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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지켜라] 05
#1. 대회의실 (낮)
전회 엔딩 이어서.
장비서 : 다음은.. 테마파크 중간보고인데.. 사정상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순서 보며) 그럼 DN 증권사의(하는데)
문 벌컥 열리며 은설이 들어온다. 숨 몰아쉬며.
참담한 얼굴의 차회장을 비롯한 일동의 시선 집중되는데.
은설 : (꾸뻑) 죄송합니다. 잠시만요. (장비서에게 가서 뭐라 말하고)
장비서, 은설이 준 노트북 활용해 빔 프로젝트 틀면,
슬라이드에 띵 나오는 지헌. 건방지게 책상에 다리 올려놓은 채 앉은.
차회장과 무원, 숙희, 그리고 일동, ...?!
은설, 왜 저래? 민망한데. 지헌, 뭔가 화면 확인한 듯, 시작된 건가? 하며 제대로 앉는다.
지헌 : (화면 속에서)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하고 씩 웃는)
은설 : (화면 속 그런 지헌 향해 웃다가 문득 보면, 지헌의 셔츠 단추 밀려서 잠겨 있는,
저런 싶은 은설의 얼굴, 뻗친 머리에서 연결돼서)
#2. 은설집 화장실 (회의 전 상황)
은설, 뻗친 머리와 퀭한 눈으로 양치 중이다. 그 와중에도 방안... 후우... 해가며.
명란 : (잠 덜 깨 짜증난, 배 긁적거리며 와서 핸드폰 건넨다) 받어, 아저씨야. 원빈 아저씨 말고 무림고수 니네 아빠.
은설 : (받으려다보면, 화상통화다) 어, 아침부터 왜?
노봉만 : (OL, 화상 속에서, 핸드폰에 신문-은설과 지헌이 함께 실렸던 4회 신문- 비쳐 보이며) 이거, 이거 뭐야?
니가 왜 신문에 나와?
은설 : (쯧) 이게 언제적 신문인데?
노봉만 : 너, 산에서 안 살아봤냐? 누가 제 날짜에 신문 배달/ (해주디? 하는 와중에)
은설 : (듣지도 않고, OL) 미안한데 내가 좀 바빠, 아빠. 끊을게. (끊고 다시 양치) 어뜩하냐, 회의...
(한숨 쉬다가, 문득..!!! 핸드폰 들어보며!!) 어? 어어?!
#3. 지헌집 방 + 방 밖 거실 (회의 전 상황)
지헌, 숙취로 자고 있는데 은설이 급히 들어오며,
은설 : 이럴 줄 알았어. 전활 수십번을 해두 안받구. (흔들어 깨운다) 일어나요, 늦었어요.
누군 해결방안 생각하느라 한숨도 못잤는데.
지헌 : (그러건 말건 돌아누우며 잠결에) 5분만...
은설, 안되겠다. 지헌의 팔 들어 힘으로 일으켜 세워 기어이 침대 밖으로 끌어내 세우고.
지헌, “5분만..” 짜증내며 딸려오는. 그 바람에 덮혔던 이불 떨어지며 드러나는 빤스. 은설이 선물한.
은설 : 어? 내가 선물한 빤스다.
지헌 : (눈 못뜬 채 휘청 잠결에 서서 기분 좋은) 어, 노은설이 선물한.. (하다가..!! 눈 뜬다. 은설을 보고..!!
자신의 차림을 보고..!!) 뭐.. 뭐야?! 왜 또 이래?! (하며 이불로 몸을 또로로 마는데)
은설 : (그 사이, 옷장에서 대충 지헌이 입을 옷들 꺼내와선, 한손으로 이불 끝 잡고 발로 살짝 지헌을 민다,
다른 손은 옷들고 있는 터라 발을 쓴 것)
지헌 : (그 바람에 빙그르 돌며 애써 만 이불 촤르륵 벗겨지는, 헉 가리며) 죽을래 노은설?! 진짜 가만 안둔다 어?!
내가 못할 거 같아?! (말 끝나기도 전에 끌려간다)
은설 : (끌며) 어차피 지난 번에 볼 거 자세히 다 봤는데 뭘 새삼 부끄러워요? 그럴 시간 없어요. 늦었다니깐.
지헌 : (끌려가며, 뿌리치려 애쓰며) 뭐? 뭘 자세히 봤단 거지? 이봐, 노은설!
그렇게 방밖으로 끌려 나가고, 메이드 지나가다가 어머! 놀란다. 지헌, 씨이.
끌려가는 와중에 은설이 든 바지 뺏어 꿰어 입으며, “잠깐만” “나 세수도 안했어!“, 은설, ”가서 해요“ 등등.
#4. 지헌집 앞 + 지헌 차 (회의 전 상황)
집 앞에 대기해 있는 차. 지헌, 셔츠 단추 밀린지 모른 채 잠그며 은설에게 끌리다시피 해 차 쪽으로 가고 있다.
“좀 살살 잡아당겨 아프잖아” 해가며.
김비서 : (창으로 얼굴 쏙 내밀며) 굿모닝, 차본.
지헌 : (가다 흠칫) 뭐야?
명란 : (김비서를 누르고 내밀며) 나두 굿모닝, 본부장군.
지헌 : (또 흠칫) 뭐냐구?! (은설 보면)
은설 : (그제야 씨익, 자랑) 내가 방법을 찾았거든요. (차 문 열어, 지헌 강제로 태우는)
김비서 : (반항하며 태워지고 있는 지헌에게) 왜, 니가 본사 근처에다 스마트 센터 사무실 낸 거 있잖아.
회장님한테 깨져서 진행하다 만 거.
지헌 : 내가 언제 깨졌다구, (하다가, 아 맞아.. 그런 얼굴 위로)
지헌 : (E) 다음은 중장기 비젼입니다. 발표 전에, 여러분은
#5. 스마트 센터 회의실 (낮)
지헌, 노트북 앞에 두고 앉아있다. 그 앞엔 아무도 없는 텅 빈. (지헌은 오로지 노트북 카메라 및 화면의 기획안만 보며 발표 중)
지헌의 뒤론 슬라이드. 대회의실 장면이 보여지고 있다.
지헌 : (이어서, 발표가 진행될수록 점점 자신감이 붙어가며) 우리 디엔 테마파크의 경쟁상대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타 경쟁사 테마파크? (훗) 아니요. 바로 스마트폰, 게임기, 인터넷, 즉 모바일 네트워크를 비롯한 사이버 세상입니다.
그 온라인 세상 속 사람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는 게 바로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한다 그겁니다.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슬라이드에 보여지는 자랑스런 차회장의 얼굴, 당황하고 열받은 숙희, 애써 담담히 보는 무원,
의외란 듯 보는 이사진 등등.
#6. 놀이공원 비젼 혹은 스틸컷들
- 아이를 목마 태우고 가는 가족들의 행복한 모습
- 수줍은 연인의 데이트
- 뭐가 좋다고 까르르 친구들과 웃어대는 10대 청소년들
- 마지막으로, 노봉만과 어린 은설의 놀이공원 비젼을 보던 지헌과 은설의 모습들이 짧게 보여지는 위로,
지헌 : (E)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가 추억이 되는 공간. 그것이 우리 DN 파크의 뉴 캐치프레이즈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추억을 테마로 한 다양한 에피소드 광고를 시리즈로 펼침과 동시에,
#7. 대회의실 (낮)
슬라이드에 보여지는 지헌의 모습.
지헌 :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광고 공모전을 열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네티즌들, 창의력 대장들 아닙니까?
그들이 만든 광고, 즉 그들의 추억담을 그들이 심사하고 공유하게 할 겁니다. 온라인 세상을 오프로 끌어내기 위해,
오프의 추억을 온라인으로 다시 담아내는, 다시 말해 온오프의 익스피어리언스를 연결해 웹 2.0 시대에 걸맞는..
그렇게 발표하는 사이, 점점 차회장, 만면에 퍼지는 웃음을 참으며 자랑스러움에 턱이 치켜들려진다.
보란 듯 숙희 보고 잘난 척 미소도 짓고.
숙희, 열 받아서 펜을 꾸욱 쥐고. 무원은 담담하지만 서늘한 얼굴로..
은설은 그저 지헌이 자랑스럽고 대견하고 뿌듯함과 감격으로 서서...
#8. 대회의실 앞 복도 (낮)
회의 끝나고 나오는 일행들. 이사 한둘이 “차본 기획 괜찮았습니다, 회장님”. “네, 좋았어요”
차회장, 껄껄 웃으며 “뭐 들어 줄만은 했던 거 같습니다” 겸손 가장한 잘난 척하다가
숙희와 무원이 나오는 걸 보곤, 반색하며 다가간다.
숙희, 씨이 못본 척 피해가려는데 차회장, 부득불 잡고.
차회장 : 다 형수님 덕분입니다. (귓가에 대고) 니가 내 경영권까지 위협해주니까, 지헌이 저게 정신차렸잖아.
(떨어져선) 감사해요, 형수님.
숙희 : (이런, 열받는데)
차회장 : (숙희 향해 풋 웃곤, 무원에게) 무원이 너도 발표, 노말하니 괜찮았어. 수고 많았다. (미소로 툭툭 어깨 두드려주는데)
숙희 : (마침 누군가 지나가며 살짝 치자, 어머, 부러 살짝 휘청하며 하이힐로 차회장의 발을 꾸욱 밟는다)
차회장 : (흡, 고통에 표정 썩고)
그런 사이, 무원.. 그런 유치한 두 사람 흐음 보곤. 조용히 방 쪽으로 먼저 간다.
숙희 : (마지막으로 힐로 제대로 비벼주곤 떼며) 어머 미안해요 서방님, 어뜩해.
차회장 : (고통 서린 얼굴로 괜찮단 듯 하하 웃곤, 귀에 대고) 너 왜 이렇게 유치하냐.
숙희 : (미소로, 귀에 대고) 몰랐냐? 그니까 건들지 마라.
차회장 : (아유 이걸, 눈 부라리며, 입은 미소로 보고)
숙희 : (째리며, 입은 미소로 마주 보고)
이사 : (지나가다가) 두 분 안가십니까?
차회장 : (얼른 눈 풀고 미소로) 가야죠. 가십시다 형수니임.
숙희 : (역시 눈 풀고 미소로) 먼저 가계세요, 서방님.
차회장 : 그럼 가 있겠습니다. 꼭 오세요. (하하 숙희에게 웃어보이곤, 에잇 통증에 다리 홱홱 털고 가고)
숙희 : (흥, 쌤통이다 보면서 가는)
#9. 무원방 (낮)
무원, 복잡한 얼굴로 앉아있는데 숙희가 들어온다.
숙희 : (거칠게 문 닫자마자, 저도 모르게 무원에게 히스테리) 아들, 뭐야 도대체? 이게 어떤 기회였는데,
지헌이 행보 하나 체크 못해서 무슨 꼴이냐구 이게!
무원 : (서류에 시선 준다. 일부러.. 대꾸하기 싫어 보는 척하는)
숙희 : (계속) 모욕도 모욕도 이런 모욕이 없어. 아우 내가 차봉만이 그 너구리 자식을!
(새삼 분 삼키고) 엄마, 아들한테 정말 실망했다 오늘. 내가 누구 믿고 사는데, 내가 누구 하나 위해 사는데,
엄만 정말이지 이런 굴욕 당하면서 못살어, 살수가 없어 아들!
무원 : (계속 서류에 시선주고 있지만, 상처 입어서) ...
#10. 거리 (낮)
회사에서 스마트 센터로 달려가는 은설. 너무너무 기뻐 웃음이 절로 난다.
달리다 하이힐 굽이 블록 틈이나 맨홀 구멍에 껴 휘청이면서도 웃음 난다. 힐을 힘겹게 빼내면서도 기쁘다.
지나가는 사람이 이상하게 쳐다봐도, 마주보며 웃는다.
이 순간 최고로 행복한 은설. 그렇게 기쁘게 달려가며.
#11. 스마트 센터 (낮)
회의실에서 일어나 로비 쪽으로 이동하며.
지헌 : 도곡동 살다 노은설 동네로 갔다니, 집안이 그야말로 쫄딱 망했군 김비서.
김비서 : (째리며) 누가 써준 성의 없는 추천서 덕에 아직까지 백수기도 하지.
지헌 : 나도 안타까웠어, 김비서가 선뜻 추천할 수 없는 인재였단 게.
김비서 : (이런) 김비서 김비서 하지마아, 나 이제 니 비서 아니거든? 오늘은 그냥 알바야, 그러니까 알바비나 주셔.
명란 : (하품하며) 나두 주셔.
지헌 : (헛, 째린다) 레슬러양은 내내 엎어져 잠만 잤잖아.
명란 : (시침) 엎드려서 기도한 거야, 본부장군 발표 잘하라구. (하는데)
은설, 로비 문 벌컥 열고 들어와서 와락, 명란을 안는다. “수고했어, 명란아”
그리곤 김비서를 와락, 안으며. “수고하셨어요 선배님”
그 사이 지헌, 김비서를 안는 게 불쾌하지만, 다음은 내 차례구나 떨리며 준비 자세까지 하는.
은설, 여지없이 안으며. “정말 잘하셨어요” 하고. 지헌, 흥 하듯 준비된 포옹을 하며, “노은설도 뭐 수고했어”
그렇게 포옹하다가 두 사람 동시에 흠칫.
<플래쉬백 4회 #53>
지헌 : 정말 콱 박힌 거 같아.
은설 : 네?
지헌 : ... 우주돌멩이가... 대뇌변연계의 편도핵에 콕 박혀버렸어.
은설 : 네? 대뇌.. 편도 뭐요?
지헌 : 무식하잖아. 대뇌변연계. (은설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이 돌멩이 안에 있는 거야.
은설 : (머리 콕콕 밀리며) 아니거든요? 내가 주먹이 돌이란 소린 듣고 자랐어도, 머리가 돌이란 소린 안듣고 살았거든요?
지헌 : (머리 밀리는 은설의 모습에 웃는다. 술김에 솔직하게 웃고 마는...)
은설 : (지헌의 그 웃음에 기분 좀 이상해지는데) ...
지헌 : (그렇게 웃다가 은설의 어깨로 고개가 푹 꺾어지며)
은설 : ...
포옹한 채, 동시에 기억이 떠오른 둘.
은설의 얼굴 옆에 말풍선 혹은 탁탁 자판 쳐지듯 나타나는 속마음. ‘필름.. 끊겼을 거야, 기억 못할 거야’
지헌의 얼굴 옆에 역시 나타나는. ‘노은설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을 리가 없어’
흠칫, 떨어져 뭔가 뻘쭘한 두 사람.
그런 둘을 별 의심은 없이, 왜 저러나 보는 김비서와 명란.
명란은 하품 늘어지게 하며. 그렇게 일동 나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며.
은설 : 어.. 회식 가셔야죠, 회장님이 꼭 와야 한다고 당부하셨어요.
지헌 : (역시 좀 어색한 기분으로) 싫어, 안가. 회식 싫어.
은설 : 그럼 제가 깨져요, 회장님한테.
지헌 : ... (에이) 알았어. 가면 되잖아.
김비서 : (뒤에서 울컥) 어? 나한텐 그냥 깨져! 그랬잖아 맨날.
은설 : (그랬었구나 싶어 지헌 보면)
지헌 : (시침) 내가? 언제?
김비서 : (우와, 어이없단 듯 호흡곤란, 가슴께 잡는데)
명란 : (톡톡 두드려주며 진정하란 듯 위로하는)
지헌 : (그런 사이) 노은설은.. 안가나 회식?
은설 : 선배님들이 다 회식 준비하러 가셔서, 전 회의 뒷정리해야 해요.
지헌 : 그래? (하며 보는데, 새삼 들어오는 은설의 밤샘 피곤한 얼굴. 괜히 쯧) 얼굴 참 솔직해. 밤샘 좀 했다구, 꼴이 말이 아니야.
은설 : (얼굴 만지며) 그래요?
지헌 : 그러니까 정리 대충하고, 빨빨 거리면서 어디 나다니지 말구 빨랑 들어가서 자, 알았나?!
은설 : (뭐야.. 하다가 마음 알겠어서 픽 웃는데)
명란 : 이게 근데, 빨빨거리든 잠을 자든, 뭐 그런 것까지 이래라 저래라야?! (하며 어깨 턱 잡으면)
지헌 : (던져졌던 트라우마, 흠칫 피해 마침 열린 엘리베이터에 오르며)
#12. 대회의실 (낮)
빈 회의실. 은설, 테이블 위의 찻잔들 정리해 카트에 담는다. 그러다가 문득 앞을 보는.
은설의 눈앞에 펼쳐지는 비젼. 아까의 회의장면들. 슬라이드 속 발표하던 지헌의 얼굴. 그런 지헌의 얼굴에서 연결되어.
<인서트 - 스마트워크 센터 - 회의 전 상황>
김비서, 슬라이드 빔 프로젝트 설치하며. 은설에게 화상 노트북 들고, 사용법 설명. 은설, 진지하게 듣는.
지헌은 회의 발표할 내용들, 중얼중얼 연습하는.
명란은 엎어져 반쯤 자다가 중간중간 일어나 지헌에게, “쓰읍, 좀 더 당당하게”, “에헤, 발음이 뭉개졌잖아, 본부장군” 등등.
지헌, 우씨 했다 돌려앉고. 은설, 헉해서 명란 째리며 눈빛으로 입닥쳐! 하곤 지헌에게,
“아니에요, 완전 잘하시는데요? 와 스티브 잡스보다 더 잘해, 차티브 잡스야”
지헌, 흥... 하면서도 그런가아? 다시금 잘난 척, 읽고.
은설, 그런 애 같은 지헌 보며 에효호, 한숨 쉬며 웃고.
그런 은설의 미소에서 연결되어... 은설 열심이었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웃는다.
은설, 이내 씩씩하게 카트 밀고 나가며.
#13. 무원방 (낮)
복잡한 얼굴로 눈감은 채 의자 깊숙이 앉아있던 무원. 조용히 일어나 자켓 등 챙겨들고 나간다.
#14. 비서실 + 탕비실 (낮)
무원, 방에서 나와 나가려다가 탕비실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탕비실 쪽으로 가면 점점 커지는 흥얼거림.
보면, 은설이 설거지하며 노래 흥얼거리고 있다.
탕비실 입구 벽에 기댄 채 보는 무원.
은설의 노래. (강희씨 라디오에서 들은 노래에, 혹 다른 재밌는 노래, 랩부분 변주.
나는 전생에 제갈공명, 노은설은 진짜 비서, 훈늉훈늉 노은설짱, 날 사랑해요, 등등 해가며)
무원, 은설이 재밌고 신기하고 부럽다. 왠지 편안해지는 느낌도.. 그렇게 웃음으로 은설을 보는데.
노래 부르며 찻잔 정리하려 돌아서던 은설...!!!! 누군가가 있다. 그것도 하필 무원이다...!!! 그대로 굳고 만다.
무원 : 놀랬죠? 미안해요, 재밌어서 잠깐 듣는다는 게..
은설 : .. 전.. 다 회식 가시구 아무도 없는 줄 알구... (말 더 못잇고 우울하게 돌아서 다시 설거지,
쪽팔림에 저도 모르게 힘들어가고, 뽁 금가는 접시, 또 헉)
무원 : (나가려다 뽁! 소리에 돌아보고) 밥 먹었어요?
은설 : (얼른 다른 접시로 깨진 접시 가리다가 헉 놀라서) 네?!
무원 : 안먹었음 같이 먹구, 먹었어도 또 먹어요 나랑.
은설 : .. 아... 네에...
#15. 레스토랑 (오후)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스타 정도 먹는. 거의 다 먹어가는 중이다.
은설, 어설프게 나름 요조숙녀처럼 내숭떨며 먹는다. 중간중간, 기억난 듯 냅킨으로 입가도 찍어가며.
그러다가 무원을 보면, 여느 때보다 뭔가 좀 쓸쓸해 보이는.
무원 : (시선 느끼고 본다) 왜요?
은설 : ... 무슨 일.. 있으세요?
무원 : 무슨 일.. 있죠. (하곤 픽 웃으며 대수롭지 않은 듯) 혼났어요.
은설 : 네, 누가 본부장님을 혼내요?
무원 : (웃는)
은설 : .. (보다가, 위로 차 짐짓) 어차피 저 힘 좀 쓰는 여잔 거 다 들킨 마당에 제가 손 좀 봐줄까요?
(포크 쥔 손 힘주며) 누구예요?
무원 : 우리 어머니요.
은설 : ... 아, 네. (코 박고 먹는다)
무원 : (웃음 나고 만다. 고맙기도 하고 은설이 민망할까봐 짐짓) 내 편 들어줘서 그런가 막 하소연하고 싶네.
은설 : (얼른 얼굴 들고) 네, 해 주세요 하소연. 들어드릴게요.
무원 : 내 생각엔.. 나 정도면 꽤 모범적인 아들인 거 같거든요.
은설 : (본다)
무원 : (농담조로 말하지만 진심도 좀 묻어나서) 한다고 하는데 뭘 더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네요 진짜. (좀 씁쓸히 웃는다)
은설 : (보며, 마음 안좋아서) 제가 본부장님을 살짝 어두운 길로 인도해도 될까요?
무원 : (본다)
은설 : ..맨날맨날 밤 열시 전에 집에 들어가다가 어쩌다 열두시에 들어가면, 니가 돌았구나, 그러거든요.
근데 맨날 밤 열두시 넘어 들어가다 어쩌다 열시에 들어가면요, 아이구 일찍왔네 고맙다 내 새끼, 그래요.
무원 : (음 수긍가고 웃기기도 하고, 농담조로) 내가 너무 훌륭하구나 평상시에. 지헌인 어쩌다 잘하는 척만 해도 막 칭찬받는데.
은설 : 바로 그거죠. 근데요 그렇다고 차지헌 본부장님을 닮는 건 결사반대구요
그냥 살짝 가끔 전략적 반항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무원 : (OL, 숟가락 탁 놓고) 일어나요.
은설 : ..네?
무원 : (OL) 그거 하려구요, 그 전략적 반항. (가는)
은설 : (가방 챙기고 쫄쫄 쫓는데)
무원 : (멈춘다) 그래서, 이제부터 뭘 어뜩하면 되는 거죠?
은설 : ..글쎄요, 저두 놀아본지가 좀 돼서... (으음 고민하며)
#16. 홍대 이곳저곳 (저녁, 밤)
- 클럽 앞
무원, 당황한 얼굴로, 혹여나 싶어 손으로 얼굴 살짝 가린 채.
무원 : 내가 재계에선 드물게 모범적 캐릭터라 이런 유흥업소 출입은 좀... 내가 얼굴이 대중들한테 좀 알려져서요...
은설 : ...
- 거리 오락실 같은 곳
은설, 펀치나 두더지 등, 보며 하잔 듯 가리키는데.
무원 : (역시 얼굴 살짝 가린 채) 일각에선 날 재계의 프린스라 부르는 터라.. 요즘 트위터가 무서워서..
은설 : ...
<플래쉬백 - 2회 #69>
- 버스 정류장 앞
지헌 : 나 버스, 못타.
은설 : ...
- 지하철 역 앞
지헌 : 지하철도 못타.
은설 : ...
- 택시
은설 : 싸우나나 찜질방.. 이런 데로 가실래요?
지헌 : 모르는 사람이 바글거리잖아 그런덴.
은설 : (어쩌라고요, 보며)
- 홍대 거리
은설과 무원 걷고 있는. 은설, 풋 웃고 만다.
무원 : (보면)
은설 : 누가 좀 생각나서요. 되게 다른데 또 닮은 데가 있어요. (하고 또 웃는)
무원 : ??
은설 : 어? (하고 뭔가 가리킨다)
선글라스 파는 리어카로 무원을 끌고 가, 재밌는 선글라스들 끼워보고.
잠시 후. 싸구려 선글라스로 얼굴 가린 채 거리를 걷고. 비닐 칵테일 정도 먹으며 거리 공연도 신나게 구경하고.
즐거워하는 은설을 보며, 무원도 딱딱함 버린 풀어진 웃음으로 즐거워하며.
- 거리
좀 한적한 벤치 앉아서, 짠 캔맥주 부딪치며.
무원, 선뜻 마시기 주저하다가 보면. (술을 잘 못마셔서) 은설, 캬아 시원하게 마시고 있고.
무원, 그런 은설을 미소로 본다. 마시고 싶어진다. 캔맥주 마시며. (간간히 그런 그들을 쫓는 제 3의 시선 살짝)
#17. 차회장 집 (밤)
지헌, 기분 좋게 술 취한 차회장을 부축해 들어온다. 송여사 나와서 쯧쯧 맞으며.
송여사 : 뭔 술을 이렇게 들이붰어?
차회장 : 에이 별루 안마셨어, 엄마. 술 냄새 안나. 봐봐. (하며 송여사 향해 하아 입김 뱉는다)
송여사 : (에이 고개 돌리며 입 톡 때리면)
차회장 : 아! (하곤 또 하아)
송여사 : (아유 이걸, 찌푸리며 고개 또 돌리고)
지헌 : (방 쪽으로 부축해가며 애 같은 차회장을 어이없게, 그러면서도 풋 웃음도 나며 보는데)
송여사 : (그런 지헌에게) 올라가기 전에 꿀물 한잔 마셔둬.
지헌 : 난 술 안먹었어요, 꼰대들이랑 무슨 술을 먹어 재미없게.
그렇게 지헌과 송여사, 차회장 침대에 눕히고.
지헌 : 주무세요. (가는데)
차회장 : 너 임마! (하곤 씩) 아까 그거, 김비서고 노은설이고 어? 스마튼지 뭔지하구 그냥 다 니 맘대로 해.
지헌 : (홱 돌아본다) 술 깨고 치사하게 말 바꾸시기 없어요?
차회장 : (크) 그럼 내가 니 아들이야 임마, 아드을.
지헌 : (흥) 받아들이죠. (하고 좋아라 씨익 웃으며 가면)
송여사 : (차회장 반쯤 일으키며) 인나. 팔.
차회장 : (얌전히 팔 쭉 펴며) 엄마, 저 놈이 쇼를 알어. 드라마를 알드라구.
송여사 : (자켓 벗기는)
차회장 : (자켓 벗자마자 발랑 누우며) 슬라이드에 저놈이 짠 나타나는데 막 출생의 비밀 밝혀질 때 그 짜릿함 있잖아,
막 그런 거야.
송여사 : 그랬어? 자, 발 쭈욱 해.
차회장 : (얌전히 쭉 펴며) 그랬다니깐, 엄마도 봤었어야하는데, 엄마도 오지. 완전히 저 놈이 오늘 주인공이었다니까안.
(좋아죽는)
송여사 : (양말 벗겨주다가, 하이힐 상처 보고) 이거 왜 이래? 어디서 다쳤어어?
차회장 : (갑자기 억울) 숙희 고기집애가 신발루/
송여사 : (찰싹 때리면)
차회장 : (에이) 알았어, 형수형수형수 됐지? 형수 고게 그냥 구둣발로 막 비볐어 엄마.
송여사 : (속상해서) 이걸 어째? (혼잣말) 숙희 고걸 그냥 줘 박을 수도 없구..
(했다가 괜히 차회장 철썩) 그러게 사이좋게 지내믄 좀 좋아?
차회장 : (딴소리, 기분 좋아라) 엄마, 우리 요즘은 사이 좋아. 지헌이놈 저게 나랑 친해지면 지 엄마 배신하는 거 같아서
안친해질라 그랬던 거 내가 알거든?
송여사 : ...
차회장 : 근데 좀 친해졌다 우리? 진짜야아.
송여사 : 자식이 뭐라구 자식에 울다 웃다 쯔쯔. (하고) 바지 벗어야지. 허리띠 그거 살에 벡혀.
차회장 : (순순히 말 듣고, 벨트 푸른다)
송여사 : 옳지. (바지 쑤욱 당겨 벗겨주며)
#18. 지헌방 (밤)
지헌, 침대에 드러누워 핸드폰 만지작. 우주돌멩이 검색하는. 전화 걸고 싶은데.
지헌 : (E) 빨빨 거리면서 어디 나다니지 말구 빨랑 들어가서 자, 알았나?!
자기가 한 말 생각나 못걸겠고, 문자 찍는다. ‘노은설... 자...?’ 지운다.
전화 걸고 싶어서 짜증 한껏 나고. 다시 찍는. ‘노은설.. 안자..?’ 하는데 핸드폰 울린다. 발신, 우주돌멩이.
반가움에 철렁해서, 살짝 떨며 받는.
지헌 : 뭐지? 일찍 자래니까 왜 안자구 (하다가) 뭐?!
#19. 홍대 일각 주차장 정도 (밤)
지헌, 차 급히 세우고 뛰어나가는.
#20. 홍대 일각 벤치 (밤)
좀 한적한 곳. 지헌, 은설을 찾아 두리번거리며 달려온다. 핸드폰 꺼내 걸려다가 나란히 앉은 은설과 무원 뒷모습 발견...!!!
두 사람 나란히 앉아있고, 무원 술 취해서.
은설 : 정말.. 집에 안가세요?
무원 : (눈은 까무룩 까무룩 감겨오면서 배시시) 안갈래요.
은설 : (후우, 어째얄지 모르겠고) 네, 알았어요...
무원 : (은설 머리 슥슥) 착해요.
지헌 : (E) 뭐야?! 노은설 머리통은 내 거야!!
은설 : (돌아본다) 오셨어요?
무원 : (돌아보며, 해쭉 웃고) 왔어?
지헌 : (저 자식) 그래 왔다!
무원 : 잘 왔어, 이제 가.
지헌 : 뭐?!
무원 : (은설에게, 웃으며) 가라 그래요.
은설 : ...
지헌 : (아후 저걸, 열받아서) 해명해봐, 노은설! 내가 분명히 빨빨거리지말구 들어가랬잖아. 근데 왜 여기에, 것도 얘랑 있지?!
그렇게 꼬셔도 사석에선 술 한방을 안마시던 이 삐꾸 같은 놈은 왜 술취해있는데?!
왜 허락도 없이 노은설 머리통을 만지고 있는 건데에?! 설마 노은설, 얘두 꼬신 거야?!
은설 : (허) 전 아무도 꼬신 적 없거든요?!
하는데 그 순간 무원의 웩하는 소리.
노려보던 지헌과 은설, 예감하고 돌아보며...
#21. 무원집 무원 방 (밤)
지헌, 술취한 무원 부축해 들어온다.
숙희 : (울먹이는) 너 내 아들 어떻게 한 거니? 얘 이런 적 한번도 없는 애야. 우리 무원이, 니 수준으로 끌어내리기로 한 거니, 응?
지헌 : (무원을 침대에 던지듯 팽개친다)
숙희 : 어머머, 이게 무슨 난폭하고 몰상식한 짓이야?!
지헌 : 술 취해 시체 된 놈 무사히 데려와줘서 고맙다, 그 뜻으로 받아들일게요.
(하고 나가려다) 하여튼 보면, 쟤보다 큰어머니가 더 문제야. 반성하세요 쫌!
숙희 : 뭐어?
지헌 : 그리고 저 자식 깨면 전하세요, 내 거 좀 그만 넘보라구. 이번엔 죽어도 안뺏긴다구! 까딱하단 내 손에 뒈진다구요! (나간다)
숙희 : (기막혀) 어머머머머...
#22. 무원집 앞 + 지헌 차 (밤)
지헌, 나와 차에 오른다. 조수석에 앉아 기다리고 있던 은설.
지헌 : (보지도 않은 채 흥) 보통은 안기다리고 그냥 가지 않나?
은설 : 기어이 같이 가야된다고 여기까지 끌고 온 사람이 누군데요?
지헌 : (흥) 자존심도 없군.
은설 : 택시비가 없는 거예요.
지헌 : (본다) 지난 번에 월급 받은 건? 또 나쁜 놈들이 홀랑 빼갔나?
은설 : ... 살짝 남긴 했는데, 적금 코딱지만큼 넣고 또 지름신도 살짝 오셔서...
지헌 : (쯧, 한심하게 보곤 홱 급출발)
은설 : (뒤로 확 밀리며 째리고)
#23. 도로 + 지헌 차 (밤)
한밤중이라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지헌의 차. 두 사람, 말없이 어색하다.
은설, 갑갑함에 창문 살짝 열어보는데 바람이 세서 머리칼이 화르륵 날리자 얼른 창 올리는데.
지헌, 보고는 흥, 창문을 다 내려버리는. 바람에 사방팔방 날리며 은설의 얼굴을 때리는 머리칼.
은설, 씨이 올리지만 지헌, 다시 내리고. 은설, 그렇게 바람에 머리 산발로 휘날리며.
#24. 은설집 앞 + 지헌 차 (밤)
지헌의 차가 급정거한다. 바람에 머리 산발된 은설, 앞으로 홱 밀리고, 째려보는.
지헌 : 왜 째리지? 보스 말 죽어라 안듣고, 속이고, 배신한 노은설을 이렇게 너그럽게 바래다주기까지 했는데?
은설 : 너무 격하게 감사해서 눈빛이 좀 격해졌나보네요. (째리며 까딱) 조심히 가세요. (내리는)
지헌 : (이러려던 건 아닌데, 따라 내리며) 잠깐.
은설 : (돌아본다) 왜요 또?!
지헌 : .. (좀 존심 상해서) 계속 친하게 지낼 거야?
은설 : (본다)
지헌 : .. 차무원 그 자식이랑 계속 친하게 지낼 거냐구?!
은설 : (본다)
지헌 : 설마.. 노은설, 그 자식 좋아해?
은설 : ... 모른 척할려 그랬는데, 눈 딱 감고 이기적으로 무시하자 그랬는데... (본다) 본부장님 머릿속에.. 진짜 제가 박혀있어요?
지헌 : ...?!
은설 : 저, 좋아해요?
#25. 은설집 마당 (밤)
누워서 벤치플러스 들고 있던 명란, 그 말에 윽! 떨어뜨린다.
벤치플러스에 깔려, 비명 나올까 손으로 입 막은 채 듣는.
#26. 은설집 앞 (밤)
은설과 지헌, 마주 보며.
은설 : ... (대답을 기다리듯 보고)
지헌 : .. (시선에) 내가 미쳤어?
은설 : (그 말에 안도) 그쵸? (안미쳤죠, 란 뜻인데)
지헌 : 그래, 미쳤어.
은설 : 그래요, 미치셨죠..(하다 에에?) 뭐예요? 미쳤단 거예요 안미쳤단 거예요? 왜 이렇게 맨날 꽈요 헷갈리게?!
지헌 : (산발 쯧 보며) 노은설, 자신의 몰골을 한번 봐봐. 참 보기 흉해.
은설 : (씨이) 누구 땜에 이렇게 됐는데요?!
지헌 : 비단 오늘만이 아니야. 참 수도 없이 난감한 몰골이었어.
은설 : 그래서 좋단 건지 안좋단 건지 결론만/
지헌 : (OL) 좋아.
은설 : ...!!
지헌 : 인정하기까지 어려웠어 나두. 말이 돼? 내가 노은설을? 나한테 아주 큰 시련을 준 똥머리를 내가? 왜? 어쩌다?
수도 없이 자문자답했는데, 답은..
은설 : .. 답은요?
지헌 : 없어. 그냥 내가.. 미친 거야.
은설 : (복잡하다. 날 좋다는데, 난감하기도, 묘하게 존심 상하며 불쾌하기도)
지헌 : 자, 대답은?
은설 : 내 생각 묻는 거예요?
지헌 : (끄덕, 속으로 엄청 긴장하는데)
은설 : 조속히 정신 차리세요.
지헌 : ...!!!
은설 : 그럼. (꾸뻑하고 가는)
지헌 : ... (벙해 있다가, 잡는다) 이게 무슨 경우지? 사람의 순수한 고백을 이렇게 짓밟나?
도대체 노은설은 마음이란 게 없나, 그래?
은설 : .. 받아들일 수 없다면, 차라리 짓밟는 게 낫잖아요.
지헌 : 왜..? 왜 못받아들이지?
은설 : .. 첫째.
지헌 : (헉) 둘째도 있어?
은설 : (무시하고) 여비서한테 들이대는 본부장, 본분 까먹고 본부장이랑 사귀는 여비서,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어요?
지헌 : 사람들 눈 의식하는 타입이었나?
은설 : 아니요.
지헌 : 근데?
은설 : 좋진 않아요.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상하게 볼 거니까, 다 매도될 거니까.
본부장님도 그래요. 아직도 사람들 본부장님 우습게 보거든요? 근데 더 얼마나 우습게 볼 거야. 그거 저 진짜 싫어요.
지헌 : ...
은설 : 둘째, 차회장님이 본부장님 이런 거 아시면요? 아무리 저 예뻐하셔도,
이번에야말로 백상아리 드글거리는 태평양에 갖다 묻어버릴지도 몰라요.
지헌 : 꼰대가 그렇게 무서워?
은설 : 아니요.
지헌 : 근데에?!!
은설 : 셋째, 전 본부장님을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스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위의 첫째 둘째 사안들, 결코 감당할 마음 없구요. 이렇게 계속 본부장님 비서였음 좋겠어요.
지헌 : ...
은설 : 상처 드려서 죄송해요. 근데 본부장님 상처 입는 것보다 내가 지금 더 걱정되는 건,
본부장님 계속 이러심 나 일 제대로 못할텐데.. 관둬야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난 내 사원증이 더 걱정돼요, 그거 다시 목에 못걸까봐.. 저 되게 못됐죠? 이기적이죠? 재수똥이죠?
지헌 : 어.
은설 : 그러니까 정신 차리세요. 금방 차리실 거예요. (꾸뻑 돌아서는데)
지헌 : ... 싫어. 안차릴 거야.
은설 : (진짜.. 울상으로 돌아보고, 안되겠어서) 그럼 저 사표 써요 그냥?
지헌 : .. 지금 나 협박하는 건가?
은설 : 죄송하지만 맞아요.
지헌 : ... (미치겠다) 노은설 진짜 못돼쳐먹었어.
은설 : .. 그쵸..?
지헌 : .. 알았어, 내가 다시 냉정히 생각해보지. 그러니까 협박 그만해. 심장이 자꾸 쪼그라져.
은설 : .. (꾸뻑) 고맙습니다. 꼭 냉정히 생각하시고 이성 되찾으세요. (하고 돌아서는)
지헌 : .. (저기, 하며 다시 잡고 싶지만 못잡고. 정말 저러고 가버리는 건가, 보는)
은설 : (그대로 집으로 들어간다)
지헌 : ... (상처 입은 아이처럼 서 있다가 차로 가는)
#27. 은설집 마당 (밤)
은설, 대문 바로 앞에 서있다. 명란, 그런 은설 안아주고 있는.
지헌의 차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자 비로소 참았던 속상함 비어져 나오는.
은설 : 명란아, 본부장님 어뜩해... 난 또 어뜩해... (울 것만 같은데)
명란 : (안아주며) .. 나라믄 그냥 후딱 사귈텐데...
은설 : (지헌이 입었을 상처에 마음 아파서) ...
#28. 지헌집 지헌방 (밤)
상처 입은 얼굴의 지헌, 똥머리 입간판에 한참을 서있다.
좌절, 짜증, 체념, 온갖 표정 스쳐지나가다가, 다시금 우뚝 일어선, 지지 않겠다, 결심한 얼굴. 다트 던진다.
지헌 : (다트판 향해) 뻥이야. 다시 생각 안해. 안해! (하며 또 다트 팡)
잠시 후. 침대에 누은 지헌. 입간판 보면, 다트는 뽑아져있고 그 자리에 반창고 붙어있는.
지헌 : (다시 다짐하듯) 노은설이나 다시 생각해.. 꼭 다시 생각하게 해주겠어.
지헌, 그렇게 누워서...
#29. 무원집 무원방 (아침)
무원, 일어난다. 숙취에 두통을 느끼며... 그러다가 문득 생각나는.
<플래쉬백>
홍대 벤치에서 배시시 웃으며, 은설 머리 쓰다듬던 것. 웩하던 순간.
무원, ...!!! 부끄러움에 눈을 꾸욱 감고 만다. 이불까지 홱 뒤집어쓰고 마는... 그런 채 다시 생각나는...
<플래쉬백>
은설과의 즐거운 한 때. 은설의 구김 없는 웃음과... 그런 은설을 바라보던 무원 자신.
무원, 이불 걷고.. 복잡한 얼굴로 앉아서...
#30. 무원집 식탁 (아침)
식탁엔 북어국 올라있고 무원과 숙희가 앉아있다.
숙희 : (무원의 눈치를 보느라 정신없는) 북어국이 아주 시원하게 끓여졌어. 먹어 아들, 응?
무원 : (말없이 먹는)
숙희 : ... 있잖아... 어젠 엄마가 어떻게 됐었나봐. 차봉만 고게 막 건드려서.. 괜히 죄 없는 아들한테 화풀이한 거야,
엄마가 응석부린 거야. 알잖아, 엄마가 그럴 사람 아들 밖에 없는 거, 응?
무원 : ... (미소로 본다) 걱정 많이 하셨어요?
숙희 : (미소에 안심하며) 말이라구.
무원 : 그만 하셔도 돼요. 앞으론.. 안놀려구요 저.
숙희 : 어?
무원 : (은설 얘기다) ... 계속 같이 놀고 싶을 거 같아서.. 안놀려구요.
숙희 : (지헌이로 오해하고) 그래... 지헌이랑 다신 어울리지 마. 격 떨어져.
무원 : (미소로) 드세요 어머니도.
숙희 : 그래? 어, 먹자. 먹어 아들. (먹고)
무원 : (먹으며) ...
#31. 몽타쥬 (각기 다른 날 낮)
- 은설집
명란이 코치 중. “아무리 미쳤어도 감당할 수 없게, 아주 정신 바짝 들게 추잡스러워지는 거야”
은설, 그런가? 끄덕이고. 옛날 옷들 뒤지고, 명란이 헐렁한 자기 옷 입히며.
- 지헌집
반대 상황. 조금이라도 멋져 보이려고 고심에 고심. 입었다 벗었다, 거울 앞에서 돌아보며, 프리티맨.
- 디엔 로비
후즐근한 은설과 과하게 멋부린 지헌이 함께 들어선다. 둘 다 표정 좋지 않다. 서로의 속셈 빤히 보이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던 무원과 하영도 그런 둘을 보고...??
무원, 둘의 상황이 짐작 간다. 웃기기도, 착잡하고 지헌이 얄밉기도,
괜히 지헌의 행커칩이나 다른 뭔가를 빼거나 툭 쳐 삐뚤게 한다거나하며 가고.
- 비서실 (다른 날)
역시 후줄근한 은설과 멋 과하게 부린 지헌이 들어선다.
비서들, ?? 본다.
- 동 다른 날 역시.
- 동 다른 날. 역시.
강, “왜 저래 요즘?”, 추, “둘이 뭐 코스프레 해?” 등등.
#32. 차회장실 (다른 날, 낮)
차회장, 태블릿 PC로 네티즌들이 올린 광고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있다.
차회장, 오오 감탄한다. 이건 아주 웃기구만. 이건.. 슬퍼, 아주 짠하군. 등등 해가며.
장비서, 그런 와중에 보고하고 있다.
장비서 : 아직 시즌 시작한지 얼마 안돼 정확한 수치를 말하긴 이르지만, 분명 전년대비 조금이나마 상승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보고 계신 네티즌 광고전이 아주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터라, 장기적으로 홍보에 큰 도움이 될 듯합니다.
차회장 : 그으래? (계속 영상 보며) 지헌이 말대로 네티즌들 이거 창의력 대장들이야. (하며 끄덕끄덕)
이렇게 다양한 사연들이 있구만... 네티즌들 이거 칭찬해줘야해. 아주 훌륭해.
장비서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네티즌들을 싹 없애버리시겠다고 하셨었는데요 회장님?
차회장 : 그랬었나? 실수할 뻔했군. 안없애길 잘했어.
장비서 : ...
차회장 : 그나저나 언론몰이 해야지. 이 열화 같은 반응들 제대로 보도하라구.
지헌이 사진도 크게 박고, 성과도 좀 과장해서 올리고, 최소 경제면 앞장은 장식하게하란 말이야.
장비서 :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33. 숙희 차 (낮)
숙희, 뒷좌석에 앉아 통화 중이다.
숙희 : 분명 그 너구리, 언론몰이부터 할 거야. 대비 차질 없이 해.
#34. 차회장 차 (다른 날, 아침)
장비서 좌석 바짝 땡겨져 있고. 뒷좌석에서 빵빵 발로 차대는 차회장.
차회장의 손에 들린 신문 및 뒷좌석 바닥에 펼쳐진 채 있는 신문들.
어떤 신문은 지헌의 기사보다 무원의 기사가 훨씬 크게 나있고.
다른 신문은 ‘DN의 마이너스의 손, 과연 하루아침에 마이더스 될까?’
어떤 신문은 무원의 사진은 컬러로 크게, 지헌은 밑면 흑백으로 작게. 등등.
차회장 : (신문 홱 구기며) 왜 얘만 칼라야?! 아우 신숙희 고거!! 고 여우 고걸 그냥! (아예 빵빵빵 차대며)
#35. 지헌 룸 (낮)
지헌, 앉아있고 그 앞에 서있는 김비서.
김비서 : 정말 고마워.
지헌 : (홱 보면)
김비서 : (얼른) 요. (하곤) 근데 좀 치사하다, 이왕 친구하기로 했음 한 거지, 재취업 시켜줬다고 금방 존칭, 그렇잖아.
지헌 : 좋아, 친구로 지내. 재실직 하구 나서.
김비서 : (얼른) 앞으론 전 스마트워킹 사업만 묵묵하게 성실히 준비하면 되나요?
그 사이 아직 꾸질 모드의 은설, 차를 갖고 들어온다.
지헌 : 그때 중단된 이후 상황부터 재진행시켜봐. 난 당분간 놀 거니까, 알아서 잘해.
은설 : (차 놓다가 논다는 말에 보는)
김비서 : 그걸 어떻게 알아서 해..요오?
은설 : (김비서에게)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선배님?
김비서 : 네? 뭐 어려운 일이라구.. (하며 나가다 돌아보면)
지헌, 흥 외면하듯 앉아서. 은설은 그런 지헌 째리며.
김비서, 갸웃하며 나간다. 두 사람 왜 저러나..?
은설 : (김비서 나가면) 일 안하겠단 거, 저한테 시위하는 거죠? 얘기 다 끝내놓고 왜 이러세요, 치사하게?
지헌 : 내가 좀 치사해.
은설 : 저도 치사하게 협박해요?
지헌 : (OL) 사표 쓰겠다구? 써.
은설 : ..!!
지헌 : (의자 팽그르 돌려서 마주보려는데, 힘이 쎄 지나쳤다. 한바퀴 더 돌려, 은설 마주보고) 그날은 내가 깜빡 속았는데
아니, 노은설은 사표 못써. 사원증이 그렇게 소중한데, 쉽게 쓸까? 한마디로 노은설의 그 협박은 뻥카야.
은설 : (흠칫하지만) 아니거든요?
지헌 : (훗, 흠칫한 거 보고 씨익, 일어나 점점 다가가며) 이번엔 내가 협박하지. 노은설도 나한테 미치기 전까지, 나 일 안해.
정직원도 안시켜줘.
은설 : (지헌이 바짝 다가오자, 본능적으로 공격 자세 취하는)
지헌 : (흠칫, 멈추고 슬금 물러섬) 이건 좀 너무 치사한가? 좋아, 정직원 건은 빼지.
근데 일은 안해, 왜냐구? 노은설이 제일 싫어하는 게 그거니까. (씨익 웃는)
은설 : (부들부들, 분해서 주먹에 힘들어가고)
지헌 : (흠칫) 치기만 해, 어?!
#36. 복도 (낮)
김비서, 갸우뚱 갸우뚱하며 온다. “이상해 저 두 사람..”
차회장, 장비서와 오다가 그런 김비서를 보고.
차회장 : 어?! 너?!
김비서 : (헉!)
차회장 : (장비서 보고) 저 놈, 그 놈이지?! 나 보복폭행, 기자한테 까발린 놈?!
장비서 : 네, 그 놈입니다 회장님.
차회장 : (장비서 말 마치기도 전에) 저 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구 감히 기어들어?! (잽싸게 쫓는다)
김비서 : (잽싸게 도망간다)
차회장, 서 임마! 안죽일 테니까 서! 하며 쫓고. 장비서도 저질 체력으로 헉헉 쫓고.
김비서, 돌아본다. 추격자 같은 차회장.
간발의 차로, 비상계단으로든 엘리베이터로든 필사적으로 도망쳐내는 김비서.
차회장, 아! 아까워서!
#37. 회장실 (낮)
차회장, 지헌, 박상무, 장비서. 차회장, 부들부들하고 있는데.
지헌 : (당당하다) 그 날 아버지가 분명히 제 맘대로 하라 그러셨다니까요?
차회장 : 내가 언제에? (하다가)
<플래쉬백 #17>
차회장 : 김비서고 노은설이고 어? 스마튼지 뭔지하구 그냥 다 니 맘대로 해.
차회장 : ...
지헌 : 이렇게도 말씀하셨죠. 만약 치사하게 말 바꾸시면/
<플래쉬백 #17 - 지헌 대사 바로 이어서>
차회장 : (크) 그럼 내가 니 아들이야 임마, 아드을.
차회장 : ... (장비서에게) 쫌 말리지. 술을 그렇게 퍼먹는데도 구경만 했어?!
장비서 : (움찔)
박상부 : (얼른 대신 대답) 장비서하고 저하고 참 노력했습니다만 회장님께서 도통 (하다 차회장의 째림에 흠칫, 얼른 말 바꾼다)
본격적 경영 승계 작업을 위해 전략팀 내 소수 인재를 모아/
지헌 : (OL) 죄송한데요 박상무님, 그거 관두세요.
박상무 : 네?
지헌 : 저, 세금 다 내고 법적하자 없이 상속 받을 겁니다.
차회장 : 세금 50%나 떼가. 그걸 다 내고 어떻게 지분확볼하겠다 그래?! 이 자식 이거 언제부터 애국자였어?
지헌 : 글쎄요, 언제부터였드라..? (픽 웃는 얼굴 위로)
은설 : (E) 근데 회장되면요, 다 휠체어 타구 검찰조사 받으러 가구 그러잖아요. 그런 회장은 쫌 안됐음 좋겠다.
지헌 : 하여튼, 비리로 걸리면 검찰조사 받잖아요, 뻑하믄 휠체어 타고들. 전 그러면 안되거든요.
차회장 : (울컥) 너 지금 그거.. 내 얘기하는 거냐? 나 휠체어 타고 검찰 들락거렸다구 대놓고 까는 거야?!
(주먹 쥐고 금방이라도 덤벼들어 칠 듯)
지헌 : (움찔, 의자 슬금 뒤로 뺐다가 일어나며) 그리구, 제가 좀 재충전 차 당분간 휴식을 취해야할 거 같거든요?
차회장 : 뭐, 재충전?! 일 고거 고만큼 하구 뭐 충전?! (에잇, 덤벼들고)
장비서 : (얼른 잡는) 회장님, 고정하세요.
박상무 : (동시에, 움찔 의자 빼서 멀찌감치 피하고)
지헌 : (움찔하지만 할 말한다)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서 그런 거니까, 그렇게 아세요. (하고 내빼는)
차회장 : (아이구, 뒷목 잡고) 내 저 자식을...!
박상무 : (그런 광경들 유심히 세기 듯 보며)
#38. 거리 + 숙희 차 (낮)
박상무, 스파이 같은 선글라스 끼고 거리에서 주변 살피는.
숙희의 차가 와서 선다. 흠칫 주변을 확인 또 확인하며, 007 작전처럼 차에 올라타는 박상무.
역시 선글라스 차림의 숙희가 맞는다. 차 출발하고.
#39. 달리는 숙희의 차 (낮)
숙희와 박상무, 뒷좌석에 앉아서.
숙희 : 지헌이가 뭐라 그러건, 그 너구리 온갖 뒷꿍수 다 부릴 거니까 잘 체크하고 보고해요.
계속 입안의 혀처럼 오른팔 노릇 잘하시구요.
박상무 : 제가 또 그런 건 잘합니다. (하고, 서류봉투 건네는) 이건 차회장님 쪽이 지분 위임 건으로 접촉중인 명단입니다.
숙희 : (받고, 서류봉투 건네는) 박상무님이 만나실 분들이에요. (하고) 그나저나 주가가 왜 이렇게 계속 상승센지..
너구리든 지헌이든 사고 한번 쳐줄 타이밍인데...
박상무 : 그건 걱정 안하셔도 될 듯합니다. 우리 회장님이나 차본처럼 다이나믹한 사람들은 곧 또 뭔가 저지르게 돼있거든요.
숙희 : 그래야죠. (하며 머리가 아픈지 짚으며) 차봉만 얘기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려. (하며 창밖 보다가) 어? 세워 봐요.
저거, 게임방 아닌가? (그 사이 차 서고, 밖에 오락실 보이는) 우리 무원이가 뭐 너구리 잡는 거 있다 그랬는데?
#40. 오락실 (낮)
숙희. 선글라스 차림으로 두더지 잡고 있다. 이 자식, 요 놈! 신나서 때리는.
박상무 : ... 너구리가 아니라 두더진데요, 신사장님..
숙희, 아랑곳 않는다. 요, 너구리 자식! 맞아라, 요놈아! 못때리면 분해하고 때리면 까르르 신나서.
#41. 산 (낮)
쪼그려 밭 갈고, 감자 등 뭔가 캐어 들고 좋아라하는 노봉만. 밭일 중이라 더 후줄근 지저분, 문명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수풀 속에서 그런 모습 찰칵찰칵 담는.
노봉만, 기척 느끼고 홱 매섭게 본다. 수풀 속으로 다가오는.
그때 옆 수풀 후루룩 새 날거나 뭔가 동물 움직임 있거나.
노봉만, “에이 놀랬잖아!” 하며 그냥 돌아서 간다.
그런 모습들 또 찰칵찰칵.
#42. 갤러리 응접실 정도 (저녁)
감자 뿌리 들어 보이며 좋아라하는 노봉만의 사진을 든 황관장. 마치 더러운 것이라도 집는 듯 들고.
황관장 앞엔 남자(황관장 비서나 경호원 쯤)-홍대에서 지켜보던 시선 당사자 앉아있고.
황관장 : 이건 뭐지? 진화가 덜 된 건가? (홱 던져버리곤 손수건으로 손 닦는)
그러고 보면 테이블 위에 펼쳐진 사진들.
홍대에서 무원과 은설의 모습들. 지헌까지 온 후의 상황들 찍은.
황관장 : (E) 뭐 건설업, 사학사업?
#43. P 기획 나윤방 (저녁)
위의 사진들 보고 있는 나윤. 황관장, 그 앞에 서서 사진 던지며.
황관장 : 얘, 산에서 풀뿌리 캐먹고 산댄다. 21세기에 저 혼자 19세긴 줄 알고 사는 인간이래.
나윤 : (어이없어서) 그래요? (했다가) 근데 이게 다 뭐예요? 엄마, 이런 짓까지 하세요?
황관장 : 난 그냥 좀 적당히 알아봐라, 시킨 건데 이렇게까지 해갖고들 오네?
나윤 : 그만하라고 시키세요, 그럼. 이러지 마시라구요.
황관장 : 니가 지헌이랑 되든 무원이랑 되든, 이게 다 나중에 그쪽 약점되는 거야. 다 써먹을 때 있어.
나윤 : 괜히 말했어. 나한테 그냥 맡기라니까요.
황관장 : 너는 그냥 너 하나만 맡아서 신경 써. (하며 머리 보고) 샵부터 바꿔야겠다, 볼륨 푹 꺼졌어.
나윤 : (윗머리 손으로 부풀리며) 이거, 무원이 아줌마나 지헌이 아저씨한테 말 안할 거죠?
황관장 : (사진 백에 챙겨 넣으며) 왜 안해? 당장 숙희 언니 만나서 경고할 거야. 아들 단속 잘하라고. (간다)
나윤 : ...!! 엄마아! (보다가 쫓아가 잡는다)
황관장 : 왜 이래에? 놔.
나윤 : (잡는) 이럴수록 나 더 우스워져요. 어?
황관장 : 얘가. (뿌리치며 가려는데)
나윤 : (저도 모르게 반응, 호신술 기법, 팔 꺾는)
황관장 : (비명 지른다)
나윤 : (헉, 놓고) 미안해요, 요즘 호신술 배우기 시작해서 맨날 연습하다 보니까...
황관장 : (고통에 신음하며) 호신술? 니가 왜 그런 걸 배워?
< 플래쉬백 >
옥상에서 킥하던 은설, 짧게. 혹은 콜라캔 맞던 순간.
나윤 : .. 그냥 만약을 대비해서요. 워낙 거친 세상이니까. 여튼,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정말 엄마 도움 필요할 때, 그때 도와줘요 응?
#44. 어느 까페 정도 (저녁)
나윤, 우아하고 도도한 자세로 앉아있다. 손거울 탁자 밑으로 보며, 차림 체크, 완벽에 완벽을 기하다 고개 들면.
은설, 아직 꾸질 모드인 차림으로 들어와 나윤 발견하고 오는.
나윤, 차림새 기막혀 위아래로 보고.
잠시 후, 찻잔 두고 마주앉아 있는 두 사람.
나윤 : (차분하게) 나 지헌이랑 단순한 정략이 아닌, 한결 같이 서로 좋아하던 사이였어요. 뭐 잠깐 사정이 있어서 헤어졌었지만
지헌인 그때도 한결 같았구/
은설 : (OL) 역시 그러셨었구나.. 그럼, 다시 감정이 살아날 수도 있겠네요?
나윤 : (내가 할 말인데 싶지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은설 : 네.
나윤 : ..네?
은설 : 그래서, 제가 뭘 어떡하면 될까요?
나윤 : .. 일단 지헌이한테서 좀 떨어지구요.
은설 : 제가 비서잖아요, 수행도 겸하구... 그건 좀 힘들지만, 사적으론 안붙도록 최선 다할게요.
나윤 : (뭔가 이게 아닌데 싶지만) ... 뭐 그건 고마운 말인데, 취직 땜에 그런 거면, 내가 알아봐 줄 수 있어요.
은설 : 아니요, 여기서 낙하산 구박 간신히 이겨냈는데 또 다른데 가서 낙하산 취급 받고 싶진 않아서요.
비슷한 처지시니까 제 심정 아시잖아요.
나윤 : ... 비슷한 처지라니요?
은설 : 재벌 2세나 3세도 다 부모님이 꽂은 낙하산이잖아요. 우리 본부장님들도 그러시고..
서전무님도 취직하자마자 전무 직책에 오르신 건/
나윤 : (OL) 이봐요, 난 이미 취직 전에 프로 광고쟁이였구, 아니 그리구 울 엄마아빠 회사에 내가 다니는 게 왜 낙하산이야?
은설 : .. 아닌가? (갸웃하는, 같은 거 같은데)
나윤 : 아니라니깐!
#45. 나윤 차 (저녁)
화르륵 열 올라 가는 나윤. 차 에어콘 세게 올리고 전화하는.
나윤 : (연결되자 한껏 상냥) 아저씨, 오랜만이에요. 저 나윤이에요. 네. (하곤) 근데 지금 바쁘세요?.. 많이요?
#46. 거리 (저녁)
차회장, 거리 청소 중이다. 비질도 하거나 쓰레기를 줍거나하는. 혹은 껌딱지 떼는 작업을 하거나.
나윤도 차회장 쫓으며.
나윤 : 그냥 어른들끼리 혼사 진행시켜주심 안돼요?
차회장 : 나 아직 너 용서한 거 아니야. 변덕 부리고, 내뺐던 게 누군데? 그 덕에 우리 지석이..
(하다가) 아니야, 그건 뭐 사고였지 꼭 니 탓이라고 할 순 없어.
나윤 : 죄송하구 맘 아프게 생각하구 있어요. 진심이에요. 그리구 저 진짜 지금 나름 엄청 벌 받구 있거든요?
제가 앞으로 잘할게요, 아저씨.
차회장 : 지헌이 놈한테 약속했어, 늬들 문제 간섭 안한다구. (하며, 아이구 저기 큰 놈이 있네, 얼른 가서 비질하고 줍는,
혹은 왕껌 발견하거나)
나윤 : ... (쫓아가며) 아 근데요, 지헌이 비서.. 바꾸면 안되나요? 왜 남자 상산데 수행비서가 여자면
막 이상한 말 날 수도 있구 안좋잖아요.
차회장 : 얘가 벌써 일까지 간섭할려구 드네? 야, 남자들 그런 거 무지 피곤해 해. (하며 가로 막고 선 나윤 보고) 에이 좀 비키지.
나윤 : (흠칫 물러서면)
차회장 : (에이 짜증) 야 넌 어른이 봉살 하는데 돕진 못할 망정, 왜 딱 들러붙어 있어, 이 찜통에. 더 덥잖아아..
나윤 : ... (뻘쭘히 떨어져, 가방 들어 부채질이라도 해보려는)
명란 : (E) 아이스크림녀?
#47. 은설집 평상 (밤)
은설과 명란, 엎드려서 각자 비서관련 책, 구인광고지 보며 얘기 중.
은설 : 응, 내 느낌엔 무느님이 아이스크림녈 좋아하는 거 같아. 것만 아니어도 100% 아이스크림을 응원할 텐데.
명란 : 그래서, 넌 무느님 포기한 거야?
은설 : (본다, 에이) 애초에 그런 거 아니라니까 난.
명란 : 알았어. (발랑 누워, 공중에 손가락으로 선 긋는 CG로 공중에 뿅 나타나는 무원 얼굴) 무느님은 아이스크림녀를 좋아하고.
(화살표 그어지는, 그 끝에 나윤 뿅) 아이스크림녀는 본부장군을 좋아하고. (화살표 그어지다 끝에 지헌 얼굴 뿅 나타나고)
본부장군은 (쭉 그으며, 화살표 그려지고 마지막 은설 얼굴 뿅 나타나며) 똥머리 노은설을 좋아하고.
은설 : 너까지 똥머리라 그러지마.
명란 : (그러건 말건) 야, 니가 1등이다. 니가 갑이야. 봐봐.
은설 : (책 덮고 뒤집어 누워서 보면, 일직선 화살표 맨 마지막에 있는) ... 그러네?
명란 : 똥머린.. (손 들어서 은설에게서 무원 쪽에 쭈욱 반원 그려가는데)
은설 : (저지한다, 다시 그리는, 손짓 따라 나타나는 선. 무원에게 가다가 은설에게 돌아온다) 난, 날 좋아해.
명란 : (본다, 풋) 자뻑이냐?
은설 : (웃는) 응. (그렇게 웃다가 문득.. 공중 CG 보며... 자신을 향한, 지헌의 얼굴을 보며.. 마음 복잡한데) ...
차회장 : (E) 노비서, 지헌이랑 맘 좀 통한다며?
#48. 회장실 (다른 날, 낮)
차회장 앞에 앉아있는 은설. (꾸질 모드 벗어난)
은설 : (헉, 아는 건가?) 네? 안통했는데요 전 아직?
차회장 : 그래? (갸웃) 지헌이놈은 모자란 사람끼리 뭐 어쩌구하든데.
은설 : (아, 딴 얘기구나 싶어) 아, 네에. 그거 말씀이시구나. 네, 모자란 면은 좀 통하죠 본부장님이랑 제가.
차회장 : (반색) 거봐, 그래서 걔가 노비서 말은 그나마 들어먹는 거야.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마음 대 마음으로 달래고 부추기고 그래봐.
은설 : ..네에...
차회장 : 지금, 진짜 중요할 때다 노비서? 이 기세 쭈욱 몰고가야지 이렇게 또 옛날로 돌아가서 땡땡이치구 놀고먹을 때가 아니야.
내가 지헌이 놈만 제대로 잡아주면 정직원 아니라, 파격 승진, 월급 파격 인상, 뭐 이런 거도 해줄 수 있거든?
은설 : (본다) 네?
차회장 : 반대로, 못해낼시, 파견 끝나는 즉시 기냥 아웃이구.
은설 : ...!
차회장 : 내 협박해서 미안한데 지헌이 놈뿐 아니라 그 놈 땜에 돌아버리겠는 나도 살린다 생각하구,
아주 그 놈의 봉사 땜에 미치겠는 나한테 빚 갚는다 생각하구, 지헌이 놈, 어뜩해든 사람 만들어봐. 응, 노비서?
내 이렇게 부탁할게. 노비서만 믿을게. 믿는다 나?
은설 : ...
#49. 복도 + 엘리베이터 (낮)
복잡한 얼굴로 회장실에서 나와 걷는 은설. 엘이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무원과 하영.
무원, 문득 복도를 지나가는 은설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소 흐르고.
은설은 무원 못본 채, 고개 떨구고 터덜터덜 걸어가는.
무원 : (그런 은설의 모습에) 무슨 일 있는 거 같죠?
하영 : (보고) 그런 거 같습니다만.. (하며 무원을 보는데)
무원 : 양과장님 먼저 내려가세요. (하며 은설 쪽으로 가려다가 생각바꾸고 멈춘다)
하영 : (보는)
무원 : (살짝 쓴 미소 스치고, 여느 때로 돌아와서, 마침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타요, 양과장님.
하영 : (오르고)
무원 : (오른다)
하영 : ... 이런 거 여쭤보는 거 그런데.. 노은설씨, 콘트롤이 안되나요?
무원 : (보지 않은 채) 질문의 진의를 모르겠네?
하영 : 차지헌 본부장님 쪽 정황 파악 때문에 고용하신 거잖아요.
무원 : (살짝 웃으며) 그건 실패했어요 진작에.. 여러모로.
하영 : (보고)
무원 : (하영 향해 괜히 의미 없이 씩 웃어보이곤 다시 고개 돌리고 앞만 보고 서서) ...
#50. 버스 (낮-토요일 퇴근 시간 정도 생각하시면 될 듯)
적당히 사람 붐비는. 은설, 복잡한 얼굴로 서있다.
차회장 : (E) 지금, 진짜 중요할 때다 노비서?
차회장 : (E) 지헌이 놈, 어뜩해든 사람 만들어봐. 응, 노비서? 내 이렇게 부탁할게. 노비서만 믿을게. 믿는다 나?
은설, 작게 혼잣말조로... 어쩌라구... 하며 한숨 쉬다가...!! 엉덩이에 느껴지는 이물감.
은설, 짐작하고 돌아보지 않은 채, 엉덩이에 가있는 손, 확 낚아채서 꺾는다. 뒤에 서있던 치한, 억! 비명.
은설 : (치한 홱 돌아보며) 너 잘 걸렸다!
#51. 지헌집 지헌방 (낮)
게임하던 지헌, 재미없는 듯 던지고 책을 읽는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지헌 : 출근할 걸. (씨이) 노은설 보고 싶어어...
그렇게 침대에서 구르거나, 의자에서 괜히 짜증 몸부림치거나하는데 핸드폰 울린다.
반색한다. 혹시 노은설일까? 후다닥 보는데 모르는 번호. 시큰둥 받는다.
지헌 : (흥) 누구시죠? (했다가) 레슬러양?
#52. 경찰서 (낮)
은설, 치한과 앉아있고. 명란은 막 들어오는 중.
경찰 : (은설이 좀 안돼서) 그러게 증인 확보부터 하시지 참.
은설 : (미치겠는데)
치한 : 말 이상하게 하시네. 나는 진짜 순수한 피해자라니깐. (하며 팔 들어 공중에서 손목 흔든다) 보여요? 이거 덜렁덜렁한 거?
아놔, 평생 팔 못쓰는 거 아니야아?
명란 : (그런 치한의 뒷통수를 온힘 다해 부라리곤 은설에게) 그냥 합의하자. 우린 돈이 없지만 니 주변에 돈 많은 사람은 많잖아.
은설 : 그게 그 사람들 돈이지 내 돈이니?
명란 : 근데.. 내가 불렀어 벌써.
은설 : 뭐? (하는데)
지헌 : (E, 막 문 열고 들어서는 동시에) 누구야?! 노은설 엉덩이 만진 놈 누구야?!
은설, 돌아보지도 않은 채 아아... 눈을 꾸욱 감는다.
명란은 “어? 여기, 본부장군” 해밝게 지헌 향해 손들어 보이고.
#53. 경찰서 앞 (낮)
은설과 지헌 명란이 나온다.
은설 : (열 받아서) 합의를 왜 해요 왜, 진짜 피해잔 난데?!
지헌 : 실수했군, 최소 하루 정돈 유치장 신세지게 해줄 걸.
은설 : (갑갑해서) 내가 말했잖아요, 나 깽값 많이 줘봤다구. 합의를 하더라도 이렇게 덥썩 하는 게 아닌데..
것도 모잘라 왜 돈을 더 얹어주냐구요 왜?!
하는데 막 나오는 치한. 좋아라하며.
지헌 : 거기 치한씨, 좀 보실까요?
치한 : (거리낌 없이 온다) 에이 나 치한 아니라니까. (하며, 지헌 향해) 어쨌든 한국의 미를 아시는 분이에요.
정주고, 덤주고, 이게 우리 한국의/
지헌 : (OL) 이런 말도 있죠.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가 왜 굳이 합의금을 더 줬을까?
치한 : (보는데)
지헌 : (씨익, 하곤 바로 치한에게 주먹 날린다)
치한 : (고개 홱 돌아가자마자, 씨이 엄청난 순발력으로 지헌의 얼굴을 퍽!)
은설 : (바로 그 순간) 이 자식이! (치한의 얼굴을 퍽!)
치한 : (나가떨어진다)
명란 : (고새 준비하고 있다가 아깝다, 내 차례가 없구나)
지헌 : (새삼 두려움으로 은설을 보는. 은설의 주먹에 나가떨어지다니, 존심도 상하고) ...
#54. 은설 동네 근처 산책로 (저녁)
은설과 명란, 가벼운 복장으로 경보하듯 빠르게 걷고 있다.
특히 은설, 복잡한 생각 떨치려는 듯 미친 듯 걷기에 열중한.
명란, 따라 걷는데 은설의 속도가 버겁다.
명란 : 야 좀 천천히 걸어.
은설 : (멈춘다) 에이씨!
명란 : (깜놀해서 움찔) 야아...
은설 : 회장님 때문이야 다! (하고 다시금 분노의 걷기 하는 얼굴에서)
#55. 경찰서 근처 일각 (회상, 낮)
은설, 분 누르고 체념.
은설 : (옷고름 푸는 심정이다) 좋아요... 다시 생각해볼게요. 일.. 할 거죠? 회사 나올 거죠?
지헌 : (아아아 화사해져서) 어, 그러지.
은설 : (너무 순순하자 겁이 덜컥 난다) 어디까지나 다시 생각해보기만 하는 거예요. 당장 본부장님을 좋아하겠다, 남자로 보겠다,
이런 거 결단코 아니에요?
지헌 : 시작이 반이야.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일단 좋아, 괜찮아.
은설 : (울상으로) 끝 아니에요. 조건 더 있어요. 합의금, 할부 해주는 거죠?
지헌 : 그럼. 이제 끝이지?
은설 : 아니... 어.. 어.. 차지헌 개조 프로젝트.. 어, 조련 프로젝트에 돌입할 거예요.
지헌 : 그럴래, 노은설?
은설 : 쉽지 않을 걸요. 회장님 당부대로, 싹 새 사람 만들 거예요. 공황장앤지 광장공폰지 것도 싹 고쳐야할 거구요,
여튼 막 지옥 프로그램으로 고생할 각오 해야할 거예요. 그래도 좋아요?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지헌 : (흥) 뭐.. 할 수 있어.
은설 : (에이, 못한다고 하지 싶어서) 저 진짜 빡세게 할 건데?
지헌 : 각오하지. 조건 더 있어?
은설 : ... (뭐가 또 없을까 생각하지만 안나서)
#56. 지헌(은설에게 줄 빨간 차) + 호텔 로비나 레스토랑 정도 (저녁)
지헌, 기분 좋게 운전 중이다. 문득 생각난 듯 스피커폰으로 전화 거는.
/무원 쪽.
무원, 막 미팅 헤어지는 길. 핸드폰 울리는 거 확인하고, 미팅 상대에게, ‘그럼 조율 조건 들고 다시 뵙죠’
가볍게 인사하고 헤어진 뒤 전화 받는다.
무원 : 용건만 간단히 해.
지헌 : 바쁘냐? 좀 빨랑빨랑 받어라.
무원 : 너처럼 안한가하잖아 난. 용건.
지헌 : 그렇지, 넌 맨날 쓸 때 없이 바쁘더라. 근데 나도 바빠질 거야 곧. (자랑하는 거다)
무원 : 내가 물어본 적 있던가, 너 바쁜지 안바쁜지? 없는 거 같은데? (말렸다 싶어) 용건 뭐냐구?
지헌 : (무시하고) 나 곧 조련당할 거야, 노은설한테.
무원 : (뭐야 싶은데)
지헌 : 그래서, 나두 노은설도 곧 바빠질 거거든? 그니까 괜히 집적대지마 알았지? (끊는)
무원 : (허, 어이없는데 또 울리는, 이 자식 하듯 보는데, 액정에 나윤이 뜬다) ...
지헌 : (기분 더 좋아져 운전하며)
#57. 차회장 정원 혹은 집 앞 (저녁)
송여사와 메이드 함께 가벼운 차림으로 나온다. 마트 가려던 길.
송여사 : (메이드에게) 목록 미리 적어났지?
메이드 : 네, 근데 이렇게 마트까지 직접 안가셔도 될텐데요 여사님.
송여사 : 왜 그래? 늙은이 재미 하나 뺏으려 그러나? (하고 웃는데)
기사 : (달려온다) 뭔 일인지 모르겠네요 여사님.
송여사 : (보는데)
기사 : 멀쩡히 차고에 있던 차가 없어졌어요.
송여사 : 그게 무슨 소리야? 차가 뭐 저 혼자 굴러가기라도 (하다가 짐작 간다) 아이구 아부지... 또 그 놈 짓은 아니겠죠...
#58. 은설 집 앞 (저녁)
산책하고 돌아오는 은설과 명란.
지헌 : (차 세우고 멋진 포즈하고 서선) 어이, 늦었잖아.
은설과 명란, 벙찐데.
지헌 : (좀 어색해서) 별일.. 없었지?
명란 : 한 시간도 안지났다, 빠빠이한 지.
지헌 : (확 차키 던지면)
은설 : (얼결에 받는데)
지헌 : 업무용이야. 앞으로 부르는 즉시 제깍제깍 오란 뜻이니까/
은설 : (OL) 그걸 믿으라구요?
명란 : (툭 친다) 그냥 믿어. (지헌에게) 나는 믿어, 본부장군. (하며 차 옆으로 가서) 괜찮다아.
지헌 : (빠직) 업무용이랬잖아. 레슬러양은 타지마.
명란 : (째리고) 본부장군이 잘 모르나본데, 나한테 잘못 보여서 좋을 거 없거든?
내가 본부장군 편을 드느냐 마느냐, 이거 아주 중요해 어?
지헌 : (그런가 싶은) 가끔은 봐주지.
명란 : (퍽 치며) 그래야지.
지헌 : (아픈데)
은설 : (와서 차 키 돌려준다) 갖고 가세요, 다시 생각하기로 한 거 취소하기 전에. (하고 들어간다)
지헌 : 그럼, 치한 드글거리고 신발도 막 잊어버리구 그런 위험천만한 걸 이용하게 그냥 둬?!
은설 : (돌아보고 다가온다) 치한이야 어쩌다 있는 거구, 내 생각엔 불순한 목적으로 준 이 차를 덥썩 타는 것보단,
대중교통이 백만밴 더 안전하거든요?
지헌 : 시끄러, 업무용이랬잖아. 그냥 타.
은설 : 아 진짜 (하는데)
명란 : (은설 엉덩이에 니킥 날리고 헤드락 걸며) 그냥 타자, 친구야.
은설 : 왜 그래 너까지? (확 빠져서 명란을 꺾는)
명란 : 이게. (힘으로 밀어 은설 들어올리는)
여자답지 않게 힘으로 밀고 당기는 은설과 명란을 보며 지헌, ......
지헌 : 거기까지! (안듣는다) 제발 거기까지.
명란 : (얼른 은설 떼어내고 지헌의 손에서 차키 득템하고)
은설 : (째리는)
지헌 : 조련 프로그램은 다 짰나 노은설?
은설 : 네? (했다가 황당) 아니요? 공황이나 뭐 이런 거 공부도 좀 하고 난 뒤에..
지헌 : 빨리 짜. 나 개조될 마음의 준비 다 되어있어.
은설 : ...
지헌 : (명란에게) 차 키 내놓지.
명란 : 진짜 도로 그냥 갖고 가게?
지헌 : (쓰읍) 집에 가야지. 생각을 해봐. 내가 이걸 혼자 타고 왔어. 이걸 노은설을 줬어. 그럼 난 집에 어떻게 가지?
노은설이 데려다 줘야할 거 아니야?
은설 : (하아) ...
#59. 차회장 집 앞 (저녁)
은설의 차, 도착한다.
은설 : 내리세요. (하고 내리는)
지헌 : (내리면)
은설 : (차키 내밀며) 이건 정말루 (못받겠단 말 하려는데)
지헌 : (OL) 따라와.
은설 : 네?
지헌 : 공황장애 공부하겠다며? 그에 관련된 책 다 갖고 있어. 빌려줄게.
은설 : ...
#60. 갤러리 (저녁)
영업시간 끝나고 문 닫은 갤러리.
숙희와 황관장, 갤러리 일각 테이블에 앉아있다. 테이블엔 미술품 거래 계약서, 장부들 있는.
숙희 : (계약서 금액 확인하며) 좋아, 이 정도면 괜찮네. (금액 위조된 상황)
황관장 : (짜증 섞인 목소리로) 거래 중개인 다리 놔줄 테니까 앞으론 나 통하지 말구 직접 만나.
아직 안알려진 믿을 만한 사람이니까 걱정 말구.
숙희 : 이러면서 얼굴 보고 친목 다지구 그러는 거잖아. 이깟 거 뭐 귀찮다구.
황관장 : 이런 거에 엮이기 싫어서 그래.
숙희 : 어머머, 넌 뭐 순수한 미술애호가라 그림 사구 갤러리 하니? 표현이 좀 그렇다?
황관장 : 됐어, 얼른 일어나. 나 피곤해.
숙희 : 얘 이상하네? 왜 이렇게 내내 까칠해?
황관장 : (못참고 핸드백 거꾸로 들어 턴다) 이것 땜에 그런다 왜?!
숙희, 우수수 떨어진 사진들 주워 본다. 홍대 사진들을 비롯 최근의 업데이트 사진들까지.
숙희 : ... 이게... 뭐니?
황관장 : 사진 몰라?
숙희 : 누가 지금 그거 물어?!
황관장 : 아 몰라, 언니 아들한테 가서 물어봐.
숙희 : 이거 합성 아니니? 아님 뭐 일 때문이겠지... 우리 무원이 여자 문제 안일으키는 애야. 알잖아.
황관장 : (쯧) 몰라아.
숙희 : (좀 충격적인 기분으로 사진들 훑다가 어떤 사진 들고, 바로 경찰서 지헌이 치한 폭행하던) 이거.. 뭐야? 언제 거야, 어디야?
황관장 : 것도 몰라. 그냥 알아서 지들이 매일매일 업데이트해서 보내주는 거야.
숙희 : (사진 보며, 하아.. 좋아지며)
#61. 와인바 (저녁)
나윤, 혼자 와인 마시고 있다. 무원이 들어와 옆에 앉는다.
나윤 : (보지 않은 채, 비꼬듯) 고마워, 와줘서.
무원 : 많이 했어?
나윤 : (같이 놓여있던 빈 잔에 따르려는데)
무원 : 됐어.
나윤 : 한모금 정돈 가끔 하잖아.
무원 : 운전하려구.
나윤 : (백에서 홍대 무원과 은설 사진, 황관장이 놓고 갔던, 꺼내 밀어 보인다) 이거.
무원 : (사진 보고) .. 너..?
나윤 : 바닥이라구? 그래... 아, 그 사진 곧 니네 엄마한테도 들어갈 거야. 울 엄마 단속해봤자 안되는 사람이잖아. (마시는)
무원 : (잡는다) 그만해. 이런다구 기분 안나아져.
나윤 : 너까지 그 여자한테 그럴 줄은 몰랐어. 근데 너 아니? 그 여자 뻥친 거야. 뭐 산을 개간하구 사학사업을 해? 웃겨서.
무원 : (짐작 가서 작게 웃는) 너 혼자 오해한 거겠지. 니 사고에 갇혀서.
나윤 : 그래, 다 내 잘못이다. 다들 내가 우습지. 바람빠진 공이야. 여기서 차구 저기서 차구.
무원 : 딴 사람 맘까지야 내가 장담할 순 없구, 난 아니야. 너 안우스워.
나윤 : 너두 나 빵 찼어. 싫댔잖아 나.
무원 : 마음 없는 정략이 싫단 거였어. 니가 마음까지 갖고 온다면 다시 생각할 거야.
나윤 : 와아아. 고마우셔라.
무원 : 나두 어쩌면 가망 없어질지 몰라. 그 전에 현명한 판단해.
나윤 : (허, 기막혀 본다)
무원 : (여유로 보며)
#62. 지헌 방 (저녁)
책상에 쌓인 책. 은설, 황당한 얼굴로 보고 있는데.
지헌, 어딘가 숨겨진 곳들 (눈에 잘 안띄는 책장 맨 밑칸이라든가 책상 밑이라든가 등등에서)에서 책을 갖고 와 쌓는다.
공황장애 뿐 아니라 심리 서적, 뇌 관련 서적들.
은설 : 뭐가 이렇게 많아요? 이걸 다 어떻게 갖구 가라구?
지헌 : 노은설 힘 쎄잖아.
은설 : 이거 다 들 정돈 아니거든요?
지헌 : 그럼 나눠 빌려가든가, 아님 일루 와서 보든가. 아니, 것보다 내가 직접 강의 해주지. 내가 거의 전문가거든.
은설 : 근데.. 극복이 안돼요?
지헌 : 이봐, 노은설. 그러니까 장앤 거지. 책 읽고 공부한다고 쉽게 극복되면, 그게 장앤가?
은설 : 그래두 불치병은 아니잖아요.
지헌 : 건 그렇지.
은설 : 노력하면 고쳐지는 거네?
지헌 : 그게 쉬운 게 아니라니까. 참 이해력 딸려.
은설 : (쳇, 하고 책 보다가 뇌 관련 책 보는) 대뇌변연곈지 뭔지도 그래서 안거구나?
지헌 : 보여줄까? (뇌 그림 책 찾아서 펼치는)
#63. 나윤의 집 앞 + 무원의 차 (저녁)
무원의 차가 나윤의 집 앞에 도착한다. 나윤, 투두둑 떨어진 눈물을 신경질적으로 닦는다.
무원 : (보고)
나윤 :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 그래.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정말 모르겠어서.. (또 그렁 맺히는데)
무원 : ... (나윤의 얼굴 잡아서 마주보게 한다)
나윤 : 놔. 나 예쁘게 못울어. 추해.
무원 : (그 말에 피식 웃는다)
나윤 : 뭐야.. (씨 보는데)
무원 : 너도 나두.. 사람 선택에 이유, 조건 많은 사람들이야.
나윤 : 그래서?
무원 : 그것말구 마음도 있을 때.. 마음까지 갖고 너 원하고 있을 때.. 나한테 와라...
나윤 : (본다)
무원 : (미소로 나윤의 눈물자국 닦아주곤, 나윤에게 편안한 미소로 다가가 입을 맞추고)
나윤 : ...!
#64. 지헌방 (저녁)
지헌이 은설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지헌 : 여기야.
은설 : (호기심에 본다) 아아.. 그러니까 내가 여기에 박혀있다 그거네요?
지헌 :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은설 : 어어. (하며 보는)
지헌 : (그런 은설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렇게 보다가) 노은설.
은설 : 네? (하며 보는데)
지헌 : (몸을 뻗어 은설의 입에 조심스레 살짝 입을 맞춘다)
은설 : ...!!!
그렇게 각각 입맞춤하는 두 커플이 번갈아, 혹은 한 화면에 보여지며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