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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자(開拓者)★
[노숙 141~145]
141
러시아 동북부의 광대한 임차지는 사할린과 알래스카에 인접해 있어서 일본은 물론이고 미국 정부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임차지는 독립주의 성격을 띄도록 되어 있었으므로 또 하나의 러시아 연방이 탄생 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에서는 내심으로 일본과 미국 측의 응찰을 반기지 않았다. 임차지에 친일 또는 친미 성격의 정부가 들어서면 동북부 영토가 분리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개경쟁 입찰 방식을 공표한 상황이어서 표면에 나타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의 로니 전자가 제시한 응찰 조건은 파격적이었다. 러시아 경제 부흥에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될 정도였다. 따라서 당장에 일본 여권 소지자는 모두 추방시킬 기세였던 주 당국의 기세가 갑자기 누그러진 것은 외압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연방정부의 지시였다.
“우리가 일성이나 카이드 건설보다는 로비력이 강해.”
이노우에가 보드카잔을 들면서 말했다. 그러나 이노우에를 비롯한 야마구치조 전원은 하바로프스크에서 철수하여 동북쪽으로 70㎞나 떨어진 삼림지역으로 피신했다. 이곳은 누탄이라는 작은 마을로 구소련 고관들의 별장이 골짜기에 드문드문 세워진 휴양지였다.
이노우에 일행이 묵고 있는 3층 저택은 구소련의 극동군 사령관 별장이었다. 머리를 든 이노우에가 앞에 앉은 사내를 보았다. 잿빛 머리칼의 러시아인으로 앉은 체구만 보아도 거인이다. 양복의 어깨는 터질듯이 부풀었고 무릎 위에 올려진 두 손은 후라이팬만 했다.
“말로비치씨, 김명천만 제거하면 고려인은 물론이고 일성전자는 차례로 분리됩니다.”
정색한 이노우에가 말로비치라고 불린 러시아인을 보았다. 말로비치는 사복 차림이었지만 현역 러시아군 중장으로 극동군 부사령관이다.
이노우에가 말을 이었다.
“김명천은 접착제같은 역할이지. 그 접착제만 없어지면 고려인과 일성전자는 제각기 제 갈길을 가는 거요.”
“진드기 같은 놈이군.”
쓴웃음을 지은 말로비치가 술잔을 들어 보드카를 한입에 삼키고는 마치 물을 마신듯이 멀쩡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내 부하들이 곧 놈의 은신처를 찾아 낼거요. 이노우에씨.”
“그런데 놈이 피터 일류신과 동맹을 맺었다니, 난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눈을 좁혀 뜬 이노우에가 말로비치를 보았다.
“그 두 놈을 일성전자와 카이드 건설을 배후에 둔 경쟁관계란 말이요, 말로비치씨.”
“먼저 둘이 연합해서 일본 세력을 제거 하려는 것이지. 그리고 나서 둘이 임차지 쟁탈전을 버리겠다는 계획 같소.”
“기가 막히군.”
“확실한 정보요. 양측 정보원과 간부들이 수시로 회동하는 현장이 목격되었소.”
말로비치가 머리칼과 어울리는 잿빛 눈동자로 이노우에를 똑바로 보았다.
“김명천은 생각했던 것보다 치밀하고 유연성이 있는 놈이요. 갑자기 돌출한 운 좋은 한국 놈이 아니란 말이지.”
말로비치는 러시아 군부 내에서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었지만 내면으로는 소련연방이 해체되기 전의 냉전시대가 이상형이었다고 믿는 인물이다. 이노우에의 시선을 받은 말로비치가 두툼한 입술끝을 올리며 웃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오. 이노우에씨, 김명천과 피터 일류신은 차례로 제거 될테니까. 열쇠는 내가 쥐고 있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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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말로비치는 정치적 야망이 있는 인물이었다. 영관급 시절부터 말로비치는 엘리트 장교들의 모임인 10월단에 가입한데다가 특히 KGB 근무를 오랫동안해서 관계에 연줄이 많았다.
그가 극동군 부사령관으로 임명이 된 것도 지금 러시아를 장악하고 있는 KGB 인맥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돌아가는 차안에서 부관 니코센트 대령이 입을 열었다.
“각하, 고려인 조직의 본부는 마르크스 거리 끝 쪽에 있는 고려신문 건물입니다. 김명천 일당이 어제 건물의 2개 층을 빌려 아무르교역이라는 회사를 옮겨 왔습니다.”
눈만 가늘게 뜬 말로비치를 향해 니코센트가 말을 이었다.
“아직 김명천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간부급 고려인들은 수시로 출입하고 있습니다. 각하.”
“놈들에게 돌아갈 땅은 없어.”
잇사이로 말한 말로비치가 뒷자석의 쿠션에 등을 붙였다. 사복차림에 어울리도록 승용차는 벤츠였다.
“개척지는 일본 측이 경영해야 된다. 그래야 러시아 정부에서 관리하기가 쉽거든.”
말로비치가 말했을 때 니코센트는 잠자코 눈만 껌벅였다. 이미 여러 번 들어온 터라 다음 말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베리아나 구소련에서 분리된 각 독립국에서 몰려올 고려인의 숫자는 대략 100만이다. 거기에다 중국 동북부의 조선족 200만이 가세할 것이고 그것만 해도 300만 인구가 된다. 그리고 가장 우려가 될 요인이 있다.
그것은 북한의 탈북자들이다. 자본주의 성격을 띈 한국주도의 개척지가 시베리아에 건설된다면 북한 주민은 대거 탈북해올 것이었고 그 숫자는 예상을 불허한다. 그렇게 되면 시베리아 북부에 거대한 고려인의 국가가 탄생되는 것이다. 말로비치는 그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개척지 관리를 일본인이 맡아야 한다고 믿었다.
그리고 일본인이 고려인이나 한국인들을 통제 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한국을 36년간이나 식민지로 경영했던 경력도 있다. 그래야 시베리아 북부 개척지는 러시아 정부 측에서도 관리하기가 쉬울 것이며 일본 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보 같은 모스크바 정부가 한국 측에 개척지를 내준다면 그곳은 영영 한국 영토가 된다.
“그놈만 없애면 한국놈들은 구심점을 잃고 흩어지게 될 것이다.”
이노우에 앞에서도 한 말이었지만 말로비치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고려인들은 일본과 미국인보다 가볍게 평가하다니, 모스크바 놈들은 모두 숙청되어야 해.”
그가 말한 모스크바 놈들이란 크렘린에서 막강한 영항력을 행사 하고 있는 국방장관 카알 알렉세이비치와 그 추종자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극동군 사령관 파로스 모슬로프도 그중 하나이다. 모슬로프는 알렉세이비치의 심복인 것이다.
“니코센트, 지금 사령관은 어디에 있는 거야?”
불쑥 말로비치가 묻자 니코센트는 긴장했다. 상반신을 돌린 니코센트가 굳어진 표정으로 뒷자리에 앉은 말로비치를 보았다.
“이르쿠츠크의 별장에 계실 것입니다. 휴가가 이번 주말까지 입니다.”
“돼지 같은 놈.”
낮게 말했지만 말로비치의 목소리는 차안을 울렸다.
“하긴 생각할 머리가 있었다면 극동군 사령관까지 승진 했을리가 없지.”
니코센트는 대답하지 않았고 차 안에는 정적이 덮여졌다. 파로스 모슬로프 대장의 별명이 멧돼지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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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전자 사무실은 경비가 철저합니다. 그리고 지사원들 숙소는 이중 삼중으로 보안 장치가 되어있습니다.”
신해봉이 조심스런 표정으로 말했을때 김명천은 잠자코 머리만 끄덕였다. 야마구치조의 보호를 받고 있는터라 하바로프스크 지사장 오가와는 물론이고 극동지역 사장 이또도 떠나지 않았다.
더우기 임차지의 응찰상사에 대한 심사가 진행중인 상황이다. 그쪽도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이다. 하바로프스크 교외의 숙소는 조용했다.
건물안에 10여명이 상주하고 있었지만 이미 밤 11시가 지나고 있어서 대부분 맡은 일을 끝내고 휴식중이다. 그러나 신해봉은 방금 하바로프스크에서 돌아와 보고하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앞쪽 소파에 앉은 신해봉이 먼저 이맛살부터 찌푸려 보였다.
“러시아 당국에서 야마구치조에 대한 수사가 미온적입니다. 아니,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명천의 시선을 받은 신해봉이 말을 이었다.
“오늘 오후부터 갑자기 그런 분위기가 되었는데 아무래도 외부의 압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어느 곳의 압력이란 말이야?”
“일본과 깊은 이해관계가 있는 기관이나 모스크바의 거물일지도 모르지요. 그들의 로비력은 대단하니까요.”
신해봉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만일 우리가 그랬다면 벌써 한국여권 소지자는 모두 검거되었겠지요. 시베리아에 고려인 100만이 거주하고 있지만 아직 정치적 기반이 닦여지지 못했습니다.”
“우리 땅만 갖게 되면 고려인의 입지도 강화돼.”
머리를 든 김명천이 말을 이었다.
“우리는 곧 시베리아 북부에 거대한 한국 영토를 보유하게 될 것이야.”
“로니전자는 일본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야마구치조는 로니전자의 전위부대 역할이지요.”
시선을 든 김명천이 신해봉을 보았다.
고영호가 호텔 식당에서 피습당한 직후에 하바로프스크에 와있던 기조실장 겸 사장 이성호와 외교부 담당자 오준규가 한국으로 떠난 것이다. 사무소 직원들에게는 본국에 상황을 보고해야 된다고 했다지만 도망친 것이나 같다. 그때 김명천의 마음을 읽은 듯이 신해봉이 눈을 치켜뜨고 말했다.
“간섭만 하다가 급한 상황에서는 책임질 일을 하지 않는 정부지원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들끼리 추진하는 것이 홀가분합니다.”
“사무실 직원들의 경호를 철저히 하도록, 심사기간 중에는 자주 누출될 테니까 말이야.”
“알겠습니다.”
신해봉은 이제 김명천의 보좌역 역할으로 심복이다.
자리에서 일어선 신해봉이 응접실을 나간지 5분도 안되어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김명천이 대답만 했을때 응접실 문이 열리더니 안세영이 들어섰다. 늦은 시간이어서 김명천은 시선을 돌려 벽시계부터 보았다. 밤 11시40분이 되어 있었다.
“미안해요. 늦은 시간에.”
안세영이 먼저 사과하고는 추춤 대며 소파 옆에 섰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앉으세요.”
눈으로 소파를 가리킨 김명천이 굳어졌던 얼굴 근육을 풀고는 안세영을 보았다.
안세영은 이제 잘 적응하고 있었다. 이곳에 온지 사흘째가 되어가고 있었는데 주방의 고려인 아줌마들 하고는 친해져서 자주 주방에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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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정색한 얼굴로 김명천을 보았다. 검은 눈동자가 똑바로 이쪽을 향해져 있었으며 다부지게 닫쳐졌던 입술이 다시 열렸다.
“시베리아 호텔에 이경훈이란 한국인이 어제 투숙했을 텐데, 그 사람하고 연락을 해야겠어요.”
눈도 깜박이지 않고 안세영은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날 찾고 있을 거예요.”
“어떤 연락 말입니까?”
어정쩡한 표정으로 김명천이 물었을 때 안세영의 눈빛이 더 강해졌다.
“나하고 만나기로 했거든요. 내가 연락을 끊어서 당황하고 있을것 같아서 그래요.”
“그럼 연락을 해드리지요. 용건을 말씀하십시오.”
“내가 직접 전화를 할 수 없어요?”
안세영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화도 못한단 말인가요? 핸드폰만 돌려주시면 내가 알아서 할겁니다.”
“안됩니다.”
머리를 저은 김명천이 말을 이었다.
“위치가 발각됩니다.”
“이곳 위치를 말하지 않으면 될 것 아녜요?”
“그래도 발신자 위치는 금방 추적당합니다.”
그러자 어금니를 물었던 안세영이 다시 시선을 들고 김명천을 보았다. 순간 안세영의 눈빛에서 적의를 느낀 김명천은 저도 모르게 심호흡을 했다. 이 여자는 처음부터 호의를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오만하고 배타적인 성품은 어렸을 때부터 재벌가의 딸로 자란 환경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럼 그 남자를 이곳으로 데려올 수는 있겠죠?”
불쑥 안세영이 묻자 김명천이 상체를 펴고 긴장했다. 그때 안세영이 풀석 웃었다.
“그 남자는 내 약혼자니까 같이 있어도 상관없지 않겠어요?”
“글쎄, 그것은.”
눈썹을 좁힌 김명천이 안세영을 똑바로 보았다. 이제는 슬그머니 화가 치밀어 오른 것이다.
대화의 내용보다도 안세영의 분위기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아직 현실을 정확하게 깨닫지 못하고 계신 것 같은데, 지금 한가하게 이곳에서 약혼자하고 같이 지낼 상황이 아닙니다.”
김명천이 정중하게 말했지만 안세영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졌다.
“날 위험에서 구해주신 건 인정합니다. 강가에서 위급한 상황일 때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안세영이 차갑게 느껴지는 시선으로 김명천을 보았다.
“내가 언제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지 확실하게 알았으면 해요. 기약도 없이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빠져나가는 방법을 연구 중이요.”
외면한 채 김명천이 말을 이었다.
“놈들에게 안세영씨는 아주 좋은 표적입니다. 일성전자의 임차지 응찰을 포기 시킬 수도 있는 인질감이니까.”
“어떻게 해 주실 건가요?”
안세영이 다시 정색하고 묻자 김명천은 가늘게 숨을 뱉았다.
“좋습니다. 그 사람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도록 하지요.”
“고마워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이곳을 떠나도록 노력 중이니까 그렇게 알고 계시도록.”
“호의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성으로 머리를 끄덕인 김명천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으므로 안세영은 무안한 듯 서둘러 일어섰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김명천이 정중하게 밤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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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오전, 아무르 가로수거리 끝 쪽의 허름한 찻집에 들어선 송규호는 곧 안쪽 테이블로 다가갔다. 찻집 안에는 손님이 안쪽에 앉아있는 러시아인 한 사람 뿐이었던 것이다.
송규호가 앞쪽에 앉았을 때 50대쯤으로 보이는 비대한 체격의 사내는 싸구려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껐다.
“이반, 요즘은 물가가 비싸져서 술 한 잔 제대로 못 마시겠어.”
두툼한 눈시울을 더 내린 사내가 송규호를 살피듯이 보면서 말을 이었다.
“집세도 올려달라고 해서 야단이야.”
“그래, 말해봐.”
사내의 말은 무시하고 송규호가 거칠게 다그쳤다.
“그 고급 정보라는 것을 말이야.”
“이반, 이건 400불은 받아야겠어. 저쪽 정보원한테도 한몫 준다고 했기 때문에,
그렇게 못한다면 정보를 줄 수 없어.”
“그렇다면 그만두지.”
엉거주춤 일어선 송규호가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하바로프스크에 지금처럼 정보원이 깔려 있는 적도 처음이야. 거리에 나가면 세 놈 중 한 놈은 정보원일걸? 미챠, 당신 하나쯤 없어도 우린 괜찮아.”
“앉으라구, 이반.”
미챠라고 불린 사내가 눈을 크게 떴으므로 갈색 눈동자가 처음으로 드러났다. 그는 송규호가 가끔 거리의 정보를 받는 정보원중의 하나로 트럭 운전사였다가 사고를 내고나서 지금은 잡일로 연명하고 있다.
그러나 하바로프스크 토박이인데다 눈치가 빨라서 밤거리의 사건들을 잘 꿰어 맞췄고 특히 정보원들 간에 흘러 다니는 소문을 많이 거둬들였다. 그러나 믿을만한 작자는 아니다.
돈만 더 준다면 언제든지 배신을 할 수 있는 부류인 것이다. 송규호가 자리에 다시 앉았을 때 미챠는 육중한 몸을 낡은 테이블 위로 숙였다. 송규호의 러시아 이름은 이반 송이다.
“이반, 그럼 300불만 내. 이건 대단히 중요한 정보야.”
“어느 쪽이야?”
“러시아 군부.”
낮게 말한 미챠가 다시 눈을 가늘게 뜨고 송규호를 보았다.
“내가 군부의 정보원한테서 들었어.”
“내가 필요한 정보는 군이 이동한다던가 무기 밀매 따위가 아냐. 미챠.”
“너희들하고 관련된 정보야. 이반.”
미챠가 눈을 흘겼다.
“자, 이반, 돈을 낼거냐 말거냐?”
“일단 들어보고.”
“너희들이 위험해졌어. 자, 어떻게 할거야? 돈부터 내는 것이 어때?
만일 내 정보 가치가 없다면 다음부터는 내 정보를 사지 않으면 되지 않겠어?”
“흥.”
“군이 움직이고 있어.”
“좋아.”
마침내 송규호가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더니 미챠를 노려보았다.
“날 속일 생각이라면 각오하고 있어. 거리에서 시체가 되어 있을테니까.”
“돈부터 내놔. 어서.”
송규호가 지폐를 꺼내어 100불을 세더니 미챠의 손에 쥐어 주었다.
“자, 먼저 100불을 줄 테니까 정보부터 말해. 나머지는 듣고 나서 줄 테니까.”
입맛을 다신 미챠가 돈을 받더니 아무도 없는 찻집 안을 둘러보았다. 주인도 주방 안에 들어가 있어서 홀 안에는 그들 둘뿐이다.
“극동군 감찰대가 너희들을 감시하고 있어. 이건 분명한 정보야.”
미챠의 말이 이어졌다.
“나는 감찰대 정보원한테서 들은거야.”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