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話頭(화두)를 不得擧起處(부득거기처)에 承當(승당)하며 不得思量卜度(부득사량복탁)하며
又不得將迷待悟(우부득장미대오)하며 就不可思量處(취불가사량처)하야 思量(사량)하면
心無所之(심무소지)함이 如老鼠入牛角(여노서입우각)하야 便見倒斷也(편견도단야)하리라
又尋常(우심상)에 計較安排底(계교안배저)도 是識情(시식정)이며
隨生死遷流底(수생사천류저)도 是識情(시식정)이며
怕怖慞惶底(파포장항저)도 是識情(시식정)이어늘
今人(금인)이 不知是病(부지시병)하고 只管在裡許(지관재리허)하야 頭出頭沒(두출두몰)하나니라.
화두를 들어 일으키는 곳에서 알아맞히려 하지도 말고, 생 각으로 헤아리지도 말라.
또한 깨닫기를 기다리지도 말고 더 생각할 수 없는 데까지 나아가 생각하면
마음이 더 갈 곳이 없어 마치 늙은 쥐가 쇠뿔 속으로 들어가다가 잡히듯 할 것이다.
또 평소 이런가 저런가 따지고 맞춰 보는 것이 식정이며, 생사를 따라 굴러다니는 것이 식정이며,
무서워하고 갈팡 질팡하는 것도 또한 식정이다.
요즘 사람들은 이 병통을 알지 못하고, 다만 이 속에서 빠졌다 솟았다 할 뿐이다.
17.
此事(차사)는 如蚊子(여문자)가 上鐵牛(상철우)하야 更不問如何若何(갱불문여하약하)하고
下嘴不得處(하취부득처)에 棄命一(기명일) 하면 和身透入(화신투입)이니라.
이 일은 마치 모기가 무쇠로 된 소에게 덤벼드는 것과 같아서,
함부로 주둥이를 댈 수 없는 곳에 목숨을 떼어 놓고 한 번 뚫어 보면 몸뚱이 째 들어갈 것이다.
18.
工夫(공부)는 如調絃之法(여조현지법)하야 緊緩(긴완)에 得其中(득기중)이니
勤則近執着(근즉근집착)하고 忘則落無明(망즉낭무명)하리니
惺惺歷歷(성성역력)하고 密密綿綿(밀밀면면)이니라.
공부는 거문고 줄을 고르듯 팽팽하고 늦음이 알맞아야 한 다.
너무 애쓰면 집착하기 쉽고 잊어버리면 무명에 떨어지게 된다.
성성하고 역력하게 하면서도 차근차근 끊임없이 해야 한다.
19.
工夫(공부)가 到行不知行(도행부지행)하며 坐不知坐(좌부지좌)하면 當此之時(당차지시)하야
八萬四千魔軍(팔만사천마군)이 在六根門頭伺候(재육근문두사후)라가 隨心生起(수심생기)하나니
心若不起(심약불기)하면 爭如之何(쟁여지하)리요.
공부가 걸어가면서도 걷는 줄 모르고, 앉아도 앉는 줄 모르 게 되면,
이 때 팔만 사천의 마군이가 육근 문 앞에 지키고 있다가 마음을 따라 온갖 생각이 들고일어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무슨 상관이 있으랴.
20.
起心(기심)은 是天魔(시천마)요 不起心(불기심)은 是陰魔(시음마)요
或起或不起(혹기불혹기)는 是煩惱魔(시번뇌마)니
然(연)이나 我正法中(아정법중)엔 本無如是事(본무여시사)니라.
일어나는 마음은 천마요 일어나지 않는 마음은 음마요,
혹 일어나기도 하고 일어나지도 않기도 하는 것은 번뇌마이다.
그러나 우리 바른 법 가운데에는 본래 그런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