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배낭여행(8)
아름다운 은광도시 따스코(Taxco)
따스코의 아기자기한 거리모습 따스코 노천식당에서 햄버거로 점심
멕시코시티 서남쪽 178km 지점에 있는 따스코(Taxco)는 해발 1,500m의 계곡 속에 자리 잡은 작고 아름다운 도시로 식민시대 이전부터 은광(銀鑛)이 발견되어 유명해진 도시이다. 특히 기후가 온화하고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안내책자에 나와 있어서 다녀오기로 하였다.
소나로사의 한국식당에서 만났던 멕시코인에게 가는 방법을 물었더니 호텔에서 1인당 2,000페소(20만 원)짜리 패키지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개인여행을 선호한다고 했더니 지하철로 산 라자로(San Lazaro)역에 내리면 버스가 있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 일찍 산 라자로역에 갔더니 따스코로 가는 버스는 다른 노선의 끝인 따스께냐(Taxquena)역 앞에 있다고 한다. 이런 낭패가 있나...
서둘러 지하철을 두 번이나 갈아타고 따스께냐역에 도착하여 10시에 출발하는 따스코 행 고속버스(140페소)를 탈 수 있었다. 멕시코시티 남쪽, 만년설을 이고 있는 거대한 산을 넘어 2시간 30분여 달려서 따스코에 도착하였는데 골짜기에 오밀조밀 들어선 작은 도시였다.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즈도 이 은광도시를 알고 있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1751년 프랑스인 광산업자 조셉 보르다(Joseph de la Borda)에 의하여 재개발되는데 그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준다.
그는 벌어들인 돈으로 1758년, 당시 바로크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칭송받는 세바스찬 성당(Santa Prisca San Sebastian Church)을 건립하는데 내부 장식은 식민시대 최고의 예술가로 꼽히던 까브레라(Miguel Cabrera)에 맡겨서 오늘날 외관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내부 장식 또한 천상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걸작들로 채운다.
또 성당 앞 자그마한 광장(Zocalo) 한편에는 아들에게 지어 주었다는 호텔 까사 보르다(Casa Borda)도 있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한창 보수 중이었다.
따스코가 오늘의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20년대 미국인 스프라틀링(William Spratling)이 이곳의 아름다운 경관과 온화한 날씨에 반하여 책을 쓸 목적으로 오는데 이 지역 믹스텍(Mixtec) 인디오들의 뛰어난 손재주를 발견하고 은세공 기술을 가르쳤다고 한다.
아름다운 인디오 문양의 은제품들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하자 단번에 세인의 관심을 끌어 스프라틀링은 돈방석에 앉게 된다.
세바스찬 성당 뒤 쪽에는 스프라틀링 기념관(Museo de Taxco Guillermo Spratling)이 있는데 독특한 이곳 은세공의 걸작들과 스프라틀링에 대한 소개 등이 전시되어 있다.
따스코 거리의 귀여운 여고생들 세바스찬 성당 세바스찬 성당 내부
따스코는 자연석 작은 돌로 길바닥을 깐 좁고 꼬불꼬불한 골목, 비탈길로 이루어진 작은 골목에는 낮고 예쁜 집들이 빼곡히 차 있어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성당은 언덕 위의 작은 평지에 세워졌는데 언덕 아래의 시장에서 성당으로 오르는 가파른 골목길은 온통 은세공품 가게, 기념품 가게, 음식점 등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미로 속에 갇힌 듯 방향도 잡기가 어렵고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비켜서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이곳에서 파는 은세공품은 모두 도금이 아니고 진짜인데 가격을 흥정하는 재미도 있었고 가격은 무게를 달아서 매기는데 무척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되었다.
며느리를 주려고 작은 목걸이를 샀는데 페난트와 줄도 따로따로 무게를 달아서 가격을 매겼는데 아주 예쁜 목걸이가 140페소(만 4천원)였다.
저녁에 멕시코시티 숙소에 돌아와 따스코 관광의 경비를 계산하여 보았더니 5~6가지 선물과 기념품 값, 식사대, 차비를 모두 합쳐도 600페소가 채 안되었다. 호텔 패키지 2,000페소는 좀 과하지 않은가... 돌이켜보면 따스코는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아주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도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