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월요일 아침과 같이 아침 일찍 말리를 산책시켜주고 밥 먹고 차를 몰아 서산에 올라오는데 핸드폰충전기를 잘 챙긴 대신에 손목시계를 빠뜨렸다.
목욕할때 빼고는 항상 몸에 붙어있는 물건인데 어제 운동을 한 뒤 샤워하면서 벗어놨던 게 아마 베낭 옆주머니에 넣어져 있나보다.
요즘 청소년들이 핸드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는데 난 시계가 없이 산다는 게 몹시나 어색하고... 하여간 이번 주중에 서산에서의 운동은 큰 지장을 받을 것 같다.
땀 흘리는 현장에서 늘 함께 고통과 기쁨을 나누던 가장 가까운 존재가 바로 이것인데...
아무튼 월요일 일과를 보내는 내내 몹시 어색한...
이것도 아주 심각한 중독이구만!
함바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퇴근 했기 때문에 숙소에서 두시간여 스트레칭을 하며 머물다 8시가 넘어서 호수공원으로 나간다.
시계가 없으니 핸드폰을 꼭 손에 들고 다니면서 런키퍼를 켜놔야 되는 상황.
공원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원형광장에선 생활체조가 한창이고 산책로에는 사람들이 밀려다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북적거린다.
오래 뛰기도 힘들겠고 빨리 뛰는 건 아주 위험천만한 일인데다 지난주에 월요일 저녁운동을 살짝 강도높게 채웠다고 그 다음날 아침엔 완전히 맥이 빠졌던 경험이 있기에 그냥 몸만 푸는 수준으로 간다.
순환형 산책로가 폭이 2m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많은 인파속에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기에 런키퍼가 가동되는 김에 그 바깥쪽 블럭이 깔린 부분으로 크게 돌게 된다.
어차피 핸드폰에서 음성으로 매 Km가 채워질 때마다 알려주니까 귀만 열어놓고~
6회전을 다 채우기도 전에 5Km에 도달했다는 음성메시지가 울린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바깥으로 돌았고 또 수시로 이리저리 돌발상황을 피해서 달렸으니 바퀴당 평균거리는 840m 가까이 되었을 듯.
그냥 가던 방향으로 일정한 속도로 걷는 사람은 문제가 없는데 갑자기 바깥으로 튀어나온다던지 반대로 들어서는 사람, 더 위험하기로는 안과 밖을 가리지 않고 움직이다가 멈춰서거나 물러나는 경우는 정말이지 위험천만...
이것 조금 달리면서도 충돌을 간신히 면한 사례만 여러차례였기에 운동을 해서 땀이 나는지 놀래서 진땀이 흐르는지 당체 알길이 없다.
어쨌든 여기서 5분 페이스에 맞춰 달리며 5km를 채우고 잠시 데크난간에 머물며 분수구경에 달구경 별구경에 사람구경까지 파트너가 없는게 흠이지만 타지에서 이렇게 북적대는 속에 머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쁘진 않다.
숙소까지 오가는 거리까지 합하면 총 달린거리 7Km.
늦은 저녁에 배가 출출해지며 요기꺼리가 생각나지만 아서라...그렇지 않아도 전주에 있는 내내 연짱으로 술을 마셔 속이 부담스러울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