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9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도봉산역광역환승센터
영북농협(06:25-08:05)
문혜리해상공원(08:42)
551봉(10:32)
610.0봉(10:50)
악희봉(12:10)
태화산(12:38)
방화선(14:00)
712.1봉(14:05)
763.7봉
각흘산(15:15)
방화선삼거리(15:44)
트럭(16:03)
용화동(16:54)
신철원터미널
영북농협(17:17-17:29)
도봉산광역환승센터(17:32-19:14)
◈ 산행거리
15km
◈ 산행시간
8시간 12분
◈ 산행기
운천 영북농협 앞에서 40분 후에나 있는 32번 군내버스를 못 기다리고 택시로 예전의 해상공원이 있던 식당 촌으로 가서 조금 위의 차디찬 문혜천을 양말을 벗고 건너 군부대 훈련장으로 들어가 억새들을 헤치며 타이어 계단을 밟고 능선으로 들어가니 쇠락한 낙엽들만 뒹굴고 적적하기 그지없다.
견고한 벙커들과 무너져 내리는 참호들을 지나 꽉 찬 덤불들을 뚫고 송전탑을 통과해 조망 트이는 암 능 지대에서 멀리 지장산과 금학산을 바라보다 삐삐선들을 잡고 낙엽에 미끄러지며 된비알을 치고 삼거리로 올라가 예전 지형도에만 삼각점이 표기됐던 551봉의 폐 삼각점을 확인하고 돌아와 벙커에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는 610.0봉의 낡은 삼각점도 알현한다.
군인들의 전투 식량 껍데기들이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벙커 위에 앉아 찬 막걸리 한 모금으로 허전한 마음을 달래고 다시 송전탑을 지나 오른쪽에 거봉으로 솟아있는 태화산을 기웃거리며 흐릿한 족적 따라 가파른 암 능 지대들을 휘돌아 몇 번이나 속은 끝에 제일 높은 암 봉으로 올라서면 지맥 꾼들의 표지기 두엇이 반겨준다.
최근 치성을 드렸는지 기암 밑 정상석에 소주병 두어 개와 소주가 듬뿍 담긴 컵들이 놓여있는 대득지맥의 악희봉(x720m)과 만나 개운한 마음으로 다시 이어지는 된비알을 치고 봉우리로 올라 오른쪽으로 떨어져 있는 태화산(795.0m) 헬기장의 낡은 삼각점을 확인하고 돌아와 올 4월에 앉아서 쉬었던 돌 참호에서 막걸리를 마시고는 이어지는 험준한 암 능들을 신경을 쓰며 통과한다.
마른 낙엽으로 겨울철 빙판만큼 미끄러운 급경사 지역을 엉덩이를 대고 잔뜩 긴장해 지그재그로 뚝 떨어져서 내려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지겹게 나타나는 바위들을 넘어 기다렸던 방화선으로 올라가 712.1봉의 삼각점(갈말433/2003재설)을 만난다.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하게 펼쳐지는 방화선의 조망을 가없이 즐기며 한북정맥에서 광덕산과 대성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줄기와 명성산을 둘러보다 구덩이 파인 763.7봉으로 올라가 삼각점을 찾다가 포기하고 멀리 아련하게 모습을 보이는 각흘산으로 향한다.
거센 바람에 몸을 떠는 마지막 억새들을 바라보며 대형 벙커들을 지나고 푸른 소나무들로 단장한 아름다운 암 봉들을 넘어서 암 능 따라 곳곳에 서 있는 기암들을 지나쳐 자등현 능선과 만나서 정상 판과 삼각점(갈말311/2007재설)이 있는 낯익은 각흘산(736.8m)으로 올라가 굴곡 심한 명성산과 내려갈 방화선을 바라보며 남은 간식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방화선 삼거리에서 약사령 산길과 헤어져 서쪽으로 꺾어 밧줄이 길게 매어져 있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철망을 붙잡고 가파른 방화선을 이리저리 내려가니 돌멩이들은 마구 무너져 내리고 밟을 때마다 쭉쭉 미끄러져 진땀이 흐른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벤치로 내려가 누군가 산꼭대기에 갖다버린 트럭임을 깨닫고 도무지 이해가 안 되어 머리를 젓다가 계속 이어지는 방화선을 긴장해서 내려가 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지계곡을 건너 밧줄들을 잡고 절벽 같은 된비알을 치고 704.6봉에서 오는 능선과 만난다.
완만해진 방화선에 안도하며 거침없이 펼쳐지는 대득지맥과 점차 다가오는 짙푸른 용화저수지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꺾어지는 철망과 헤어져서 끝까지 능선을 따라가면 어느덧 방화선은 끝이 나고 아직 가을 색이 남아있는 분위기 좋은 숲길이 이어진다.
잘 단장된 무덤을 지나 사격장 경고판들이 서 있는 임도를 따라가다 굳게 닫힌 철문을 우회해 첫 농가로 내려가 텃밭 일을 하던 중년 부부를 만나는데 신철원까지는 너무 멀어 걸어서 못 간다며 마침 일이 끝났으니 데려다준다는 주인장의 차를 얻어 타고 대득지맥 이야기를 나누며 삼부연폭포를 지나 편안하게 시내로 나간다.
▲ 구 해상공원
▲ 문혜천
▲ 당겨본 고남산과 북대(?)
▲ 551봉
▲ 610.0봉
▲ 악희봉
▲ 태화산
▲ 태화산과 악희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
▲ 대성산
▲ 명성산
▲ 지장산과 금학산
▲ 상해봉과 광덕산
▲ 벙커
▲ 지나온 대득지맥
▲ 각흘산
▲ 명성산
▲ 화악산과 한북정맥
▲ 방화선 갈림길
▲ 용화저수지로 이어지는 방화선
▲ 각흘산
▲ 방화선
▲ 산중의 트럭
▲ 내려온 방화선
▲ 지나온 악희봉 능선
▲ 방화선
▲ 용화저수지
첫댓글 방화선 탐방 하셨네요^^
얼마 전 제가 갔을 때보다 조금 스산한 느낌입니다
예~~이제 겨울입니다...
산길이 엉망이네요~ㅠ 그래도 고마운분을 만났으니 ㅎ
주민 말로는 2-3일 전에 육군 병력 2-300명이 사격장 방화선 정리했다고 하더만요. 내려올려면 진땀 납니다...^^
같이 갔으면 우체국장님한테 연락했을텐데
지금도 철원 사시나...? 벌써 퇴직 하셨다며...?
@킬문 신철원 살아요. 퇴직하고서
아는 분이었으면 신철원에서 연락 드렸지... 정말 얼마 전에 소주폐인 돌아가신 것은 알았어...?
각흘봉쪽 방화선 심각하네요. 지금은 사격장으로 안쓰지 않나요? 나무 심으면 좋을거 같습니다~~
군에서 관리는 하는데 무너져 내려서 힘든 것 같아요...가리왕산은 뭐, 손댈 수도 없겠더만요...
산길은 어떤지 짐작은 가지만 전망은 션하네요.여전히 이산저산 바쁘시네요.ㅎ
그냥 발길 닿는 데로 갑니다. 너무 먼 곳은 이제 가기도 힘들고요...
대득지맥과 각흘산 용담도 지고 말았겠지요.
이제 겨울인데요, 뭐...각흘산도 지겹게 다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