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답실지(脚踏實地)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실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발로 뛰며 답사한다는 말이다.
품행이 단정하고 태도가 성실하며 일을 착실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脚 : 다리 각
踏 : 밟을 답
實 : 열매 실
地 : 땅 지
公嘗問康節曰(공상문강절왈)
某何如人(모하여인). 曰(왈),
君實脚踏實地人也(군실각답실지인야).
사마광(司馬光)이 일찍이 나 강절(康節; 소옹(邵雍))에게 자기가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나는 “군실(君實; 사마광) 자네는 발로 뛰며 실제 지역을 답사한 사람이지.”라고 대답했다.
송(宋)나라 소옹(邵雍)의 소씨문견전록(邵氏聞見前錄)에 나온다.
옛날 시골 서당에서 글 배우는 아이들의 필수교재 가운데 하나로 통감(通鑑)이란 책이 있었다. 중국의 역사서 춘추(春秋)가 끝나는 시기부터 송나라 직전까지 1362년 간의 역사를 年,月,日별로 기술한 편년체(編年體)로 정리한 책이었다.
이 책의 정식 명칭은 통감절요(通鑑節要)였는데. 송(宋)나라 때 강지(江贄)란 사람이 사마광(司馬光)이 지은 방대한 역사서인 자치통감(資治通鑑) 294권을 15권으로 줄인 책이다. 주자가 편찬한 통감강목(通鑑綱目)이라는 책 역시 자치통감을 요점을 부각시킨 역사 서술체계의 강목체(綱目體)로 바꾸어 50권으로 줄인 책이다.
사마광은 宋나라 때의 학자이자 정치가로 벼슬은 정승에 이르렀다.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에 반대한 보수파의 원로였고. 뛰어난 역사가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역사책 읽기를 좋아했고. 일찍부터 자라서 역사가가 되겠다는 뜻을 세웠다.
나중에 宋나라 영종(英宗) 황제의 命으로 자치통감의 편찬을 주도하게 되었는데. 전후 19년의 시간을 들여 중국 역사상 가장 방대한 편년체 사서 자치통감을 완성했다. 그 내용은 풍부하고 아주 학술적 가치가 있다. 수정한 원고만 해도 큰 창고 두 채의 분량이었다 하니. 얼마나 방대한 사업이었는지 알 수가 있다.
사마광은 이 책을 편찬하는 동안 아주 각고(刻苦)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집필하느라고 밤을 낮처럼 지냈다. 잠을 줄이기 위해서 경침(警枕)이라는 특별한 베개를 고안하여 베고 잤다. 나무를 원형으로 깎은 목침인데. 자다가 머리를 조금만 틀어도 베개가 굴러가 버려 잠이 깨도록 만든 것이었다. 그러면 곧 일어나 작업을 계속하였다.
편찬 책임자가 이렇게 성실하게 부지런히 편찬 작업에 솔선하니 작업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저절로 그 자세에 감복하여 열심히 노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다 완성하여 출판한 뒤. 사마광은 낙양(洛陽) 교외에 은거하면서 학문만 연구하고 있는 그의 절친한 친구 소옹(邵雍)을 방문하였다. 소옹은 보통 소강절(邵康節)이라고 불리는데. 특히 역학(易學)에 조예가 깊어 많은 책을 썼던 학자였다.
사마광은 소강절에게 “자네는 나라는 사람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소강절은“내가 보기에 자네는 발로 땅을 밟고 사는[脚踏實地] 사람이지”라고 칭찬하는 말을 했다. 사마광은 자기를 정확하게 알아 본 말이라고 생각하며 내심 흐뭇했다.
어떤 일을 성취하는 데 있어서는 훌륭한 계획만 가지고는 안 되고. 거기에 따른 실천이 있어야 한다. 실천을 위해서는 애써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들이 이룬 업적을 보고 그저 재수가 좋아서 됐을 것이라고 깎아내려서는 안 되고. 그 속에 스며든 피와 땀의 투자를 생각해야 한다. 일확천금(一攫千金)을 바라는 허황한 꿈을 버리고.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한 생활을 하도록 해야겠다.
脚(각)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却(각;굽어 구부러지다)으로 이루어졌다. 다리는 무릎에서 굽으므로 脚(각)이라 하였다. 용례로는 발꿈치를 각근(脚跟), 다리의 곡선의 아름다움을 각선미(脚線美), 자기의 발 밑을 잘 비추어 돌이켜본다는 뜻의 각하조고(脚下照顧), 다리 아래라는 뜻으로, 현재 또는 지금 당장을 이르는 말인 각하(脚下) 등에 쓰인다.
踏(답)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발족(足☞발)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겹친다는 뜻을 보이는 沓(답)으로 이루어졌다. 발로 거듭 밟는다는 뜻이 전(轉)하여 밟는다는 뜻이 되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밟을 리(履), 밟을 태(跆), 밟을 천(踐), 밟을 유(蹂), 밟을 척(蹠)'이 있다. 용례로는 제자리에 서서 하는 걸음을 답보(踏步), 그곳에 실지로 가서 보고 자세히 조사한다는 답사(踏査), 선인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 행하는 답습(踏襲) 등에 쓰인다.
實(실)은 회의문자로 実(실)의 본자이다. 갓머리(宀)의 '집, 집 안' 部와 貫(관)의 끈으로 꿴 많은 동전으로 재화라는 뜻의 합자이다. 집안에 금은재보(金銀財寶)가 가득함의 뜻이 전(轉)하여 씨가 잘 여문 '열매, 참다움, 내용'의 뜻으로 되었다. 용례로는 실지로 얻은 이익을 실리(實利), 실제로 역량 있는 사람을 실력가(實力家), 진짜 이름을 실명(實名), 사실에 토대하여 진리를 탐구하는 일이란 뜻의 실사구시(實事求是) 등에 쓰인다.
地(지)는 회의문자로 '埅(지), 埊(지), 墬(지), 嶳(지)'가 고자(古字)이다. 온누리(也), 큰 뱀의 형상에 잇달아 흙(土)이 깔려 있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땅'을 뜻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곤(坤)과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 있다. 용례로는 지상에서 전투하는 군대, 주로 육군을 가리키는 지상군(地上軍), 지하수(地下水), 지하실(地下室), 일정하게 구획한 하나의 범위를 뜻하는 지구(地區)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