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특산물 명인 1호 김송순(사진)옹이 지난 17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고 김송순 옹은 함경남도 북청군이 고향인 실향민으로 친정에서 배운 방법 그대로 가자미식해를 담아 각종 언론매체와 관광객들에게 속초 젓갈의 명인으로 인정받아 왔다. 고인은 실향민 1세대이자 강인한 생활력의 어머니였다. 1929년 북청군 신창면 만춘리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중 가족들과 목선을 타고 월남하여 청호동에 정착한 실향민 1세대였다. 기둥도 없는 널빤지로 지은 하꼬방에서 생활하며 생선장사로 생계를 이어갔다. 생선판매가 늘어나자 리어카에 고기를 싣고 새벽부터 동네구석구석을 다니며 “생선삽세”를 외쳤다. 김송순의 쩌렁쩌렁한 소리에 아침잠을 깬 동네사람들은 그때부터 “삽세아마이”라고 불렀다. 80년대 고인 소유의 생선가게를 청호동에 차린 후 90년대 들어 젓갈가게(김송순아마이젓갈)로 업종을 변경하게 된다. 고향 어머니에게서 배운 젓갈류를 담가 이웃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맛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젓갈명인으로 인정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자미, 도루묵, 햇떼기 등 동해안 향토어종을 이용한 식해는 실향민의 애환서린 향토음식으로 속초의 젓갈산업 성장의 견인차가 되었다. 속초시는 지난 2015년 고인을 특산물 명인(가자미식해 분야) 1호로 선정했다. 고인은 음식분야뿐만 아니라 함경도 돈돌날이, 청호동 방언 등 실향민 문화의 생생한 증인이기도 했다. 각종 언론 인터뷰와 실향민 문화 연구자들에게 고인이 가진 지식과 생활문화를 전달하여 실향민문화 연구발전에 일조를 하였다. 고인의 장례식은 지난 19일 치러졌으며, 양양군 강현면의 북청군 신창읍 공원묘지에서 영면에 들었다. 슬하에 정성수 ‘아바이마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등 3남 1녀를 뒀다. 김인섭 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청호동 고인의 집 옆 인근에 그린 벽화. 아침부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생선삽세’를 외치며 저녁 노을질 때까지 홀로 아이들을 키운 모진 세월을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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