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택 대주교, 윤석열 대통령 접견
윤 대통령, 명동밥집 조리·배식 봉사 참여
△ 정순택 대주교와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환담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오전 10시, 명동 서울대교구청 정진석 추기경 방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환담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에서 조리 봉사를 마친 후 11시 예정된 배식 봉사를 하기 전 정 대주교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교구 사무처장 정영진 신부, 문화홍보국장 유환민 신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함께했다.
정 대주교는 “지난 2월에는 대통령 후보로서 한 번 방문해 주셨고, 3월에는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오셔서 봉사해주시고, 이번엔 대통령으로서 방문해주셨다”면서 “태풍 피해 복구와 지원으로 바쁘실텐데, 명동밥집에 또 봉사하러 오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올 때마다 대주교님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된다”고 화답했다.
정 대주교는 이어 “경제가 어려워진 시대에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넉넉히 보듬는 사회를 만드시겠다는 한가위 메시지를 읽었다”면서 “추석 명절, 민족의 축제인 한가위에 민생을 보듬어 주시고 어려운 분들을 이렇게 북돋아 주시는 그러한 정책을 펴주시길 희망하고 같이 기도하겠다”고 격려했다.
이어진 비공개 환담에서 정 대주교는 “지난번 서울에 물난리가 났을 때 신림동 반지하에 방문하시고, 이번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 현장을 찾아 국민의 아픔을 함께 나눠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어려움에 처한 국민과 약자를 살펴야 하는데, 그동안 종교계에서 많은 역할을 해오셨다“면서 ”정부도 어려운 국민을 살피는 본연의 임무를 돌아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늘 어려운 사람 옆에는 정부가 있고 대통령이 있다고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임기 내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종교계에서 그동안 1960~80년대에 사회복지 쪽으로 힘을 쏟았는데, 이제는 제도적으로 정부에서도 많은 부분을 함께 하고 있어서 저희도 많은 부분을 정부에 넘기고 더 어려운 분들을 찾아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교권이 무너진 상황이 뉴스에 나온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가 시급하다“며 최근 국가교육위원회의 출범 이슈도 언급했다.
정 대주교는 ”교육은 나라의 백년대계이기 때문에 정치의 좌우를 막론하고 국민적인 합의를 통해서 우리 교육철학을 어떤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문가, 국민대표, 학부모 대표 등을 구성해 정치적인 색깔과는 무관하게 교육이념에 대한 국민적 합의안을 도출하고, 그 이후에 국가교육위원회에서 구체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게 범국민적인 컨센서스를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 대주교와 윤 대통령은 30여 분간 환담 후, ‘천주교 서울대교구 역사관’을 함께 방문해 한국 천주교·서울대교구의 역사, 정진석 추기경의 유품, 김대건 신부에 관한 역사적 기록 등을 함께 관람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명동밥집에서 조리와 배식봉사를 하고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영성센터 운동장에 위치한 ‘명동밥집’으로 다시 이동해 1시간 동안 배식과 서빙 봉사에 참여했다. 대통령은 봉사자들과 함께 식판에 직접 배식을 받아 명동밥집을 찾은 손님에게 식판을 가져다줬다.
한편 정 대주교는 지난 2월과 3월 윤 대통령을 만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달라”고 당부했고, 윤 대통령은 3월 명동밥집에서 봉사에 참여한 후 “취임 후 꼭 다시 찾아와 봉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구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