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왕국 유다가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고 온갖 수치와 모욕, 고통을 당하게 된 것은 순전히 남왕국 유다가 하나님 앞에서 행악한 까닭이었습니다. 그래서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남왕국 유다의 범죄함과 반역함을 용서하지 않으시고 진노를 퍼부어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도록 하신 것입니다(42절, 43절). 하나님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악행으로 가득한 유다 백성의 기도가 더 이상 하나님께 상달(上達)되지 못하게 하셨고, 수많은 나라들 가운데 쓰레기처럼 여기셨으며, 결국 바벨론이 입을 벌려 유다 왕국을 삼키고 말았습니다(44절~46절). 그래서 유다 왕국은 함정에 빠져 파멸에 이르고 말았으며, 유다 왕국의 멸망으로 인해 예레미야의 눈에서는 눈물이 그칠 수 없었습니다(47절~49절).
예레미야는 유다 왕국이 당하는 고통을 자신이 당했던 경험과 빗대어 토로(吐露)합니다(51절~54절). 이미 앞장인 2장에서 예루살렘의 여인들의 처절한 고통을 묘사한 적이 있는데(11절~13절, 20절). 예루살렘의 여인들이 처절하게 부르짖으며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보니 예레미야의 심령이 극히 상했다고 고백합니다(51절). 그러면서 예레미야 38:1~13에 기록한 것처럼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가 구덩이에 던져져서 죽을 뻔했던 것을 상기(想起)시키듯이 유다 백성이 구덩이에 던져져서 원수들이 돌을 던지고 물이 가득하여 죽게 될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53절, 54절). 물론 예레미야가 던져짐을 당했던 구덩이에는 물이 있지는 않았었지만,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유다 왕국의 처참한 신세를 그렇게 묘사한 것입니다. 그리고 52절에 나오는 “나의 원수들이 이유 없이 나를 새처럼 사냥하는도다”라는 말씀은 유다 왕국이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이유 없이 고통당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유다 왕국이 바벨론에게 그렇게 당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 죄를 지은 것은 맞지만, 바벨론에 의해 그러한 처참한 고통을 받은 것은 그 심령에 더 큰 고통이었다는 고백입니다.
그런데 오늘 묵상하는 본문은 하나님을 향한 회개의 촉구로 시작하는 것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스스로 우리의 행위들을 조사하고 여호와께로 돌아가자”고 촉구합니다(40절).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손을 아울러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들자”고 호소합니다(41절). 우리가 지은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의 이러한 진노와 징계를 받아 고통받고 있으니 이제 우리가 지은 죄를 돌아보고 돌이켜 하나님께 돌아가자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죄를 지어 결국 하나님의 진노를 사서 이렇게 파멸에 이르렀으니, 이제라도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가자고 호소하는 말씀입니다. 42절부터 54절의 말씀은 유다 백성이 당하는 고통의 현실을 묘사하고 있지만, 유다 백성의 죄로 인해 이러한 참혹한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온전히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이키자는 호소입니다.
구원과 회복의 실마리는 철저한 죄의 자백과 회개에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그 죄에서 돌이켜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구원도, 회복도 결코 일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인자와 긍휼이 무궁하신 하나님 앞에서(22절) 죄를 자백하고 회개하며 하나님께 돌아가자고 외친 것입니다. 그래야 유다 백성이 다시 하나님의 구원과 회복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살피시고 돌아보실 때까지 눈물이 그칠 수가 없다고 하소연합니다(49절, 50절). 하나님께서 용서하실 때까지 죄를 자백하며 하나님 앞에 회개의 심령으로 무릎 꿇겠다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억울함만 호소하지 말고, 자신의 고통에만 집중하여 그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부르짖지만 말고, 자신의 죄를 살펴 철저하게 그 죄를 하나님께 자백하고 회개하여 하나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구원과 회복을 누리게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먼저 철저하게 다루어야만 희망이 있습니다. 나는 지금 하나님 앞에 자신의 모습을 철저히 살펴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 죄를 자복(自服)하며, 하나님께 돌이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겠다는 심령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그러한 태도의 삶을 살아가는 자가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