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비
아직 햇살은 뜨겁고
매미 소리도 남아 있는데
처마 끝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지난 여름의 이야기를
하나씩 씻어내는 것 같습니다
푸르기만 하던 나뭇잎도
비에 젖어 한층 짙어지고
바람은 어느새
서늘한 얼굴을 하고 찾아왔습니다
계절은 참 정직합니다
갈 때가 되면
아무리 붙잡아도 떠나고
올 때가 되면
아무리 기다리지 않아도
찾아오지요
꼭 우리 인생과 닮았습니다
붙잡고 싶었던 날들은 지나가고
기다리지 않았던 내일이
어느새 오늘이 되어 있습니다
오늘 내리는 이 비가 여름에게
건네는 작별 인사라면
다가오는 가을에는
조금 더 느긋하게
조금 더 따뜻하게
우리의 하루를 살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윤서정 -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