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밤공기가 무척이나 차가웠습니다. 잠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홈팀 LG의 풍성한 개막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옷깃을 여며야 했습니다.
오후 3시쯤 뿌리기 시작한 봄비 탓에 관중석은 듬성듬성 비어 있었습니다. 긴 겨울을 보내며 홈 개막전을 준비한 구단 관계자들은 무척이나 허탈한 표정이었습니다.
첫번째 '디찍, 볼파크'는 6일 잠실구장에서 코닥 DX3900으로 찍은 '사람 없는' 썰렁한 사진으로 시작합니다.< chang@>
▶ 우리는 하나 3만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구장은 '한지붕 두가족' LG와 두산이 함께 사용합니다. 그래서 두 구단은 운영본부라는 별도의 조직을 마련, 각 구단에서 파견된 근무자로 하여금 1년 사용료 32억원을 내고 서울시로부터 임대한 잠실구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LG와 두산은 이런 마음을 닫아 잠실구장 중앙 출입구 위에 '함께 응원해요'라는 문구가 쓰인 대형 걸개를 걸어 놓고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종합운동장 주변 도로의 가로등에 LG와 두산의 배너 광고를 내걸었습니다.
▶ 관중석은 금연구역 우리나라에는 돔구장이 없습니다. 모든 야구장에서 둥근 달과 반짝이는 별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한때 옆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마음대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안됩니다. 출입구 곳곳에 금연 안내문(위쪽)이 붙어 있고, 통로에는 '그린존'이란 흡연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그린존' 주변에는 TV도 걸려 있습니다. 특히 LG의 경우 구장 어디에서든 주파수만 맞추면 라디오로 수신이 가능하고, 전국적으로 인터넷의 오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생중계를 들을 수 있는 자체 방송을 통로쪽 스피커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담배를 피우면서도 그라운드 상황을 놓치지 말라는 배려이지요.
▶ 화장실 깨끗해요 이제 운동장 화장실은 불결하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세요. 6일 LG는 봄비와 스산한 날씨 탓에 5287명이란 역대 홈개막전 최소 관중을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홈팀 응원석인 1루쪽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힘차게 LG를 응원했습니다.
LG가 1-4로 뒤진 7회초쯤 1루쪽으로 가 보았습니다.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을 찾는 팬들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뜻한 커피를 즐기더군요. 종이컵에 맥주를 파는 곳은 썰렁….
이 시간쯤이면 악취가 나면, 화장실은 그곳에 더이상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