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아주 똑똑하고 부지런한 식구 하나가 생겼다.
그 애는 먼지를 먹고 걸레질도 해 주는 로봇 청소기다.
지금은 제집에 들어가 작은 푸른불빛으로 존재를
표시하고 있다.
Black Friday , Cyber Monday 세일에 몇 년간은
관심이 없었는데 올해는 그 기간에 큰 맘먹고 저질렀다.
가격이나 성능 그런 것 비교해 보는 것도 귀찮아서
딸한테 적당한 것으로 골라 달라 했다.
<적당한 것 > <아무거나 >...
그런 말이 제일 애매모호 한 표현이지만
딸은 여러 말 묻지 않고 결정을 해 주었다.
그 애는 내 딸이 된지 40년이나 되었으니
이제는 나를 너무나도 잘 안다.
로봇락이 배달되어 왔다고 하니 딸이 애들 재우고
밤에 우리 집에 왔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게 하고 와이파이 연결과 사용법,
그리고 전화기에 앱 설치를 도와주었다.
청소 시간을 예약할 수도 있고 외출에서도 작동을
시킬 수 있는 편리한 방법도 알려 주었다.
열심히 들었지만 나는 수동으로만 이용할 것이다.
나는 이제는 너무도 빠른 이 문명을 못 쫒아가고 있으니
젊은애들한테 부탁을 해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
그리 알려고 노력도 하지 않지만 이렇게 사는게 가끔은
서글픈 생각도 든다.
지난 주중에는 작동을 시켜 놓고 외출에서 돌아오니
청소가 깨끗이 되어 있었다.
물을 부어 놓았던 통을 보니 물이 줄어 있었고
빈통에는 지저분한 물이 1/4 정도 채워져 있었다.
오늘은 맘먹고 그것이 어떻게 청소를 하는지 살펴보았다.
검지 손으로 작동 스위치를 꾹 누르니 무슨 소리를 내며
본체에서 원형이 쭉 미끄러져 나왔다.
밑에 더듬이 같은 게 나와서 이리저리 흔들며 길을
찾는 듯하다.
그것이 간 자리는 보이던 먼지도 없어지고
물걸레 자국도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신기하였다.
방으로, 주방으로 , 거실로 , 소파밑, 침대밑
빙글빙글 돌면서 온 집안을 다닌다.
중간에 걸레 빨러 간다고 말을 하고는 본체로
들어오고 또 청소하러 간다고 하고는 길을
나선다.
걸레는 언제 빨러 가는 것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15분마다 가는 것이란다.
그래서 몇 번을 왔다 갔는가 보다.
로봇락이 제일 스트레스받아하는 것이 전선즐인데
이번에는 잘 치워 놓으니 살금살금 잘 돌아다녔다.
지난번에 전화기 충전하는 줄이 걸렸다고 전화기로
알림 메세지가 왔었다.
그때도 어찌어찌하더니 뱉어내고 다시 활동을
한 것 같았다.
안방에 간 듯 한동안 조용하더니 소리를 내며
제 집을 찾아와 자동차 주차 하는 것처럼 몇 번을 앞뒤로
왔다 갔다 하더니 제 자리로 들어갔다.
좀 있으니 걸레 빠는 소리가 들리고 나중에는
바람소림가 들렸다.
저 소리가 뭐였더라?
곰곰히 생각해 보니 등산 갔다가 내려와서 신벌 먼지 털어낼 때
그 기계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기소리 같았다.
아마 걸레의 물기를 털어내는가 보다.
참 똑똑하고 재미있는 물건이다.
이제 청소는 로봇락을 믿고 전적으로
일임하기로 맘먹었다.
그리고 이 집에서 돌아다니는 것은 나와 그 애뿐이니
서로 부딪치는 일 없이 질서 있게 지내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멋진 이름이나 하나 지어 줄까?
첫댓글
개와 로봇은
밥만 주면 주인에게 절대 배신하지는 않는다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죠.
하지만 개는 청소는커녕 집안을 어지럽히기만 하니까
개 이름은 그렇고,
옛날 양반집의 머슴인 우직함과 충성심 강한 돌쇠로
이름을 지으면 어떨는지요? ㅎ
돌쇠가 여러모로 필요하긴 해요.
근데 청소 하는것 하나만으로는 그 이름을 감히
얻을 수 없는데 좀 두고 볼게요 .
(에피소드 하나 )
몇년전에 새 로봇 청소기 (름바 )가 있었는데
노견이 싸놓은 푸푸 (똥)을 그게 먹어치워
그냥 버린적이 있습니다 .
제가 속이 많이 상했었지요.
그 노견도 저 세상으로 떠났습니다 .
마나님의 명령을 잘 따르는
머슴~워때유 ㅎ
머슴은 땔감나무도 구해오고
가끔 장작도 패야 하는데 ..
머슴이라고는 못 불러유 ㅎㅎ
그 참 똘똘하네요.
저희 집에도 하나 있는데 기능은
초보 기능만 있어 빨고 말리고 그런 건 못합니다. ㅎ
똘똘이, 깔끔이, 말끔이.. 추천합니다. ㅎ
세 이름이 다 괜찮네요 .
그 중 똘똘이 ....
생각해 보렵니다 .ㅎㅎ
제가 하나 추천해 드릴께요.
"루미" Lumi
( Luminous )의 줄임 말
뜻은 "빛나다" 입니다.
집안 구석구석 깔끔하고 빛나게 해 달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정말 귀여운 이름이네요 .
"루미야 , 이제 청소 시작해 볼까 ?"
제가 한번 그 이름이 괜찮은지 로봇 청소기한테
물어 볼게요 .
추천 감사 드립니다 .
아녜스님과 한가족 된 로봇이니
녜스봇 - 녜 's bot어떠세요.
두음법칙 적용하면 ‘예스봇’
청소를 NO 없이 하는 ‘YesBot’ 이기도 하고요.
맘에 드시지요?
네 ~ 맘에 들어요 .
역시 해도네님은 똑띠기 입니다 .
네 하인 생겼어요
맞아요 .
너무 부려먹지는 않을것입니다 .
참 재미있는 청소 로봇이네요.
서로 의논 좋게 잘 지내셔요.
이리저리 알아서
집안 구석구석을 살피며 청소하는 모습이
마치 두꺼비를 연상합니다.
청소 만큼은 끝내 줄 겁니다.^^
'뚜꺼바~
뚜꺼바~
청소 좀 해다오'
ㅎㅎㅎ
콩꽃님인 추천해 주신
"두꺼비" 재미있습니다 .
새집 주려고 했는데 청소 해 달라고 하면
싫어 할까봐 걱정이 살짝 되네요.
로봇청소기가 정말 똑똑하네요.
구석구석 알아서 청소를 해주는
고마운 로봇청소기.
이름을 뭘로 지어 줘야 하나
생각해 봅니다.ㅎ
똑똑이~
저 위에 마음자리님이 "똘똘이 " 어떠냐고 햐셨는데
"똑똑이" 도 괜찮네요.
정말 똑똑하긴 해요 .
한번 간 길은 다 기억하고 잘 찾아 다녀요 .
저보다 나은것 같답니다 ㅎㅎ
맘에드는 좋은 친구 생긴것 축하합니다. 이렇게 기계가 모든 걸 할수있으니 한편으로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요? 요즘 집사람도 핸드폰이 제일 좋은 친구입니다.. 그렇게 똑똑할수가 없지요..
대학에서 심리학교수를 퇴직한 올해 77세인 선배님은 집에서 심심해서 어느날 TV기능 서비스를 말로하는 기가지니에게 말했습니다. <야 지니야 너좀 사귈수있니? > 지니왈< 왜 그러세요? 부끄럽게...>
정말 좋은 세상이 맞습니다 .
애들 집에 가보면 모르는 물건이 있어
제가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 인고?" 하고 묻습니다 .
언덕 저편님 선배님께서 다시 지니한테 물어 보라 하셔요 .
좀 빼다가 승낙할것 같은데요 .ㅎㅎ
기계가 아니라 동거하는 친구 같은 느낌이네요.
글 읽으며 떠오른 기억 하나.
처음 청소기를 샀을 때가 생각 납니다.
어찌나 신기 하던지.
저런 똑똑한 친구는 곁에 둘 만 하네요.
저도 내년엔 하나 장만 해야겠어요.
저런 문명은 충분히 누려 봐야 억울하지 않을 듯 하네요.
차분한 글 솜씨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 집니다.
맞아요 . 이 좋은 세상에 원시인처럼 살 수는 없지요.
제가 가끔 저는 원시인이라고 말 합니다 .
문명을 거부 하지는 않는데 도저히 따라 갈 수가 없어요 .
커쇼님이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면
제가 글을 올린 충분한 만족을 얻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요즘 로봇 청소기는 참 영리하군요.
나는 청소하는게 힘들어. 20년 전 처음
로봇 청소기가 나왔을 때 거금을 주고 샀지만,
모서리에 부딪히며 작동을 못하고 멈추어 버려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이웃에게 줘버렸던 추억이 있습니다.
아녜스님 청소기 덕분에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무릎 꿇고 다니며
걸레질 했는데 이제 그만 하려고요 .
대충 살아도 되는것 같아 집 청소도
그렇게 하려 해요 .
저는 로봇청소기가 어찌나 귀여운지 "똥강아지"효자라고 부르네요
그동안 청소가 너무 힘들었거든요
제가 청소하는것보다 더 깨끗하게 청소해놓아요
밥도해주고 집안 살림도 해주는 로봇도 나오길 소원해봅니다
"똥강아지 효자" 아주 귀여운 이름이네요 .ㅎㅎ
어찌나 똑똑한지 길도 잘 찾아 다녀요 .
물걸레도 닦아주니 침대밑 쇼파밑에 먼지가 안
보여서 좋습니다 .
길상화님과 로봇청소기 예찬론자가 된것을
기쁘게 생각 합니다 .
덕분에 검색해보니
삼성은 $1,700이나 하는군요.
다른 회사것은 $700하는데
사용하시는 제품 맘에 드시는지?
어느 제품인가요?
스팀 물걸레는 많이 비싼게 저는 그냥
물청소 하는것으로 샀습니다 .
인터넷 검색하여 리뷰 좋은것으로
세일 하는것으로 샀습니다 .
우렁각시
우렁서방 ㅋㅋ
청소만 해 주는것으로는
"우렁서방"은 안되지요 ㅎㅎ
날씨가 춥다던데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