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제15호 태풍 '루사'가 지난달 31일과 1일 오전까지 한반도 전역을
강타해 전국에서 1백20여명(전국 16개 시.도 재해대책본부 집계)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강릉지방에는 31일 하루 동안 8백70.5㎜의 비가 쏟아져 1904년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 도시 전체가 물바다로 변했다.
경부선 등 열차와 고속도로의 통행이 한때 전면 통제됐으며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이 중단되고
전국 여러 곳에서 산사태와 침수피해가 잇따랐다.
기상청은 1일 "태풍 루사는 1일 오후 동해 쪽으로 빠져나간 뒤 소멸됐다"며 전국 내륙에
내려졌던 태풍 관련 기상특보를 모두 해제했다.
이번 태풍으로 강릉 897.5㎜,대관령 7백60㎜, 속초 4백20.5㎜, 동해 3백36㎜, 전남 고흥
4백13㎜, 경남 합천 3백3㎜, 서울 56㎜의 비가 내렸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1일 오후 4시 현재 전국에서 60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으며, 2만7천여명가
이재민과 건물 1만7천여채가 침수되는 등 3백여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인명.재산 피해가 점차 늘고 있다.
9백㎜에 이르는 기록적인 비가 쏟아진 강릉지역에선 8천여채의 건물과 주택이 이틀째 물에
잠기는 바람에 식수와 전력공급.통신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영동지방에서는 강릉 3천여명,동해 6천7백여명,정선 6천여명,
고성 1천5백명 등 강원도 내 10개 시.군에서 1만9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경북 김천시 감천제방 일부와 경남 산청군 경호강 등이 범람해 인근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전국에서 저수지와 둑이 범람해 이재민이 속출했다.
제주도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지붕 천막 19칸 중 3칸(1천6백50평)이 강풍에 날아가고,부산
아시안게임 핸드볼 경기장인 창원실내체육관.하키경기장.비치발리볼경기장.농구경기장 등
전국의 경기장 피해도 잇따랐다.
산사태와 토사 유출로 영동.동해.88올림픽 고속도로 곳곳의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영동고속
도로 횡계~강릉 구간과 강릉IC는 토사 유출로 통제되고 있으며, 강릉~동해간 동해고속도로는
교량 두 곳이 유실돼 복구에 최소한 3일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러나 경부.중부.서해안
고속도로 등은 정상운행이 가능하다.
철도 경부선 상.하행 전노선의 열차운행은 지난달 31일 오후 전면 중단돼 1일 오후까지 21시간
동안 불통됐다. 그러나 침수 등으로 운행이 중단된 영동선.태백선 등 일부 구간은 복구작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