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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거창군노인복지센터에서 OT를 한 날입니다.
기관의 여러 선생님들께서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열띤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선생님들 각자 성심성의껏 준비해주셔서
그야말로 하루만에 '노인복지'에 관련된 서비스에 대해 총괄적, 압축적으로 들을 수 있었어요.
좋은 말씀, 귀한 배움이 많았지만 자연주의 사회사업을 풀어내고픈 제게
가장 와닿은 강의 몇 구절을 정리합니다.
# 시작하는 마음.
정보원 선배이자, 현장 선배인 임현미 선생님은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파견사업'을 담당하고 계십니다.
임현미 선생님의 일은 혼자 다 하실 수 없는 생활관리사 일을
생활관리사 어머니들이 잘 하실 수 있도록 돕고 계신 일이지요.
늘 '지역사회를 만나라'고 강조하셨답니다.
이 점이 매우 와닿았습니다.
단순한 대인 서비스로 끝날 수 있는 독거노인 생활관리사일을 지역과 어르신 모두에 도움되도록 잘 풀어내셨습니다.
그리고 사업에 대해 말씀해주실 때 처음 귀에 쏙 들어온 말은,
"어르신들에 대한 종합적인 사회안전망"에 대해 고민하셨다는 말이었어요.
그 말씀을 듣고 저 또한 고민했습니다.
사회복지 주류에서 하고 있는 '문제가 생긴 이후의 뒷처리'가 아니라
사전예방적, 우리가 얘기하는 탄력성, 자연력을 기르고자 함이
일종의 '사회안전망'이 아닐런가 하고요.
그렇다면 그 '사회안전망'이 제도, 정책적인 것일지
사람들간의 관심, 정, 사랑, 나눔, 관계일지...
저는 그것이 후자라는 희망을 갖고 이번 농활에 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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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미 선생님이 농활팀에게 주신 사례기록은
자연주의 사회사업을 거창 농활팀이 어떻게 풀어나가기 전에
늘 마음에 새겨야할 '걸언'을 어떻게 해야할지 되새겨주었습니다.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김순애 선생님 사례 기록에서 와닿은 부분입니다.
'마을 들어서면서 만나는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다녀서...'
'한동네에 사시는 구미순 집사님...(중략) 조심스레 집사님께 여쭈어 보았다.
"두 어르신께 일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말동무 해드리면 좋겠어요."라고 부탁드렸더니
(중략) "부모님 챙기듯이 사시는 그 날까지 국과 반찬 넉넉히 해서 함께 나누고 살겠다"'고 하셨다.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홍석자 선생님 사례 기록도 그러합니다.
'그 동네에 가면 옆집 아주머니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고 할머님 안부를 물었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시면서 경계도 하시던 아주머니. 한 달이 지나니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시기에 할머님 댁에 가서 잘 계시는지
얼굴이나 한 번씩 봐 주십사 부탁드렸다.'
'처음에는 어려워 하시더니 시간이 갈수록 편히 다녀오시는 것 같았다.
이렇게 이웃과 친분을 맺어드렸더니 어느 날인가부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았다.'
이 두 생활관리사 선생님 사례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특히 '걸언'에 관해 마땅한 것이지만, 새로이 배웁니다.
첫째, 인사를 꼬박꼬박 잘 하셨습니다.
자연주의 사회사업에서 늘 강조하듯이
'인사'는 관계의 시작이자 끝입니다.
논, 밭에 계신 어르신, 이웃에게 고루 인사를 잘 하셨습니다.
이는 농촌의 어르신과 이웃의 일상을 잘 존중하신 '예'셨습니다.
둘째, 인사를 어르신 당사자에게만 하지 않고 오히려 이웃에게 더 자주, 많이 했습니다.
당사자의 인격을 세우는 '예'로서도 인사는 중요합니다.
그보다 더욱 김순애 선생님의 기록에서 돋보이는 것은
인사를 당사자에게만 하지 않고, 지역사회에도 집중적으로 했다는 점입니다.
임현미 선생님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라면 이방인을 경계하기 쉬운데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라는 '복지'의 이름으로 방문하기에 처음엔 반깁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르신과 이웃간의 나눔과 정은 소원해진다 합니다.
생활관리사가 그 어르신의 복지를 전담한다고 여겨버리기 쉽기 때문이지요.
결국, 어르신은 '복지 서비스' 때문에 동네에서 소외,고립되어 버리는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순애, 홍석자 선생님께서 하신 이웃과의 꾸준한 인사는 참으로 귀합니다.
셋째, 때를 기다려 관계를 도모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어 하시면서 경계도 하시던 아주머니. 한 달이 지나니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시기에 할머님 댁에 가서 잘 계시는지
얼굴이나 한 번씩 봐 주십사 부탁드렸다.'
이 부분에 잘 나와 있습니다.
꾸준히 인사를 드리고 관계가 트이는 때를 기다려, 부탁드렸습니다.
이 점을 특히 제 것으로 취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꾸준히 지역사회를 '걸언'으로 만났기에
작은 부탁만 한 '걸언'이 결과적으로
할머니와 왕래하는 좋은 이웃, 마을을 이루게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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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활하는 동안 인사 잘 해야겠다고 생각은 늘 했는데,
임현미 선생님 말씀과 잘 정리해주신 생활관리사 선생님들 기록 덕분에
인사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 해야할지 다짐할 수 있었습니다.
농활기간 동안 인사를 꾸준히 방방곡곡 해야겠습니다.
인사로 마을 분들과 어르신과의 관계를 도모해야겠습니다.
좋은 기록 덕분에 농활동안 '인사도 하나의 귀한, 관계의 구실이겠구나'라고 깊이 깨우쳤습니다.
임현미 선생님, 김순애 선생님, 홍석자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농활 인사, 어떻게 할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첫댓글 밤새워 차분히 앉아 이야기 나누고픈 주상이의 거창에서의 첫걸음을 응원합니다. 이번 농활기간에도 많이 배우고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아 설레임입니다.
관계의 핵심은 때, 때의 핵심은 관계.
배움의 기회가 생기면 그 배움을 열이면 열 아니 그 이상으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주상이 오빠^^ 주상이오빠 그리고 거창팀 아자아자~입니다!
주상의 눈, 진지한 표정, 상대방에게 고정된 움직임 없는 눈동자...주상의 정중한 인사를 받으면 예를 갖춰 되돌려 주고 싶어져요.
좋은 것을 보고 듣고 읽으면 제 것으로 체화하는 스펀지 주상이. 응원합니다.
주상이의 나눔이 고맙습니다. 배움에 열정을 가지고 잘 보고 듣는 주상이의 여름을 기대합니다.
주상이 형, 잘 읽고 갑니다.
탄력성을 기른다는 말이 와닫습니다. 저의 섬활 활동에서도 지역사회의 탄력성과 기반을 기르는 활동이 되기를 항상 생각하며 활동 하겠습니다.
관계의 기본은 인사, 인사만 잘해도 풍성하게 얻어 먹을 수 있었지요^^
어르신들의 인격을 세우고, 어르신들의 삶속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옆에 있는 주상이형에게 많이 배웁니다. 옆에서 작은 거 하나라도 신경 써주고 도와주는 마음, 감사히 생각합니다^^
옆에서 섬겨주는 성철이를 보고 나는 더 많이 배운다. 고맙다, 성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