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그리고 라떼(나 때는 말이야)세대
허 열 웅
세대世代라는 의미는 같은 시기에 태어나 그 생활 연령으로 인해 인격형성기에 비슷한 인생 경험을 공유하면서 집단적 태도, 가치, 행동 생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실제 산 햇수를 가르기는 실제 연령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얼마나 건강한지와 사회 여러 계층과 얼마나 소통이 원활한지를 가늠하는 생물학적 연령이 중요하다. 철 지난 권위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살가운 소통이 필요한 시기다.
20세기를 거쳐 간 인류를 대략 여섯 세대로 분류된다고 한다. 첫 번째로 <가장 위대한 세대>는 1900~1924년 사이에 태어나 대공황여파 속에서 제2차 세계대전을 겪고 전후 부흥을 일궈낸 세대, <침묵의 세대>는 1930~1945년생, <베이붐 세대>는 1950년 대 말부터 60년대 중반의 세대, 밀레니엄 세대란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 출생한 세대다. Z세대는 1990후반에 태어난 세대이다. 요즘의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로 취향이 확실하고 거대 담론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층이다.
MZ 세대는 1980년부터 1994년생까지를 일컫는 밀레니엄 세대와 1995년부터 2004년 출생자를 뜻하는 Z세대를 합쳐 일컫는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MZ세대는 2019년 기준 약 17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이목을 끌기 위해 예상치 못한 브랜드 간 협업, 합작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1985년생(36세)이 제일 야당의 당대표로의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정치의 대변혁을 예고하기에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M세대이고 그가 좌절하고 있는 Z세대를 일으켜 세우려하고 있다. 취업난에 고통을 겪는 세대를 보살핌은 당연하고 적절하지만 다른 세대에 대한 배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꼰대세대이고 그 누구의 관심도 없이 오히려 잊혀져가고 있는 느낌이다. 우리는 MZ세대가 상상할 수도 없는 환경 속에서 성장했으며 세상 풍파를 겪어온 여정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전기불이 없어 호롱불을 켜놓고 공부를 했으며 화장실이 아닌 뒷간을 사용했다. 수돗물이 없어 우물물을 마셨고, 전기밥솥 밥이 아닌 가마솥의 보리밥을 먹고 자랐다. 세탁기가 없어 손빨래를 하고 자전거가 최고의 이동 수단이었다. 짚신에서 벗어나 검정고무신을 신었고 운동화는 부잣집 아이들의 자랑거리였다. 백두산이나 한라산을 오르기보다 힘든 보릿고개 철에는 강냉이 죽이나 꿀꿀이죽으로 허기를 채웠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야 공부할 수 있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의 학창시절이었다.
컴퓨터나 계산기가 없어 주판세대였고 초등학교(국민)시절부터 시험을 봐 등수가 매겨지고 중학교에서부터 대학까지 입학시험을 치러야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공돌이 공순이가 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여자들의 최고의 직장은 방직공장이거나 버스 차장도 좋은 취직이었다. 고등학교 정도는 나와야 외국으로 나가 석탄을 캐는 광부가 될 수 있었고 파견된 간호사는 외국인 피 고름을 닦는 역할을 담당하는 험한 일을 해야만 했다.
우리는 월남전 세대였기에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명목아래 피를 흘리며 받은 달러 월급을 조국에 보내 경제부흥에 앞장섰던 세대이었다. 화약연기가 밴 옷을 벗어놓기 바쁘게 중동의 모래밭에서 일하는 노동자였다. 하루에 52시간의 배가 넘는 시간을 직장에서 공장에서 일하며 오늘의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끈 세대다. 젊은이들이 비하하며 부르는 꼰대들 중에는 자식에게 올인 하느라 노후대책을 준비하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이다. 지금도 재활용폐품을 줍고 자식한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힘겹게 생명을 지탱하는 분들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OECD 국가 중 꼴지에 가까운 노인빈국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5천년 역사가운데 가장 부강한 나라 지금의 대한민국을 발전시킨 자랑스러운 “꼰대”이다.
꼰대세대들은 6.25 전쟁 후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았던 해외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경제성장모델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어내기도 했다. 꼰대세대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신세대가 누리는 풍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런 설명은 생색이나 자랑이 아니라 막혀있는 세대 간에 소통을 하고자함을 말하고 싶다. 어느 날 70년도 중반 태생인 두 아들에게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돌아오는 말 “아버지! 그런 이야기에 아무런 느낌도 감동도 없어요, 앞으로는 하지마세요”냉냉한 반응이었다.
두 아들은 40대 나이로,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을 의미하는 50대 나이인 586 세대와 MZ세대 사이에 있는 “낀”세대이다. 선배들로부터는 기성세대 문화에 맞춰달라고 하고, 후배들로부터는 MZ세대 분위기를 이해해 달라는 요구에 부딪친 세대이다. MZ세대와 “라떼세대(나 때는 말이야)는 물론 모든 세대가 갈등을 벗어나 화합되는 날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욱 밝아질 것이다. 2030 청년층이 겪는 심리적 위기에 주목도 해야지만 점점 소외 되고 있는 꼰대세대는 물론 ”낀“세대의 고충도 헤아려야 한다. 소통의 원칙은 서로를 존중함과 공감이 우선되어야 한다. 각각의 세대는 어떤 장점이 있고 이들에게 배울 것이 무엇인지 서로 살펴보는 것으로 모든 국민의 소통의 물꼬가 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