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에 배냇골에서 내리막 길을 내려가던 버스가
브레이크 파열로 대형사고가 났었지. 그 속에 내가 있었다.
나는 오른 쪽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지만,
눈동자를 다친 사람, 어깨가 부러진 사람, 별의 별 사람을 싣고
종합병원에 9일간 입원을 했었지. 그 일은 잊을 수도 없거니와
죽음의 계곡에서 살아온 뒤로, 지금까지 트라우마가 생겼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남의 차를 타면, 정서적으로 몹씨 불안감을 느낀다.
그 당시, 환자가 하도 많아서 보험회사 측에서는 얼른 합의를 보기위해
하루에 몇번 씩 입원실을 찾아와서 퇴원을 종용했다. 끔찍한 기억이라
잊으려고 애썼지.. 보험에 대해서는 넣을 줄만 알았지, 청구해 본 적도 없고,
그 자체가 번거로운 생각이 들어서 알아보지도 않았다.
세월이 흘러흘러~ 8년전의 일이 되었다.
이번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딱 하나 뿐인 나의 노후보험회사와 통화할 일이 생겼다.
통장을 막아놓았으니, 두달치 보험료가 빠져나가질 못했고, 미납 3개월이 되면,
보험이 효력을 상실한다는 전화를 받고, 그것부터 해결해놓고, 센터장에게 한마디했다.
보험은 가입할 때 뿐이고, 20년이 다 되도록 관리는 전혀 안한다고 섭섭하다 했더니,
날더러 병원 한 번 안갔으니, 통화할 일이 없지요 하길래, 입원한 적은 있지만
연락은 안했다고 했더니, 옛날에 가입한 보험은 오래된 것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알아보겠다고 하더니, 드디어 묻어 두었던 일을 수면위로 끌어 올려서 오늘 보상금을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자신있게 말하더니, 이제는 될지 안될지 모른단다.
8년 묵은 일을 이렇든 저렇든 정리할 수 있게 되어 그것 또한 다행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이 바빴다. 국민카드 건도 그렇고 보험 건도 그렇고
무심하면 늘 손해보기 일쑤다. 남들은 이 복잡한 세상을 어찌 헤쳐 나가는고?
첫댓글 돈되는 일에 무던 하시게도 무심하시네요.
그래도 돈 쫒아 살지 않으시니 대단해보이십니다.
곰님 같은 분이 잘되야 좋은 세상인데~.
우리 사회가 잘 되어 가는 게 맞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