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의 생각하는 사람,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를 보러 프랑스의 루브르미술관을 찾는 이들은 많지만, 모나리자와 자주 비견되는 신라시대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는 이는 얼마나 될까. 정병조 前 금강대 총장은 한국 문화의 우월성을 담보해주고 있는 것이 불교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고 안타까워했다. 2월 7일 동산불교대 불교학과 입학식에서 정 총장은 불교를 공부하기 위해 모인 이들에게 불교의 수승함을 계속해서 일깨워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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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조 前 금강대 총장은 … 1947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했다. 1971년에 동국대 인도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국대 윤리학과 교수, 인도 네루대 국제대학원 교수, 동국대 부총장, 금강대 총장, 사단법인 한국불교연구원 원장을 역임했다. 불교이론의 현대화에 앞장 서 왔으며 불교의 근본 사상을 대중들이 쉽게 접하도록 하는 데 힘써왔다. 주요 저서로는 <인도철학사상사> <한국불교사상사> <실천불교> 등을 비롯, 60여 편의 논문과 10권의 번역서가 있다. |
불교는 기독교-회교 ‘완충지대’ 불교 속 융합·문화적 가치 인식할 때 세계속 한국 존재감 드러내
싯다르타는 중국 사람? 우리는 인도불교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전이 한문위주로 되어 있고 우리나라 불교 역시 1700년 가까이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혹시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 부처님을 중국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불교 교주 고타마 싯타르타는 인도지역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어디에서 태어나서 부모는 누구고, 공부는 어디서 했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요즘 불교학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2500여 년 전 석가모니가 무슨 말을 썼을까입니다. 120개 언어 중 천만 명이 쓰는 말이 20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어떻게 우리가 2500년 전 부처님이 무슨 말을 썼는지 알 수가 있겠습니까. 그냥 추측만 할 따름입니다. 당시 부처님은 왕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귀족이 썼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썼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나중에 부처님이 되신 후에 각 지역을 돌아다닐 때마다 통역을 대동하고 다닐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부처님은 남쪽 마가다라는 나라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마가다에서는 마가디라는 언어를 쓰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부처님은 해당지역의 언어인 마가디를 썼을 것입니다. 북쪽 코살라에서는 코살리라는 언어를 사용했을 것입니다. 또 고향에서는 카필리라는 언어를 사용하셨겠지요. 그리고 당시 평민들이 쓰던 언어는 빨리어였습니다.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부처님은 5개 국어에 능통했을 거라 추측됩니다.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것은 불교 불교공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대륙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여러분에게 강조해주고 싶은 것은 여러분들이 불교 공부를 하려고 결심을 했다면, 왜 우리가 불교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자각을 하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교공부를 하는 것은 여러분의 인생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아놀드 토인비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대립이 극한적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죠. 유일신 종교에서는 타인이 신봉하는 신은 부정하기에 대립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대립을 완화시킬 수 있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불교는 유일신을 내세우지 않아요. 부처님은 모든 생명들이 깨달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설파하셨지요. 너도 나도 부처인데 다만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지요. 아놀드 토인비가 불교만이 완충지대가 될 수 있다고 한 것이 납득되시나요. 한국 사회에는 보수와 진보 양 갈래가 있습니다만,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만한 것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극렬한 대립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은 불교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명심해야할 것은 한국인으로써 자신의 뿌리, 자신의 문화를 이해해야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한국이 세계만방에 자랑하는 문화재가운데 70프로가 불교문화재에요. 포항제철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줘봤자 뭐합니까, 석굴암을 보여주면 경탄하기 바빠요.
한국 불교는 어디에? 조금 비약해서 생각해보면, 세계 불교 속 어디를 가도 한국 불교는 없습니다.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불교는 중국 불교입니다. 땅도 크고, 기라성 같은 위인들이 출현했으며, 역사도 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본은 조직적으로 불교를 선양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멀었죠. 일본은 불자 재벌들이 사재를 들여 불법홍포에 앞장섭니다. 일본인들이 일을 하는 것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그곳에는 쥬펜 파운데이션이라는 재단이 있습니다. 이 재단은 일본 문화를 해외에서 선양하는 사람들에게 장학금을 줍니다. 이를테면 해외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을 왕복 항공료를 제공하면서까지 일본에 초청, 연수를 시킵니다. 물론 연수기간에 월급도 줍니다. 일본 불교 역시 국가의 도움으로 세계에서 선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불교는 세계 어디에 있습니까? 제가 볼 때 대한민국은 기독교국가입니다. 대한민국의 오피니언 층, 대한민국을 이끄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기독교신자입니다. 여러분은 독실한 불교신자라고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세요? 고위공무원직, 그러니까 차관이상 200명을 대상으로 종교를 조사한 결과 150명 이상이 기독교였습니다. 머릿수로도 자본으로도 기독교를 이길 수 없어요. 그래서 세계인들에게는 한국이 불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는데 정작 기독교인들이 많은 나라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에서 한국학과가 유일하게 있었던 대학교는 뉴욕주립대입니다. 그나마도 몇 년전, 없어져 버렸습니다. 아쉬운일이죠. 그런데 거기서 제가 잠시 강의를 청탁받아 갔을 적에 커리큘럼을 살펴보니 한국이 반성해야할 점이 많더라구요. 아주 실용적인 강의들로 이루어져 있더군요. 한국의 상거래법, 한국의 포장법, 한국에서 기업하는 법 등이 있었고 놀랐던 것은 마지막 강의였습니다. 노래방가는 법이 있더라구요. 한국 노래를 배우면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니까요. 우리나라는 영문학과에서 셰익스피어, 영문희곡 이런 것만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어과 다니는 친구들이요? 북경가서 우동 한 그릇도 못 사먹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문학과를 만들면서 언어, 역사, 문화를 총체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를 길러내야 해요. 이처럼 세계 모든 나라들이 자기나라를 홍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자기들 나름대로 홍보 전략을 세우는데 우리나라는 무엇을 내세울 수 있습니까? 우리나라 역대 위정자들은 하도 가난한 시절을 겪었다보니 경제개발. 경제계획. 새마을운동 등 돈 벌었다는 것밖에 내세우지 못합니다.
불국사 돌멩이의 의미는? 불국사에 가면 무설전(無說殿)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무설전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 가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리죠. 히랍은 세계최초의 문명국입니다. 해마다 5월 30일이 되면 아데나이의 시민들이 모두 모여 축제를 벌이고 투표로 그 해의 인물을 뽑았습니다. 총리나 장관, 이런 사람 뿐 아니라 빵 굽는 아저씨, 구두방 주인 등도 뽑혔지요. 어느 해인가 소크라테스가 그 해의 인물로 선정됐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기가 뽑힌 이유를 모르겠다며 상을 한사코 거절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나는 진리 앞에 겸손하고 나는 내가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굉장히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 어리석고 현명하고의 차이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현명한 거고, 그걸 모르고 있다면 어리석은 것이다”고 했지요. 그때부터 소크라테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무지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노자도 도덕경에서 “진실로 아는 자는 말이 없고 진실로 말이 많은 자는 알지 못하는 자다”고 했습니다. 무설전은 이처럼 진리의 설법은 언어를 빌지 않고 설법되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무설전을 지나 108개의 계단을 밟고 내려가면 아미타전이 있습니다. 왜 108개입니까. 인간의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에 감각의 대상인 색성향미촉법, 즉 6가지에 6가지를 곱하면 36이 되고, 다시 과거, 현재, 미래 삼세로 또 곱하면 108번뇌가 되는 것이지요. 저는 여러분들께 불국사의 풀 한포기, 돌멩이가 가지고 있는 그 의미를 아시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수학여행때 꼭 불국사를 들르기 마련이지만 대다수가 이러한 의미를 모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나라 교육의 잘못된 점이 드러나죠. 저는 초중고를 마칠 때까지 불교가 얼마나 훌륭한 종교인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어요. 예수만 제일이라고 배웠지요. 원효, 의상대사가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는 미처 배우지 못했어요. 또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모나리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최고인줄만 알았지 신라의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이 얼마나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인지는 몰랐습니다. 반가사유상에는 깨달음, 달관의 모습을 섬세하게 깃들어있었습니다. 불교의 위대한 정신, 이를 이해 못하는 한 결코 우리는 선진국이 될 수 없고, 지식인이 될 수 없습니다. 때문에 불교가 미래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불교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가치를 인식하셔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중국에서 부상중인 불교 오늘 인도불교에 관해서 말씀을 많이 드리진 못했습니다만 우리가 흔히 세계 4대 종교라고 말하는 기독교, 회교, 힌두교, 불교에는 인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진리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 교세만으로 따지면 불교는 최하위에요. 회교, 즉 이슬람이 세계에서 가장 큰 교세를 가지고 있지요. 그 다음은 힌두교가 두 번째, 힌두교는 인도의 민족종교인데 인도 인구가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 놀랄만한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불교를 믿기 시작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모택동 정부 수립 이후 반 종교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그러니까 이 분들이 그렇게 종교를 미워하고 싫어했는데 문화혁명 이후 돈벌이를 위해 사찰을 복원하고 하는 과정에서 불교가 눈에 들어온거에요. 북경 시내만 해도 절이 참 많습니다. 그 중 백림사라는 절에서는 불우이웃돕기 프로그램을 매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북경시내 구청에서 간추린 결손가정들 명단을 받아 하루 10명씩을 도와주는 것이었죠. 1년이면 3650명이나 됩니다. 이처럼 보시에 입각한 불교의 사회공헌은 중국 정부에게도 국민들에게도 우호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중국 국민 중 반만이라도 불교를 믿는다면 세계 종교 중에서 불교의 교세는 1위로 올라서게 될 것입니다. 불교문화를 전파하는데 중국의 힘이 크겠지요. 다른 이야기지만 한, 중, 일이 화합할 수 있는 길은 불교밖에 없다는 것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독교로도, 경제적으로도 되지 않아요. 불교는 이데올로기가 아니고 신념이기 때문에 한중일을 엮을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여러분들 역시 불교가 미래의 동아시아 시대를 열어가는 가장 중요한 밑천이 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자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 저작권자 © 현대불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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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_()_
나무관세음보살...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