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이어 벌써 한차례의 태풍이 지나갔다. 이제 피서계획을 마련할 때다. 미리미리 준비하면 더욱 편하고 알찬 피서가 될 수 있다. 2회에 걸쳐 바캉스 특집을 마련한다. 먼저 영원한 여름의 테마, 바다로 간다. 동ㆍ서ㆍ남해의 한적한 바닷가를 훑고 섬으로도 떠난다./편집자주
바다면 바다, 산이면 산. 과거 기동력이 없었을 때의 여행법이다. 이제는 하나만 가지고는 만족할 수 없다. 동해안의 한적한 바닷가를 찾는다. 주변에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가 있는 곳으로.
풍광 제각각… 물맑은 청정지역 / 동산~남애해수욕장(강원 양양군)
양양의 여행지 하면 낙산도립공원인 하조대, 낙산사 등 양양의 북쪽을 떠올린다. 그러나 남쪽에도 숨은 보석들이 많다. 강릉시와 경계를 이루는 양양군 현남면의 해안선은 모두 해수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산, 죽도, 인구, 광진리, 남애 등 불과 10여㎞의 해안선을 따라 5개의 해수욕장이 늘어서 있다. 일부는 아직 군사지역이어서 현재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나 7월초면 모두 개방될 예정이다.
이 해수욕장들은 동해안에서도 특히 물이 맑다. 또 바다에 들어가 발을 꼼지락거리면 조개가 밟힐 정도로 청정지역이다. 한꺼번에 몰려있지만 풍광이 모두 달라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추천의 앞 순위는 가장 북쪽의 동산해수욕장과 가장 남쪽의 남애해수욕장. 동산해수욕장의 장점은 고운 모래와 얕은 수심. 20㎙ 정도를 걸어나가도 수심이 허벅지밖에 되지 않는다. 아이들과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남애해수욕장은 매호라는 큰 석호를 끼고 있는 것이 특징. 동해시 추암해변, 양양 낙산사와 함께 동해 일출 명소로도 꼽힌다.
파도에 싫증이 나면 깊은 계곡으로 들어간다. 현북면에서 418번 지방도로를 타고 내륙으로 들어가면 깊은 골짜기가 나타난다. 어성전마을과 법수치마을이 있다. 과거에는 접근하기 힘든 오지였다. 마을을 따라 양양 남대천의 최상류가 흐른다. 보기만 해도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맑다. 현남면사무소(033)670-2605.
무릉계곡·천곡동굴 연계코스로 / 노봉ㆍ기곡해수욕장(강원 동해시)
동해시의 기곡해수욕장. 아이들이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뛰어들었다. 바위를 때리는 파도가 시원하다.
동해시의 망상해수욕장은 영동고속도로의 확포장에 힘입어 올해 가장 붐비는 해수욕장이 될 것 같다. 인근의 무릉계곡, 두타산, 천곡동굴 등과의 연계관광 黴별?잘 조성돼 있어서다. 사람에 치이는 것이 싫다면 바로 옆의 작은 해변으로 옮기면 된다. 노봉해수욕장은 망상 바로 남쪽, 기곡해수욕장은 바로 북쪽에 붙어 있다. 망상해변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고운 모래와 맑은 물을 자랑하지만 규모는 아담하다.
노봉해수욕장은 특히 조용한 밤바다를 원하는 이들이 찾을만하다. 주민들은 분위기 유지를 위해 캠프파이어도 허락하지 않는다. 인근에 어달리라는 횟집 밀집지역이 있다. 바로 옆의 묵호항에서 바로 생선을 구입해 오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
기곡해수욕장은 원래 망상해변과 군시설로 잘라져 있었다. 동해시에서 오토캠핑장을 그 자리에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다. 통나무 로지, 오토 캠핑카 등 주말이면 국내에서 보기 힘든 진풍경이 벌어진다. 어울리는 재미를 원한다면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동해시 여행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무릉계곡이다. 1977년 국민관광지 1호로 선정된 명승지이다. 산행이 싫다면 입구에서 용추폭포까지 왕복 2시간 정도의 트레킹으로도 충분하다. 끝자리가 3, 8일인 날 동해안에서 가장 큰 북평 5일장이 선다. 동해와 백두대간의 온갖 산물이 어우러지는 흥겨운 잔치이다. 동해시청 관광개발과 (033)530-2475.
절벽지대 사이의 백사장 "앙증" / 용화ㆍ장호해수욕장(강원 삼척시)
삼척시 근덕면의 瞞횬?동해안에서도 손꼽히는 절벽지대이다. 바닷가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을 지나는 7번 국도는 마치 뱀이 기어가는 듯 구불구불하다. 절벽 지대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작은 백사장들은 앙증맞을 정도로 예쁘다. 또 이 백사장을 배경으로 작은 어촌 마을이 고즈넉하게 앉아있다.
용화와 장호해수욕장은 약 1.5㎞의 거리를 두고 나란히 있는 해변이다. 사이에 큰 바위절벽이 두 해변을 갈라놓고 있다. 일단 두 해수욕장은 바라보는 맛이 있다. 절벽 해안도로에 차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두 해변의 물빛은 눈이 부실 정도이다.
용화 해수욕장은 백사장의 길이가 약 1㎞. 백사장이 활처럼 마을 쪽으로 들어와 있고 파도가 높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 또 해수욕장 한가운데로 바다로 흘러드는 시냇물이 있어 담수욕을 즐길 수도 있다. 다만 해수욕장 가운데 부분의 수심이 깊다는 것이 흠이다.
장호해수욕장도 용화해수욕장처럼 활처럼 휜 해변을 갖고 있다. 파도가 잔잔하고 지형상 천연 바람막이가 있어 낚시터로도 안성맞춤이다.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장호항이 있다. 매일 저녁이면 생선을 경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싼 값에 횟감도 구입할 수 있다.
용화항 바로 옆동네는 초곡리. 마라토너 황영조의 고향이다. 황영조기념공원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맛도 별나다. 장호항에서 약 3㎞를 남하하면 신남항이다. 해신당을 모신 곳이다. 처녀 총각의 애절한 사랑의 전설을 갖고 있는 곳으로 나무로 만든 남근으로 유명하다.
끝없이 펼쳐진 "명사 20리 해변" / 병곡해수욕장(일명 고래불ㆍ경북 영덕군)
6개 마을 앞에 늘어선 8㎞의 백사장이 유명한 곳. ‘명사 20리 해변’으로 불린다. 아침을 먹고 이쪽 해변에서 걷기 시작하면 점심 때가 되어서야 다시 돌아올 수 있다. 너무 넓어 아무리 피서객이 몰려도 한산하다. 송천천을 사이에 두고 대진해수욕장과 이웃해 있다.
빽빽한 소나무숲 바깥으로 펼쳐진 해변의 모래는 알이 굵어 몸에 붙지 않고, 예로부터 이 모래에 찜질을 하면 심장 및 순환기 계통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전해온다. 해수욕장의 이름은 고려말 대학자 목은 이색이 지었다. 앞바다의 고래가 하얀 분수를 내뿜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고래뿔’이라 부른 것이 이름이 됐다.
칠보산 자연휴양림, 유금사와 삼층석탑, 마당두들 계곡 등 인근에 볼거리와 명승이 많다. 특히 강구항에서 고래불에 이르는 해안도로(918번 지방도로)는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다. 도로 변 갯바위에는 언제나 낚시꾼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우럭, 학꽁치, 고등어, 돔 등이 낚인다. 병곡면사무소 (054)730-6608.
태평양이 별건가… 바로 눈앞이지
[바캉스 특집] <2> 바다 - 남해안 해수욕장
여차몽돌해수욕장은 거제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바다 뒤로 크고 작은 섬들의 집합체인 대·소병대가 잡힐 듯 말 듯 하게 보인다.
남해안은 여름이면 열대지방의 난류가 북상, 동해안이나 서해안에 비해 일찍 개장하고 늦게 문을 닫는다. 물속 온도가 적당해 오랫동안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멀리 태평양의 망망대해와 인근 섬들이 빚어내는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보너스도 있다. 해가 쨍쨍한 날에는 열대지방에서나 접할 수 있는 크리스탈 블루색의 바다도 경험할 수 있다.
부산은 좋은데, 사람 많은게 싫다면 / 다대포해수욕장(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포해수욕장과 몰운대.
여름철 대표적 피서지는 단연 부산이다. 전국 수백개 해수욕장에 오는 전체 방문객수를 합쳐도 해운대, 광안리, 송정 등 3개 해수욕장에 방문하는 피서객보다 적다. 휴가가 아니라 고행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은 그나마 사람들의 발길이 덜 한 곳이다. 해안에서 300㎙까지 백사장이 펼쳐진다. 백사장 곳곳에서는 게, 조개 등 다양한 해양생물을 발견할 수 있어 해수욕보다는 갯벌체험을 즐기기에 좋다.
해수욕장 왼쪽 끝에는 한때 섬이었다가 모래의 퇴적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된 몰운대가 있다. 학이 하늘을 나는 형상을 닮았다. 해운대, 태종대와 함께 부산의 3대(臺)로 불린다. 안개가 낄 때면 섬이 모습을 감춘다고 해서 구름(雲)이 지는(沒) 곳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가벼운 트레킹에 좋다. 30분가량 걸어 섬끝자락에 서면 남형제도, 북형제도, 솔섬, 오리섬, 쥐섬 등 인근 섬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부산 사하구청 (051)220-4121.
해수욕은 기본, 삼림욕은 덤으로 / 사촌 해수욕장 (경남 남해군)
남해군 사촌해수욕장. 고기잡이배 너머 뉘엿뉘엿 해가 저물고 있다.
국내에서 육지를 잇는 다리가 가장 많이 놓여있는 경남 남해도는 이제 더 이상 섬이 아니다. 남해고속도로와 대전-진주고속도로가 인근을 지나고 있어 사통팔달의 교통환경까지 갖췄다. 상주, 송정 등 열대지방에서나 볼 수 있는 코발트빛 바다가 있어 남해안 대표적인 피서지로 자리잡고 있다.
사촌해수욕장은 이런 남해에서 그나마 덜 알려진 곳이다. 나비를 닮은 남해의 왼쪽 날개끝자락에 있다. 폭 50㎙ 길이 300㎙가량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요란하지도 수다스럽지도 않다. 은빛고운 백사장뒤로 300년이상 된 울창한 송림이 둘러싸고 있어 마치 속세와 동떨어진 느낌을 준다.
물놀이를 즐기다가 지친다 싶으면 해송숲에서 삼림욕을 즐긴다. 낚싯대를 드리는 곳이 곧 낚시터이다. 남해고속도로 진교IC에서 남해대교를 따라 들어온 뒤 서면 연죽삼거리에서 좌회전, 상가리를 지나 남면 양지삼거리에서 우회전한 뒤 평산을 지나면 사촌마을이 나온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3228
푸른 바다 옆 검은 자갈발 "절경" / 여차몽돌해수욕장(경남 거제시)
남해안중 거제는 유독 몽돌해수욕장이 많은 곳이다. 몽돌은 검은 자갈 혹은 먹돌로 불리는 바다돌이다. 오랫동안 파도에 쓸려 자갈이 동글동글하며 윤기가 흐른다. 파도에 따라 몽돌이 구르는 소리는 환경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 중 하나이다. 학동몽돌해수욕장이 가장 유명하지만 성수기때는 진입로부터 막혀 웬만한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여차몽돌해수욕장은 남부면 다포마을에 있는 폭 30㎙, 길이 700㎙의 자그마한 해변이다. 거제의 해수욕장중 가장 남쪽에 자리잡았다.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지로 최근 알려지기 시작했다. 앞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대소병대도의 모습이 압권이다.
이왕 이 곳에 들렀다면 여차에서 홍포방면으로 가는 해안도로를 빼먹지 말자. 십여개의 섬이 모여있는 대소병대도를 비롯, 멀리 소대매물도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거제 최고의 해안절경이 펼쳐진다. 거제시청 관광진흥과(055)639-3253.
편안한 가족 여행 즐기고 싶다면/ 안도해수욕장(전남 여수군)
전남 여수자체는 섬이 아니지만 크고 작은 수십개의 섬을 거느리고 있다. 금오도, 소리도, 횡간도, 안도 등은 이중에서도 특별히 금오열도라 하여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중 안도는 규모가 작은데다 주위 풍광이 수려해 가족단위 피서객에게 어울린다. 섬의 모습이 기러기를 닮아 안(雁)도라고 불렀으나 지금은 편안할 안(安)자를 쓰고 있다. 섬이름에 어울리게 편안한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인근 섬들의 경치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여수의 대표적인 낚시터인 금오도와 연계하는 두둥실호(061-663-2824)가 하루 3편 왕래한다. 차량으로 섬에 들어가고 싶다면 금호고속페리(061-666-8092)를 이용하면 된다. 여수시청 관광홍보과 (061)690-2727.
기암괴석과 노송이 빚어낸 절경 / 덕흥해수욕장(전남 고흥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내나로도와 외나로도는 섬전체가 기암괴석과 소나무 등으로 뒤덮인 해안절경이다. 이중 고흥반도 동남쪽 내나로도에 위치한 덕흥해수욕장은 해변의 경사가 완만하고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으로 유명하다. 수백년된 노송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고 있다. 백사장 길이는 450㎙정도로 길지 않지만, 폭이 70㎙나 돼 규모가 작다는 느낌은 주지 않는다. 이런 환경에 비해 비교적 알려지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가족단위 피서객에게 어울리는 곳이다.
호남고속도로 주암IC 혹은 동순천IC를 이용, 벌교를 지나 고흥(15번 국도)까지 온 뒤 나로1대교를 타고 덕흥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7월중순부터 환경관리비 명목으로 대인 1,000원, 소인 500원, 단체 3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고흥군 문화관광과 (061)830-5224.
해넘이 썰물에 속살 드러낸 갯벌
[바캉스 특집] <3> 바다 - 서해안 해수욕장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 위치한 삼봉해수욕장. 물이 빠지면 바다는 한없이 멀어져가고, 드러난 갯벌속에 숨은 게들과 인간의 숨가쁜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해수욕장이 조성되는 천연적인 조건이 동해나 남해에 비해 덜한 편이다. 특히 수도권 인근 서해안은 고운 모래보다는 갯벌에 가까운 곳이 많다. 하지만 수도권과 가깝다는 이유로 피서철이면 적지 않은 인파로 북적댄다. 약간의 발품을 팔아야 조금이나마 한적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 다행히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옛날만큼의 고생길은 아니다. 이왕 나선 길, 섬으로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안선 따라 달리는 수림 장관 / 장골해수욕장(인천 옹진군 자월도)
자월도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40여 분 거리에 있는 섬이다. 뽕밭이 많아 전국적인 누에고치 생산지로 알려진 곳이다. 장골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도로보 5분 거리에 위치한 자월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길이 1㎞, 폭 40㎙의 반달형태로 백사장을 가득 메운 모래가 곱디곱다.
백사장의 경사도 완만해 수영하기에 적합하다. 해안선을 따라 내달리는 수림의 모습이 장관이다.해수욕장 입구에 아카시아 군락이 있어 자연그늘을 만들어 준다. 야영시설과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진 편. 해수욕장 앞으로 얕은 갯벌이 형성돼있어 썰물때는 바지락, 소라, 고동 등을 캐는 재미도 만끽할 수 있다.
면사무소앞에 위치한 큰말해수욕장도 잔잔한 파도와 곱고 깨끗한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가족단위 피서지로 추천할 만하다. 물놀이가 심심해질 때는 자월도 중심에 위치한 국사봉에 오른다. 뒤로 인천항, 앞으로 덕적도, 대소이작도, 승봉도 등 서해안의 각종 섬을 조망할 수 있다. 인천여객터미널(032-887-2891)이나 경기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032-886-7813)에서 섬으로 가는 배편을 이용할 수 있다. 자월면사무소 (032)833-6011.
삼봉 해안사구 현장학습 "딱" / 태안반도(충남 태안군)
꽃지해수욕장. 백사장과 바다, 수평선의 구분이 모호하다.
태안반도는 해수욕장 천지다. 해안선을 따라 40여 개의 해수욕장이 줄지어있다. 국립공원에 속하기 때문에 경관도 빼어나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심해 갯벌이 있기는 하지만 서해북부 지역과는 달리 백사장 사정이 좋은 편이다. 날씨만 좋다면 짙푸른 색 바다를 볼 수도 있다. 많은 해수욕장이 있지만 백사장의 사정은 비슷비슷하다. 해안선을 따라 난 길을 달리다가 조금 덜 붐비는 곳에 차를 세우면 무난하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꽃지해수욕장. 할미할아비바위로 유명하다. 서해안 최고의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에서 남쪽으로 3㎞가량 뻗은 백사장도 압권이다.
삼봉해수욕장은 백사장이 어찌나 넓은 지 물이 빠지고 나면 축구를 즐길 수 있을 정도이다. 해안사구가 발달해있어 살아있는 현장학습장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나타나면 모래속으로 숨어드는 게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방법. 앞바다에 세 개의 튀어나온 세개의 바위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지만 실상은 북쪽에서 남으로 바라보면 4봉, 남에서 북으로 보면 삼봉이라고 한다. 태안판 오륙도인 셈이다.
신두해수욕장과 펜션.
신두해수욕장은 국내최대의 해안사구인 신두사구(천연기념물 431호)앞에 있다. 썰물때는 차량이 백사장을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서해안고속도로 서산IC에서 나와 77번국도를 따라 태안까지 가면 된다. 서해안고속도로 홍성IC에서 나와 서산간척지를 지나 안면도방향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761.
민물에 기절시킨 산낙지 일품 / 조금나루해수욕장(전남 무안군)
무안읍에서 남서쪽으로 12Km 정도 떨어진 망운면 송현리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끝에 툭 불거져 나와있다. 4㎞가 넘는 백사장을 따라 울창한 송림이 이어져 있어 해수욕장으로는 천혜의 조건을 갖춘 셈. 인근에 싱싱한 활어회와 산낙지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즐비해, 먹거리를 겸한 나들이에 좋다.
무안갯벌에서 나는 질 좋은 낙지를 소쿠리에 담아 민물로 문질러 기절시킨 뒤 먹기 좋게 썰어 내놓는 기절낙지도 이 곳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해가 지면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도 일품. 서해안 고속도로 무안IC에서 나와 60번 지방도를 따라 무안읍까지 간 뒤 현경에서 우회전, 망운면, 송현리를 지나면 조금나루에 도착할 수 있다. 무안군청 관광문화과 (061)450-5319.
국내서 백사장 가장 길고 넓어 / 대광해수욕장(전남 신안군)
신안군 최북단 임자도내에 있다. 백사장이 국내에서 가장 길고 넓다. 폭 300㎙, 길이만 12㎞에 달한다. 유리의 원료인 규사토인 모래질도 좋고, 주위 경관 또한 빼어나다. 단점은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는 것. 목포에서 뱃길로 6시간이나 걸렸다. 하지만 최근 무안 해제-신안 지도간 연륙교가 생기면서 배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승용차도 실을 수 있어 더욱 편안한 여행이 가능하다.
완만한 경사와 따뜻한 수온, 넓은 야영장과 운동장, 체육시설, 샤워장,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가족단위는 물론 단체 피서객에게도 적합하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안IC에서 무안읍과 현경면을 지나는 24번 국도를 따라 가면 지도 점암선착장과 만난다. 이 곳에서 임자 철부선을 이용하면 20분만에 섬에 도착한다. 1시간 간격으로 선박이 운항한다. 임자면 사무소 (061)275-3004.
제주도 푸른 밤… 들리나요, 바다 속삭임
제주 함덕해수욕장의 밤풍경. 방파제의 불빛과 고깃배의 집어등이 표한 풍광을 연출한다.
신혼여행도 아니고 휴가 여행을 제주도로? 이유가 있다. 물을 건너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다른 피서지에 비해 덜 붐비는 것이 첫째 이유이고, 섬으로 달려드는 태평양의 파도가 작열하는 여름의 태양을 받아 더욱 푸르다는 것이 그 다음이다. 여름 제주도의 으뜸 테마는 역시 바다. 12개의 해수욕장은 물론, 기기묘묘한 절경의 해변이 기다린다. 인기 높은 해변을 꼽아본다.
이호해수욕장(제주시 이호동)
제주시에 있는 유일한 해수욕장으로 제주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시내에서 서쪽으로 8㎞ 정도 가면 폭 120㎙, 길이 250㎙의, 약간 거무스름한 빛깔의 모래밭이 펼쳐져 있다. 주차장, 탈이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다양한 어종이 바닷속을 노닐어 해수욕을 즐기려는 사람 뿐 아니라 낚시꾼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이호해수욕장은 특히 밤에 빛난다. 수백 개의 파라솔 테이블이 환상적 바닷가 야경을 연출해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지삿개해안(서귀포시 대포동)
지삿개 주상절리대. 마치 인공구조물을 쌓아놓은 것 같다.
몸을 물에 담그는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희열을 느낀다. 용암덩어리가 식으면서 결정화한 주상절리대이다. 결정은 정확한 육각기둥의 모양을 하고 있다. 바다와 가까운 것일수록 파도에 부서져 키가 작고 멀리 있는 것은 아름드리 나무처럼 우뚝 서 있다.
마치 바다로 드리워진 육각형 계단 같다. 과거에는 이 계단을 밟고 파도를 맞을 수 있었다. 이제는 자원 보호를 위해 금줄을 쳤다. 대신 가장 좋은 자리에 전망대를 만들었다. 파도가 센 날이면 더욱 장관이다. 바위를 때린 파도가 10여㎙씩 솟구친다.
함덕해수욕장(북제주군 조천읍 함덕리)
제주도에서 드문 흰모래 해수욕장이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14㎞쯤 가면 나온다. 백사장의 길이는 700㎙로 상당히 넓은 편이다. 야영장, 숙박시설 등이 바닷가와 인접해 있어 탈의실을 따로 이용하지 않고 숙소에서 수영복차림으로 바로 바다로 나갈 수 있다. 서쪽 끄트머리에 방파제가 있다. 실족을 방지하기 위해 가로등을 설치해 놓았는데 이 불빛이 물 속의 하얀 모래와 어우러져 매혹적인 빛을 낸다. 수평선에서 고깃배의 집어등까지 가세하면 정말 몽환적 밤풍경이 펼쳐진다.
협재해수욕장(북제주군 한림읍 협재리)
제주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다. 풍광도 가장 빼어나다. 2.5㎞ 앞에 솟아있는 비양도 덕분이다. 물에 들어가 바다쪽을 보면 비양도가 눈에 들어오고, 육지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멀리 한라산이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 해수욕장의 모래는 패사라고 불리는 조개껍질 가루이다. 석회성분이 바닥에 깔리면 물빛은 짙은 옥색을 띠는 법. 제대로 햇볕을 받으면 푸른 빛의 교향악이 펼쳐진다. 주변에 솔밭과 잔디밭이 이어져 있어 야영하기에 좋고, 특히 수심이 완만해 가족 해수욕에 적격이다.
화순해수욕장(남제주군 안덕면 화순리)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인 산방산 바로 앞에 있다. 수평선 너머로 한반도 최남단 섬들인 가파도와 마라도가 아스라히 보이고 코 앞에는 낚시터로 유명한 형제섬이 떠있다. 2㎞의 해변을 뒤덮은 것은 검붉은 모래. 현무암모래와 바다모래가 섞여있는 형태이다. 화순해수욕장은 한라산과 산방산 자락에서 흘러나오는 담수로 유명하다. 물이 바닷가에서 솟아나오는 담수욕장이 있는데 해수욕 후 이 곳에서 몸을 씻는다. 인근의 하멜기념비와 산방굴사를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파도가 조금 센 것이 흠이라면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