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올해의 첫 세시 명절인 정월 대보름이 찾아 왔습니다.
구름 때문에 대보름달 구경을 틀린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설 명절보다 정월 대보름을 더 큰 행사였다고 하네요.
지난해 2023년도에는 정월 대보름도 설날처럼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하였답니다.
오늘날의 정월 대보름달은 어릴 적 보던 그때
그 대보름달과 비단 달라진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지금의 고향 주변 환경은 그 옛날 정겨움이란 찾아보기
힘든 회색빛 콘크리트로 바뀌어 버린 지 오래여서
그 옛날의 정취를 느끼기 힘든 것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정월 대보름에 대한 기록이 최초로 나타난 것은
<삼국유사(三國遺事)>권 1 <기이(紀異)> 편이라고 합니다.
신라의 21대 왕인 소지왕(炤知王)이 정월 보름을 맞아
경주 남산의 천천정(天泉亭)에서 산책하는 중에
쥐와 까마귀가 왕에게 다가왔다고 합니다.
쥐가 사람처럼 소지왕에게 말하되,
까마귀를 쫓아 가보라고 하였답니다.
병사를 시켜 까마귀를 따라가 보니
한 노인이 나타나 왕에게 올릴 글을 바쳤는데,
봉투에 이 봉투를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안 열어보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씌어 있었다고 합니다.
한 신하가 소지왕에게 두 사람은 서민이요
한 사람은 소지왕을 뜻하니 열어보라고 권했답니다.
소지왕이 글을 열어보자
"사금갑(射琴匣, 거문고 통을 쏘라는 뜻)"이라고 적혀 있었고.
소지왕이 대궐로 돌아와 거문고 통을 활로 쏘니,
그 안에 숨어 있던 왕비와 승려가 간음하고
반역을 꾀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후 소지왕은 자신에게 이를 알린
까마귀에 보답하기 위해 정월 보름날을 '오기일(烏忌日)'이라 명명하고,
해마다 약식(약밥)을 지어 제사를 지내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보름날 까마귀에게는 밥을 주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네요.
하지만,
집에서 기르는 개에게는 밥을 주지 않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개에게 밥을 주면 그해 그 개가 여름 내내 잠만 자고
파리만 많이 몰려든다고 보았기 때문이라네요.
ㅎㅎ어릴 적 보았던 유난히 크고도 밝아 보였던
정월 대보름달은 간곳없고,
이제는 회색빛 콘크리트에 둘러싸여 떠오르는
초라한 보름달 같은 느낌마저 들어
그때의 그 향수가 더욱더 그리워 못내 아쉬워지는가 봅니다.
고향산천의 아련함은 간곳없고
그 자리에는 들어선 도시의 삭막함만이
고향 땅 하늘 위에 떠 있는 보름달이 그저
그 시절의 아련함을 더하게 하는 갑진년 정월 대보름날인가 봅니다.
모두들 복 많이 받으시고 안전운전 하시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늘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