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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를 지켜라] 06
#1. 나윤의 집 앞 + 무원의 차
전회 엔딩 이어서 나윤에게 입을 맞추는 무원.
무원의 키스에 저도 모르게 응하는 나윤. 그러다가 흠칫 정신이 든 듯, 무원을 밀어낸다.
무원 : (보고)
나윤 : .. 나.. 같은 실수 반복 안해. 안갈래 너한테.. 적어도 지금은...
무원 : (보며) ...
#2. 지헌방
엔딩 이어서. 몸을 뻗어 은설의 입에 조심스레 입맞추는 지헌. 은설, 놀라고...!!
잠시 후 지헌, 입을 뗀다. 지헌도 스스로의 행동에 놀라고 은설도 굳은 채.
두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사물도 시간도 정지한 듯, 영원 같은 찰나.
“11시!” 핸드폰 알람 소리에 모든 게 흠칫 깨어나며.
은설, 본능적으로 자세(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듯한)를 취하고.
지헌, 동시에, 뒤로 흠칫 물러나며 본능적으로 항복자세 취하며.
지헌 : 잘못했어, 노은설!
은설 : (자세취한 채 멈칫, 그러나 여전히 눈 힘 빡주고 보며)
지헌 : (항복자세인 채)
은설 : (자세 살짝 풀리지만 눈에 힘 여전히 빡 한 채) ...
#3. 차회장 거실
차회장, 퇴근해 들어오는 길이다. 메이드 정중히 맞고 있고.
차회장 : (메이드에게) 노비서가 와 있다구? (하곤) 어머닌?
메이드 : 그게 아까부터 방에서 나오시질 않으시는데요?
차회장 : ..?
#4. 송여사 방
차회장, 문 열고 들어서며, 엄마, 하기도 전에.
독서 중이거나 하던 송여사, 소스라치게 놀라며, 아이구 아버지, 하며 홱 돌아서 얼굴 가리거나 책으로 가리거나.
차회장 : (놀라서) 엄마, 왜 그래?
송여사 : 놀랐잖어 이 눔아! 간뎅이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 했어!
차회장 : 엄마 가만 보면 과장이 심해. 아무리 놀라두 간 안튀어나와요, 그게 어떻게 나와.
송여사 : (쯧) 고맙다, 알려줘서.
차회장 : 근데 진짜 왜 그러는데? 엄마가 왜 엄마 방에서 숨을라 그래? 뭐 죄졌어요?
송여사 : (혼잣말조로) 철썩 같이 일하는 할망군 줄 아는데, 이러구 정체 들키면 그게 뭔 망신이겄냐.
차회장 : 일하는 할망구요? 누가, 엄마가? (좀 어이없다 흠칫 걱정) 엄마, 어디 아퍼? 정신 말짱하신 거지?
송여사 : 안말짱해. 깡패 아들놈에 도둑놈 손자에, 어떻게 말짱해 내가?!
차회장 : (안도) 에이 말짱하시네, 소리 지르는 거보니까.
송여사 : (저걸, 째리고)
#5. 지헌 방
두 사람, 좀 어색하게 앉아있다.
은설 : .. (침묵 깨고) 제가 반성하면 용서해주자는 주의니까 한번은 용서해줄게요.
지헌 : 좋아, 나도 그 용서 받아주지.
은설 : (씨이 보는데)
지헌 : (시선에 뭘? 하듯 보곤, 아직 심장이 뛰는지 손으로 심장께 만지고, 맥박 짚고, 손목 내민다)
확인할 게 있어. 먼저 만져봐, 노은설.
은설 : (흠칫, 몸 뒤로하며) ..왜요? 내가 왜 만져요 그걸?
지헌 : 공황 올 때 이래. 이렇게 맥박이 미친 듯 뛰어.
은설 : ...
지헌 : 공황장애에 대해 알고 싶다며? (만져보란 듯)
은설 : .. (공황이라니.. 하는 수 없이 몸은 뒤로 뺀 채 살짝 맥만 짚고) ..! 진짜 미친 것처럼 뛰네요?
공황이 오면 이렇게 숨이 가빠지는 거구나.
지헌 : 그래, 근데 지금은 공황장애 때문이 아니야. 노은설 때문에 뛰는 거야.
은설 : ...! (당황했다가 뒤늦게 이런, 손 떼려는데)
지헌 : (놓치지 않고, 빠르게 손목 돌려서 은설의 맥박을 쥔다)
은설 : (불시의 기습에, 액션 못취한 채) ..?!
지헌 : (놓지 않고) 역시 그렇군. 노은설도 맥박수가 정상수치를 초과해. 이건 곧 노은설의 심장도 나처럼 뛴다는 소리지. (본다)
은설 : (좀 당황하지만, 손목 돌려서 지헌의 손목 확 꺾어 쥔다) 그럼 그렇게 입술을 갖다 박는데 말짱할까요?
내가 몸이 돌도 아니구, 뭐가 와서 박아도 이 정도 반응이야 있겠죠. 하다못해 놀라구 열받아서라두 뛰겠죠.
지헌 : 옹색한 변명이야. 자신에게 좀 더 솔직해지지, 노은설.
은설 : (씨이 힘주며, OL) 그만하죠, 아까 그 치한 손목 덜렁거리던 거 못보셨나?
지헌 : .. 그래, 그만하지. (손목 빼려는)
은설 : (째리다 놔주며) .. 명심하세요. 상대의 동의가 없는 아까 같은 행동들은 아까 그 버스에서 만난 치한이나 다름없는 거예요.
지헌 : (손 아프지만, 참으며) 반쯤은 납득가지만 반쯤은 억울해. 난 원래, 스킨쉽.. 싫어하는 사람이야, 노은설.
나.. 수도승처럼 청정하게 살아왔어.
은설 : ...
지헌 : 그런 내가.. 아까 같은 그런 행동을 했던 건... 상대가 노은설이니까.. 그랬던 거야. (말하고 나니 좀 쑥스럽다)
치한 따위랑 동급 만들지 말구, 그 사실은 알아주길 바래.
은설 : ... 알겠어요.
지헌 : 좋아. (하며 저도 모르게 손목 좀 주무르는)
은설 : .. 아파요?
지헌 : 안아플까 그럼?
은설 : ..
#6. 지헌방 앞 + 지헌방
차회장 와서 노크하려는데,
지헌 : (E) 그러니까 앞으로 가능한 오늘 같은 물리적 행사는 자제해줘, 우리 꼰대가 자긴 나 내키는 대로 패면서
또 남이 나 패는 건 못보는 독특하고 이해불가인 성격이거든. 아무리 노은설이래도/
차회장 : (순간 문 벌컥 열고, OL) 너.. 노비서한테 맞았냐?
은설 : (흠칫)
지헌 : (역시 흠칫 돌아본다)
차회장 : (은설에게) 노비서 얘 때렸어 진짜루?
지헌 : (얼른) 안맞았어요 오늘은. 그냥 노은설이 조련 프로젝트 한다구 하던 과정에서 위협만 한 거예요.
차회장 : 안맞았어 오늘은?
은설 : (씨이 지헌 째리고) 오해 말아주세요, 회장님. 정식으로 때렸던 건 테마파크 일 때려친다 그럴 때 딱 한번 뿐입니다.
차회장 : 그랬어? 그건 잘 팼네. (그러면서도 기막히다) 오죽 못났으면 여비서가 손찌검을 하냐.. 세상천지에 다 뒤져봐.
여비서한테 맞고 다니는 놈 너 하날 거야 임마. (하다 속상) 근데 하필 그 유일한 한 놈이 내 아들이야 아이구...
아유 저 찌질한 놈. (하며 저도 모르게 손 올라가는데, 진짜 때리려는 건 아니고)
지헌 : 안에서 맞고 사니까 밖에서도 맞는 거잖아요.
차회장 : 이게? (하면서도 손 내리고 마는데)
은설 : (얼른 끼어든다) 앞으로 웬만해선 그런 일 없을 겁니다, 회장님.
지헌 : 들으셨죠?
차회장 : (또 울컥하지만 참고, 은설에게) 건 그렇구 조련이란 말은 좀 그렇잖어? 얘가 아무리 그래두 사람인데,
그건 주로 동물들한테 쓰는/
지헌 : (OL) 왜요? 난 괜찮은데, 조련?
차회장 : (미치겠다) 속이 없다 못해 텅 비었냐? 너야말로 간이구 쓸개구 다 입 밖으로 튀어나갔지, 그치?
#7. 지헌집 앞
은설과 지헌 나오고 있다. 각각 공황장애 책들 무겁게 든.
은설은 아무렇지 않게, 지헌은 은설보다 덜 들고 더 무거워하며 온다.
은설, 집 앞 차 앞에 멈춰서고. 지헌, 얼른 책들 차 본넷 정도에 내려놓으며.
지헌 : (부러) 당연히 안탄다 그러겠지, 노은설?
은설 : .. 아뇨, 타요. (하며 차 문 열고, 책들 싣는)
지헌 : 자존심 안세워?
은설 : 버스 끊겼어요. 자존심도 최소한 택시비는 있어야 세우죠.
지헌 : ... 그래, 잘 접었어 자존심. 그리구 회사 비품이란 거 명심해. 업무용이야.
은설 : (그 사이 오르고) 알아요, 들어가세요. (하며 시동 걸고 출발하는데)
지헌 : (따르며) 잠깐, 한밤중이라 도로 텅텅 비었다고 빨리 달리지마.
은설 : (천천히 가며) 천천히 달릴게요, 됐죠? (가볍게 까딱하고 진짜 출발하는)
지헌 : (따르며) 천천히도 안돼. 더 위험할 수 있어. 중간으로 달려, 노은설!
은설의 차는 가고, 지헌은 걱정 반 행복 반 보고 돌아서는데.
저만치 앞에,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송여사.
지헌, 놀라서서...!!
#8. 정원
송여사, 지헌 끌고 들어오며.
송여사 : 비품 좋아한다, 왜 남의 차를 훔쳐서, 굳이 타기 싫단 사람한테 앵겨줘, 왜?!
지헌 : 할머니 차 또 있잖아요. 일부러 작은 걸루 갖다준 건데?
송여사 : 이 눔이! 저거, 내가 젤루 아끼던 놈이야! 내가 수사주라 불이 부족해서 빨강이 좋다는데,
이 나이에 시뻘건 차 남사시럽지 않나 백번 천번 고민하다 산 놈이라구 이 눔아!
지헌 : 그러셨구나.
송여사 : 그러셨다 그래. 지난 번 구두도 니 놈 짓이지? 세상에 할 짓이 없어 할미 구두 훔치고 차 훔쳐다 여자한테 갖다 받치냐,
아이구 아부지..
지헌 : ... 할머니, 구두도 많잖.. (하다 송여사 눈빛에 흠칫 멈추는)
송여사 : 말해봐. 저 비서가 그렇게 좋으냐, 그래?
지헌 : ... 어떻게 알았어요 할머니가?
송여사 : (쯔쯔) 참 모르게도 굴었다 니가.. (하곤) 정신 차려. 너 DN 그룹 공식 후계자야. 혼사도 너 혼자만의 일 아니구,
그룹 차원의 일이야, 몰라?
지헌 : ...
송여사 : 보니까 얌전한 (그건 아니지 정정한다) 얌전하진 않지만, 싹싹하고 건강한 아가씨 같든데, 괜히 잘못 건드리면,
그 아가씨만 다치는 거야. 죄짓게 되는 거야. 행실 조심해, 어?
지헌 : 싫어요, 건드릴래요.
송여사 : 뭐?
지헌 : 건드릴 거예요. 평생 노은설만.. 그러고 싶어요, 할머니.
송여사 : ...!!! (이 놈이 심각하게 진심이구나 싶어서)
#9. 차회장 거실
차회장, 쇼파에 앉아 TV 드라마, 케이블 재방 정도 보고 있다.
송여사 : (오며) 오밤중에 드라마는?
차회장 : 하루 종일 열심히 일했는데, 내가 나한테 이런 휴식 정돈 선물로 줘야지 엄만.
송여사 : (옆에 앉아서 슬쩍) 너.. 지헌이 혼사 문젠 좀 생각해보고 있냐?
차회장 : (대수롭지 않게) 안그래두 나윤이가 찾아왔드라구요. 뭐 괘씸하지만 어쩌겠어요? 나윤이만한 애두 없잖아요.
송여사 : 지헌이가 싫다면?
차회장 : (드라마 집중한 채) 지가 싫긴 뭐가 싫어요? 지가 아는 여자라군 나윤이 하난데.
그냥 지금 삐져서 나윤이한테 시위하는 거야 저 자식.
송여사 : 너두 가만 보면 참 둔해.
차회장 : (그 말에 비로소 본다) 나 순발력 좋아, 엄마 몰라? 나 권투 아마선수로 나갈려 그럴 때, 그때 내 순발력이 동급 최고였어.
엄마가 경기장까지 바리깡 들고 쫓아와서 끌고 가는 바람에 데뷔 못하고 사업하는 거지.
안그랬음 바람의 파이터 됐어요 나.
송여사 : (쯧) ... 승계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어?
차회장 : 그래서 더 나윤이랑 맺어줘야지. 나윤이 엄마, 황관장 알지? 걔가 보란 듯이 우리 쪽 지분 갖고 있잖아.
안그래도 숙희 고거하고 무원이가 경영권 넘보는데, 우호 지분 확보 절실해요.
송여사 : ... 만약에.. 평범한 집안 딸 만나면?
차회장 : 말이 돼요, 지 처지에? (했다가 본다) 엄마, 뭐 아는 거 있어?
송여사 : (말 돌리듯 TV 끈다) 고만 보고 얼른 가서 자. 일찍일찍 자야 일찍일찍 일어나지.
차회장 : (우씨, 하다가 살짝 갸웃, 뭐가 있나.. 그러나 그러다 말며)
#10. 무원 차
무원, 달리고 있다.
#11. 나윤집 앞 + 무원 차 (회상)
무원과 나윤, 서로 앞만 본 채.
나윤 : 내가 왜 지헌이한테 돌아가려는 건지 알아? (본다) 사람 선택에 이유, 조건? 그래. 나도 따져. 필요해.
근데 난 따져두, 상대는 조건 없이 날 좋아해줬음 좋겠어. 지헌이가 그래. 한마디로 지헌인 나한테 최고의 조건이야.
니 마음은.. 고맙지만 나한텐 너무 작아.
무원 : (상처가 되지만, 애써 담담히) ... 알았어, 지헌이한테 가. 가서 니 최선 다해.
나윤 : 마지막처럼 말하지 마. 내가 실패하고 너한테 돌아가면 넌 나 받아줄 걸, 마음 없어두? 내가 이런저런 이유에서 필요하니까.
무원 : (그 말이 더 상처다. 보며) 곧 알게 되겠지. 내가 지금 실패했듯이 너도 곧 실패할 거니까.
그때, 어떨지 보자. 내가 널 받아줄지 안받아줄지.
나윤 : 나쁜 놈. 실패하라고 고사지내는 거 같아.
무원 : (피식, 상처입어서 쓸쓸하게 작게 웃는) ..
#12. 무원 차
그 웃음에서 연결되어, 무원 쓰게 웃는.
그러나 이내 웃음기 거둬지고.. 눈빛 쓸쓸해져서...
#13. 비서실 (밤)
은설의 자리만 불 켜진 채, 은설 공황 책들 보고 있는 위로,
지헌 : (E) 공황장애의 주요증상은 말 그대로 불안과 공포야. 나 같은 케이슨, 주로 광장공포와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대인기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뭐 이미 노은설은 알겠지만.. 여튼 발작이 매번 나타나는 건 아니야.
근데 늘 두렵지. 공황이 올까봐, 발작이 나타날까봐, 미리 겁먹구 피하게 돼.
<인서트 - 지헌 방, #6 이후의 상황>
은설, 지헌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은설 : 트라우마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나요?
지헌 : ... 뭐 그런 경우도 있겠지.
은설 : 본부장님은요?
지헌 : (본다)
은설 : 본부장님도.. 트라우마가 있나요?
지헌 : (그 말에 표정 흔들리는) ...
은설 : (본다, 물어본 게 좀 미안하지만 그래도 들어야겠기에 보는데) ...
지헌 : ...
은설 : ...
지헌 : (다잡고 짐짓, 다른 말하는) 한가지 확실한 건,
은설 : (본다)
지헌 : 노은설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으면, 그게 나한텐 엄청난 트라우마가 될 거야.
은설 : (순간, 옆의 인형 정도 집어 들어 던지려는 데서)
- 비서실.
연결돼서, 책을 쾅 내려치는 은설.
은설 : 동정하지마! 동정할 가치도 없어! (가다듬고) 정직원, 파격승진, 월급인상만 생각한다... (하며 다시 책 보는데)
<인서트>
지헌과 은설, 입 맞추던 거 짧게.
은설 : (또 쾅! 내려치곤 책 보며, 자기암시 중얼중얼) 정직원, 파격승진, 월급인상.. 정직원.. 파격승진...
(그러면서 열심히 책 보기 시작하고)
무원이 비서실 입구로 온다. 불빛에 의아한데. 은설을 보고...!!!
무원, 잠시 멈칫했다가 돌아서려한다. 그러나 다시 멈칫 보는... 결국 똑똑 벽을 노크하는 무원.
은설 : (흠칫 고개 들면) ...!!!
무원 : (미소로) 오늘은 오래 안엿듣고, 자진신고 빨리 하는 거예요.
은설 : ... (왜 맨날 이럴까 싶은데)
무원 : (오며) 근데 이 시간에 웬일이에요?
은설 : 책을 좀 볼 게 있는데, 친구가 잘 때 불 키고 있는 거 질색해서요. 본부장님은 어떻게..?
무원 : 그냥.. 집에 가기 싫은데, 갈 때가 없드라구요.
은설 : 엄마한테 또 혼나셨어요?
무원 : (웃고 만다)
#14. 포장마차 정도
은설과 무원, 앉아있다. 그 앞에 막 놓여지는 라면.
은설 : 원래 라면은, 술 한잔 해주고 먹어줄 때 죽이는 건데..
무원 : 한잔 할래요? 아, 난 패스.. 난 안마셔요. 지난 번에 챙피해서 얼굴이 다 사라지는 줄 알았어요.
은설 : (저도 모르게) 귀여우셨는데? (하곤) 죄송합니다.
무원 : 첨 들어봐요, 귀엽단 말. 잘생겼다 그런 말은 좀 들은 편인데.. (하며 웃는)
은설 : (웃으며) 그러셨겠죠.. (하며 보다가, 문득 무원의 입가에 살짝 남아 있는 립스틱 자국에)
어? 본부장님 화장(하셨어요, 하려다 멈춘다. 화장이 아니라 키스겠구나 싶어, 얼른 고개 숙이고) 아니에요.
무원 : (입가 모른 채, 좀 챙피해서) 지헌이가 그랬죠? 오해할까봐 말하는데, 내가 비비크림을 발랐던 건,
어디까지나 대외 행사나 인터뷰 같은 날만/
은설 : (OL) 비비크림도 바르시는구나..
무원 : 안바른단 얘길 하는 건데..
은설 : 네에, 참고로 전 (입가 가리키며) 이쪽 얘기를 했던 건데..
무원 : (그제야, 알겠어서 당황) 이건..
은설 : (얼른) 얘기 안하셔도 돼요. 사생활이신데.. 저도 오늘 좀 복잡한 사생활이 있었어서 충분히 이해..
(내가 무슨 말을 하나 싶어) 드세요, 뿔겠네요.
무원 : .. 그럴까요? (민망해서 고개 박고 먹는)
은설 : (얼른 고개 박고 먹는)
그렇게 어색하게 먹다가 눈 마주치면 괜히 웃는다. 그리곤 얼른 또 고개 숙이고 먹는.
#15. 지헌방 + 포장마차
지헌, 침대에 누워있는 위로,
은설 : (E) 본부장님은요? 본부장님도.. 트라우마가 있나요?
지헌, 다시금 눈빛이 흔들리는데.
<아주 짧은 플래쉬백처럼 번쩍 들어오는>
어느 공원 같은 곳. 사람 많은 곳에서. 공포와 불안에 떨던 어린 지헌. (7-8살 정도)
지헌, 생각을 지우듯 자세를 바꾸는데.
<또 짧게-공항>
공항에서 흔들리던 지헌 모습 짧게.
지헌, 호흡이 가빠지는 것 같다. 그러나 조용히 달래려 애쓴다.
비교적 침착히 심호흡하며 문득, 입간판이 시선에 들어온다. 보며... 조금씩 안정이 된다.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피고..
잠시후 안정된 지헌, 핸드폰을 들어 우주돌멩이 검색. 망설이다가 전화를 걸고.
/포장마차, 지헌방 번갈아서.
은설, 라면 먹다가 핸드폰 액정보고 헉, 뿜을 뻔. 무원, 보는데.
은설 : (또 피곤하겠구나 싶은 심정으로) 네.
지헌 : 노은설,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잘 들어갔나?
은설 : 그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운전을 하긴 했는데요..
지헌 : (OL) 그럼 그렇다고 보고를 해야지, 사람이 걱정을 하잖아. 최소한 문자라도 남겨주는 게 스마트폰 시대의 예의가 아닐까?
(하는데 뭔가 차 소리 같은 게 들려오자) 밖이야 노은설?
은설 : 그게..
무원 : (보고 있다가) 지헌이에요?
지헌 : (들었다, 발딱 튕겨 일어나며) 또 차무원이야, 그래?! 거기 어디야?! 당장 말해!
은설 : 바로 들어갈 거예요.
지헌 : 어디냐구! (하는데)
무원 : 좀 바꿔줘요. (받아서) 내가 말했었잖아. 그때 니가 방해한 대가로 노은설씨랑 밥 두 번 먹겠다구.
지헌 : 뭐?
무원 : 오늘이 두번째 먹는 건데 관둘까? 와서 방해할래? 그래 그럼. 다음에 네 번 먹어야지 너 몰래.
참고로 알지? 나 한다면 꼭 하는 거.
지헌 : ... (끙, 힘겹게 수락) 좋아, 먹어. 단, 오늘이 마지막이야.
무원 : 너 하는 거 봐서. (끊고)
지헌 : (열받아 죽겠고)
무원 : 됐죠?
은설 : (웃는다) 됐어요. 하여튼 보스가 아니라 초딩 스토커예요.
무원 : (좀 부러워서) 내 눈엔 두 사람 무지 친해 보이는데요?
은설 : (말도 안된단 듯) 네에?
#16. 회사 건물 앞
은설과 무원, 포장마차에서 나와 회사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
무원 : (말없이 걷다가 불쑥) 오늘은, 어머니한테 혼난 거 아니에요.
은설 : (본다)
무원 : 그때 누가 날 혼내냐구 손봐주겠다고 내 편 들어줬었잖아요.
은설 : .. 네에.. 하마터면 본부장님 어머닐 손봐드릴 뻔했죠.
무원 : 나 실연당했어요.
은설 : (멈추고 본다)
무원 : 그때처럼 편 들어 달라구 말하는 거예요. 내가 위로가 필요한가 봐요.
은설 : ... (해준다) 누가 본부장님을 차요 감히? 제가 손 좀 봐줄까요, 그 아이스크림녀?
무원 : 나윤인 거.. 알았어요?
은설 : .. 제가 알아야할 건 잘 모르는데 몰라야할 건 좀 아는 경향이 있거든요.
(하고) 이번엔 사이다캔을 맞박에 확 날려버릴까요?
무원 : 네, 그래줘요.
은설 : 진짜루요?
무원 : 네, 진짜루요. (하고 비로소 웃는)
은설 : (웃음에 농담인 걸 알고 웃고)
무원 : (웃으며, 위로가 되어서)
#17. 무원 집 무원 방
무원, 들어오면 이내 따라 들어오는 숙희.
무원 : 기다리지 말고 주무시지 그랬어요?
숙희 : 아들이 연락도 없이 안들어오는데 어떻게 그래? 누구랑 있었어? 나윤이?
무원 : 회사에 있었어요. (하고) 하실 말씀 있으시죠?
숙희 : (선수를 뺏겼다 싶고, 보며) 아들은?
무원 : 노은설씨, 내 스파이에요.
숙희 : 어?
무원 : (부러 무심히 자켓 등 벗어 정리하며) 지헌이 감시하려구 내가 뽑아서 박아 넣은 스파이라구요.
그러니까 다른 오해 마세요. 지헌이랑 노은설씨도 생각하시는 그런 관계 아니에요. 황관장님한테도 그렇게 전하세요.
숙희 : (그런 무원의 얼굴 감지하듯 보는)
<인서트 - 숙희 차안이나 까페 같은 곳 정도>
박상무가 미행사진들을 보며 끄덕끄덕한다.
박상무 : 지난번 사표 건 때, 차지헌본하고 차무원본하고 앞 다퉈서 노비설 보호하드라구요. 그때 감 잡았죠.
보통 여자, 보통 관계들이 아니구나.
숙희 : 그러니까 우리 무원이가 정말 이 여자랑 뭐 그렇고 그런 사이라도 된다 그 말이에요?
박상무 : 제가 가진 육감을 총동원해본 결과 제 대답은, 예습니다.
숙희 : (기막힌)
무원 : (E) 어머니?
숙희 : (깨어나며, 얼른 미소로) 그럴 줄 알았어. 아들이 어떻게 그런 여자랑. 엄만 걱정 하나두 안했어.
황관장한테두 그렇게 전할게. 그럼 쉬어. (하고 나간다)
무원 : (문 닫히자 돌아본다, 이상한) 왜 저렇게 순순하시지... (느낌이 좋지 않은데)
숙희 : (다시 문 열며, 얼굴 디밀고) 참, 곧 재밌는 일 하나 있을 거야. 주가두 하락할 거니까 자금 대비 잘하구. (간다)
무원 : ... (뭐지 싶어서)
#18. 지헌집 정원 (아침)
은설, 다다닥 급히 들어가는.
#19. 지헌집 현관 (아침)
현관의 은설을 다크 써클 가득한 얼굴로 노려보고 있는 지헌.
은설 : ... 어제도 역시/
지헌 : (OL) 그래, 역시 한숨도 못잤어. 왤까?
은설 : ...
지헌 : 노은설도 알겠지만 어제 난 소녀(하다 아니지) 소년처럼 설렜었어.
그렇게 설레는 마음을 갖고 모처럼 단잠을 잘 뻔 했었는데, 그런 나한테 노은설은..
은설 : (본다)
지헌 : (이어서) 똥물을 투척했어.
은설 : (한숨으로) ...
#20. 로비
차회장과 장비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고 있다.
장비서 : (기분 좋은 차회장 얼굴 살피며) 조찬 모임이 아주 유익하셨나봅니다 회장님.
차회장 : 테마파크 건으로 지헌이 놈 이미지가 좀 좋아진 거 같아. 뭐 아직 한참 멀었지만 그래두 전처럼 대놓고 무시들은 안해.
그 변화가 피부로 확 느껴지드라구. (하는데)
장비서 : 회장님?
차회장 : (장비서 시선 따라보면)
지헌과 은설이 들어서고 있다. 지헌은 여전히 심기 불편한 얼굴. 은설은 피곤한 얼굴로 쫓으며.
차회장 : (만면 가득 웃음 피며 맞는다) 그래, 그래야지. 이렇게 정시 출근하니까 얼마나 좋아. 수고했어, 두 사람 다.
(하며 지헌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주려는데)
지헌 : (피곤한 얼굴로 슥 피한다)
차회장 : (손이 민망해지지만) 앞으로도 오늘처럼 노력들 해.
지헌 : (대꾸없고)
은설 : (얼른) 네, 회장님.
그렇게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고. 경비가 잡아뒀던 엘리베이터에 혼자 쓱 오르는 지헌. 닫힘버튼 다다닥 누르고.
차회장, 막 오르려는데 닫히는.
차회장 : (간발의 차로 닫힐 뻔한 문 피하고) 뭐야, 저 자식 왜 저래? 일찍 출근했다고 유센 거야?
은설 : .. 이해해주세요, 회장님. 잠이 부족해서 좀 예민한가 봐요.
차회장 : 아우 저거 나이가 몇이야, 지가 초딩이야?
은설 : 그러게요, 회장님.
차회장 : (좀 빈정상한다) .. 노비선 아니라고 해줘야지 여기선.
은설 : ... 네..
#21. 지헌 룸
지헌, 여전히 심기불편 의자 돌려 앉아있고. 은설, 신문 스크랩과 차 놓으며.
은설 : 신문 스크랩이에요. 어, 앞으로 스케쥴은 시즌 마무리까지 틈틈이 테마파크 회의 참석하셔야하구요,
조련 프로젝트는 일단 언어와 경영 공부 같은 걸 하셔야할 거 같아서 적당한 강사를/
지헌 : (흥, 의자 돌리며, OL) 지금 나더러 뭘 하라구?
은설 : 알아보니까 다른 보스들도 계속 영어, 일어, 중국어/
지헌 : (영어로, 훗) 이봐, 노은설, 나 유학파야. 아니 유학 전에 영어 정돈 이미 다 뗐어. 경제, 경영, 음악, 철학, 미학,
어릴 때부터 꼰대가 내 교육에 쳐들인 돈이 십수억인데 뭘 더 공부하란 거지? 나, 웬만한 건 다 할줄 알아.
은설 : (당황한다, 대충 뛰엄뛰엄만 알아듣는다) 리얼리? (하곤) 쏘리, 쿠쥬 스피크 어게인? 땡큐.
지헌 : (어이없다) 이력서 보니까 대학을 6년이나 다녔던데 이 정도도 못하나? 노은설이 상습적으로 나 몰래 만나는
차무원 비서 양과장은 대학을 조기졸업하고도 3개 국어를 한다던데. 참 비지성적이야. 내가 다 부끄러워.
은설 : 제가.. 다는 아니어도 중간중간 쫌 알아먹었거든요?! 근데 이것저것 다 할줄 알면 뭘해요,
중요한 건, 현재 암것도 안한다는 거지.
지헌 : 이봐.
은설 : 그리구요 전 대학을 6년 다닌 게 아니구요 등록금이 비싸서 뻑하믄 휴학하느라 그랬던 거거든요.
어쨌든 죄송합니다, 부끄러운 비서라서. (나가는)
지헌 : (그랬었나, 좀 미안해서, 소심히) 저기.. 내가 알고 한 말은.. (하는데)
은설 : (홱 돌아본다) 이번 준 제가 좀 준비할 게 있구요, 주말부터 비지성적인 체력단련, 노출훈련, 제대로 시작할 건데요.
시간외수당 꼭꼭 챙겨주세요. 그 돈 받아서 학원 다니구 지성 좀 갖추게요! (궁시렁대며 나간다) 발음은 나랑 비슷하드만.
지헌 : ...
#22. 비서실
그래놓곤 우울하게 나오는 은설. 보면, 하영 영어로. “알겠습니다, 스케쥴 다시 잡으면 연락주세요” 끊는.
은설 : (감탄과 부러움으로 보다가) 저기.. 양과장님.. 좀 여쭤볼 게 있는데..
하영 : (보는)
#23. 복도
소회의실로 가고 있는 지헌. 화장실 앞 지나가는데 무원이 나오며, 본의 아니게 같이 걷게 되는 둘.
지헌 : (보지 않은 채) 어제가 마지막이다.
무원 : 글쎄?
지헌 : 나한테 궁금한 거 있으면 직접 물어. 내가 백프로 오픈하고 알려줄게.
무원 : 내가 아직도 노은설씰 스파이로 만난다고 생각해?
지헌 : 상관없어 어떻든. 여튼 더 이상은 용납 못해.
무원 : 싫어.
지헌 : (울컥해서 보면)
무원 : (그냥 가는)
지헌 : (따라 걸으며) 노은설, 내가 좀 특별하게 생각해. 그러니까/
무원 : (OL) 노은설씨도 너랑 같은 생각이야?
지헌 : .. 곧 그렇게 될 거야. 왜냐면, 내가 이제부터 아주 멋져질 예정이거든. 일로서도 남자로서도.
무원 : (피식) 설마.
지헌 : (흥, 두고 보란 듯 씨익 웃으며)
#24. 소회의실
지헌, 무원 제외하고 임원진 대여섯 명만 참여한 소규모 회의.
차회장, 발언 중이다. 그 사이, 임원들 경청중인데
지헌은 부족한 수면으로 졸음이 올 것만 같아, 꾹 참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있는. 펜으로 손을 쿡쿡 찌르거나.
차회장 : (중간중간 지헌의 태도가 거슬리며) 취임 25주년을 기점으로 기업문화를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합니다.
미래의 키워드는 지적재산이에요. 특허가 곧 재산이라 그겁니다. 그렇다면 그걸 이뤄낼 수 있는 창의적인 인력확보가
절실한 동시에 그 인력을 계속 잡아둘 수 기업환경, 즉 문화가 바뀌어야(하는데
기어이 수마에 져 고개 까딱 떨어지는 지헌, 차회장 책상 쿵 치면)
지헌 : (흠칫 고개 들고 안존 척)
무원 : (맞은 편에서 보란 듯 쿡 웃는)
지헌 : (씨이 하고)
차회장 : (이어서 발언하는) 문화가 바뀌어야합니다. 유능한 최고급 인재들 모셔다놓고 써먹질 못하면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25. 복도
은설, 회의실 정리하러 카트 끌고 오는데. 무원과 지헌, 나온다.
은설 : (무원 향해 까딱 미소로 인사하고) 회의들 잘하셨어요?
무원 : (인사 받고, 이르듯) 난 잘했는데, (지헌 보며) 넌 모르지? 내내 조느라. (가는)
지헌 : (씨이)
은설 : 조셨어요?
지헌 : 노은설 때문에 한숨도 못자서 그렇잖아. (하고 간다)
은설 : ... (에효 한숨 쉬고 회의실 들어가려는데)
차회장 : (나오다가) 노비서, 출근만 시키면 뭐하나? (에이, 하며 가고)
은설 : ... 다 나 때문이지. (하곤 중얼중얼) 정직원, 파격승진, 월급인상...
#26. 용역업체
일할 때 알던 아줌마를 만난 은설.
은설 : 고마워요, 아줌마. 그런 학원에서 일하는 분 찾기 쉽지 않았을텐데.
아줌마 : 뭘, 돈 안받고 대신 일해준다는데. 또 노양이 일을 좀 잘해?
은설 : 맞아요.
아줌마 : 근데 대기업 다닌다면서 왜 또 이런 일을 하려 그래, 것도 공짜루?
은설 : 그런 게 있어요. 대기업두 알바처럼 똑같이 드럽구 치사하고 힘든 사정이 많드라구요. 월급 받아먹기 힘들어요.
#27. 몽타쥬 스피치 학원 - 퇴근 후
- 학원 복도
대걸레질하며 중간중간 창문 너머 강의실 강의 듣는 은설.
강의실 안 풍경. 3분 스피치 써 있고. 누군가 발표하는. 촬영 카메라 있고.
- 다른 날 강의실
강사, “긴장감 푸는 덴 노래요법 만한 없어요. (박수치며) 특히 긴장으로 숨이 가빠올 땐 이렇게, 이렇게”
강사와 학생들, 박수치며 노래 부르고. 조용히 쓰레기통 들고 나가던 은설도 작게 따라 부르는.
- 다른 날 학원 복도
강의실 유리창 걸레질로 닦는 은설. 강사, 강의 내용 보드에 적고 돌아서며. “질문 있나요?”
은설, 창문 열어 고개 디밀고 불쑥 질문한다.
은설 : 네, 선생님. 평상시엔 정말 재수 없고 얄밉게 청산유순데요, 사람들 앞에서만 말을 못하거든요, 어떡해야하나요?
#28. 무원방
무원과 하영이 회의 중이다.
무원 : 큰 맵은 그려졌는데, 생활감 있는 디테일이 부족해요. 아무래도 난 평직원이 아니니까, 그런 건 양과장님이 도와주세요.
하영 : .. (생각하다가) 며칠 전에 노비서가 언어 교육 문제를 묻더라구요.
무원 : 그랬어요?
하영 : 사소한 안이긴 한데, 직원 재계발 지원 제도가 좀 활발했으면 좋겠습니다.
무원 : 현재도 있는 제도 아닌가?
하영 : 실효성이 거의 떨어져요. 저만해도 입사 후에 언어 학습에 들인 사교육비만 해두 꽤 되거든요.
무원 :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하고) 어머니 건으로 부탁한 건 좀 알아봤어요?
하영 : 아니요. 그냥 취임식 리셉션 아마 취소될 거다, 그렇게 언질만 주셨어요.
무원 : ...
#29. 차회장방
장비서가 보고 중이다.
차회장 : 내부고발?
장비서 : 네, 경비 유용, 하도급 비리에 부정 청탁까지 자행된 모양입니다.
차회장 : 건설 쪽은 무원이가 실질적 관리하는 데 아니야?
장비서 : 그렇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요즘 감사팀을 계열사별로 뒀더니 그 꼴이 났구만. 경전략 1팀 동원해서 극비리에 기습감사 실시하고 마무리되는 동시에
기업 전반에 대대적 정밀 감사 실시해. 언제가 될진 몰라도 지헌이 놈이 맡을 회산데, 가능한 청정하게 만들어야지.
그 놈이 지가 지 혼자 쉬린 줄 알고 법적상속 어쩌구하는 놈 아니야. 이 참에 이사진 약점들도 확보하구.
장비서 : 정황 추가 확보 후, 그렇게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하곤) 잘만하면, 차무원본한테 꽤 큰 타격이 되겠습니다.
차회장 : 장비서! 그렇게 꼭 내 속내를, 어 내가 쪽팔려서 못내뱉는 말을 밖으로 내뱉어주면,
(웃음) 내가 속이 아주 시원하지. 뻥 뚫려.
장비서 : (긴장했다가, 웃으며) 아.. 좀 뚫리셨습니까, 회장님?
#30. 황관장 갤러리
숙희와 황관장이 얘기 중이다. 테이블엔 치한의 인사기록부 놓여있는.
황관장 : 그러니까 이 사람이 우리 서회장님네 직원이라 그거지?
숙희 : 본사는 아니구 계열 직원인데, 문제가 좀 있어.
황관장 : 문제?
<인서트-까페 정도에 앉아있는 치한>
치한 : 그게.. 마지막 양심은 있는 놈인데.. 제가 진짜 치한이 맞거든요.
황관장 : 그런 인간 이용하다 큰일나, 언니.
숙희 : 법적으로 걸린 적 없어 한번두. 단지 회사내 성추행 파문이 있어서 인사위원회에까지 올라갔었대.
다행히 없던 일로 넘어갔는데, 기록이 좀 남았나봐.
황관장 : 그래서, 그거 지워달라구 나더러? 아니, 근데 이딴 인간이 어떻게 우리 회장님 회사에 있는 거야?
숙희 : 현직 법조인니 명문대생이니 그런 것들도 그런 짓들 하드라, 추잡스런 것들.
황관장 : 언니가 더 추잡스러. 이런 짓까지 해야는 거야?
숙희 : 너 말이 좀 그렇다? 나만 좋자 그러니? 지헌이 걔 딴 여자 있어. 어차피 나윤이 짝 못돼.
황관장 : 언니 아들은?
숙희 : 아니라니까 우리 무원인. 그러니까 우리 무원이만 밀어 넌.
황관장 : 아, 난 몰라.
숙희 : 나중에 사실 다 밝혀져도 아무 문제 없어. 어쨌든 폭행은 사실이구 사람들 별루 진실에 관심 없어,
결국 기억에 남는 건 자극적인 사건 뿐이야.
황관장 : ...
#31. 회의실
회의 전이라 아직 임원진 다 자리하지 않은 회의실.
차회장, 들어오며 지헌의 자리부터 보는데 비었다. 뒤에 드려진 슬라이드 보며, 눈살 찌푸려지는.
차회장, 아직 서빙 중인 은설을 눈짓으로 부른다.
은설 : (가면)
차회장 : (작게) 또 화상회의야?
은설 : ..네.
차회장 : 깜짝 쇼는 한번이어야지. 이렇게 질질 끌면 재미없잖아.
은설 : 그게 아직 준비가 직접 발표 준비는 좀 안돼서..
차회장 : 뭔 소리야? (하는데)
숙희 : (회의실로 들어오고, 차회장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은설, 서늘히 경멸하듯 보는)
은설 : (갸우뚱하지만 가는데)
무원 : (들어온다)
은설 : (반갑게 목례하는데)
무원 : (숙희 의식하고 적당한 친밀감으로-너무 사무적이어도 의심받음으로- 인사 받고 자리로 간다)
숙희 : (아닌 척 살피고 무원 향해 웃어 보이면)
무원 : (역시) 오셨어요? (하며 앉고)
#32. 회의실 앞 복도
은설, 태블릿 pc 화면 보고 있다. 회의실 슬라이드처럼, 지헌의 모습이 비춰지는.
<인서트- 회사 지헌 룸>
지헌, 막 회의하러 스마트센터 가기 직전의 상황.
지헌 : (PC 눈짓으로 가리키며) 그걸로 나 발표하는 거 꼭 봐. (멋지게) 노은설한테 주는 내 선물이야.
은설 : (좀 뜨악해서) ..
#33. 회의실
무원이 한창 발표중이다.
무원 : 현재 직원 자기계발 제도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그 실효성의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재 확보보다 중요한 게 인재를 키우는 것입니다.
#34. 스마트 워크 센터 회의실
뒤에 슬라이드에 회의장면 나오고.
무원 : 물론 자기계발 지원제도엔 기업으로서 감수해야할 많은 문제점들이 있기에 이에 대한 현실적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그 솔루션 중 하나로, 사내에 아예 커리큘럼을 만들어...
지헌은 노트북 앞에 앉아서 당황한. 지헌의 옆에 놓인 발표 계획서. 무원의 발표와 겹치는.
“직원 계발비 실질적 지원”, “사내 대학 설립안” 그렇게 굵은 글씨로 써있고 그 밑에 그에 따른 디테일 방안들 적힌 기획안들.
지헌, 당황해서 씨이 뒤돌아본다. 슬라이드 속 무원을 째리는데.
#35. 회의실
무원, 자리에 가서 앉고.
장비서 : 이번엔 경영전략 1팀 차지헌 본부장의 발언이 있겠습니다.
#36. 회의실 앞
은설, PC 보고 있는데. 화면속 지헌, 당황한 기색 역력해서.
지헌 : 그러니까 제 발표는.. 방금..
은설 : ...?
#37. 회의실
슬라이드 속 지헌.
지헌 : .. 차무원 본부장과 의견이 같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일동, 벙찌다.
차회장, 얼굴 구겨지지만 애써 내색 않으려며.
장비서 : (얼른 무마하려) 아 그럼, 여기서 중간보고 드릴 게 있습니다. 차지헌 본부장이 맡아 주도했던 테마파크 홍보가 예상보다
큰 호응을 얻어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숙희 : 아무래도 실내 테마파크니까 폭우 덕을 봤겠죠.
차회장 : (얄미워 보는데)
숙희 : 하지만, 분명 차지헌 본부장 개인의 노력과 실력도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잖나요? (하며 이사진들 보는)
차회장 : (뜨악, 쟤가 왜 저러지? 보는)
#38. 회장실
차회장과 숙희의 독대.
차회장 : (살피며) 어디 아프세요, 형수님?
숙희 : (흥) 사람이 호의를 보여도 받을 줄 몰라.
차회장 : 니가 그 동안 호의를 보인 적이 있었어야 내가 받을 줄도 알겠지. 난생 처음이라 무서워서 못받겠다.
숙희 : (흥 웃고) 두 번짼 좀 쉽게 받겠어?
차회장 : (보면)
숙희 : 니 취임기념식, 어차피 우리 호텔에서 할 거 아니야? 규모 어느 정도로 할 거야? 25주년인데 좀 크게 해. 그게 모양새 좋아.
차회장 : (당황스럽다) 아니 뭐.. 꼭 성대하게 할 필욘 없지만, 또 안그럴 필요도 없긴 하지.
숙희 : 그래, 모처럼 맘 맞네. 내가 성대하게 주관해볼게.
차회장 : ... 그럴래? .. 고맙다.. 신숙희.
#39. 회장실 앞 복도
숙희, 나오며 갸우뚱.
숙희 : 어떻게 저렇게 의심이 없어? 머리가 정말 나쁜가?
#40. 회장실
차회장, 앉아서 심각하다.
차회장 : 사람이 쉽게 개과천선은 못하는데.. 뭐야아?
#41. 마사지샵
황관장과 나윤, 나란히 누워 마사지 받는 중이다.
나윤 : 폭행이요? 지헌이가요?
황관장 : 합의금인지 뭔지를 미리 더 얹어주고 팼대. 숙희 언닌 그거 취임기념 맞춰 빵 터뜨린다고 저 난리구.
나윤 : ...
황관장 : 어떡할까? 터뜨리게 할까, 말까?
나윤 : 안돼죠 당연히.
황관장 : 너 정말 지헌이로 맘 딱 굳힌 거야? 지헌인 딴 여자 끼고 다닌다는데?
나윤 : 무원이랑은.. 정리했어요.
황관장 : 얘, 넌 뉴욕서 있다온 애가 왜 이렇게 사고가 촌스럽니? 너, 거기서 헐리웃 스타들하고도 꽤 친했다면서?
걔네들 봐, 막 얘랑 사겼다 쟤랑 사겼다, 그러면서도 서로서로 해피하게 잘 지내잖아.
나윤 : 어쨌든 막아줘요, 엄마. 나 먼저 일어나요. (하고 가는)
황관장 : 마사지 다 받고 가.
나윤 : (그냥 팩 떼어버리며 가는)
#42. 지헌 룸
지헌, 좀 축 쳐져 뒤돌아 앉아있다.
은설 : 수고하셨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본부장님.
지헌 : .. 뭐가 고맙지?
은설 : 저 영어 학원 다니라구, 그 기획안 작성했던 거잖아요. 근데 우연히 겹친 거구, 그쵸?
지헌 : (기분 좋아지지만) 겹친 게 아니라, 차무원이 내 발푤 뺏어간 거야.
하는데 책상에 놓여있던 지헌의 핸드폰 울린다. 은설, 무심히 보면 “서나윤”
지헌, 뒤늦게 돌아서 보고. 괜히 은설의 눈치가 보인다.
지헌 : (받기 전에) 오해하지 마, 노은설.
은설 : (어이없다, 쯧) 얼른 받으세요. (하고 나가는)
지헌 : .. (나가면 받는다) 어...
#43. 사내 커피숍
지헌과 나윤, 마주 앉아있다.
지헌 : 용건만 간단히 하자.
나윤 : 그렇게 나쁘게 굴지마. 나 너 도와주러 온 거야.
지헌 : 난 너한테 도움 받을 거 없는데?
나윤 : 있어. 그리구 너 나한테 이러면 안돼. 날 떠나게 했던 건 너야.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다구, 너 나한테 소극적이었어.
내가 언제나 너보다 앞서갔었어. 그래서/
지헌 : (OL) 그래, 그래서 같은 실수 안하려고 지금은 적극적이야. 아니, 적극적이려고 노력 중이야.
나윤 : .. 지금 그 여자 얘기하는 거니, 내 앞에서?
지헌 : 미안한데.. 나 안돌아가, 나윤아.
나윤 : 노은설 그 여자, 너한테 관심 없어. 내가 직접 만나서 물어봤어.
지헌 : (미소가 인다) 역시 훌륭해 노은설은. 나라면 너 만난 사실 바로 일렀을 거야..
나윤 : 제 정신 아니구나?
지헌 : 미안한데, 이런 얘기 오늘이 마지막이었음 좋겠다. 나도 너.. 상처주고 싶진 않아. (일어서려는데)
나윤 : 너 돌았어. 나두 이런 말은 싫지만, 너한테 택두 없는 여자야.
지헌 : 나두 잘난 거 없는데? 학벌하고 돈 많은 것 빼군 나머진 내가 더 꿀릴 걸?
나윤 : (기막혀서) 그래서, 너 그 여자랑 진짜 사귀기라도 하단 거야, 지금?
지헌 : 어, 그럴려구. (일어난다) 갈게.
나윤 : (기막혀서)
#44. 로비
나윤, 눈물 나려는 거 애써 꾹꾹 참으며 나가다가. 마음 바꿔먹고 다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다. 핸드폰 들어 전화 거는.
막 엘리베이터 문 열리고, 동시에 옆 엘리베이터 열리며 내리는 무원.
나윤은 못본 채 엘리베이터 오르고. 무원은 보고...?!!
나윤 : (통화하는) 노은설씨? 나 서나윤이에요. (닫히고)
무원 : (듣고서) ...??!!
#45. 옥상
은설과 나윤, 서있다.
나윤 : 분명히 그랬잖아요, 사적으론 가까이 하지 않겠다구! 그렇게 사람 안심 시켜놓고, 이렇게 뒷통술 쳐요?!
은설 : ... 그게 사정이 좀 있어요.
나윤 : 무슨 사정인데?
은설 : 그걸..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나윤 : 이봐요, 나 들을 권리 있어요.
그 사이, 무원 뒤늦게 옥상으로 뛰어들어와 서고 다가간다.
은설 : 이래저래 본의 아니게 제가 참 미안하긴 한데요, 그렇다고 제가 뭐 더 드릴 말은 없는 거 같네요. 그럼. (가볍게 꾸뻑하는데)
나윤 : (따귀를 날리는데)
은설 : (순발력 있게 잡는다)
나윤 : 내가 이럴 줄 몰랐을 거 같아요? (하며 회심의 호신술 기법으로 꺾는데)
은설 : (본능적으로 몸 홱 돌려서, 오히려 나윤의 팔을 꺾곤 얼른 놓는다)
나윤 : 아프잖아요!
은설 : (미안한 얼굴로) 그러게 왜.. 공격하면 방어할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나윤 : (아프고 분해서 그렁해져 노려보고)
무원, 오다가 끼어들지도 못하겠고, 좀 황당한 채 어쩌지도 못한 채 서서..
은설 : 그리고 당사자 마음은 제발 당사자들끼리 해결 봐 주세요. (돌아서다가 무원을 보고) ..!!
무원 : (역시 좀 뻘쭘하다)
은설 : (목례하고 지나쳐가고)
나윤 : (눈물 비져 나오며 그런 은설 노려보다가 무원 향해서) 넌 어떻게 보구만 있니, 내가 이렇게 당하는데?!
무원 : (손수건 건네준다)
나윤 : 나두 있어. (하곤 핸드백 뒤지는데 안찾아진다, 무원의 것 낚아채 닦고)
무원 : 나처럼 해. 너 쿨하게 보내줬잖아.
나윤 : 지금 그 얘길 하고 싶니?
무원 :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충고를 한 건데?
나윤 : (째리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기사 막아주겠단 얘기하러 온 건데.. 다 터뜨리라 그럴 거야.
폭삭 망가진 다음에.. 제 발로 기어오게 만들어줄 거야.
무원 : 기사라니?
#46. 복도
지헌, 막 엘리베이터 내려 꺾어지는데 옥상에서 내려오는 은설.
지헌 : 노은설.
은설 : (못마땅하게 보고 가는)
지헌 : (오해하고) 노은설, 질투해? 내가 나윤일 만난 건/
은설 : (OL) 그딴 거 안합니다 전.
지헌 : (따라가며) 그래? 근데 나 좀 감동했어. 노은설이 나윤이 만났던 거/
은설 : (OL, 멈춰서) 그러게요, 그 여자 좀 제발 저 안찾아오게 해주세요.
지헌 : ...
은설 : (투덜투덜) 내가 왜 두 번씩이나 불려 다녀야 되는 건지 진짜.. 은근 손힘도 쎄. 최소 본부장님보단 쎄요 서나윤씨가.
(하고 간다)
지헌 : (따라가며) .. 노은설은 늘 내 예상을 빗나가.
은설 : (그냥 걷는)
지헌 : (따라 걸으며) 노은설..
은설 : (걸으며) 왜요?!
지헌 : .. 나.. 노은설.. 많이 좋아해.. (말하고 부끄럽다)
은설 : (헉! 해서 본다) 미치셨어요? 여기 회사예요.
지헌 : (주변 둘러보고) 아무도 없잖아. (하곤) 다신 같은 실수 안하려고. 노은설한텐 적극적으로 내 마음 표현할게.
은설 : ...!! (왜 이러나 싶어 보다가 홱 가는)
지헌 : 객관적으론 모르겠지만 주관적으론 노은설.. 예쁜 거 같아.
은설 : (소름이 돋아서) 한마디만 더해보세요.
지헌 : 아직 많이 남았는데..
은설 : (홱 보면)
지헌 : 알았어, 다음을 위해 아껴두지.
은설 : (후우 한숨으로)
지헌 : (그런 은설, 미소로 보며 가고)
엘리베이터 쪽에서 나와 그렇게 툭탁대며 걸어가는 지헌과 은설을 보는 박상무. 역시.. 하며 끄덕이듯.
그런 박상무 뒤에 무원이 와서 선다.
무원 : 어머니한테 보고하시려구요?
박상무 : (흠칫, 놀라서 돌아보고)
#47. 무원방
무원, 생각 많은 얼굴로 앉아있다.
<인서트 - 옥상에서 나윤의 말>
나윤 : 이번에 터지면 지헌이 폭행관련 사고 두 건이야. 그것도 첫사건 난지 얼마 안돼서, 당분간은 이미지 회복 힘들 거야.
근데 그 두 사건에 다 노은설 그 여자가 얽혀있어. 웃기지 않아?
노크소리 들리고 은설이 들어온다.
잠시 후. 마주 앉아서.
은설 : 이직..이요?
무원 : 덜 힘들고 조건은 더 좋고 좀 더 능력발휠 할 수 있는 좋은 자리예요. 어때요 탐나죠?
은설 : ... 갑자기 왜..
무원 : 내가 노은설씨 뽑았잖아요. 지헌이 땜에 고생하는 거 같아서 책임감도 좀 느끼고.. 또 어떤 일도 노은설씬 잘해낼 거란
확신도 들어서요.
은설 : (얼떨떨하다) 참 고마운 말씀이긴 한데요..
무원 : 거절이라구요?
은설 : ... 이게 정식으로 제가 하는 첫 업문데.. 하다가 중간에 팽개치고 가면 좀 그럴 거 같아서요.
할 수 있는 데까진 지금 제 일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무원 : .. 그래요. 근데/
은설 : (OL) 근데 무조건적인 거절이라고 생각하진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무원 : 네?
은설 : 만의 하나.. 제가 뭔가가 상황이 열악해지거나 뭐 그렇게 되면 염치없이 그때 부탁드릴게요. 그래도 될까요?
무원 : (웃는다) 내가 하려던 말이 그거였어요. 그렇게 되면 꼭 나한테 부탁해요.
은설 : (비로소 안도의 웃음 짓고) 감사합니다. 본부장님은 진짜.. 든든한 빽이세요, 저한테.
(하고 일어나 꾸뻑) 그럼 가보겠습니다. (나간다)
무원 : (보다가) 노은설씨.
은설 : 네? (돌아보면)
무원 : .. 다음에 또.. 놀아줄래요, 그때처럼?
은설 : 당연하죠. (웃고 나가는)
무원 : ...
#48. 송여사 정원 (낮)
진돌이 밥을 주고 있는 중이다.
송여사 : 괜히 죄 없는 너 구두 도둑으로 몰아서 미안해. (먹는 거 보며) 니 생각은 어때? 이래선 죽도 밥도 안되겠지?
그래, 내가 지헌이 놈 할미다 밝히고 어쩔 건지 의중을 물어야지. (끄응 일어나다가 더위 어지럼증에 좀 휘청하는)
송여사, 하늘 올려다본다. 뙤약볕 내리쬐는.
송여사 : 한낮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해가 뜨거.. (그렇게 올려다보곤 발 옮기는데 살짝 휘청) 아이구 어지저라.. (하는데)
막 집에 들어서던 은설이 봤다.
은설 : 어? 할머니?! (달려오고)
송여사 : (놀라서 어쩌나 싶은데)
은설 : 괜찮으세요? (등 대며) 일단 업히세요.
송여사 : 괜찮어, 볕이 뜨거워서 잠깐 그런 거야.
은설 : 일사병이 얼마나 무서운 건데요. 업히세요, 빨랑.
송여사 : (아이구 어째.. 싶으면서도 은설의 기세에 업힐 수밖에 없는데)
은설 : (끙 업고 일어서면)
송여사 : 저기.. 집으로 가면 안되는데.. 아니 저기..
#49. 차회장 거실
은설, 송여사를 쇼파에 눕힌다.
메이드, “어머, (여사님)” 하려던 순간, 송여사 은설 보이지 않게 입다물란 듯눈짓 손짓.
메이드, ...
은설 : (메이드에게) 물 좀 부탁드릴게요.
메이드 : 네에.. (하며 갸우뚱 주방쪽으로 가고)
은설 : 이러고 잠깐만 누워 계세요. (주위 두리번거려 뭔가 들어 부채질 해주는)
송여사 : (누운 채, 미치겠는데)
그때 지헌, 2층에서 내려온다.
지헌 : 노은설, 왔어? (하다가) 할머니, 왜 그래요? 어디 아프세요?
은설 : (지헌에게) 너무하신 거 아니에요? 아무리 일하시는 분이지만, 이런 뙤약볕에, 연세도 있으신데 어떻게 바깥일을 시키세요?
송여사 : (은설이 지헌 보고 말하는 사이, 지헌에게 또 입 닫으라고, 그냥 가라고)
지헌 : (송여사 제스추어와 은설 말에 대충 짐작) 그러게.. 일하시는 분한테 누가 바깥일을 시킨 걸까...
메이드 : (그 사이 물 갖고 오고)
은설 : (부축해 좀 일으키며 마시게 해준다)
송여사 : (조금 마시고 도로 눕고) 이제 됐으니까 아가씬 가봐요.
은설 : 정말 괜찮으세요?
송여사 : (괜찮단 듯 끄덕끄덕하고)
은설 : (좀 걱정으로 보다가 꾸뻑하고 가는데)
차회장 : (방에서, 오이 정도 베어 먹으며 나오다가) 엄마, 거기 눠서 뭐해?
송여사 : ...!!!
은설 : ...!!! 엄마..요?
송여사 : (아이구 아부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만다)
차회장 : (멍한 은설에게) 노비서 왔네? 주말인데도 열심이야.
지헌 : 오늘부터 본격 조련이거든요.
차회장 : 야 임마! 그 놈의 조련 소리 쓰지 말랬잖아아!
은설 : (그러건 말건 멍해서, 차회장 보고) 저기, 회장님... 아까 분명히 엄마라구...
차회장 : 아, 인사한 적 없나? (소개시켜주는) 어, 우리 엄마야. 엄마, 여긴 지헌이 비서예요.
송여사 : (그저 손 가린 채) ...
차회장 : 엄마, 인사 안해? 엄마, 어디 아퍼?
송여사 : (그제야.. 참담하게 일어서 앉고) 저기.. 내가... (말을 못잇겠는데)
은설 : ... (꾸뻑) 그 동안 몰라 봬서 죄송했습니다.
송여사 : 아니 뭐..
은설 : 근데.. 할머님도 저한테.. 좀 잘못하시긴 한 거 같아요.
차회장 : 엄마, 뭐 노비서한테 잘못했어요?
송여사 : (으이구 저건! 괜히 차회장 째리면)
차회장 : (움찔하고)
지헌 : (대충 상황이 짐작가기도 해서) 됐어, 노은설. 따라와.
은설 : .. (송여사와 차회장에게 인사하고 지헌 따라가고)
송여사 : (두 사람 나가자마자, 일어나서 차회장 퍽!) 하필 고때 나와서 왜 엄말 찾어?! 엄마 소릴 왜 해에, 눈치도 없이!
차회장 : ... (억울하다) 왜 그래요 진짜? 내가 내 엄말 엄마라고 부른 게 뭐가 잘못인데?
송여사 : 으유 으유.. (일어나 간다, 가며 중얼중얼) 이 망신을 어째... 아이구... (가다가 홱 차회장 째리고 가는)
차회장 : (움찔하고 씨이) 왜 저래 진짜? (하는데 핸드폰 온다, 보면 장비서) 어, 장비서. (시간 확인하고) 그래, 시작해.
(하곤 오이 베어먹는)
#50. DN 건설 건물 사무실
감사팀 기습적으로 들이닥친다. 장부 및 파일 등 자료 확보하는. (검찰처럼 무턱대고는 아니고, 적당히 자료들 수집하는)
직원 : (주말 당직직원, 당황해서) 무슨 일이세요?
감사 : 내부 감사팀이에요. 자료 확보, 협조하세요.
#51. 숙희방 앞
숙희, 가편집본 혹은 보도문구 미리 보며 통화중.
숙희 : 그래요, 헤드라인 좀 더 자극적으로 뽑아주구요, 비서와 동반폭행 사실도 강조해줘요.
네, 마감 직전까진 보안 지켜주시구요.
무원, 지나가다가 통화내용 듣는... (주말이라 편한 복장)
#52. 한강변 정도
가볍게 조깅하는 지헌(선글라스 차임)과 은설.
은설 : 오늘은 딱 (어딘가 가리키며) 조까지만 뛰어요, 네?
지헌 : (이미 심장이 두근거린다) 말했잖아, 내가 운동을 못하는 건... 운동하면 심장이 뛰는 게.. 발작올 때랑 비슷하다구..
은설 : ... (안타까운데)
지헌 : (뛰다가 안되겠는지 멈춰서 심장 부여잡는데)
은설 : ... (와서 지헌의 손을 잡고 맥박을 만져본다)
지헌 : ...!
은설 : (그리곤 자신의 맥박을 잡아 보곤, 내민다) 만져봐요.
지헌 : .. 그래두 돼?
은설 : (웃고) 네, 그래도 돼요.
지헌 : (잡으면)
은설 : 본부장님 맥박도 잡아봐요.
지헌 : (다른 손으로 은설의 맥박 잡은 손 잡는)
은설 : 똑같이 뛰죠?
지헌 : 그래, 똑같이 뛰어.
은설 : 난 공황증상 같은 거 없거든요. 근데 막 뛰잖아요. 이렇게 달리구.. 운동하면.. 누구나 뛰는 거예요. 당연한 거예요.
지헌 : ...
은설 : 한번엔 안되겠지만, 점차 이걸 기억하도록 노력해요. 당연한 거다, 나만 그런 거 아니구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런 거다...
지헌 : .. 이미 알던 사실이야. 근데.. 새로워. 노은설이 말해주니까.
은설 : (짐짓 째리고, 지헌 맥박 짚어보는) 봐봐요, 이제 좀 가라앉았죠? (하다) 어? 더 뛰네?
지헌 : 당연한 거 아니야? 노은설이랑 접촉중이잖아.
은설 : (이런, 얼른 손 빼내고, 그러면서 기분이 좀.. 그래오나 내색 않으려하고)
지헌 : 있지, 노은설.. 객관적으론 모르겠지만 주관적으로 노은설/
은설 : (OL) 아, 고만하세요 쫌! (하고 일어나 가는, 기분은 나쁘지 않은데)
지헌 : 이봐, 같이 가 노은설. (하며 심장 부여잡고 쫓고)
#53. 동 일각 공원
쉼터 같은 곳 비교적 한산한 곳. 사람들 두엇씩 짝 지어 열명 남짓 있는.
지헌, 한켠에서 복식호흡하며 기다리고 있고. 은설은 사람들에게 돌아다니며 양해를 구하고 돌아온다.
은설 : 됐어요, 다 이해해주신대요.
지헌 : 뭘 할 건데 이번엔?
잠시 후.
지헌, 선글라스에 마스크 차림으로 납득 안가는 얼굴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작게, 중간중간 멈췄다 다시 부르며.
사람들, 몇몇 재밌게 구경하고. 오오 해주고.
지헌 : (기어이) 안해! 이게 무슨 도움이 된다 그래?
은설 : 학원에서 배웠다니까요. (하며 챙겨왔던 A4 프린트 펴서 건네며) 발표 불발된 기획안이요.
잠시 후.
지헌 : (떠듬떠듬) 직원들의 능력 개발은.. 곧.. 회사의 수익으로 어.. 돌아오게 돼있습니다... 왜냐.. 왜냐면...
(쳐다보는 사람들 몇 시선에) 향상된 직원의 능력..도 있지만... 자신을 믿고 지원해준..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하다가 관둔다) .. 여기까지. 더는 못하겠어. (호흡하는데)
은설 : (노래 부르며 박수를 친다)
지헌 : (흠칫) 뭐하는 거지?
은설 : 이렇게 하면 호흡곤란에 도움이 된대요. 같이 해봐요. (하며 노래하며 박수)
지헌 : .. (손 잡아 말린다) 그만해, 노은설. 내가 챙피해!
#54. 무원방
무원, 책상 앞에 앉아있다.
숙희 : (E) 헤드라인 좀 더 자극적으로 뽑아주구요, 비서와 동반폭행 사실도 강조해줘요.
무원 : ... (심난한데)
은설 : (E) 본부장님은 진짜.. 든든한 빽이세요, 저한테.
무원, 안되겠다. 일어나 급히 나간다.
숙희 : (E) 뭐라구?
#55. 숙희방
숙희, 전화 받고 놀라서.
숙희 : 기습 감사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56. 차회장 서재
차회장, 기분 좋게 앉아있는데. 장비서, 벌컥 들어온다.
차회장 : (움찔) 놀랐잖아(하는데)
장비서 : (보도 자료 부분만 미리 인쇄한 거 내보이며) 내일자 보도기사랍니다, 회장님.
차회장 : (보면, DN 차지헌 본부장, 맷값폭행, 혹은 또 폭력사태. 정도의 헤드라인) .. 이게 뭐야?
장비서 : 번번이 기사 땜에 물먹어서 내부에 새로 사람을 심었거든요. 그랬는데 이걸..
차회장 : ...!! (충격으로 부들부들하는데)
장비서 : (이 와중에 생색이다) 제가 이번에 큰 건 하나 잡아냈습니다, 회장님.
차회장 : 지헌이 이 자식. 아니 신숙희 고 여우!
장비서 : (움찔 피하고)
#57. 지헌의 차 + 은설 집 앞
지헌의 차가 와서 선다.
은설 :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내리려는)
지헌 : 왜 기껏 준 찬 안타고 사람을 집까지 바래다주게 하나? 이거 노리고 일부러 안탄 거지, 노은설 그치?
은설 : (으이그) 주말이잖아요, 회사 찰 어떻게 주말에 타요? (하고 내린다)
지헌 : (내린 은설에게 손 까딱까딱, 창쪽으로 오게 하고, 큼 선심쓰듯) 타도 돼. 허락하지.
은설 : 그래두 안타요, 기름값 비싸요.
지헌 : 기름까지 넣어달라니 좀 뻔뻔하잖아.
은설 : 그런 뜻 아니거든요? (하고) 가세요.
지헌 : 저기.. 노은설, 오늘 나.. 좀 감동했어. 나 위해서 맨정신으론 못할짓까지 하는 노은설을 보면서.. 분발해야겠다 결심했어.
은설 : (아유 싶은) 네, 좀 분발하세요.
지헌 : 그리고 객관적으로/
은설 : (OL) 그래요, 나 객관적으론 예쁜지도, 귀여운지도, 섹시한지도 몰라요. 그만하세요.
지헌 : (스읍) 그게 아니라, 객관적으로도 주관적으로도.. 훌륭하다구. (하곤 좀 쑥스러워서 고개 넣곤, 흥 출발한다)
은설 : ... (그 말에 기분 좋은데)
조금 위쪽 떨어진 곳에 세워져있던 무원의 차. 무원, 안에서 다 듣고 있었다. 예상치 못하게 밀려오는 질투에...
은설, 기분 좋게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무원 : (보고, 차에서 나오며) 노은설씨?
은설 : (놀란다) 본부장님?! 본부장님이 어떻게..? 저희 집은 어떻게 아시구...?
무원 : (오며) 이력서 좀 훔쳐봤어요. 전화가 도통 안돼서.
은설 : 아..! (얼른 백 속 핸드폰 뒤져보며) 진동으로 돼있어서 몰랐나봐요. 제가 원래 진동 이런 거 감지 되게 잘하는데 왜 그랬지?
무원 : ...
은설 : (그렇게 정신없다가) 근데.. 무슨 일이신데요? 아, 놀고 싶으세요?
무원 : (좀 미안하게 웃고) 말할 게 있어서 왔어요.
은설 : (본다)
무원 : 나.. 노은설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좋은..(하는데 은설의 손에 들린 핸드폰 진동으로 덜덜) 받아요.
은설 : (액정, 명란) 얜 하필 이럴 때.. 그럼. (하고 받는다) 어, 왜? (하다가) 잡았어?! 어, 갈게. 당장 날라갈게!
무원 : 급한 일 생겼어요?
#58. 숙희의 호텔 앞
도착하는 숙희의 차. 곧 도착하는 차회장의 차.
두 사람, 각자 차에서 동시에 내린다. 서로 비장하게 보고 들어가는.
#59. 경찰서
치한, 괴로운 얼굴로 앉아있다. 명란과 은설, 의기양양한.
무원, 한켠에서.. 감탄스런 얼굴로 보고 있다.
치한 : (사정한다) 합의금 다 돌려주구요, 제가 뭐 다른 피해보상도 하라면 하겠는데요, 기록만 좀 안남으면 안될까요?
제가 진짜진짜루 이게 알려지면 안되는 입장이라서요.
경찰 : (탕 내려치는) 조용 못해요!
다른 경찰이 명란과 은설을 부른다. “잠깐만요” 은설과 명란, 그 쪽으로 가면.
경찰1 : (명란에게) 이명란씨, 용감한 시민상 받을 거 같아요.
명란 : 네? 제가요?
경찰1 : 벌써 세 번째잖아요.
<인서트- 경찰서>
명란이 소매치기범을 끌고 들어온다.
명란 : 버스 소매치기 현장범이에요.
경찰1 : 네?
명란 : 그럼, 전 또 버스 잠복해야해서. (슉 가는)
- 다른 날, 또 이미 혼난 듯한 20대 초반 청년 끌고 오는.
명란 : 이 자식이 할아버질 폭행했거든요, 단단히 혼 좀 내주세요.
경찰1 : 네?
명란 : 그럼, 전 또 바빠서. (슉 가는)
/경찰서 현재.
은설 : 훌륭하다, 명란아. 내 친구 진짜 자랑스럽다.
명란 : (쑥스러운) 다 니 덕이구 (치한 보며) 저 사람 덕이지. (경찰에게 쑥스럽게 소감 발표하듯) 치한이 대체로 상습범이거든요.
그걸 노리고 사건발생 버스에서 잠복한 게 들어 맞은 것뿐입니다. 우리가 절대 억울하게 당하곤 못지나치는 스타일이라..
은설 : 당연하지, (하곤 경찰에게) 포상금도 있나요, 형사님?
경찰1 : 그럼요.
은설 : 진짜 더 축하한다. 그럼 내가 너 주기로 한 성공보수 좀 깎아줘도 되겠다 그치 칭구야?
명란 : (표정 사악하게 굳는다) 아니.
은설 : ...
무원 : (감탄스런 웃음으로 보고 있다)
은설 : (뒤늦게 무원 생각나며) 아..! 본부장님. (가서) 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
명란 : (역시 그제야 보고 가서 까딱 인사하고)
무원 : 안녕하세요?
은설 : 저랑 같이 사는 친구예요.
무원 : 아, 양기가 부족하시다던 그 분?
명란 : (홱 은설 노려보면)
은설 : 내가 말한 거 아니야. 본부장군이 말했어.
명란 : ... (무원 보며) 그런 그쪽은 무느님이시겠군요.
무원 : 네?
은설 : 야!
#60. 호텔 내 한식당 룸
차회장과 숙희, 마주앉아있다.
차회장 : 기사, 접어라.
숙희 : 감사발표, 접어.
차회장 : .. 좋아.
숙희 : .. 나도 좋아.
차회장 : 오늘 일은..
숙희 : 비밀이야, 너하고 나만의.
차회장 : 좋아.
#61. 보육원
차회장, 단상에서 연설 중이다. 차회장에게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들.
차회장 : 내가 기업을 25년을 운영하면서 깨달은 건, 모든 건 역시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그 기본이 뭐냐, 바로 순수함, 깨끗함, 바로 초심의 마음이죠. 내가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카메라 돌아가면 앞에 앉아있는 보육원 아이들. 5-10세 사이의 아이들, 못알아듣고 말똥말똥한.
차회장 : (이어서) 지금 여러분의 이 순수함을 잃지 말고, 장차 깨끗한 일꾼이 되어달라 그겁니다.
#62. 뉴스 화면 + 차회장 거실
차회장, 뽀로로 모자 등 쓰고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주는 모습들. 공원에서 노숙자에게 음식 나눠주는 모습 등등 위로.
기자 : (E) DN 차봉만 회장이 돌연 취임 25주년 기념식을 취소하고 봉사활동에 나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차회장은 자숙의 의미로 뜻깊은 날을 봉사로 보내고자 했다는 소견을 밝히며, 앞으로 사회봉사 명령기간이 끝난 후에도
봉사를 실천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를 보고 있는 송여사와 차회장.
송여사 : (토닥토닥해준다) 잘했어..
차회장 : (울컥) 나 진짜 이번 기념식은 좀 크게 하고 싶었어 엄마. 나 그 동안 열심히 했잖아.
근데 숙희 고게.. 아예 취임식 준비도 안하구서.. 25주년인데..
지헌 : (내려오다 보고) 30주년 거하게 하시면 되잖아요.
차회장 : (울컥) 야 임마 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지헌 : 왜 그러세요 또? 그 인간, 진짜 치한이었다구 말했잖아요.
차회장 : 그렇다 쳐! 근데 내가.. 너 땜에 어떤 카드를 날렸는지 알어?! 그게 어떤 기회였는데 이 자식아!
#63. 숙희 방
숙희와 무원도 목소리가 크다.
무원 : 하도급 비리, 청탁, 다 어머니가 하신 거잖아요.
숙희 : 그래, 그랬어. 근데 왜 그런 정볼 미리미리 입수 못해! 왜 관릴 소홀해서 그런 꼴을 당하냐구!
무원 : (그만하자 싶다) 운 좋은 줄 아세요. 노은설 그 여자요, 자기 힘으로 그 남자, 치한인 거 밝혀냈어요.
만약 기사화됐으면 어머니가 곤란해지셨어요. (나가려는데)
숙희 : (잡고) 너 누구 앞에서 그 기집애 얘길 꺼내니? 나 다 들었어, 박상무한테!
무원 : 그럼 잘 아시겠네요.
숙희 : 뭐.. 뭘? 너 정말 그 기집애, 맘에 둔 거야?
무원 : .. 확실한 건.. 부끄러움을 알게 됐어요, 그 여자 덕에. (하고 나간다)
숙희 : 허...!!!
#64. 나윤 차
나윤, 퀭한 얼굴로 운전 중이고 황관장 조수석에서 신문 뒤지는.
황관장 : (아무리 뒤져도 원하는 기사가 없는-펼쳐진 면에 명란의 용감한 시민상 받는 사진과 기사 작게 실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아무 일 없어, 우리 딸은 이렇게 우스워졌는데.
나윤 : ...
황관장 : 안되겠어, 엄마가 해결 볼게. 내가 직접 그 여자 만나서/
나윤 : (OL) 엄마가 상대할 수 있는 여자 아니에요. (하며 깊은 한숨)
황관장 : (속상해서) 한숨 쉬지마, 늙어.
#65. 비서실 (다른 날)
은설, 타자 치고 있는데 핸드폰 온다.
은설 : 네? 누구시라구요? ..! 네에. 알겠습니다. (끊기도 전에 모르는 번호 또 통화대기오는) 네, 끊겠습니다. (하고 받는다)
네. 그런데요? ...!! 네에.. (하고 있는데 또 모르는 번호 통화대기오고) ...
#66. 회사 근처 커피숍
은설과 황관장 앉아있다.
은설 : 죄송한데요, 무슨 자격으로 저한테 이러세요? 차지헌 본부장 어머니세요? 차무원 본부장 어머니세요? 아니시잖아요.
황관장 : (기막혀서) 어머..
은설 : 그럼 그만 가주시겠어요? 제가 오늘 좀 바쁘네요.
황관장 : (입 벌어져서)
동 잠시 후 은설과 숙희 앉아있다.
은설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오해시구요, 전 재벌하고 엮일 생각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전 지금처럼 자유롭게 제 꼴린 데로
사는 게 좋거든요.
숙희 : (어머머) 뭐.. 꼴린 데루..?!
동 잠시 후 은설과 송여사 앉아있다.
은설 : (울상이다) 할머니까지 왜 이러세요 저한테?
송여사 : (당황스럽다) 다짜고짜 왜 그래? 나는.. 지난 번 일 정식으로 사과하자, 그래서 온 거야.
은설 : 그러세요?
송여사 : 왜, 무슨 일인데?
은설 : 서나윤씨 어머니랑 차무원 본부장님 어머니랑 각각 20분 전, 40분 전에 저 찾아오셨어요.
송여사 : 뭐?
#67. 송여사 차
뒷좌석에 묻듯 앉아있는 송여사, 어질어질하다.
송여사 : 숙희 고건 왜 만난 거야.. 설마 무원이 놈두..? 아이구 아부지.. 손주 두 놈이 동시에... 아이구...
#68. 레스토랑 1층 (지헌이 훔쳐보던, 4회)
은설, 기다리고 있으면 무원, 반가운 미소로 본다.
무원 : (그저 기뻐서) 웬일이에요? 노은설씨가 날 먼저 불러내주고?
은설 : (그저 미소로) 앉으세요..
#69. 비서실
지헌, 화장실 다녀오는 듯 비서실 들어오며.
지헌 : (하영에게) 노은설씨, 아직도 안들어왔어요?
하영 : 그런 것 같습니다.
지헌 : (갸우뚱) 무슨 볼일이 이렇게 길어져? (쯧하고 가려다, 괜히 찔러보는) 무원인 방에 있죠?
하영 : .. 노은설씨 연락받고 나가셨습니다만..
지헌 : ...?!! (씨이, 해서 나가는)
#70. 옥상
지헌, 와보면 없다. 도로 가는.
#71. 1층 레스토랑 + 밖
지헌, 심장께 잡고 헉헉 달려온다. 안쪽에선 은설과 무원 얘기하는.
은설 : 이유는 모르겠지만 두 분 다 오해가 있으셨던 거 같아요.
무원 : .. 맘 고생했겠어요. 미안해요.
은설 : 아니요, 괜찮은데.. 빨리 오해를 안풀어주시면.. 앞으론 좀 피곤해질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들어요.
무원 : 오해가 아니라면요?
은설 : ...!!
그 사이 지헌, 창밖에 와서 두 사람, 발견하는.
씨이,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멈칫한다. 심상찮은 두 사람 분위기에, 멈춰서 보는...
무원 : 내가 무느님이라구요, 노은설씨한테?
은설 : ...
무원 : 싫어요. 내려주세요, 사람으로.
은설 : ...
무원 : 노은설씨한테 남자로 다가가게요.
은설 : ...!!!!
그런 두 사람과 밖에서 불길한 예감으로 보는 지헌.
그런 세 사람의 모습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