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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무사히, 집으로 |
'서울 서초구에서 실종된 ○○씨(여, 83세)를 찾습니다. 155센티미터, 70킬로그램, 남색 상의, 상아색 바지…' 휴대폰에 실종 경보 메시지 알림이 요란하게 울렸다. 별 생각 없이 메시지를 지우고 다시 음악을 들었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데 한 할머니가 곁에 앉았다. 웅얼거리며 수첩에 무언가를 적더니 내게 말을 걸었다. "여기 정류장 이름이 뭐예요? 다시 돌아와야 하는디." 알려 줬는데 할머니가 잘못 알아듣는 것 같아 수첩에 대신 써 줬다. 수첩은 삐뚤삐뚤한 글자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때마침 버스가 도착해 서둘러 올라탔다. 자리가 많은데도 할머니는 굳이 내 옆에 앉았다. 방금 베푼 호의가 후회스러웠다. 할머니는 버스가 설 때마다 여기가 강남역이냐고 물었다. 몇 번이고 묻기에 "저도 강남역 가니까 같이 내려요!"라고 말해 버렸다. 할머니는 그제야 안심이 됐는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강남역에서 하차하니 할머니는 집에 돌아가려면 정류장 이름을 알아야 한다며 수첩에 필사적으로 적었다. 어눌한 말투,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모습에 치매임을 알아챘다. 실종 경보 메시지가 떠올랐다. 메시지 속 인상착의가 할머니와 비슷했다. 경찰에 신고해 본 적이 없어 머릿속이 하얘진 사이 할머니가 나를 막무가내로 잡아끌었다. 인파 속에서 할머니를 놓칠까 봐 손을 꽉 잡았다. 지하철역 안으로 향하는 할머니에게 어느 역에 내리는지 물었다. 우연의 일치인지 나와 같았다. 도착하면 역무원에게 할머니를 인계하겠노라 굳게 다짐했지만 혹시 몰라 할머니의 수첩에 적었다. '할머니가 치매십니다. 가족을 찾지 못한다면 이 번호로 꼭 연락 주세요.' 에어컨이 고장났는지 지하철 안이 무더워 할머니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가방에서 휴대용 선풍기를 꺼내 쐬어 주자 할머니가 말했다. "이렇게 시원한 게 다 있나? 참말로 고맙데이." 그때 할머니의 휴대폰이 울렸다. 가족의 전화인 듯해 어서 받으라 하니 할머니가 눈을 감았다. 내가 받으려 하자 아예 몸을 반대 방향으로 틀었다. 나쁜 놈들이니 받을 필요 없다면서…. 그때부터 할머니는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차할 역에 도착해 할머니에게 어서 내리자고 하니 "너나 가!"라며 소리 쳤다. 완강한 할머니를 설득하지 못한 나는 문이 닫히기 직전 "이 할머니 치매니까 신고 좀 해 주세요!"라고 외치고는 허둥지둥 내렸다. 떠나가는 지하철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할머니를 잡아끌어서라도 같이 내릴걸….' 할머니가 순환선인 2호선을 정처 없이 떠돌진 않을까, 불안감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할머니의 가족이었다. 할머니가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에 비로소 죄책감에서 벗어났다. 실종 경보 알림이 하루가 멀다 하고 울려 댄다. 나는 생판 모르는 사람의 정보가 적힌 그 메시지들을 이전처럼 쉽게 지우지 못한다. 그러고는 기도한다. 이분이 부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김경준 | 서울시 강동구 복지 동기 부산 남구와 남부산우체국이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 집배원이 치매 환자를 찾아가 관찰한 뒤 점검표를 작성해 치매 안심 센터에 전달하면 센터가 고위험 환자를 가려내 집중 관리한다. 수취인의 서명을 받고 우편물을 전달하는 등기 시스템에서 착안됐다. 주는 사람의 행복 미국 '스탠더드 오일' 창립자 존 데이비슨 록펠러(1839~1937) 존 데이비슨 록펠러는 미국 뉴욕 주의 허름한 집에서 태어났다. 형편은 어려웠지만 그의 부모는 자녀 교육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어머니는 검소한 생활 습관을 강조했는데, 그 덕에 어려서부터 용돈 장부를 쓰는 등 경제 관념을 기를 수 있었다. 그는 열일곱 살 때부터 석유 측량공으로 일하며 석유 산업의 잠재력을 내다보고 투자하기 시작했다. 20대 초반 친구들과 석유 회사를 설립한 그는 30대에 백만장자, 50대에는 세계 최고 재벌이 됐다. 하지만 그의 삶은 행복과 거리가 멀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우울증과 소화 불량에 시달렸고, 머리카락과 눈썹 등이 빠지며 몸이 조금씩 말라 가는 '알로피셔'라는 병까지 앓았다. 그리고 주치의로부터 1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에 들른 어느 날, 그는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복이 있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액자 앞에 멈춰 섰다. 눈을 감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던 그때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한 여성이 나중에 꼭 갚을 테니 제발 딸의 병을 고쳐 달라며 사정하고 있던 것. 그 모습을 본 록펠러는 병원비를 몰래 지불했다. 며칠 후, 그는 퇴원하는 모녀를 조용히 지켜봤다. 그의 마음에 지금껏 느껴 본 적 없는 기쁨이 일었다. 남에게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훨씬 행복하다는 걸 깨달은 그는 재단을 설립해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전 재산을 기부했다. 세상을 떠나기 전 록펠러는 자서전에 병원에서 그 모녀를 만난 순간을 기록했다. '여태껏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황혜원 기자 |
Proud Mary자랑스러운 메리 - Grupo Talí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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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공유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유와 웃음있는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어느새 4월 끝자락 입니다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오늘도 좋은 글 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반갑습니다
핑크하트 님 !
오늘도 소중한 멘트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건강과 사랑, 행복 가득한
희망찬 5월 맞이하시고
늘 건승을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