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수차천(一手遮天)
한 손으로 하늘을 가리다 라는 뜻으로,
권력으로 수단을 가리지 않고 여러 사람을 속이려 하는 것을 말한다.
一 : 한 일(一/0)
手 : 손 수(手/0)
遮 : 가릴 차(辶/11)
天 : 하늘 천(大/1)]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는 우리 속담과 번역한 듯이 같은 뜻을 지닌 성어다.
벼락치는 하늘도 속인다는 사람이라도 그것이 오랫동안 드러나지 않을 리가 없다. 하나의 거짓말을 참말처럼 하기 위해서는 항상 일곱의 거짓말을 필요로 한다는 서양 격언도 있다. 그런데도 권력으로 천하의 모든 사람 눈을 가리려는 일은 자주 본다.
이 말은 당시(唐詩)에서 나왔지만 세력을 믿고 전횡하며 윗사람을 속이고 아랫사람을 업신여기는 일이 어찌 옛날에만 있었겠는가. 한낮에 그림자를 피하려는 일중도영(日中逃影)이나 한 손에 하늘을 얹는다는 일수탁천(一手托天)과 같이 불가능하거나 무모한 일을 가리킨다.
당나라 시인 조업(曹鄴)은 사기(史記)를 읽고 독이사전(讀李斯傳)이란 시를 지었다. 엄격한 법치로 진시황(秦始皇)을 도와 탄탄한 군현제를 확립하는데 도움을 준 이사(李斯)는 획기적인 정치를 이끌었지만 악명도 남겼다.
순자(荀子)에 같이 수학한 한비(韓非)를 시기하여 옥사하게 했고, 실용서를 제외한 서적을 불태우고 비판하는 학자를 생매장한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진시황에 건의했다.
승상에 오른 뒤 자신도 환관 조고(趙高)의 모함으로 처형된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조업은 사마천(司馬遷)이 평한 이사(李斯)의 열전을 읽고 느낀 것을 읊었다.
一車致三轂(일거치삼곡)
本圖行地速(본도행지속)
不知駕馭難(부지가어난)
擧足成顚覆(거족성전복)
한 마차에 세 개의 바퀴통을 단 것은, 본래 빨리 달리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마차를 제어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을 몰랐으니, 마차는 출발하자마자 바로 뒤집어졌다.
欺暗尙不然(기암상불연)
欺明當自戮(기명당자륙)
難將一人手(난장일인수)
掩得天下目(엄득천하목)
不見三尺墳(불견삼척분)
雲陽草空綠(운양초공록)
남이 모르는 것을 속이려고 해도 그렇게 잘 안 되는 것인데, 남이 다 아는 일을 속이려 했으니 죽음을 자초한 것이 당연하다. 한 사람의 손으로는 온 세상 사람들의 눈을 모두 가릴 수 없다. 석 자밖에 안 되는 무덤과 형장의 풀이 부질없이 푸른 것을 보지 못했는가!
위 시에서 운양(雲陽)은 秦나라 때의 감옥과 형장(刑場)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 이곳은 섬서성(陝西省) 순화현(淳化縣)의 서북쪽에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한비자(韓非子)는 옥사(獄死)했고, 예서(隸書)를 만들었다고 하는 정막(程邈)도 옥살이했다. 이사(李斯) 역시 이곳에서 죽었다고 한다.
최근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우습게도 7개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제주도만이 최종 확정되었다. 처음부터 전화로 무제한 중복 투표가 가능하다고 하여, 그 공정성이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우리는 몇몇 사람들의 지휘에 따라 너나 할 것 없이 부화뇌동(附和雷同)하여, 모두 캠페인을 하면서 서로 전화하길 독려하였다.
우리는 서로 손으로 서로의 눈을 가렸다. 혹시 등수에만 눈이 멀어 스스로 진실을 왜곡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 아니나 다를까. 뉴세븐원더스라는 재단에 우리만 완전히 농락당해, 드디어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뉴원더가 됐다. 이것은 과연 몇몇 주관한 사람들만의 잘못인가.
一(일)은 지사문자로 한 손가락을 옆으로 펴거나 나무젓가락 하나를 옆으로 뉘어 놓은 모양을 나타내어 「하나」를 뜻한다. 一(일), 二(이), 三(삼)을 弌(일), 弍(이), 弎(삼)으로도 썼으나 주살익(弋;줄 달린 화살)部는 안표인 막대기이며 한 자루, 두 자루라 세는 것이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 한가지 공(共), 한가지 동(同)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무리 등(等)이 있다. 용례로는 잡념을 떨어 버리고 일에 열중한다는 일삼매(一三昧), 의회에서 한번 부결된 안건은 같은 회기 중에 다시 제출할 수 없다고 하는 원칙을 일사부재의(一事不再議), 주식 또는 몫을 한 사람만이 보유하고 있는 회사를 일인회사(一人會社), 전적으로 맡긴다는 일임(一任) 등에 쓰인다.
手(수)는 상형문자로 다섯 손가락을 편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마찬가지로 손의 모양에서 생긴 글자는 又(우;또), 寸(촌;치) 따위가 있다. 手(수)는 投(투;던지다), 招(초;부르다) 따위 다른 글자의 부분이 되면 재방변(扌(=手);손)部로 쓰는 일이 많다. 상대 한자로 발 족(足)이 있다. 용례로는 죄인의 손목에 걸쳐 채우는 수갑(手匣), 손으로 움직이는 것을 수동(手動), 형제간의 우애를 수족지애(手足之愛),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뜻의 수불석권(手不釋卷) 등에 쓰인다.
遮(차)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庶(서→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가리다, 보이지 않게 막다, 감추다, 숨기다, 차단하다’등의 뜻이다. 용례로는 광선을 막아 가린다는 차광(遮光), 차광하기 위하여 치는 막을 차광막(遮光幕), 막아서 멈추게 한다는 차단(遮斷) 등에 쓰인다.
天(천)은 회의문자로 사람이 서 있는 모양(大)과 그 위로 끝없이 펼쳐져 있는 하늘(一)의 뜻을 합(合)한 글자로 「하늘」을 뜻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유의자)로 하늘 건(乾), 하늘 민(旻), 하늘 호(昊), 하늘 궁(穹)이 있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상대자)로 흙 토(土), 땅 지(地), 땅 곤(坤), 흙덩이 양(壤)이 있다. 용례로는 온 세상을 이르는 말의 천상천하(天上天下), 세상에 나보다 존귀한 사람은 없다는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천주교(天主敎), 천사(天使), 천당(天堂), 천국(天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