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안락사냐 영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조선일보
변희원 기자
입력 2024.07.26. 23:54
https://www.chosun.com/opinion/espresso/2024/07/26/JSRN4DD5QJATXIYCSP4Q4OF7YQ/
※ 상기 주소를 클릭하면 조선일보 링크되어 화면을 살짝 올리면 상단 오른쪽에 마이크 표시가 있는데 클릭하면 음성으로 읽어줍니다.
읽어주는 칼럼은 별도 재생기가 있습니다.
10분 내 행복하게 죽는 안락사
육체·정신이 기계와 합쳐져 영생 기대하는 미래도
삶과 죽음, 선택의 영역 되나
감기를 2주간 앓아서 기력이 떨어진 몸에 장염과 위염이 한 번에 덮쳤다. 열이 오르고 복통·두통·근육통이란 삼중고에 잠을 설친 어느 새벽, 가까스로 정신을 차려 24시간 약국을 검색했다. 걸어서 20분 거리에 약국이 있었다. 차마 70세가 넘은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새벽 세 시 약국행을 부탁할 순 없었다. 끙끙거리며 눈을 질끈 감자 머리가 어지러웠다. 약국 생각에, 부모님 생각에 어느덧 70대가 됐을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앞으로 신상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때 혼자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야 감기나 장염 정도로 고생하지만 그땐 더 큰 병에 걸릴 수도 있다. 호흡이 곤란해지거나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하면 몸에 차고 있는 스마트 시계·반지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병원에 연락이 갈 것이다. 그 후에도 의식이 없거나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혼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게 가능할지, 치료를 받은 뒤 아프기 전처럼 생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 큰 문제도 있다. 치매에 걸린 독거 노인의 일상은 도무지 가늠이 가질 않는다. 초기 치매 증상을 자각했을 때 제 발로 요양병원에 들어가야 할까. 그곳에서 먹고 자며 목숨을 이어 간들, 그렇게 보내는 시간을 온전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노화와 함께 맞닥뜨릴 수 있는 온갖 질병과 고통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날 오후에 본 ‘안락사 캡슐’ 기사가 떠올랐다. 지난 18일 AFP통신에 따르면 안락사 단체 ‘더 라스트 리조트’는 곧 스위스에서 조력 자살을 위해 ‘사르코’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르코는 캡슐 내부 산소를 질소로 바꿔 저산소증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 버튼만 누르면 30초가 채 되지 않아 공기 중 산소량이 21%에서 0.05%로 급격히 떨어지고 그 후 사망 전 약 5분 동안 무의식 상태에 머물게 된다. 심지어 무의식 상태에 들어가기 전 약간의 행복감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진통제를 들이부어도 이길 수 없는 고통에 육체와 정신이 너덜너덜해질 바엔, 치매 독거 노인이 되어 인간이 아닌 무생물과 같은 존재로 취급받을 바엔, 사르코에 몸을 뉘이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았다. 사르코는 석관을 뜻하는 ‘사르코파구스’에서 따왔다.
극심한 고통에 이르는 병이나 치매에 걸릴 경우, 어떻게 사르코가 있는 스위스까지 갈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을 때 최근 테크 전문지 와이어드에 실린 레이 커즈와일의 인터뷰가 생각났다. 신시사이저 키보드 브랜드로 유명한 커즈와일은 우리 시대의 발명가이자 천재이고 괴짜다. ‘특이점이 온다’(2005)는 베스트셀러로도 잘 알려졌는데, 지난달 ‘특이점이 더 가까이 왔다’라는 신간을 냈다.
커즈와일은 인간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 의료 기술을 활용해 더 오래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특이점에 다다르면 기계와 합쳐지고 초지능이 되어 무한히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사람들이 99세까지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하지만 막상 99세가 되면 생각이 달라진다”며 120세, 아니 300세까지 사는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AI의 발전에 따라 신약과 치료제 개발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질 것이고 40~50년 후 보편화될 반려 로봇이랑 함께라면 노인 혼자여도 안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르코에 들어가려고 했던 늙고 병든 나의 육신은 어느새 AI와 한 몸이 되어 생의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사르코와 커즈와일 사이를 수없이 오간 밤을 보내자, 동이 트고 열이 식었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때 둘 다 잊어버린 채 앞으로 술을 줄이고 운동도 시작하자는 결심만 떠올랐다. 안락사도 영생도 선택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지만,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는 게 최선이다
변희원 기자
先進韓國
2024.07.27 01:09:23
변희원 기자는 독신인가 본데, 혼자 살면 불편한 게 많지요. 흔히 독신 여성들은 혼자 사니 너무 자유롭고 편하다고 결혼할 필요 없다고 떠든다. 그러나 웃기는 소리다. 저 기사에서처럼 아파 봐라. 누가 병원 데려가 주나? 누가 약 타다 주나? 또 집에서 남자가 해야 할 일도 많다. 그거 여자 혼자 다 하려하면 힘들고 슬퍼질 거다. 그래서 사람은 혼자는 못 사는 거다. 인간은 최소한 두 명은 모여서 살아야 하는 게 신의 섭리다. 그건 그렇고 뭐 영생? 영생 같은 소리하지 마라. 먼 훗날에나 가능할지 모르고 또 가능하더라도 아주 돈 많은 부자의 특권이 될 거다. 그러니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적당한 때 적당히 가야 한다. 그게 신의 섭리다. 그런데 아픈데도 마음대로 못 죽게 하는 한국은 안락사법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아니 왜 노인 늘어나서 사회문제라고 하면서, 노인이 죽고 싶다는 데도 마음대로 못 죽게 하나? 괜히 개인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만 늘어난다. 국회의원들아, 일 좀 해라.
답글작성
18
4
밥좀도
2024.07.27 05:25:47
모든 생명체의 생로병사는 하늘의 뜻이다. 순리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만사형통이다. 하늘의 뜻을 거역하거나 순리에 역행하면 재앙이 뒤따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답글작성
6
1
서울 性醫學 설현욱
2024.07.27 05:09:15
.... 커즈와일 신간이 나왔군.. singularity is nearer.. 1) 가장 중요한 2029년과 2045년의 예측은 바뀌지 않음.. 일론 머스크는 2년.. 2) 궁극적으로 인간의 두뇌는 네트워크로 연결... 이를 통해 개인의 두뇌를 넘어서 무한으로 성장할 수.. 분자 크기의 나노봇으로, 일종의 BCI(두뇌 컴퓨터 인터페이스)처럼 혈관을 통해 두뇌에 자리 잡을 것으로 기술을 통한 3) 불멸 추구 계획... 나노봇이 신체를 수리해 수명을 늘리고, 정신을 기계에 업로드..
답글작성
4
2
나도 한마디
2024.07.27 08:05:27
기댈수있는 부모가 생존해 있을땐 혼자사는게 그리 나빠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혼자남을땐 제수명까지 살수있을지 의문이다.. 사고사나 병사로 일찍죽으면 몰라도.. 늙어빠진 몸을 스스로 캐어도 못하는 그즈음엔 스스로 죽지도 못한다.. 그땐 자식의 소중함을 깨닷는다.. 젊어 나만의 행복을 즐기다 한살씩 먹어가면서 없어지는 지인들.. 홀로남아 그통을 감내해야하는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죽고난뒤 썩은 내몸이라도 치워준다면 고맙게 생각하겠지.. 배우자가 귀하고 자식이 귀한줄알고 같이살며 힘든시간을 보낸자만이 행복하게 늙음을 누릴수있다..
답글작성
3
1
람바다
2024.07.27 05:07:59
영생은 인간이 쟁취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세계의 모든 피조물은 반드시 죽는다. 우주의 별들마저도. 삶과 죽음, 그리고 영생은 온전히 신의 영역이다. 정 영원히 살고 싶으면 AI가 아니라 조물주를 찾아가는 게 맞을 것이다.
답글작성
2
1
삼천갑자
2024.07.27 07:58:00
결혼하세요.
답글작성
1
1
살다가, 처음
2024.07.27 05:34:32
사람은 독처하는 것이 좋지 않다. 사람 人자는 두 사람이 서로 의지며 서있는 모양이다. 돈만 있으면 못할것이 없는 시대지만 고독과 외로움은 돈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실컨 먹고,마시고,즐긴후 불꺼진 집에 들어와 봐라 마음이 편하지많은 않다. 자살은 범죄행위다. 함부로 내 뱉으면 안되는 말이다.
답글작성
1
2
조용한 바울
2024.07.27 08:16:35
영생은 이것이니, 곧 사람들이 유일하시고 참 하나님이신 아버지와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옵니다.』 (요 17:3)
답글작성
0
2
조용한 바울
2024.07.27 08:05:20
키즈와일인가 하는 사람 본인도 영생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뭔 영생 주장을 하나? 영원히 살고?x나? 그냥 잡설일 뿐이다 죽는 건 정해진 것이고 예수믿고 죽으면 영생이 열립니다 복잡히 생각지말고 가까운 교회가서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으면 하나님이 심판때 그냥 천국행 끊어주신다고 하니 믿으시고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하고 돌아가셨는데 뭔 복잡하게 영생연구해요? 히브리서 9장 27.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
답글작성
0
1
analshin2
2024.07.27 04:25:09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건가요? 주제가 모호하지도 않고, 그냥 없어서...
답글작성
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