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안 썰 55 - 엄마와 나
나의 고등학교 3년은 개인적으로는 정말 힘든 시기였어. 첫째는 전공선생님과의 갈등. 선생님을 스승으로서 존경할 수 없게 된 나만 아는 이벤트가 있었고, 감정이 깊어지니 적대심으로 똘똘뭉쳤었지. 선생님은 지금도 내가 그때 왜 그랬었는 가에 대해 모르실 거야. 둘째는 명문예고의 숨막히는 커리큘럼. 난 보기와는 다르게 허약체질인데(내가 이말하면 다 웃음..ㅋㅋㅋ 날 아는 자들 웃지마… 사실이야) 체력 방전이 빠른 스타일이라 하루에 8시간 실기가 있는 날이면 몸이 너무 고달퍼 다음 수업을 준비하면서 질질 울었던 적도 있었어. 그리고 매시간마다 최선을 다 하지 못했어. 그렇게 한다면 난 결국엔 그 모든 수업에 다 참여하지 못할 뿐더러 일찍이 이 학교에서 나가 떨어질게 뻔했거든. 학교를 다녔다기 보다는 버텼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아🫠 그렇게 버티고 버텨 고3이 되었지. 본격적인 입시레슨이 있기 직전 학기에 악명 높기로 유명한 I대 레슨에 배정이 된거야.
I대 레슨은 휘모리라 불리는 유명한 기본이 있는데 I대 강사선생님은 그걸 토할 때까지 돌리시는 분이었어. 나는 S대를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과연.. I대 레슨에 내 체력을 쏟는 게 나의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한 기로에 놓였지… 결론적으로 아니란 답을 내렸고,(솔직히 그때는 죽을만큼 춤 추기가 싫었어.. 그렇다고 벗어날 용기도 없음…ㅋㅋ) 그래서 혼자 레슨을 도망가기 시작해..ㅋㅋㅋ 사실 우리 학교에서 레슨을 도망간다는 건 대역죄거든. 근데… 한 번 도망갔는데 학교가 조용하네…? 발칵 뒤집히고도 남아야 되는데…. 그래서 또 도망갔어… 또 조용하네?? 계속… 도망갔어…ㅋㅋㅋ 막상 도망가서 뭘 하지도 않아 그냥 집에서 쉬는데 어찌나 그 시간이 행복한지.. 그렇게 열심히 홀로 도망을 이어가고 있는데 매일 같은 쳇바퀴에 하루 정도는 쉬고 싶었던 동기들이 단체도망 작당모의를 하더라고..ㅋㅋㅋ 그전에도 단체 도망이 한두 차례 있었거든.
분위기상 30명 중에 한 명이라도 안하겠다고 하면 실패라 누군가 몰아가기 시작하면 도망가지 않고 싶은 친구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동조를 하게 돼..ㅋㅋ 나는 이미 도망자였으니 친구들이 도망을 가던지 안 가던지는 크게 상관이 없었어. 그날도 나는 유유히 학교를 빠져나왔고, 작당모의를 하던 친구들도 모두 도망에 성공..ㅋㅋ 모처럼 도망 동기들이 생겨 모여 있었던 거 같은데, 전공선생님이 단단히 화가 나신 거지. 무려 고3 입시를 코 앞에 두고 있는 아이들이 사고를 쳤으니.. 전공선생님은 전체집합 및 학부모들을 소환하기 시작했어. 학교가 특성상 전국 각지에서 애들이 오거든 근데 라떼만해도 전공선생님의 권력이 대단했기 때문에 엄마들은 을의 위치였었어. 난 이 구조도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았었지. 다음 날 일이 있는 엄마들도 계실 테고, 정말 부산에서 대전에서 올라오시는 부모님들도 계시는데 종종 이런 학부모 소환이 있었거든.
나 역시 엄마한테 전화가 왔고 30명의 부모님들을 소환한다고 그분들이 모두 오시는 게 아니었기에 절!대! 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어. 일단 뭐.. 우리들은 한 명이라도 오지 않을 시 마지막 사람이 도착하기 전까지 모두 얼차려를 받는다고 해서 친구들을 위해서라도 가야했어. 버피테스트, 오토바이, 뭐 각종 극기훈련을 받고난 후에 선생님은 목검을 들었고, 2명은 엉덩이 100대 나머지 친구들은 엉덩이 50대를 맞았어. 그 두 명 중 한 명은 바로 나야 나. 선생님이 급으로 그 전에 잘못한 건에 대해(이미 마무리 된 일) 끌고 들어오면서 두배로 맞았지 뭐야. I대 레슨 도망 건이 아니라 다른 명목이었어. 선생님의 그런 모습은 원래 타겟이 나였으나 나만 100대를 때린다면 개인적인 감정이 드러날 것 같으니 그 친구를 싸잡은 듯한 느낌이었어. 조금의 미동도 없이 100대를 고스란히 맞았고 맞으면서 독기가 바짝 올랐지. 차라리 I대 레슨 건을 걸고 넘어졌다면 달게 맞았을텐데말야. 하여간에 모든 체벌이 끝나고 학교 운동장으로 나왔는데…. 하…. 엄마가 내 눈앞에……그렇게 오지 말랬는데…. 굳이 온 엄마한테 또 선생님은 내가 주동자라고 말을 했나보더라고…. 난 표범처럼 독립된 개체인데….^^ 바쁜 거 뻔히 아는데 인천에서 서울까지 와서는 내가 주동자라는 소리나 듣고 일찍 자는 엄마가 자야할 시간에 학교에 떡하니 서있는 게 갑자기 너무 화가나서 “오지 말라고 했잖아!!!!!!” 하고 학교가 떠나가게 소리를 질러버렸어. 주변에 친구들, 학부모님들이 일제히 우릴 쳐다봤지… 솔직히 내 딸이었으면 뺨이라도 한 대 날릴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엄마는 가만히 영화보듯 나를 보기만 했어. 그런 엄마를 뒤로하고 쌩하고 자취방으로 가버렸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엄마는 혼자 생각하셨대. “어휴 바빠 죽겠는데 저 계집애 때문에 선생한테 쪼이고, 사람들 앞에서 수모나 겪고 내가 도대체 왜 이런 일을 겪어야 되는거야???!!!”
그날 밤, 엄마 꿈에 전생을 보여주시더래. 엄마와 나 둘 다 경찰이었는데 엄마는 간부급 나는 엄마의 팀으로 이제 갓 들어온 신입경찰이었대. 옛날에는 경찰이랑 국가랑 조삼모사해서 사건을 제멋대로 처리했잖아?? 엄마와 내가 있던 팀도 의례히 그런 사건을 처리했었는데, 그 일이 조사가 잘못 된 게 탄로날 위기에 처했고 엄마는 그걸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인 나에게 덮어 씌워버렸대. 이제 갓 병아리 경찰이었던 나는 모든 누명을 쓰게 되었고, 억울함을 만천하에 알리고자 스스로 목에 총을 쏴 자결했다고 해. 우연인지 필연인지 나는 어렸을 때 목 가운데 엄청 크고 진한 까만 점이 있었어😁 꿈을 꾸고 깨어난 엄마는 그냥 과보로 받아 들이시기로 마음 먹으셨대. 그리고 정말 그 일에 대해서는 한 번도, 한 마디도 언급하신 적이 없어. 대신 나는 집으로 소환당해 구병시식을 당했지..ㅋㅋ 오죽하면 그 방법까지 쓰셨을까 싶기도 해.
참.. 나라는 모가 날대로 난 돌같은 인간을 봐줄만한 돌로 깎아 내기까지 엄마의 공이 컸어. 울 아버지 법사스님께서 자주 “자식은 부모한테 빚 받으러 온대~” 말씀하시곤 하는데 엄마와 나의 관계를 본다면 맞는 말 같기도 해🙂↕️ 엄마도 나도 현생에서 열심히 전생 빚 모두 청산하고 성불해야겠다🙏🏼 우리 스친들도 함께 성불하자구🙌🏼
♧마치 한편의 드라마 같내요
법사스님의 자식은 빚 받으러 오신다는
말씀과 모친의 그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똑 같은 일도 한 생각과 인연의 차이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로 달라지는거죠
☆어찌 빚 받으러온 자식만 있겠어요
빚 갚으러 온 자식도 있겠지요
물론 그 노므 빚이 뒤섞여서 뒤죽박죽
된 인연도 있지 않겠어요?
♤예고 시절의 빡쎈 여정이 참 힘드셨겠내요 잘 극복하고 박사님 준비하시니
인간만사 세옹지마로 참 변화가 많죠
글 쓰신분 응원할께요
꼭 박사 되셔서 부친 빚과 모친과의
전생의 인연까지 다 해결되시길
수행이란 이 처럼 그냥저냥 안되요
꼭 라이브로 고생시키고 되요
콩 심은데 콩 나니까요
♧갑자기 숭산선사꺼 출가한 미국인
하버드 출신 현각스님이 소환되내요
현각스님이 전생에 독립군이었다고
숭산스님이 말씀하셨다고 그런 논리와 인연으로 보면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떠드는 사악한 인간들의 과보는
썩 좋지 않겠지요 누군가를 위해 혹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인연은 숭고한듯 해요
사진은 운문사 비로전의 악착보살이다
악착스럽다
악착갔다라는 단어에 쓰이며
거의 목숭을 건 사투적 상황에서
이를 악물고
어찌 되었든 극락세계로 가야하기 때문에
한 가닦의 밧줄에 메달려 아등바등 악착같이
그 배를 타고 가려는 모습이다.
어쩌면 사바세계의 모든 인연이 깊은 모든
사람은 악착같이 사는듯하다.
첫댓글 사진은 악착보살 ㅎ
사진은 운문사 비로전의 악착보살이다
악착스럽다
악착갔다라는 단어에 쓰이며
거의 목숨을 건 사투적 상황에서
이를 악물고
어찌 되었든 극락세계로 가야하기 때문에
한 가닦의 밧줄에 메달려 아등바등 악착같이
그 배를 타고 가려는 모습이다.
어쩌면 사바세계의 모든 인연이 깊은 모든
사람은 악착같이 사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