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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태환 금강전자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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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전자랜드 2층의 오디오전문점 금강전자(대표 고태환·48)는 오디오 전문잡지 ‘월간 오디오’의 오디오점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만족도조사에서 6년간 내리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988년 금강전자를 연 고 대표는 ‘친절’이 비결이라고 했다. 18평 규모의 가게는 전자랜드 안의 타 오디오점처럼 규모가 큰 것도 아니어서 특별히 시선을 끄는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고 대표는 “제품에 하자가 있으면 책임 지고 처리해 왔습니다. 혹여 제품 결함이 고객의 잘못인데도 고객이 제품 하자라고 고집하면 양보하기까지 했지요. 그렇게한 게 오늘이 있는 밑거름이 된듯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금강전자에는 10년, 20년된 단골이 많다. 사람들은 대부분 입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고 한다.
고대 안암병원의 강재성 전 원장, 한국철도시설공단 정종환 전 이사장, 지난 1987년 박종철군의 부검의였던 황적준 고려대 의대 교수도 단골. 이밖에 고위층 인사들과 이름만 대면 아는 유명인사들이 줄줄이있다.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을 가진 분들이 고전음악을 가까이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분들이지요.” 기자가 단골들 이름을 캐물어도 그는 “프라이버시 때문에 어렵다”며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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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전자 내부에 꽉 들어차 있는 오디오 기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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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기억에 남는 손님으로 한 환경미화원을 꼽았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 한 50대 중반의 남자가 찾아와 오디오를 구입하겠다며 돈을 맡겨왔다. “청소부 일을 하시던 분이었는데 조금씩 폐품수집해서 받은 돈을 4년간 꼬박꼬박 제게 맡겨왔어요. 오디오를 구입하시겠다구요. 누구보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분이라 제가 한 수 배웠죠. 지금은 연락이 안되서 돌아가신건 아닌지 걱정입니다.”고 말했다.
금강전자에서 취급하는 고가 제품은 수천만원에 이른다. 최고가제품은 파워 앰프의 경우 그리폰사(Gryphon)의 안틸레온 시그네쳐(Antileon Signature )가 2250만원, 프리앰프는 마찬가지로 그리폰사의 소나타 알레그로(Sonata Allegro)가 1500만원이다. 스피커는 다인오디오(Dynaudio)의 에비던스(Evidence)가 9500만원이고, CDP는 그리폰사의 미카도(Mikado)가 1200만원. 턴테이블은 EMT사의 927이 2000만원으로 최고가이나, 금강전자에는 비치돼 있지 않고, 이곳에는 380만원짜리 아비드(Avid)사의 디바(Diva)가 있다고 했다. 고 대표는 “최근 미국에서 중고LP판들이 적지않게 유입되면서 턴테이블을 찾는 사람들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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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비드(Avid)사의 턴테이블 , Diva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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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제일 잘 나가는 제품은 호블랜드(Hovland))사와 나드(Nad)사의 앰프로 가격은 400~500만원대. 스피커는 역시 다인오디오 제품이 잘 나가는데 가격은 300만원대이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하고 현대자동차 품질관리부서에서 4년간 일하던 고 대표가 오디오로 전업한 것은 지난 1982년. 고교 때부터 우연한 계기가 돼 매료된 오디오를 직업으로 삼기로 하고 서울 세운상가의 한 오디오 전문점에 종업원으로 들어가면서다. 장사 수업을 하는 중간중간에 책도 보고 손님들을 귀찮게 따라다니면서 오디오를 배웠다. 그때 오디오 매니아 손님을 사귀어 놓은 것은 개업한 후 고씨의 자산이 되었다.
6년을 종업원으로 일한 그는 1988년 독립했고, 올해로 23년째 오디오 판매를 하고 있다. 사업에 탄력이 붙으면서 동생인 명섭씨도 가세, 다니던 현대전자에 사표를 내고 서울 서초동에 금강전자 서초점을 냈다.
요즘 고 대표는 취미 생활로 산삼을 찾아다니는 ‘심마니’를 하고 있다. “풀을 벗삼아 산에 오르다보면 정신이 맑아져서 좋습니다” 고씨는 3년간 치악산과 화악산을 돌아다닌 끝에 산삼을 세뿌리나 캐기도 했다고 한다.
※제품 구입 팁: 음악 매니아가 아닌 일반인들이 수많은 스피커와 앰프의 종류와 특징을 알고 사용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가격 또한 부담된다. 싼걸 사자니 왠지 염려되고 그렇다고 고가의 제품을 덥썩 구입하기엔 부담이 크다. 이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고태환 대표는 “음악은 즐겁게 들으면 된다. 100~200만원대만 구입해도 음악을 듣는데는 상관없다. 일단 싸고 좋은 걸 구입한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차차 좋은 것으로 바꾸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기자가 하나 권해달라고 하니 중저가인 다인오디오의 PSB스피커를 추천했다. 음악 감상을 취미생활로 할 때 제일 좋은 것은 연주회장에 갔을 때처럼 원음을 살려 듣는 것이다. 그렇기에 원음에 가깝게 나올 수 있는 스피커가 가장 좋은 스피커라고 덧붙여 말했다.
제품을 구입할 때는 기기에서 악기의 특성이 잘 발휘되는가를 따져보는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스피커에서 음을 담당하는 트위터(Tweeter)가 하드인지 소프트인지에 따라서도 음이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하드 돔 트위터의 경우 금속소리가 잘 나기 때문에 심벌즈나 트라이 앵글등의 소리를 잘 표현하며, 소프트 돔 트위터는 현의 부드러운 음을 잘 표현해낸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오디오를 사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