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산일시: 2013년 5월 17일 15시 06분 ~ 18일 13시
※ 입산지: 방태산(인제군 상남면, 기린면 일대)
※ 입산구간: 미산리 한니동 ~ 깃대봉 잘록이 ~ 배달은석 ~ 개인약수 ~ 개인약수 산장
※ 날씨: 맑고 구름 약간
가족이 함께 맞이한 연휴!!
딸봄과 설악을 그렸다. 서북능선으로!!
하지만 우리 준비정도는 부족했기에, 아침에 결국 인제 방태산을 선택했다.
2010년 여름. 나와 마눌은 방태산 자연휴양림을 찾았고, 여름 들꽃에 반해 방태산을 떠올렸다
.
삼총사가 오랜만에 산으로 들어서는 순간이다.
이번 입산구간은 깃대봉 방향이다.
산행 초입부터 금낭화가 반긴다.
5월 들꽃의 향연을 미리 예언이라도 해주는 것일까?
서른 중반이 되기까지 난 꽃을 좋아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인위적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가 2007년 5월 오대산에서 난 꽃밭을 경험했고, 들꽃에 푹 빠졌다.
그 해 여름 외도를 보며 다시 산에서의 들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느꼈다.
올 봄 들꽃을 별로 못봤는데, 오늘 그 한을 풀 수 있을까?
▲ 금낭화
▲ 제비꽃
▲ 벌깨덩굴
▲ 봄맞이
방태산은 삼둔오가리의 중심부다. 적가리골을 끼고 있고, 옆으로 아침가리, 그리고 월둔이 옆으로
자리잡는다.
불, 물과 난을 피할 수 있는 깊은 곳이라는 뜻인데, 그만큼 오지의 산이라 할 수 있다.
오지의 산이란 느낌은 산에 들어서면서 바로 느껴진다. 깊은 숲도 숲이고, 계곡도 풍부하니 산이 곳
생명과 같다.
산길이 눈에 확연하지만 골짜기와 간만에 만나는 들꽃은 내 눈을 황홀하게 해준다.
▲ 참꽃마리
▲ 관중
▲ 피나물
▲ 벌깨덩굴
▲ 광대나물
▲ 노루삼
▲ 연령초
▲ 산괴불주머니
▲ 피나물
오랜만에 산에 들어선 딸봄은 생각보다 발걸음이 가볍다.
오히려 나와 마눌이 긴장해야 할 정도. 딸봄이 맨 앞에서 걷는데 씩씩하다.
힘센 딸봄과 마눌이 배낭을 바꿔서 맨다.
음.. 딸봄은 55리터, 마눌이 82리터였는데..
그래도 딸봄이 씩씩하게 걷는다.
▲ 삿갓나물
▲ 산괭이눈
▲ 홀아비바람꽃
▲ 현호색
이제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다시 마눌이 제 배낭을 맸다.
자연휴양림 쪽도 산이 깊다보니 한참을 산책길처럼 걷다가 고도를 급격히 높이기 시작했는데, 이곳도
마찬가지다.
고도를 높이자, 멀리 배달은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의 위용이 남다른데, 배달은석은 대홍수 때 배를 얹어놓은 곳이라는 옛 얘기가 있단다.
5월의 진달래는 여전히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 태백제비꽃
▲ 배달은석
▲ 진달래
▲ 가까워진 배달은석
▲ 동의나물
애초 숙박지는 알아보지 않았다.
노닐다 멈추는 곳이 우리 숙박지다.
요즘 산을 대하는 내 태도가 이렇다. 그것이 가장 자연스런 일 아니겠는가?
깃대봉과 배달은석의 잘록이가 한눈에 들어오는 순간 마치 평원처럼 펼쳐진 이색풍경에 마음이 포근해진다.
잘록이 주변에서 인기척이 들리는 것이 배달은석쪽에 야영객이 있다는 산님들의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다.
여러 산님이 그곳에 머문다고 하니 굳이 우리가 그곳에 갈 필요는 없다.
잘록이 바로 밑부분에 적당한 터를 찾았다.
마치 텃밭 주변에 천막을 치고 나니 이곳이 내 집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보금자리
방태산이 식생이 풍부하리란 생각은 했지만 무엇보다 새의 천국이다.
24시간 온통 새울음으로 둘러쌓인다.
올라올 때도 새소리에 쓸쓸할 수 있었던 분위기를 채워주더니, 새벽에 새울음에 잠을 깰 정도였다.
해남 달마산을 미황사의 새벽 새울음, 영남 알프스 새벽 새울음이 놀랄 지경이었는데, 방태산에 비하면
한참 부족하다.
새울음에 눈을 떠 시각을 보니 5시!!
아직 몸을 깨울 때가 아니다. 산에서 누워 기운을 흠뻑 받아들일 때다.
아침을 위해 짐정리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참으로 우리 숙소는 명당 중 명당 아닌가?
주변은 들꽃에 각 종 풀밭과 박새밭으로 포근한 느낌을 주고, 왼편은 깃대봉과 오른편 배달은석으로
둘러쌓여
산의 기운이 밑에 그대로 전해지니 아쉬울 것이 없다.
▲ 보금자리 앞 풀밭
▲ 얼레지
▲ 들꽃의 조화
들꽃의 향연속에 깃대봉은 생략키로 한다.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배달은석으로 향한다.
가는 길에 올무 흔적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곳으로 동물의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긴느 힘든데..
올무 흔적은 사람의 탐욕이 느껴진다.
방태산으로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나물을 채취하는 경우는 많이 봤다. 워낙 청정한 곳이라서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대부분 그 양도 알아서 제한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올무는 남김 없이 가져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이 중요할 듯 하다.
▲ 깃대봉
▲ 배달은석
▲ 잠자리를 둘러싼 깃대봉
▲ 깃대봉 잘록이와 깃대봉 능선
▲ 북쪽 하늘금
▲ 박새밭
▲ 개인약수
개인약수 산장으로 내려서니 그동안 나와 함께 했던 등산화가 운명을 다해가고 있었다.
초창기 칸투칸 제품인데.. 내 발에 잘 맞고, 밑바닥이 튼튼해서 오래 걸어도 발이 편했다.
산에서 함께 지낸 시간이 길수록 친구같은 느낌이다. 아쉽지만, 떠나보내야 할 모양이다.
산에서 나와 주차한 한니동으로 가는 길이 대략 난감한데, 너와집 식당에 문의를 해서 1톤 트럭에 짐과
몸을 함께 싣고 한니동으로 향한다.
트럭 뒤에 타면 마치 재미있는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 든다.
꼬부랑 길을 한참 넘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딸봄은 놀이공원의 무엇보다 더 재밌단다.
우린 많이 타 봤는데, 요즘 애들은 그런 경험이 별로 없으니..
▲ 1톤 트럭을 타고
맑은 물과 깊은 숲, 들꽃을 지닌 방태산!!
계곡물도 한통 받아 시원하게 마시고, 들꽃 충분히 감상하고, 숲의 숨길을 느꼈다.
그리고 그 순간 난 자연과 하나였다.
오랜만에 삼총사도 하나였다.
첫댓글 즐거운 후기 잘 보았습니다.
오른쪽 텐트가 어떤제품인지 좀 알수있을까요?
고맙습니다. 오지캠핑 2인용입니다.
올만에 가족들이 다 함께 해서 좋았겠어 얼굴에서 즐거웠던 산행이 다보이네 가리왕산이 기다려지는군
멋져 부럽워요
기라왕을 기대해보자^^
야생화 구경 잘 했습니다...
삼총사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경치도 좋고, 야생화도 좋고, 아주 좋네요.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올 봄 들꽃잔치를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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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캬 멋있고 부럽고 가족끼리 한다는게 마냥 부럽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시간보내셨군요
부럽습니다ㅡ저도 자식들이랑 예약은해놨는데 언제가 될랑가
잘보고 갑니다?행복한가정 ㅡ보기 좋네요
고맙습니다^^
딸이 힘이 세져서.. 조금씩 부담이 느껴지는군요^^
가족 박산행... 부럽습니다. ㅋ.. 용기가 안나서 못하고 있는데. 한번 용기를 내 보아야겠네요. 즐감 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맙습니다^^
자연에 대한 내공이 대단하신듯 합니다. 저도 산에 다니면서 길섶에서 만나는 꽃과 나무들의 이름이 항상 궁금했었드랬습니다. 올려주신 후기 즐겁게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들꽃을 만나다보니..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알아보기로 한 것 뿐인데.. 이제는 그 맛에 산을 찾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