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락
일식집 널따란 나무도마 위에
먹음직한 대하초밥이 놓여서 나왔다
내장은 훑어내고 대가리마저
무지막지하게 싹둑 잘려나가 없다
요리사가 재미삼아 일부러 그랬을까
바쁘다보니 어쩌다 실수로 그랬을까
붙어있던 꼬리부분이 부채질하듯
희한하게도 파-르르 움직이고 있었다
끈질긴 생명력의 끝자락을 보는 듯 했다
오십 년 전 갔던 송년모임에서의
충격적인 기억이 문득 떠오를 줄이야...
식탁에 놓인 커다란 접시 위에
대가리와 뼈를 가지런히 뉘어놓고
먹음직한 회가 맛깔스럽게 올려져있다
대가리와 꼬리가 꿈틀거리며 움직였던
보기 드문 생소한 장면이 겹쳐 떠올랐다
식도락이란 미명 아래 자행되고 있는
인간의 잔인하고 잔혹한 끝은 어디쯤일까.
첫댓글 우리 문학회 문우 여러분! 추석을 맞이해서 오가는 귀성 길에
안전 운행하여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곤드레만드레님 안녕하세요. 필자 역시 깊이 공감합니다. 더욱 더 안타까운 마음은 생태계 보존을 주장하면서 일부의 인간들은 밀림으로 진입하여 나무늘보 및 개미핥기까지 밀렵하여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선착순 문우님! 항상 반갑고 감사합니다,
환절기에 건강 유의하여 건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