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마지막 한 마디
가슴 한 켠 남겨 두는 것은
언젠가 다시
돌아올지 몰라
ㅡ한강우
〚쪽수필/오정순〛
한 젊은이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려서 부모와 여러 형제들이 나들이를 갔다가 버스를 갈아 타며 막내가 차에 오르지 못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 초등학교 5학년이면 모를 게 없는데도 부산이란 낯선 도시에서 가족을 놓치자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의 인생은 엎어진 밥그릇 신세가 되었다. 구두닦이에서부터 온갖 바닥 생활을 훑다가 집 주소와 전화번호가 생각나도 자신의 행색이 너무나 초라하여 돌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구러 군에 입대하자 특수부대로 차출되어 군복무를 성공리에 마칠 즈음, 서울의 집이 너무나 그리워 찾아갔다.
동네에 진입할 때의 심정은 제발 이사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구멍가게에서 아들이 돌아올 것이라 믿어 이사도 가지 않고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망설여졌다. 아버지는 교수가 되었고 형제들도 고루 잘 성장하여 단란한데 자신이 등장하여 집 분위기를 흔들어 놓을 수가 없어서 먼 발치서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고 되돌아 나왔다. 해피엔딩이 아닌 영화를 본 것처럼 애석하여 도서전시회장을 지키던 우리 직원과 나는 부디 작심하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극구 권유하였다. 한가하던 곳이 드라마틱한 장소로 바뀌게 되고 멀리 있던 시간이 디카시 한 편에 달려와 찰싹 붙는다.
첫댓글 그 미련 때문에 언젠가는 돌아올 줄 알기에 오늘도 내일도 기다립니다.
기다림은 정말 힘들어요
축은 사람 기리기보다 더 안타깝지요
꼭 돌아와 반갑게 재회할 날을 기다려봅니다.
아마도 연상될 거예요
미련이 지워지고 반갑기는 하지만
가정내의 하나의 사건이 될 거예요
형제가 많아 외가에서 자라던 친구가
엄마에게 왔을 때
동기간 사이에서도 엄청난 파장이 일어나더라고 했어요
소설 같은 이야기가 진한 감동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를 들었지요
입장을 헤어려보기도 했습니다
영상과 언술이
가슴에 여운으로 남은 작품이에요.
자신의 모습이 어떠하든
가족들은 얼마나 반겨 맞을 텐데요.
긴 세월 가슴에 얹힌 그리움과
미안함은 어쩌라고 그냥 되돌아 나왔대요.
생각이 너무 많고 깊어도 탈인가 싶어지는 이야기라 안타깝네요 선생님.
깊을 수 밖에 없어요
그 청년은 현실을 읽을 만큼 커서요
마지막 한마디...
마지막으로 가족을 찾은 이의 뒷모습 같은 이미지가 진한 여운과 감동을 주는 글이었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그냥 기도하게 되어요
한 생이 짠해서요
도서전시장 부스 옆에 반공전시회라 하여
군인들이 간첩선 물건들을 전시했는데
점심시간이 되면 심심하니까 이말 저말 묻다가 듣게 되었지요
들은 이야기로 저도 수필을 쓴 적이 있었어요. 연세가 많은 감나무라 미련도 많을 듯합니다.
노란 손수건 같은 뉘앙스예요
실종된 가족이 있는 집은 언제나 저런 심정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