지휘, 1999년 녹음, Decca
[음반] 비비카 주노/미아 페르손/ 로렌스 차초,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 르네 야콥스 지휘, 2002년 녹음, 아르모니아 문디
[음반] 바버/엔스 모돌로/하니간 등, 케빈 말론 지휘, 아리디아 앙상블 연주, 2005년 녹음, 낙소스
[DVD] 데이비드 대니얼스 / 데보라 요크 / 데이비드 워커 등, 바이에른 주립 오케스트라, 해리 비킷 지휘, 데이비드 올든 연출, 2001년, 스펙트럼DVD(한글자막)
[네이버 지식백과] 헨델, 리날도 [Händel, Rinaldo HWV 7] (클래식 명곡 명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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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04.11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