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일부러 그렇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혼자서 1km에 달하는 거대한 보도의 눈을 다 치울 수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지 않아 중요한 지점이 아닌 보도는 아쉬운대로 적당한 크기의 통로만 만들고, 내가 배움터 지킴이로 근무하는 학교 운동장에도 급하지 않은 곳의 제설은 하지 않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눈이 다 치워진 보도에선 그 어떤 행인에게서도 제설에 관한 이야기가 들려오지 않았지만 반만 치워진 보도에선 가끔 탄성이 터져나왔다.(사진을 일찍 찍었으면 눈이 남은 보도의 사진이 말끔하게 치워진 보도보다 훨씬 더 아름답게 보였을텐데 아쉬운 감이 있다.)
"그래! 이렇게 반만 치우면 통행도 편안한데다 겨울의 정취까지 살아나 훨씬 더 아름다워서 좋네."
그렇게 눈을 살리는 제설을 하고 나니 주민들이 눈을 이용한 예술 작업까지 하고, 학교 학생들은 며칠간 계속 눈을 이용한 어린 시절 추억쌓기에 바쁘다. (아래의 사진 참조) 자원도 절약하고 환경도 아끼고 사람들도 즐거우니 이보다 더 좋은 제설은 존재하지 않는 것같다.
일주일 사이에 세번이나 내린 큰 눈을 제거하려 별 필요없는 평지에도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염화칼슘을 보며 참담함을 느낀다. 저 엄청난 염화칼슘이 모두 우리의 하천과 강으로 녹아들어 우리와 후손들 삶의 터전을 위협할 것이 아닌가?
구청에 전화해서 알아보니 공무원들이 하는 제설은 매뉴얼대로 적정량의 염화칼슘을 사용하는데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개인들이 하는 제설에 과도한 염화칼슘이 사용되고 있는데 대중 매체를 통한 홍보이외에 다른 도리가 없단다. 할 수 없이 우리 동네 뉴타운의 대단지 아파트 중 과도한 염화칼슘이 뿌려진 관리 사무소에 전화해 염화칼슘의 사용을 줄여달라고 부탁하는 것으로 이번 제설에 관계된 나의 성자질을 마무리 한다.
경사길이나 사고가 발생한 가능성이 있는 곳에만 적정량의 염화칼슘을 뿌리는 성숙한 제설 문화를 가진 아름다운 서울이 되길 빌어본다.
첫댓글
아름다운 마음씨의 주인공이신 천혜 선생님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라
나라도~!
그 마음 잘 배워갑니다~♡
베베님의 아름다움이 세상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