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빈민가에 살고 있던 T씨(20여).
그에게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할 유일한 비상구였다.
한국 TV 드라마를 통해 '오빠' '사랑해요' 등 간단한 한국말을 익히면서 '그날'을 기다려왔다. T씨가 남편 장모 씨(47)를 처음 만난 건 올 2월 7일. 호찌민에서 국제결혼회사 주선으로 장 씨와 선을 본 것.
한국인과의 국제결혼에서 실패한 이야기도 들었지만, 남편의 첫인상은 괜찮아 보였다.
직업이 없고 나이가 많아 걱정됐지만 한국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걱정을 눌렀다. 다음 날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결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결혼식은 열흘 뒤 호찌민에서 치렀다.
입국 수속 절차 때문에 T씨는 베트남에 남고 남편이 먼저 부산 사하구 신평동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4월 24일 여권과 비자 문제로 다시 베트남에 온 남편을 친정 식구들에게 인사시켰다. 마침내 T씨는 이달 1일 한국 땅을 밟았다.
약 10평 짜리 단칸 전세방을 보고도 실망하지 않았다. 언어 때문에 집에서만 보내야 했지만 T씨에게 남편은 한국에서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8일 오후 7시 반 장 씨가 돌변했다. 저녁식사를 하다가 장 씨가 무턱대고 주먹과 발로 아내의 얼굴과 온몸을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했다.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와 아내의 배 부위를 찔렀다. 얼마 뒤 정신을 차리고 아내를 흔들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며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인 T씨가 너무나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장씨는 인근 치안센터에 전화를 걸어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했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귀신이 아내를 죽이라고 말하는 환청을 듣고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장 씨는 베트남에 선을 보러 가기 직전에도 정신질환 증세로 5일간 병원에 입원했다. 2002년부터 부산 모 병원 2곳에서 57차례에 걸쳐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았다.
2005년엔 '환청이 들린다'며 부모를 폭행하기도 했다. 아들을 걱정하던 어머니는 장씨에게 결혼 전 여러 차례 의약품 복용을 권유했다. 장 씨는 "약을 먹으면 아내가 이상하게 여길 것 같다"며 약을 먹었다. 장 씨 어머니는 "8년 전 아들이 장가를 못 가 우울증을 앓더니 정신질환 증세까지 보였다"며 "며느리를 딱 한 번 봤는데 이런 일이 이러날 줄 몰랐다"고 울먹였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9일 장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중개한 결혼업체에 대해서도 인가 여부, 소개과정에서의 불법 여부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혼 상대자에 대한 사전 검증 없이 돈만 내면 무조건 연결시켜 주는 국제결혼업체의 그릇된 상혼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주한 베트남영사관과 경찰은 T씨의 여권번호 등을 토대로 베트남 현지 가족 연락처를 파악하고 있다. 베트남영사관 관계자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베트남 정부에 사건 경위 등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10년 7월 10일 토요일 동아일보 =
첫댓글 춘천서 닭곰탕을 주문하고 기다리던 중 접하게 된 기사임다.. 바로 아래 기사에는 '베트남여성 26명 불법입국시켜 성매매 가요'란 기사가 있슴다.. 기사를 보며 가슴이 답답해져왔슴다.. 젤 먼저 든 생각이
'노랑개비' 이름으로 여성의 유족에게 위로금을 전달
하면 어떨까 해서 식당 사장님께 양해를 구하고 해당 기사를 가져왔지만 인천와서 잊고 있다가 '다음' 기사의 조금은 위안이 되는 기사를 접하며 기사를 올리게 되었슴다..
어린나이에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가 7일만에 주검으로 돌아간 이국 여성의 운명에 가슴아픈 명복을 빕니다...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어린 베트남신부 삼가 명복을 빕니다, 좋은세상에 나소서,,,()나무 아미타불()
대한민국의 남성임을 부끄럽습니다.
이한몸 사람사는 세상이 올때까지 투쟁의 강도를 높이겠습니다.
결혼식을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했을까요? 진정 아내를 사랑해서 결혼해야 했을.. 거의 딸 뻘인 여자, 사랑을 해서 한 결혼이 아니라 소개로 소개로 어떻게 끌려가다시피 결혼한게 아니었는지 의문이 들어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