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1431
부모은중경084
동봉
[불설대보부모은중경]
佛說大報父母恩重經
제3장 업난을 널리 설하다
제1절 허물 지적
일가친척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눌적에
세대차이 느낀다며 어깃장을 늘어놓고
곁눈질로 흘겨보고 눈동자를 굴려가며
백부숙부 고모이모 기만하고 능멸하네
형제간에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눌때도
치고받고 싸우면서 상대방을 인정않고
예절이며 의리따위 찾아볼수 전혀없고
모범들이 즐비하나 준수하지 않느니라
어버이의 가르침과 지시함이 있더라도
본디부터 마음속에 따를생각 하나없고
자매간에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어도
짐짓서로 어겨가며 인정하지 않느니라
나고들고 가고오는 일체행동 거지에도
어른들께 하나하나 알리기는 고사하고
뱉는말과 행동들이 교만하고 방자하며
모든일을 제멋대로 처리하려 드느니라
第三廣說業難二
第一指數諸愆
尊親共語應對慃降拗眼戾睛欺凌伯叔
打罵兄弟毁辱親情無有禮義不遵師範
父母敎令元不依從兄弟共言故相拗戾
出入徃來不啓尊人言行高踈擅意爲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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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을 존尊'자와 '친할 친親'자를 묶어
존친尊親이라 하는데 사전에 없는 말이다
하나 '높을 존尊'은 스승을 가리키고
'친할 친親'은 어버이를 가리킨다
'존尊'은 손윗사람을 가리키고
'친親'은 가까운 사람을 가리킨다
일가一家에서 손윗사람이라면 누굴까
촌수寸數로 따져 위 항렬行列이다
그럼 손아랫사람은 또 누구지
으레 촌수로 따져 아래 항렬이 된다
아무튼 '존친공어尊親共語'란
일가친척 어른들과 이야기를 나눔이다
젊을 때는 진보적이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보수가 된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니나 일반적인 예다
세상을 오래오래 살다보면
젊을 때 진취적이던 성향은 무뎌지고
모험을 두려워하고 현실과 손을 잡는다
주니어와 시니어가 말이 통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러한 세대 차이에서 비롯된다
'높을 존尊'자는 '술병 준'이라고 하듯
두 손寸으로 술잔酋을 받쳐 든 모습이다
'술잔酋'은 '우두머리 추酋'자며
아프리카의 족장族長 '추장 추酋'자다
한 종족의 대표자를 추장이라고 하는데
종족제tribalism의 주석主席이다
대체로 술병이나 담뱃대를 들고 있는데
거기서 따온 글자가 '추장 추酋'자다
따라서 한자에 '추酋'자가 들어있다는 것은
중국에도 추장제도가 있었다는 얘기다
두 손으로 술잔을 받드는 데서
존경과 공경의 뜻을 드러낸다고 본다
그리고 '친할 친親'자를 보고 있노라면
나무木에 오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다시금 뒤꿈치를 들고 서立서
동구 밖에서 오는 아들딸을 바라보見는
어버이親 모습을 그린 상형문자다
물론 '친親'자는 '꼴소리形聲문자'지만
어디 아들딸이 올 때만 그러할까
다녀가는 아들딸을 배웅할 때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의 어머니처럼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 발돋움한 채
하염없이 바라보는 어버이의 모습이다
따라서 '어버이 친親'자에 담긴 뜻은
평생 해석해도 그 끝을 다 알 수가 없다
이 '존尊'과 '친親'의 세계에는
요즘 핵가족 시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一 가문家의 소중한 문화가 있고
대가족의 삶의 철학이 잘 깃들어 있다
'일가친척一家親戚'의 짜임새를
<부모은중경>은 '백숙伯叔'으로서
일가 중 가장 가까운 분을 직접 들었고
간접적으로는 '앙강慃降'을 들고 있지만
어른신慃과 젊은이降들 세계를
제대로 잘 표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 가문이 '앙강'에 다 담길 수가 있을까
고집慃에는 늙은翁 마음忄이 드러나고
어깃장降에는 젊음夅이 가파르게阝보인다
이게 도대체 어느 나라 언어일까
말씀을 기록한 문자반야를 놓고
장난하는 거 아니냐 할 수도 있겠으나
인간의 생각은 말에 들어 있고
말에 담긴 뜻은 문자로 표기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 어떤 문자를 썼느냐에 따라
드러내고자 하는 생각의 세계가
고스란히 문자에 담겼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어와 문자를 제대로 분석하면
글 읽는 재미를 쏠쏠히 느낄 수 있다
어깃장慃降이 왜 나올까
서로 다른 세대가 대화를 하다 보면
생각하지 않았던 데서 불협화음이 생긴다
대체적으로는 정치적 성향이지만
어떤 경우는 평범한 삶 속에서
돈과 재산 문제를 비롯하여
문화와 예절과 종교, 철학 따위가
삶의 세대를 완벽하게 갈라놓을 수 있다
세대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이다
세대란 우리말보다 속도감이 느껴진다
부모와 자녀 사이를 보통 한 세대라 한다
'세대'의 '세世'가 '인간 세世'자인데
보통은 '서른 삽卅'자의 변형으로 본다
또는 '스물 입廿'자에 'ㄴ'자로 꺾은
'열 십乚'자를 왼쪽에 덧붙이는 것으로서
몇 가지 '서른世/丗/㔺' 모습으로 표기한다
아무튼 '세世'자에서 '세대'가 탄생한다
보통 예전에는 30년을 한 세대로 쳤으나
요즘은 세대의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
그 시작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1960년대를 넘어서면서부터
세대 전환 속도가 눈 비비고 볼만하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60년 동안
바뀐 시대의 느낌은 실로 상상초월이다
우리나라 역사가 시작된 이래
1950년대 말까지의 제너레이션과
그로부터 다시 오늘날까지의
제너레이션을 함께 놓고 비교한다면
후자 쪽 발달이 훨씬 찬란하다
안방에서 요강尿綱이 빠져나가고
급기야 화장실이 침실 옆으로 들어오면서
삶의 질은 상상을 초월하게 달라졌다
앞에서도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어느 엄마가 마른자리에 아기를 뉘고
아기 똥오줌으로 축축하게 젖은
그런 자리만을 찾아 눕느냐는 것이다
내 어렸을 때만 해도 흔한 일이었다
대개 모든 엄마들이 다 그랬다
하나 지금은 눈 씻고 봐도 볼 수가 없다
앞으로 '4차 산업사회'와 함께
'5G 시대'로 이어지면 상상 초월이다
일가친척 어른들과 오가는 대화에서도
세대 차이를 느끼는 일은 당연하다
'백숙伯叔'은 백부 숙부의 이니셜로
큰아버지伯와 작은아버지叔를 가리킨다
작은아버지 또는 아저씨/아재비叔는
'친척 척戚'자에도 버젓이尗 들어 있는데
감싸고丿보호戈해야 할 이들戚이다
경전에서는 단순히 큰아버지伯와 함께
작은아버지叔만을 말씀하고 있으나
나는 여기에 두 부류를 더 집어넣었다
곧 고모姑母와 이모姨母다
외숙外叔까지 집어넣더라도 문제가 없다
사람에게서 가장 값진 것과
가장 값싼 것을 짚으라면 무엇이 될까
값싼 게 무시와 질시, 갑질이라면
가장 값진 것은 관심과 친절, 사랑이다
그런데 케케묵은 얘기나 하고
시대에 한참이나 뒤떨어진다 하여
어깃장을 부리고 곁눈질로 흘겨보고
어른들에게 험상궂은 모습을 보인다면
설마 그렇게까지야 하겠느냐 하겠지만
사실이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멀고 또는 가까운 친척들을
속이거나 능멸해서는 안 된다
이른바 세대 차이라고 하는 것이
이 경전이 설해지던 때로 거슬러 오르면
그 당시에는 그럴 수 있었기에
세대 차이를 그다지 느끼지 못했으므로
자녀가 부모나 친척들에게 대들면
다들 황당하고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윗사람에게 바른말을 할 때일수록
예나 이제나 정중하고 반듯해야 한다
세월이 흐르고 제너레이션이 바뀌어도
절대 바뀔 수 없는 예절이 있다
예절의 방식을 두고 하는 게 아니다
예의를 갖추려는 정중한 마음가짐과
겸손과 하심이 중요하다
예전에는 큰절을 올렸으나
지금은 큰절 대신 반절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예를 지니려는 정중함과
겸손한 마음가짐만큼은
시대를 뛰어넘어 한결같아야 한다
오늘날 <부모은중경>은 이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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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6시~8시 40분
종로 3가 대각사 1층 용성선원에서
파자로 배우는 천자문 강의가 있습니다.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12/29, 01/05, 01/12
3주간은 '겨울방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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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봉
손은 빈두로존자 손인데 발의 주인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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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2018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