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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夜宴桃李園序(춘야연도리원서) - 이백(李白)
夫天地者는 萬物之逆旅요 光音者는 百代之過客이라,
而浮生이 若夢하니 爲歡이 幾何오
古人이 秉燭夜遊는 良有以也로다
況陽春이 召我以煙景하고 大塊는 假我以文章이랴
會桃李之芳園하며 序天倫之樂事하니
群季俊秀하며 皆爲惠連이어늘
吾人詠歌는 獨慙康樂가
幽賞未已에 高談轉淸開瓊筵以坐花
하며 飛羽觴而醉月하니
不有佳作이면 何伸雅懷리오
如 詩不成이면 罰依金谷酒數하리라. 출전; 고문진보 [작자 李白]
[해설]
무릇 천지는 만물의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한 나그네다,
그런데 덧없는 인생이 꿈같으니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이 얼마나 되랴,
예전 사람이 촛불을 켜놓고 밤에까지 논 것은 진실로 까닭이 있어서 로다.
하물며 화창한 봄날에 좋은 경치로 나를 부르고 조물주는 나에게 문장력을 빌려 주었음에랴,
복숭아꽃 자두꽃 핀 향기로운 동산에 모여 형제간에 즐거운 모임을 가지니
여러 아우들은 준수하여 모두 혜련 같거늘
내가 읊는 노래만이 어찌 강락에 부끄러우랴,
그윽한 완상이 미쳐 끝나기 전에 고상한 이야기가 갈수록 맑아진다,
화려한 자리를 펴고 꽃 아래 앉아 술잔을 주고받으며 달빛아래 취하니
훌륭한 시를 짓지 않는다면 어떻게 아름다운 회포를 펴리오?
만일 시를 짓지 못한다면 벌은 금곡주수에 따르리라.
春夜洛城聞笛 - 李白
봄날 밤에 낙양에서 피리소리를 들으며-이백( 701~762, 唐)
誰家玉笛暗飛聲(수가옥적암비성) : 어느 집에선가 은은히 날아드는 옥피리 소리
散入東風滿洛城(산입동풍만낙성) : 봄바람에 날려 낙양성 안에 가득하다
此夜曲中聞折柳(차야곡중문절류) : 오늘 밤 노래 속에 절양류곡 소리 들려오니
何人不起故園情(하인불기고원정) : 누구인들 고향 그리는 마음 생기지 않으리오
金陵酒肆留別-李白
금릉 주막에서 시를 남겨주고 떠나다-이백
風吹柳花滿店香(풍취류화만점향) : 바람 불어 버들꽃 향기 주막에 가득
吳姬壓酒喚客嘗(오희압주환객상) : 오나라 계집 술 걸으며 손님 불러 맛보라 하네
金陵子弟來相送(금릉자제래상송) : 금릉의 젊은이들 나를 전송하려고 와서는
欲行不行各盡觴(욕행불행각진상) : 가려다 가지 못하고 모두들 술잔을 다 비운다
請君試問東流水(청군시문동유수) : 청컨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한번 물어 보아라
別意與之誰短長(별의여지수단장) : 이별의 뜻이 흐르는 물과 어느 것이 더 길고 짧은가를
山中問答-李白
산중문답-이백
問余何事棲碧山 (문여하사서벽산) 푸른 산중에 왜 사느냐 묻기에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대답없이 빙그레 웃으니 마음이 한가롭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물에 흘러 아득히 떠내려가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인간세상이 아닌 별천지라네
田家春望-高適
농가에서 봄에 바란다-고적(702~765 唐)
出門無所見(출문무소견) 문을 나서도 보이는 것은 없고
春色滿平蕪(춘색만평무) 봄빛만 거친 들에 가득하구나
可歎無知己(가탄무지기) 한스럽네 아는 벗조차 나는 없는가
高陽一酒徒(고양일주도) 고양 땅 한 술꾼이 되었네
어려서 가난을 경험했기 때문에 서민의 아픔과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 50세에 비로소 과거에 급제를 하고 구위(丘尉)에 봉해졌으나, 벼슬을 버린 후에 허시[河西]로 가서 가서한(哥舒翰)의 서기가 되었다. 안사(安史)의 난이 끝난 뒤, 화이난[淮南]과 검남(劍南)의 절도사가 되었다. 감정이 분방하고 품고 있는 뜻을 그대로 드러낸 그의 시는 언어가 강하면서도 소박하고 풍격이 깊으면서도 호탕하다.
絶句-杜甫
절구-두보(712~770, 唐)
江碧鳥逾白(강벽조유백) : 강이 푸르니 새 더욱 희고
山靑花欲然(산청화욕연) : 산이 푸르니 꽃 빛이 불타는 듯 하다
今春看又過(금춘간우과) : 올 봄도 보기만 하면서 또 그냥 보내니
何日是歸年(하일시귀년) : 어느 날이 나 곧 돌아갈 해인가
絶句-杜甫
절구-두보
遲日江山麗(지일강산려) : 나른한 봄날 강산은 화려하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 :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과 풀은 향기로워라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 : 진흙땅 녹으니 제비 날아들고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 : 모랫밭 따뜻하니 원앙새 잠이 든다
歸雁-杜甫 돌아가는 기러기-두보 春來萬里客(춘래만리객) 봄에 와 있는 만 리 밖의 나그네는 亂定幾年歸(난정기년귀) 난이 그치거든 어느 해에 돌아갈까? 腸斷江城雁(장단강성안) 강성의 기러기 高高正北飛(고고정북비) 똑바로 높이 북쪽으로 날아가니 애를 끊는구나 春夜喜雨-杜甫 봄밤의 기쁜 비 - 두보 好雨知時節 좋은 비 시절 알아 當春乃發生 봄을 맞아 내리누나 随風潜入夜 바람 따라 밤에 들어 潤物細無聲 소리 없이 적시네 野徑雲俱黑 들길 구름 어둡고 江船火獨明 강 배 불빛 홀로 밝다 曉看紅濕處 새벽 젖은 곳을 보니 花重錦官城 금관성에 꽃이 가득 세상길은 구름에 가려 캄캄한데, 강물 위 한 척 배에 등불이 외롭다. 모두 잠들어 혼자 깨어있다. 들창을 열고 캄캄한 천지에 가물대는 불빛 하나를 보았다. 시인의 눈빛이 고깃배의 불빛과 만나 깊은 어둠 속을 응시한다. 어둠의 권세는 여전히 강고해서 밝은 날이 과연 오려나 싶다. 깜빡 잠이 들었던 걸까? 창밖이 환하길래 밖을 내다보았다. 세상에나! 산이고 강가고 할 것 없이 천지에 촉촉이 젖은 붉은 빛뿐이다. 밤 사이에 그 비를 맞고 금관성 일대의 꽃이 꽃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렸던 것이다. 기적이 따로 없다. 간밤 강 위에서 가물대던 등불 하나. 그를 안쓰러이 바라보던 나. 봄비는 잠든 사물을 깨우고, 뒤척이던 꽃들을 깨웠다. 가는 봄비 방울조차 못 짓더니만, 밤중에 가느다란 소리를 낸다. 눈 녹아 남쪽 시내 물이 불어서, 풀싹들 많이도 돋아났겠네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雪盡南溪漲, 草芽多小生.)" 속옷 젖는 줄도 모르게 사분사분 봄비가 내렸다. 밤중에 빈방에 누웠는데 무슨 소리가 조곤조곤 들린다. 뭐라는 겐가? 그것은 언 땅이 풀리는 소리. 눈 녹은 시내에 처음으로 물 흐르는 소리. 새싹들이 땅을 밀고 올라오는 소리. 기지개를 펴고 그만 나와라. 잔뜩 움츠렸던 팔과 발을 쭉쭉 뻗어보자. 봄이 왔다. 깨어나라. 봄이 왔다. 피어나라. 小寒食舟中作 명절 한식이라 마지못해 마시고 먹은 음식 더욱 차갑고 隱几蕭條帶鶡冠(은궤소조대갈관) 봄물 불어나 배는 하늘 위에 앉은 듯 하고, 老年花似霧中看(노년화사노중간) 어여쁘게 노니는 나비는 한가로이 장막을 지나가고, 片片輕鷗下急湍(편편경구하급단) 흰 구름 푸른 산 만여리에 걸쳐 있는데, 只看直北是長安(지간직북시장안) 미리 지어놓은 찬밥을 먹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명절이라지만 고향을 떠나 객지에서 먹는 찬밥이 입맛을 돋울 수 있겠습니까? 타향살이 나그네에게는 따뜻한 음식에도 마음이 추워지는데 하물며 찬밥을 먹는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의식이 희미해지는 모습입니다. 날개 짓 하면서 오가는 어여쁜 나비와 여울까지 내려온 갈매기 떼가 처절한 외로움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봄비 春陰易成雨(춘음이성우) : 봄 철 흐린 날은 쉽게 비가 되고 客病不禁寒(객병불금한) : 나그네의 병은 추위에 견디지 못한다. 又與梅花別(우여매화별) : 또 그대와 매화꽃 아래에서 이별했건만 無因一倚欄(무인일의난) : 하릴없이 난간에 기대어 홀로 서있네. 春雨(춘우) - 육유(陸游) : 초보자를 위한 해석 순서 ①春陰/②易/③成雨(춘음이성우) : ①봄 철 흐린 날은 ②쉽게 ③비가 되고 春陰(봄철의 흐린 날), 成雨(비를 이루다, 비가 되다) ①客病/②不/③禁寒(객병불금한) : ①나그네의 병은 ③추위에 견디지 ②못한다. 客病(객병, 나그네의 병), 禁寒(한기를 금하다, 추위를 견디다) ①又與/②梅花/③別(우여매화별) : ①또 그대와 ②매화꽃 아래 ③이별했건만 又與(또 함께, 그대라는 단어는 없지만 유추 해야 함). 梅花(매화, 아래란 말은 없지만 유추) ①無因/②一/③倚欄(무인일의난) : ①하릴없이 ③난간에 기대어 ②홀로 서있네. 無因(원인 없이, 하릴없이), 一(홀로), 倚欄(난간에 기대어) 登黃鶴樓- 황학루에 올라- 題都城南莊-崔護, 도성밖에 봄바람-최호(이백 동시대 盛唐). 春曉-盟浩然 봄 새벽- 맹호연(孟浩然, 689~740) 二月見梅(이월견매)-唐庚(당경) 淸明(청명) - 두목(杜牧) 淸明時節雨紛紛(청명시절우분분) : 청명 때 쯤 비 많이 내리면 路上行人欲斷魂(노상행인욕단혼) : 길 가는 나그네는 미칠 것만 같네. 借問酒家何處有(차문주가하처유) : 주막이 어디냐 물었더니 牧童遙指杏花村(목동요지행화촌) : 목동은 멀리 살구꽃 핀 마을을 가리키네. 紛紛 : (청명 때 쯤 봄비가) 많이 내림. 斷魂 : 넋이 나감(혼을 뺏김) 借問 : 남에게 물음. 두목은 많은 시를 남기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이 名詩라고 보여 집니다. 청명 때 쯤 봄비가 갑자기 많이 내리니 ,, 길 떠난 나그네는, 처자식은 잘 있을까? 파종은 했을까? 고향 소식이 궁금하여 속이 타고 목 말라 목동에게 주막이 어디냐 물으니,, 목동은 말없이 손끝으로 저 멀리 살구꽃 핀 주막을 가르킵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시가 아닌가 합니다. 봄을 기다리며-설도 소월의 스승인 김억(金億)의 시에 김성태가 곡을 붙인 노래이다. 그런데 이 노래말은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薛濤, 770~805)의 '춘망사(春望詞)' 중 일부를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시를 지은 설도는 가히 중국의 황진이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 당나라의 번성했던 장안(長安)의 유명한 기생으로 歌舞는 물론이고 詩에 능하여 당대 한량들의 총애를 한 몸에 받았다고 한다. 春望詞-薛濤 봄을 기다리며-설도(770~805 唐) 花開不同賞 꽃이 펴도 같이 즐길 수 없고 花落不同悲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 그리운 그대 어디에 계시온지 花開花落時 꽃이 피고 지고 있는데 攬草結同心 풀을 따서 한마음으로 맺어 將以遺知音 知音의 님께 보내려 하니 春愁正斷絶 봄시름에 속절없이 애가 끊어 지고 春鳥復哀吟 봄날 새는 다시와 애달피 우네 風花日將老 바람에 꽃잎은 날로 시들고 佳期猶渺渺 아름다운 기약은 오히려 아득한데 不結同心人 그대와 한마음 맺지 못하고 空結同心草 부질없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那堪花滿枝 어쩔거나 가지 가득 저 꽃들 翻作兩相思 날리면 다 그리움인 것을 玉箸垂朝鏡 아침 거울에 비친 구슬 같은 눈물 春風知不知 봄바람은 아는지 모르는지 사족 : '지봉유설'에 설도(薛濤)가 어렸을 때 우물가 오동을 읊은 시를 소개하고 있다. 시에 이르기를, “가지는 온갖 새들을 다 맞이하고, 잎새는 지나는 바람을 전송한다네. 枝迎南北鳥, 葉送往來風”라고 하였다 하여, 커서 기생이 될 것을 예견하였다고 전한다 . 東風 - 崔致遠 봄바람-최치원(857~?, 신라말) 知爾新從海外來(지이신종해외래) : 봄바람아 네가 바다로 부터 불어와 曉窓吟坐思難裁(효창음좌사난재) : 새벽 창가에 앉아 읊조리니 마음 잡기어렵구나 堪憐時復撼書幌(감련시부감서황) : 때때로 다시 서재의 휘장을 흔드니 似報故園花欲開(사보고원화욕개) : 고향 동산의 꽃 핀 소식을 알리는 듯 하구나. 春夜 / 蘇東坡 春宵一刻直千金 (춘소일각치천금) 봄날 밤 한 때는 천금과 같아 다른 곳에서는 歌管樓臺聲細細 (가관누대성세세) 누대의 노래와 피리소리 점점 가늘어지고 梅花-王安石 매화-왕안석(1021~1086 북송) 墻角數枝梅(장각수지매) : 담장 모퉁이에 핀 몇 가지 매화꽃이여 凌寒獨自開(능한독자개) : 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구나. 遙知不是雪(요지불시설) : 멀리서도나 그것이 눈이 아님을 알겠느니 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 : 그윽한 매화 향기 불어오기 때문이어라. 山居-李仁老 산에 살며-이인로(1152~1220 고려 중엽)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봄은 갔는데 꽃은 여전히 피어있고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하늘은 개었는데 골짜기는 그늘에 가려있네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두견새 한낮에도 우는 것을 보니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비로소 내가 깊은데 살고 있음을 알았네 고려 중기의 학자로 정중부의 난에 삭발하고 중이 된다. 竹林高會의 맹주로 文名이 중국에까지 떨친다 送人-정지상 님 보내고-정지상(?~1135 고려 중엽)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개인 긴 언덕에 풀빛이 푸른데
봄비가 시절을 제 먼저 알아 때맞춰 내린다. 바람을 따라 살금살금 밤중에 스며들어 대지 위의 잠든 사물을 적신다(潤物). 하도 가늘어 소리조차 없다(無聲).
시인은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세상을 적시는 소리 없는 소리를 들었다.
정몽주(鄭夢周)는 '춘흥(春興)'이란 시에서 두보의 시상을 이렇게 잇는다. "
(소한식날 배 안에서 짓다)
佳辰强飮食猶寒 (가진강음식유한)
갈관을 쓰고 책상에 기대앉으니 쓸쓸하구나
春水船如天上坐(춘수선여천상좌))
노년에 보는 꽃은 안개 속에 보이는 듯 희미하여라.
娟娟戱蝶過閑幔(연연희접과한만)
여기 저기 가벼히 나는 갈매기 급한 여울에 내려오네
雲白山靑萬餘里(운백산청만여리)
똑 바로 북쪽을 바라보니 바로 장안이네.
<보충설명 第一聯>
청명절에는 날씨가 건조하므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불을 지피지 않고
<보충설명 第二聯>
노인의 눈에 꽃이 안개 속에 있는듯하다는 것은 쓸쓸한 객지에서 늙어가며
<보충설명 第三聯>
초라한 관을 쓰고 홀로 명절을 보내지만 그래도 자신이 쳐놓은 장막을
春雨(춘우) - 육유(陸游)
昔人已乘黃鶴去(석인이승황학거) 옛 사람 이미 황학을 타고 떠나고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이곳엔 쓸쓸히 황학루만 남았네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떠나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빈 하늘엔 흰구름만 유유히 떠도는구나.
晴川歷歷漢陽樹(청천역력한양수) 맑은 냇물 사이로 한양의 나무만 무성하고
芳草萋萋鸚鵡州(방초처처앵무주) 앵무주에는 향기로운 봄풀만 우거졌구나
日暮鄕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날은 저무는데 내 고향 어귀는 어디쯤인가
煙波江下使人愁(연파강하사인수) 강 아래 안개는 나를 수심에 잠기게 하네
去年今日此門中 지난해 오늘 이집 뜰악에
人面桃花相映紅 복사꽃보다 더 고운 사람 있었지
人面不知何處去 지금 그사람 어디가고 없는가
桃花依舊笑春風 복사꽃만 예와같이 봄바람에 웃는구나.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봄 잠에 날 밝는 줄 몰랐는데
여기저기서 새 소리 들려온다.
간밤에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꽃잎은 얼마나 떨어졌을까?
오언절구(五言絶句)이며, 제목은 '봄날 새벽'이라는 뜻이다.
단 4구의 간결하고 평이한 시어로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마음을 절묘하게 묘사하여
이월에 매화를 보고-唐庚(당경)
桃花能紅李能白(도화능홍리능백) : 복숭아꽃은 붉어지고 배꽃은 희어지고
春深何處無顔色(춘심하처무안색) : 봄이 무르익으면 어디 간들 아름답지 않으리
不應尙有一枝梅(불응상유일지매) : 매화꽃 한 가지도 남아있지 않으니
可是東君苦留客(가시동군고류객) : 아는 곧 봄의 신이 손님을 잡아둠이 괴로운 것이리
向來開處當嚴冬(향래개처당엄동) : 지난 번 꽃 피었던 곳은 엄동설한이어서
白者未白紅未紅(백자미백홍미홍) : 흰 꽃은 희지 않고, 붉은 꽃은 붉지 않았지
只今已是丈人行(지금이시장인행) : 지금은 이미 어른이 다 되었느니
肯與年少爭春風(긍여년소쟁춘풍) : 젊은이와 봄바람 다툴까
花有淸香月有陰 (화유청향월유음) 꽃에는 맑은 향기 달뜨니 그림자 진다
歌管樓臺聲寂寂 (가관누대성적적) 노래와 피리소리 울리던 누대도 적적한데
鞦韆院落夜沈沈 (추천원락야침침) 그네가 걸려있는 정원 밤은 깊어만 간다.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님 보내는 남포에 구슬픈 노래소리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수하시진 대동강 물은 언제나 마를고
別淚年年添綠波 별루년년첨록파 이별의 눈물 해마다 푸른 물결위에 더하는 것을
견포에서 우연히 읊다
無端馬上換星霜(무단마상환성상) : 부질없이 말 위에서 또 한 해가 바뀌고
望闕思家倍感傷(망궐사가배감상) : 대궐을 바라보니 집 생각이 더욱 간절하다
紅日落時天杳杳(홍일락시천묘묘) : 붉은 해 떨어지니 하늘은 어둑어둑
白雲缺處水蒼蒼(백운결처수창창) : 흰 구름 뚫린 곳에 물빛이 창창하다
雨晴草色連空綠(우청초색련공록) : 비개니 풀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風暖梅花度嶺香(풍난매화도령향) : 바람 따스하니 매화꽃 재 넘어 향기 풍겨온다.
薄宦江涯良悒悒(박환강애량읍읍) : 강 뚝 길 걷는 관리 마음은 울적한데
春光何況攪離腸(춘광하황교리장) : 봄빛은 어이하여 나그네 마음 휘졌는가
妬花風(투화풍) - 이규보(李奎報)
꽃샘 바람
花時多顚風(화시다전풍) : 꽃 필 땐 광풍도 바람도 많으니
人道是妬花(인도시투화) : 사람들 이것을 꽃샘바람이라 한다.
天工放紅紫(천공방홍자) : 조물주가 주홍빛 자주 빛 꽃피우니
如剪綺與羅(여전기여라) : 마치 비단들을 가위질해 놓은 하다.
旣自費功力(기자비공력) : 이미 그렇게도 공력을 허비했으니
愛惜固應多(애석고응다) : 아끼는 마음이야 응당 적지 않으리라.
豈反妬其艶(기반투기염) : 어찌 그 고움을 시기하여
而遣顚風加(이견전풍가) : 광풍을 남겨 보냈을까
風若矯天令(풍약교천령) : 바람이 만약 하늘의 명을 어긴다면
天豈不罪耶(천기불죄야) : 하늘이 어찌 죄를 주지 않을까
此理必不爾(차리필불이) : 이런 법이야 반드시 없을 것이니
我道人言訛(아도인언와) :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못이라 말하리라.
鼓舞風所職(고무풍소직) : 노래하고 춤추는 건 바람의 맡은 일
被物無私阿(피물무사아) : 만물에 은택 입히니 사사로움 없으리라
惜花若停?(석화약정파) : 꽃을 아껴 만약 바람 다 그친다면
其奈生長何(기내생장하) :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나 있을까.
花開雖可賞(화개수가상) : 꽃 피어 감상하기 좋으나
花落亦何嗟(화락역하차) : 꽃 지는 것을 슬퍼할 게 뭐 있나.
開落摠自然(개락총자연) : 꽃 피고 꽃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이니
有實必代華(유실필대화) : 열매가 생기면 반드시 꽃 피어 대신한다.
莫問天機密(막문천기밀) : 묻지 말게나, 오묘한 이치 자연의 이치
把杯且高歌(파배차고가) :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불러보자꾸나.
順道肇麗 - 一然 鄭瓜亭-李齊賢 정과정곡-이제현(1287~1365 고려) 憶君無日不霑衣(억군무일부점의) 그대를 생각에 하루도 (눈물에) 옷을 적시지 않는 날이 없으니 내 님믈 그리사와 우니나니(내 그대를 그리워 우니) 山 졉동새 난 비슷하요이다.(산 접동새와 난 비슷하구나) 아니시며 거츠르신 줄 아으(억울하며 거짓인 것을 아으!) 殘月曉星이 아라시리이다.(잔월효성이 아시니) 奉使日本-鄭夢周 水國春光動(수국춘광동) : 섬나라에 봄기운 감도는데 男兒四方志(남아사방지) : 세상을 다스리려는 나의 큰 뜻이 春雨-鄭夢周 봄비-정몽주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봄비 가늘어 방울조차 짓지 못하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한 밤에는 가느다랗게 소리 들리네 草芽多少生(초아다소생) 새싹들이 꽤나 돋아 나겠지 山居卽事-李崇仁 산중에서 지내며-이숭인(1349~1392 고려말) 絶意鬪年芳(절의투년방) 꽃다운 젊은이들과 겨룰 생각 끊었다네. 藥圃風初暖(약포풍초난) 봄 되니 약초밭엔 바람이 따스하고 書窓日漸長(서창일점장) 서재 창에는 해가 차츰 길어지네. 要僧分水石(요승분수석) 스님과는 풍광을 이야기하고 見客置壺觴(견객치호상) 손님이 오면 술잔을 주고받지. 寫得閑居賦(사득한거부) 한가한 생활 시에 담아내어 聊因扁草堂(료인편초당) 그냥 그렇게 초당에 내걸었네. 春日城南卽事-權近 梁州客館別情人-鄭誧 양주의 여관에서 정인을 이별함-정포(1309~1345) 五 更 燈 燭 照 殘 粧 (오경등촉조잔장) 欲 話 別 離 先 斷 腸 (욕화별리선단장) 落 月 半 庭 推 戶 出 (낙월반정퇴호출) 杏 花 踈 影 滿 衣 裳 (행화소영만의상) 새벽 등불은 여인의 화장 자국 비춰 주는데, 작별을 고하려는 나의 애가 끊어지는 듯, 달빛어린 뜰에서 문 열고 집을 나서려 하니, 살구꽃 그림자는 온 몸을 감싸 주네. 정포(鄭誧), 字는 중부(仲孚), 號는 설곡(雪谷). 1309년에 태어나서 1345년 36세로 별세하다. 1326년 문과에 급제후 예문수찬(藝文修撰), 좌사간(左司諫), 전리총랑(典理摠郞)등의 벼슬을 지내다.정사의 쇄신과 국정의 개혁을 상소 후 면직되어 경상도 울주(蔚州)에 귀양가다. 석방후 원나라 연경에 들어가 지내든 중 젊은 나이로 병사하신 분입니다. 시와 문장에 능한 분이며 저서에 “雪谷集”이 있다.
순도가 고려에서 처음 불교를 열다-일연(1206~1289 고려 중엽)
鴨綠春深渚草鮮(압록춘심저초선) : 압록강에 봄이 무르익어 물가의 풀빛도 선명하고
白沙鷗鷺等閒眠(백사구로등한면) : 흰 모래 사장에는 물새들이 한가히 졸고 있는데
忽驚柔櫓一聲遠(홀경유로일성원) : 부드러운 노 젓는 소리에 물새들 놀라 멀리날고
何處漁舟客到煙(하처어주객도연) : 어디서 온 고깃배에서 객이 물안개 속에 나오네.
政似春山蜀子規(정사춘산초자규) 바로 봄 산 접동새 같네
爲是爲非人莫問(위시위비인막문) 옳고 그릇됨을 사람들아! 묻지를 마오
只應殘月曉星知(지응잔월효겅지) 단지 응당 지는 달과 새벽별만은 알리라.
일본에 사신 와서-정몽주(1337~1392, 고려말)
天涯客未行(천애객미행) : 하늘 끝 나그네 아직 돌아가지 못 하네
草連千里綠(초련천리록) : 풀은 천 리에 연이어 푸르고
月共兩鄕明(월공양향명) : 달은 두 고을 모두 밝히네
遊說黃金盡(유설황금진) : 사행길에 비용도 다 써고
思歸白髮生(사귀백발생) : 고국 갈 생각에 흰머리만 느네
不獨爲功名(불독위공명) : 다만 공명만을 위함은 아니라오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 녹아 남쪽 시내 물이 불어나면
無才堪世用(무재감세용) 재주없어 세상에 쓰일 일 없으니
봄날 성남에서-권근(1352~1409 고려말)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 봄바람 문득 그치니 청명이 가까워라
細雨霏霏成晩晴(세우비비성만청) : 가랑비 부슬부슬 늦게 날이 개는구나.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 집 모퉁이 살구나무 꽃을 두루 피우려
數枝含露向人情(수지함로향인정) : 몇 가지가 이슬 머금고 사람 향해 반기네
白梅 - 王冕 (1310~1359 元) 氷雪林中著此身 눈덮인 숲속에 꽃 피어나니 不同桃李混芳塵 복사꽃 살구꽃 필때와 다르네 忽然一夜淸香發 홀연히 밤사이이 맑은 향 피어나 散作乾坤萬里春 온 세상에 흩어저 천지가 봄이네 왕면은 원나라 때 화가이자 시인, 그리고 학자이다. 특히 매화 그림에 능했으며, 유명한 작품으로 남지춘조도(대북공궁박물관)이 있다 尋胡隱君 / 高啓(元末~明初) 호은군(胡隱君)을 찾아서(尋) 高啓 : 원말과 명초에 활동했던 시인. 자(字)는 계적(季迪), 호는 사헌(槎軒). 지금의 강소성(江蘇城) 소주시(蘇州市)인 장주(長洲) 출신. 원말에는 오송강(吳松江) 가의 청구(靑丘)에 은거하며 청구자(靑丘子)라고 스스로 불렀다. 성격이 소탈하여 예법에 구애되지 않았다. 명태조(明太祖) 홍무(洪武) 2년 서기 1369년에 <원사(元史) >편찬에 참여하였으며, 원사의 편찬이 끝나자 명나라 공신 자제들에게 글을 가르쳤다. 이어서 명나라의 한림원 국사편수(國史編修)가 되었다. 후에 벼슬이 호부우시랑(戶部右侍郞)으로 승진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칩거하며 제자를 모아 글을 가르쳤다. 작품 중 풍자시를 지어 명태조의 미움을 샀다가 후에 위관(魏觀)에게 상량문(上梁文)을 써주었던 일로 해서 저자거리에서 요참(腰斬) 형에 처해졌다. 그때 그의 나이는 39세였다. 綠葉靑蔥傍石栽(녹엽청총방석재) : 푸른 잎을 돌 곁에 심으니 더욱 푸른데 有客-金時習 나그네-김시습 (1435(세종17)~1493(성종24)) 有客淸平寺 (유객청평사) 나그네 청평사에서 偶吟-梁彭孫 그냥 한번 읊어보다-양팽손(1488~1545 조선 중엽) 不識騎牛好(불식기우호) 소를 타는 즐거움을 몰랐는데 偶吟-宋翰弼 우연히 읊다-송한필(조선중기) 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꽃이 지는구나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가련하다 한 봄의 일이여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비바람 속에서 왔다 가는구나 春雨-許蘭雪軒 春雨暗西池(춘우암서지) : 봄비 서쪽 연못에 자욱하니 自恨-梅窓 스스로 한스러워-매창 春冷補寒衣(춘냉보한의) 봄날이 차서 엷은 옷을 꿰매는데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 사창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네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 머리 숙여 손길 가는 대로 맡긴 채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 구슬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 적시네 백운사-매창 步上白雲寺(보상백운사) 걸어서 백운사에 오르니 매창(李梅窓, 조선 선조 때의 여류시인 본명은 李香今. 1573-1610)이 지은 백운사(白雲寺)라는 시입니다. 흰 구름 사이에 있는 절의 스님에게 흰 구름을 쓸지 말라고 하는 구절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매창이 열 살 되던 해 백운사에서 시 짓기 대회가 열려 부안의 내로라 하는 시인 묵객이 모두 모였는데 구경삼아 절에 간 매창이 실로 절묘하기 이를 데 없는 시를 지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子規啼(자규제) 신위 梨花月白五更天(이화월백오경천) 배꽃에 달은 밝고 하늘은 오경인데 신위는 19세기 전반에 시(詩)·서(書)·화(畵)의 3절(三絶)로 유명했던 문인이며, 시에 있어서는 김택영이 조선 제일의 대가라고 칭할 만큼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었다.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한수(漢叟), 호는 자하(紫霞). 1799년(정조 23)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나갔는데, 10여 년 간 한직(閑職)에 머물거나 파직·복직을 되풀이하는 등 기복이 많았다. 그후 이조참판·병조참판을 지냈다. 당시 국내외의 저명한 예술가·학자와 폭넓은 교유를 했다. 1812년(순조 12) 중국에 가서 옹방강(翁方綱)을 비롯한 그곳의 학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이후 그 전에 쓴 자신의 시들을 다 태워버렸다. 시에 있어서는 우리나라 시인과 그 작품을 7언절구의 형식으로 논평한 일종의 논시시(論詩詩) 〈동인논시절구 東人論詩絶句〉, 시조를 한역한 〈소악부 小樂府〉, 그리고 판소리 연행을 한시화한 〈관극절구 觀劇絶句〉 등의 작품이 유명하다 春風 - 金芙蓉 봄바람-김부용(1820~1869 조선 말기) 垂楊深處依開窓(수양심처의개창) 수양버들 무성한 창가에 기대서니 小院無人長綠苔(소원무인장녹태) 님없는 집엔 푸른 이끼만 무성히 자라고 簾外時聞風自起(렴외시문풍자기) 주렴 밖에 봄바람 절로 일면 機回錯認故人來(기회착인고인래) 임 오시나 속은 것이 몇번인고 송도의 황진이(黃眞伊)와 부안의 이매창(李梅窓), 그리고 이부용상사곡 寶塔詩 이별하옵니다 (別) 春 雨 - 尹 弘 燦 윤홍찬(숙종 때)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오늘은 촉촉한 봄비가 대지와 우리의 마음에 내립니다. 이 비를 바라보면서 조선 숙종 때 사람 윤홍찬(尹弘燦)이 지은 춘우(春雨)라는 시를 소개합니다. 봄비를 맞고 버들잎은 한층 연록색이 짙어지고, 봄의 전령사였던 복사꽃은 시들어 힘없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똑 같은 비를 맞고 산뜻하게 연록색을 피어올리는 버들잎과 어제의 영화를 뒤로하고 쓸쓸하게 떨어지는 복사꽃, 작자는 대조를 이루는 두 가지 영물을 바라보면서 우리네 인생을 말합니다. 이 세상을 살다보면 한 가지 현상을 두고 좋게 바라볼수도 있고 나쁘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화사하게 피는 날이 있으면 조락할 날도 있습니다. 마지막구를 직역하면 “영화롭고 초췌함(피고 짐)에 스스로 견디기 애처롭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떤이는 “어찌 이렇게 다른 삶이냐”고 의역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복사꽃은 다시 피어나고 버들잎도 언젠가는 단풍들어 시들기 마련이니까요. 그것이 삶이고, 그것이 자연의 이치가 아닐까요. 영고성쇠(榮枯盛衰)를 함께 하는 곳이 바로 우리네 삶이 아니던가요. 이 시에서 작자는 대자연의 섭리를 말하는 듯 하나 인간의 단조롭고 가벼운 생각의 일단을 탄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화탄로(對花歎老;꽃을 보며 늙어감을 한탄함) 이달(李達) 東風亦是無公道(동풍역시무공도)-동풍도 또한 공평하지 않아서 萬樹花開人獨老(만수화개인독로)-온갖 나무 꽃 피우면서 사람만 늙게 하네 强折花枝揷白頭(강절화지삽백두)-억지로 꽃가지 꺽어 흰머리에 꽂아보지만 白頭不與花相好(백두불여화상호)-흰 머리와 꽃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구나 春日城南卽事 / 陽村 權近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봄 바람 문득불어 청명 가까우니 細雨霏霏晩未晴(세우비비만미청) 가랑비 보슬 보슬 늦도록 개이질 않네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집 모퉁이 살구꽃 활짝 피려는 듯 數枝含露向人傾(수지함로향인경) 몇가지 이슬 머금고 나를 향해 기울었네
渡水復渡水(도수부도수) 물(水)을 건너고(渡) 다시(復) 물을 건너
看花還看花(간화환간화) 꽃(花)을 보고(看) 또(還) 꽃을 보며
春風江上路(춘풍강상로) 봄바람(春風) 강언덕(江上) 길(路)
不覺到君家(불각도군가) 그대(君) 집(家)에 닿은(到) 줄 알지 못했네(不覺)
물을 건너고 또 건너
꽃을 보고 또 보며
봄바람 부는 강변 길로
어느 덧 그대 집에 닿았네
孤根不與衆花開(고근불여중화개) : 외로운 뿌리는 뭇 꽃들과 더불어 피려하지 않는다
酒蘭展卷山窓下(주란전권산창하) : 잔치는 무르녹아 산 창 아래에 두루마리 펼치니
習習香從紙上來(습습향종지상래) : 솔솔부는 봄바람에 향기가 가득하다
春山任意遊(춘산임의유) 봄 산 경치 즐기나니.
鳥啼孤塔靜(조체고탑정) 새 울음에 탑 하나 고요하고
花落小溪流(화락소계류) 지는 꽃잎 흐르는 개울물
佳菜知時秀(가채지시수) 때를 알아 나물은 자랐고
香菌過雨柔(향균과우유) 비 지난 버섯은 더욱 향기로워.
行吟入仙洞(행음입선동) 시 흥얼대며 신선골 들어서니
消我百年憂(소아백년우) 씻은 듯이 사라지는 근심 걱정.
今因無馬知(금인무마지) 말이 없으니 이제 알겠네
夕陽芳草路(석양방초로) 봄풀 향기로운 저녁 들길에
春日共遲遲(춘일공지지) 지는 해와 함께 느릿느릿
봄비-허난설헌(1563~1589 조선 중기)
輕寒襲羅幕(경한습라막) : 가벼운 한기 비단 휘장 안으로 스민다
愁倚小屛風(수의소병풍) : 시름겨워 병풍에 몸을 기대어서니
墻頭杏花落(장두행화락) : 담장 머리에서는 살구꽃이 지는구나
寺在白雲間(사재백운간) 절이 흰 구름 사이에 있네
白雲僧莫掃(백운승막소) 스님이여 흰 구름을 쓸지 마소
心與白雲閑(심여백운한) 마음은 흰 구름과 함께 한가롭소.
위 시는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 3대 여류시인의 하나인
두견새 울음소리-신위(1765~1845 조선 후기)
啼血聲聲怨杜鵑(제혈성성원두견) 피를 토하며 우는 소리소리는 원망하는 두견새로다.
儘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다정이 원래 병인 것을 전적으로 깨닫겠으니
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불성면) 인간사와 관계없는데도 잠 못 이루노라.
(참고 : 뜻이 비슷한 시조)
梨花에 月白하고 銀漢이 삼경인데
一枝春心을 자규야 알랴마는
多情도 病인양하여 잠못들어 하노라. ( 이조년 )
운초 김부용을 조선 시대를 통털어 시 잘 짓고 노래 잘하는
조선의 3대 명기라고 칭한다
김부용(金芙蓉)은 평안도 성천에서 가난한 선비의 무남독녀로 태어났다고 한다.
네 살 때 글을 배우기 시작하여 열 살 때 당시(唐詩)와 사서
삼경에 통하였다고 하니 아마도 여간한 문재가 아니였던
모양이다. 열 살 때 부친을 여의고 그 다음해 어머니마저
잃으니, 부용은 어쩔 수 없이 퇴기의 수양딸로 들어가 기생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그립습니다 (思)
길은 멀고 (路遠)
글월은 더디옵니다 (信遲)
생각은 님께 있으나 (念在彼)
몸은 이 곳에 머뭅니다 (身留玆)
비단 수건은 눈물에 젖었건만 (紗巾有淚)
가까이 모실 날은 기약이 없습니다(雁書無期)
柳色雨中新(유색우중신) 버들빛은 비맞아 새로워지는데
桃花雨中落(도화우중락) 복사꽃은 비속에 떨어지네
一般春雨中(일반춘우중) 똑같은 봄비 속에도
榮悴自堪惜(영췌자감석) 피는 게 있고 지는 게 있음이 애처롭구나 .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