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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독서클럽♥ 책으로 만나는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예쁜글씨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시원한 실내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에 10만 원을 내는 사람과 땡볕에서 12시간을 일하고 8,000원을 받는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 그것이 럭셔리 투어 여행기를 쓰던 밥 해리스의 눈에 들어온 풍경이었다. 그 상황을 바꿀 방법을 찾던 밥은 키바(Kiva)라는 단체를 발견한다. 키바와 소액 대출이 가난한 사람들의 꿈을 돕는 것이라고 판단한 밥은 그들이 가진 꿈과 미래에 25달러씩을 ‘투자’했다. 그러고 나니 궁금해졌다. ‘정말 내가 한 투자가 도움이 되었을까?’, ‘정말 그들의 삶이 나아졌을까?’『25달러로 희망 파트너가 되다』는 이 질문과 함께 시작된 밥의 여행기이자, 경제적 불평등 해소법으로 떠오른 소액 대출의 명암을 관찰하는 보고서이다. 밥처럼 보통 사람들의 작은 투자가 도움이 되었을까? 키바를 통해 대출을 받은 사람 중 98.8퍼센트는 그렇다고 말한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키바를 통해 투자된 금액은 5억 8,000만 달러, 77개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과연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더 나은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순간을 목격한 한 사람의 목격담이기도 하다.
돈으로 드리운 그늘을 돈으로 걷어내다
21세기, 자본의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기부나 후원을 고려해보았을 것이다. 한 끼 밥값이 가난한 사람의 30일분의 식사가 된다는 문구와 함께 파리 쫓을 힘조차 없는 슬픈 눈의 아이의 사진을 본다면 누군들 그렇지 않겠는가? 밥을 먹고 있거나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고 있다가도 슬그머니 손을 내려놓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개발도상국 지역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종의 부채나 동정의 감정과 함께 자신이 그 사진 속에 없다는 데 희미한 안도를 느끼며 마치 빚을 갚거나 적선이라도 하듯 후원이나 기부를 한다. 그 의도야 어떻든, 그것으로 누군가를 가난에서 구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방법론을 따지기에 그들의 가난은 15초에 한 명이 죽어갈 정도로 절박하니 말이다. 하지만 키바(Kiva)와 밥 해리스, 그리고 소액 대출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런 일시적이고 감정적 가난팔이는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사막에 물 한 병을 부었다고 해서 비가 왔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일시적인 방법으로는 상황을 개선시킬 수 없다. 키바의 공동 설립자인 제시카 재클리 역시 아무리 도와줘도 “늘 거기에 있을 것만 같은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TED 강연에서 말한 바 있다. 이런 절망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들거나 후원 단체를 의심하게 하기도 한다. 실제로 “돕고는 싶지만 후원금이나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어서 기부나 후원을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25달러로 희망 파트너가 되다』의 저자 밥 해리스 역시 “위급 사태를 모면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건설하게 해줄 것”과 “직접 연결을 맺어 그 돈이 어디서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그가 럭셔리 투어 여행기의 원고료로 받은 2만 달러를 통상적인 후원단체가 아닌 키바를 통해 투자하기로 결심한 것은 그의 조건에 키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키바라는 단체를 거치지만, 밥이나 다른 사람들이 낸 25달러는 후원금으로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꿈꾸는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된다. 키바는 현지 소액 대출 기관과 연계하여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의 정보와 대출금 사용 용도를 정리한 뒤 키바 홈페이지에 올린다. 대출을 해주려는 후원자들은 그 정보들을 확인하고 대출을 결정한다. 젖소 한 마리, 지붕 수리, 아이 등록금, 모기 퇴치용 가죽 팔찌 제작, 농지나 오토바이 구입 등을 위해 빌린 돈은 장기간 동안 조금씩 상환된다. 상환을 마치면 대출자는 다시 대출을 받아 사업의 규모를 조금 더 키울 수 있게 되고, 이 사이클이 반복되면 마침내 소액 대출이 필요 없는 정도의 경제 수준에 이르게 된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이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게으를 것이라는 일반의 편견과 달리 그들 역시 똑같이 더 나은 생활을 꿈꾸고 미래를 계획한다. 그들이 가난한 것은 게으르거나 무식해서가 아니라 정당하고 공평한 기회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난은 전쟁, 질병, 자연재해, 자원 고갈, 부정부패, 착취 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다. 물론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준다고 해서 이런 문제들이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가난의 가장 큰 원인인 가난이라는 사이클을 깰 수는 있다. 소액 대출이 전쟁을 종식시키거나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정치적 평등을 성취하지는 못하지만, 가족의 식탁에 빵을 올려놓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는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미래를 생각하고 계획할 도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절망의 사이클을 깨뜨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
소액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찾아 떠난 여행에서 밥은 불교도, 힌두교도, 개신교도, 이슬람교도, 천주교도, 비종교인들을 만났고, 그들이 경험하고 있는 삶의 역경을 목격했다. “어떻게 견딜 수 있었냐”고 끊임없이 묻는 밥에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주어진 삶을 살아나가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들이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한 고난의 해법이었다. 수십만 명이 죽은 그 땅에서 사람들은 터지고 찢어진 상처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었다. 오직 자녀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았던 우리들의 부모님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키바의 대출 후원자들은 단지 25달러가 아닌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대출해준 사람이 상환을 마쳤을 때 기뻐하고 환호한다. 그리고 그들의 성취에 감동한다.
때로 우리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우리 능력의 한계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리고 우리의 지혜, 우리의 친절, 우리의 삶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그럴 때면 자포자기하거나 고개를 돌리고 싶은 유혹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밥은 말한다. 누군가를 도와주었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면, 우리는 이미 우리 근처에 와 있는 더 좋은 세상을 잠시라도 경험해본 것이라고. 더 많이 사랑하라, 그것만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은이 밥 해리스 Bob Harris
밥 해리스는 1963년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근처의 시골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제임스 로버트 해리스는 제너럴 모터스의 공장 노동자였는데, 생계를 위해 야간 근무와 제2, 제3의 시간제 일까지 해야 했다. 자식만은 공장 노동자를 시키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바람대로, 케이스웨스턴리저브 대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뒤 시카고로 옮겨가 델 클로즈로부터 “그렇습니다, 그리고(Yes, and...)” 철학을 배웠다. 이후, 구성작가를 비롯한 방송인, 유머리스트, 드라마 작가 등의 다양한 직업을 거쳤다. 전 세계 최고급 호텔을 돌아다니면서 그 소감을 쓰는 여행기 작가 일을 하면서 세상의 불공정함과 가난을 목격한 밥은 무언가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키바(Kiva)를 통하여 소액 대출을 시작했다. 이후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삶이 정말 나아지고 있는지, 아이들이 더 나은 음식을 먹고,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널리 호평을 받은 『트레베키스탄의 죄수(Prisoner of Trebekistan)』, 전 세계 분쟁 지역의 이야기를 소개한 『누가 누구를 미워하나(Who hates Whom)』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책 『25달러로 희망 파트너가 되다』는 그 여행의 기록이자 삶이 고단한 사람에 대한 그의 애정, 방송과 코미디를 통해 쌓은 유머, 세계의 분쟁지역에 대한 해박한 지식의 집합체이다. 소액 대출을 받은 이들에게 “정말 소액 대출이 도움이 되었나요?”, “당신의 삶이 나아졌나요?”라고 묻고 다니는 밥 해리스는 현재까지 67개국 5,300명 이상의 이웃에게 대출을 해주었다.
옮긴이 이종인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을 역임했다. 이후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면서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도서들을 150권 이상 번역했다. 최근 번역서로는 『지금은 행복한 시간』, 『블록버스터 법칙』, 『국부론 이펙트』, 『행복하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유쾌한 이노베이션』, 『소여턴스프링스 이야기』, 『폴 존슨의 예수 평전』, 『로마제국 쇠망사』, 『요한 하위징아』, 『중세의 가을』, 『칭기스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 『퇴임 후로 본 미국 대통령의 역사』 외 다수가 있다.
이 책에 대한 찬사
이처럼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책이 재미있기까지 하다니 신기한 일이다. 재미있고 다정하며 통찰력 깊은 이 책 『25달러로 희망 파트너가 되다』는 감동적인 개인의 회고록인가 하면 소액 대출의 세계를 소개하는 명쾌한 입문서이기도 하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세계의 다양한 오지를 직접 방문한 밥 해리스가 소개하는 놀라운 일화와 인상적인 인물들로 가득하다. 『25달러로 희망 파트너가 되다』는 아주 간단한 개념으로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생활을 개선시키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그 개념은 바로 ‘자선의 미덕’을 넘어서서 상호연결의 즐거움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 조스 웨던, 『어벤져스(The Avengers)』 감독
여러 가지 면에서 놀라운 책이다. 이국의 여행지를 이웃집처럼 쉽게 방문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여행기이자,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빈민 자립과 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역설하는 책이다. 또한 어려운 생활환경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나면 전보다 더 강해지고, 가슴에 가득 찬 희망과 함께 세상과 더욱 가까워짐을 느끼게 된다. 한마디로 말해서, 재미있고 인도적이며 감동적이다.
-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포스트 미디어 그룹」 회장
밥 해리스는 구제불능의 잘난 체 하는 사람이 되지 않고서도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밥 해리스의 『25달러로 희망 파트너가 되다』는 독자의 눈을 뜨게 해 주었으며, 감동적이고 흥미진진하다.
- 스티븐 핑커, 『빈 서판(Blank slate)』, 『언어본능(language instinct)』의 저자
이 책을 읽어보라. 밥 해리스처럼 겸손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도움의 손길은 세상을 개선시킨다. 그는 개선의 방법을 소개하는 한편 읽는 재미도 심심치 않게 안겨준다. 이 책에서 재미와 의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 아터 필립스, 『아서의 비극(The Tragedy of Arthur)』의 저자
“정말 깊은 감동을 느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10분 뒤에 나는 캄보디아에 켄의 국제 은행을 개설했다.”
- 켄 제닝스, 『내가 말했으니까!(Because I said so!)』의 저자.
본문 발췌
나는 절망이 어떤 기분인지를 몰랐다. 하지만 돌아보면 아버지의 얼굴에는 그것이 있었다. 어쩌면 아버지는 내가 공장 노동자가 되지 않아서 자랑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그분의 목표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결코 부자가 되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빠져나가는 것으로 충분했다. 항구를 바라보며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몬테카를로의 카지노로 걸어가는 내내 그 생각만 났다. (22쪽)
설령 70달러짜리 커피가 70센트짜리 커피보다 백배 더 맛있다고 해도 그건 잠시 동안 지속되는 개인적인 쾌락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내가 코피 루왁을 마시지 않고 그 돈으로 말라리아 퇴치용 모기망을 사거나 열 명의 노동자에게 식사를 한 끼 대접했다면 혹은 거리의 창녀에게 잠시나마 휴식할 시간을 주었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한결 보람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설사 과용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더라도 말이다. 여기에는 누군가의 삶을 좀 더 개선시키겠다는 의지, 다시 말해 사랑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이 바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33쪽)
피곤한 네 명의 노동자에게 음식을 나눠준 것은 선의의 표시였다. 그러나 사막에 물 몇 방울 뿌리고서 그걸 비가 내렸다, 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이상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나는 부자가 아니었다. 잠시 세상의 고급 호텔을 돌아다니면서 부자 행세를 하고 있을 뿐이었다. 뭔가를 하기 위해 나의 전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가난한 사람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인 결과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이 노동자들 ─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 ─ 을 좀 더 지속적인 방식으로 도와줄 길은 없을까? (41쪽)
가난은 전쟁, 자연재해, 자원 고갈, 나쁜 행정과 부정부패, 착취 등 다양한 원인을 갖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소액 대출을 해준다고 해서 이런 문제들도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가난의 가장 큰 원인은 가난이라는 사이클 그 자체이다.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가난하면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다. 교육을 받지 못하면 모든 것이 힘들어진다.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 천연자원 부족을 해결하는 것, 더 좋은 정치 환경과 근로 조건을 위해 싸우는 것, 다른 사람들과의 갈등을 해소하는 것 등을 제대로 하려면 교육적 배경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먼저 가난의 사이클을 깨뜨리는 것이야말로 다른 모든 일을 한결 수월하게 해낼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 소액 대출은 전쟁을 종식시키고, 부정부패를 뿌리 뽑고, 정치적 평등을 성취하지는 못하지만 가족의 식탁에 빵을 올려놓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게 해준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성공할 기회가 훨씬 많아진다. 가난한 일꾼들에게 미래에 대하여 생각하고 계획할 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절망의 사이클을 깨뜨리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그 도구가 재정적 결과를 가져올지 여부는 따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수치로 표시하는 것은 내 생애에서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리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73~74쪽)
수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흉물스러운 전쟁은 사람들의 이기심을 계몽시킬 수 없었지만 소액 대출은 그럴 수 있었다. “돈은 종교가 없어요.” 나는 난생처음으로 사람들의 타고난 이기심 속에서 일종의 희망을 보았다. (149쪽)
나는 거기 그대로 서서 이런 순진함과 믿음이 각각의 새로운 세대에 예비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진 이곳, 바로 그 학살의 땅에서도, 그 가족들 사이에서도 벌어지는 이런 천진난만한 포옹이 우리 인간성의 한 부분이었다. 만약 광풍이 인간성의 한 부분이라면 이런 어린아이들 ─ 낯선 사람을 환영하고, 포옹하고, 장난치고, 웃어주는 이 자연스러운 충동 ─ 또한 인간성의 한 부분이다. 우리가 최악의 광풍을 겪은 이후에도 인간성의 가장 좋은 부분은 여전히 남아 있다. 나는 희망을 찾아 르완다에 왔다. (232쪽)
수십억의 사람들이 자기 잘못도 아닌데 남들보다 엄청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 사라예보나 키갈리, 르완다의 어둠침침한 뒷골목 가게에서 그 집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면서 온몸으로 그 가난 속에 뛰어드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개인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류에 대하여 낙관적인 견해를 유지하기가 참으로 어렵다. 기아, 영아 사망, 기타 참사 등을 간단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기념비를 세우거나 혹은 남의 기념비를 파괴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을 볼 때 전망은 더욱 암담해진다. 아라리와, 제네 자 제네, 주후디, 우르웨고 등에서 본 성공 사례들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 내가 방문했던 곳들에서 느낀 따뜻함과 우정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이곳 로스앤젤레스와 정서적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255쪽)
이 프로젝트의 시작 단계, 그러니까 내가 처음으로 대출을 후원했을 때 나는 그리 오래되지 않은 속담을 잠깐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물고기를 주면 그저 한 시간을 먹일 수 있을 뿐이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면 평생을 먹일 수 있다는 속담. 그런데 소액 대출은 이미 물고기를 잡을 줄 아는 사람을 도와 한 발짝 더 나아가게 했다. 배를 고칠 수 있는 적은 액수의 돈을 빌려주었는데 이런 효과를 낸 것이다. 그렇게 잠깐 생각했던 속담이 내 눈앞에서 현실로 다가왔다. (302쪽)
다른 사람을 돕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우리의 지혜, 우리의 친절, 우리의 삶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더 어렵다. 세상의 최악을 생각하고, 이기심과 공포 속으로 도망치며 그저 고개를 돌리고 싶다는 유혹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와주었거나 반대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다면 우리의 근처에 와 있는 더 좋은 세상을 흘낏 엿본 것이다. (348쪽)
나는 이런 식으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결코 상상도 하지 않았고, 더욱이나 그것을 계획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이 여행에서 나는 불교도(캄보디아), 힌두교도(인도), 개신교도(케냐, 르완다), 이슬람교도(보스니아, 레바논), 가톨릭교도(페루, 필리핀), 비종교인(여기저기)들이 삶의 역경에 대해 거의 똑같은 접근법을 보여주는 것을 목격했다. 그것은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었죠?”라는 노골적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더 사랑하면 당신이 이긴 겁니다” 같은 잠언이 전 세계의 선량한 사람들에 의해서 실천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었다. 이제 나는 희망을 넘어서서 확신을 갖게 되었다. 내 눈으로 그것을 직접 봤으니까. 그것은 내가 고향으로 자랑스럽게 가지고 갈 정신적 재산이다. (365쪽)
지금껏 보아온 사람들 중에서 가장 가난하고 가장 무력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고 당신이 고려하는 일이 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그가 그것으로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얻을 수 있을지? 그것이 그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운명을 통제하도록 해줄 것인지? 다른 말로 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굶주리는 수백만 우리 동포들을 자치로 이끌 수 있는지?
그런 질문을 던져보면 당신이 가졌던 의심과 자아가 차츰 사라지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간디의 부적’으로 알려진 이 제안은 183센티미터 높이의 돌에 새겨져서, 델리의 야무나 강 근처 그를 화장했던 곳과 간디 기념관 입구에 세워져 있다. 간디는 평생 동안 많은 저서와 지혜의 경구를 내놓았지만, 오로지 간디의 부적만이 기념관 입구에 세워져 있다. (393쪽)
차 례
저자 노트: 7
들어가는 말: 모로코로 가는 길 11
1. 세상의 불공정성을 목격하다: 리비에라, 두바이, 더 월드 21
2.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만나다: 싱가포르, 발리, 베이징 41
3. 대답을 찾아 헤매다: 시카고, 피지, 브로드웨이 59
4. 키바로 결정하다: 샌프란시스코 83
5. 문제 속으로 들어가다: 쿠스코 91
6. 돈에는 종교도, 인종도 없다: 사라예보 121
7. 척박한 땅에서도 싹은 자란다: 나이로비 165
8.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었죠?: 르완다 203
9. 실망하고 다시 희망하라: 다르에스살람, 안드라프라데시, 태평양 237
10. 용서를 배우다: 하노이, 캄보디아 275
11. 원점으로 돌아오다: 카트만두 307
12. 평범하고 놀라운 힘, 믿음: 인도 315
13. 더 사랑하면, 당신이 이긴 겁니다: 베이루트 351
14. Yes, and...: 미국 367
약어 풀이와 기타 용어 395
추신 395
주 398
감사의 말 414
역자 후기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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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집 기간 : 8월 4일 ~8월 13일
◆ 모집 인원 : 10명
◆ 발표일 : 8월 14일
◆ 서평 작성 마감일 : 책수령 후 2주 이내 (→책수령과 서평완료 댓글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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