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향에 살면서 고향 인근에 익숙한 지명이 나오면 관심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2018년에 개봉된 영화<군산>에 이어 <변산>을 봤다. 영화<왕의 남자, 사도, 황산벌, 달마야 놀자, 라디오스타, 님은 먼곳에, 동주, 박열, 자산어보> 등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 작품이다.
먼저 변산, 채석강, 격포, 줄포, 모항 등대횟집, 혜성병원, 변산초등학교, 백산고등학교, 갯벌, 위도에 떨어지는 석양, 전북일보, 정읍, 영광, 목포 등의 이름과 풍경이 익숙하고 편안하다. 또한 영화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주인공 박정민의 생활 연기는 연기인지 일상인지 구별이 안간다. (이 말은 배우에게 최고의 찬사일 것이다.)
서울 등 타지역 출신 배우들인데도 즌라도 사투리가 어색하지 않고 입에 착 붙는다! 전라西道의 생활 욕은 또 얼마나 찰진지....
고향의 변산초등학교64회, 백산고등학교 동창들의 이야기.... 초등학교 때는 꼼짝 못하고 꼬붕 노릇을 하던 동창이 훗날 훌쩍 커서 전주 조폭이 되어 다시 만나는 어색한 장면 등.... 주위에서 한번쯤 들어본 얘기지만 다시 봐도 웃지 않을 수 없다. 어긋났던 첫사랑! 동네에 꼭 한 명씩 있는 꼴통 아버지- 그렇게 악연으로 만난 부자지간에 남자 對 남자로서의 애증관계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는 스토리 한마디로 웃기고 울리며.... 완전 '옘~병을 한다'.(대사 中에서) 기회가 닿으면 풋풋하던 옛시절을 한번 추억해보시길....
*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탄탄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중간 중간 삽입된 뮤지컬이 영화에 몰입을 방해하는데 반해 이 영화 중간 중간 삽입된 랩은 독백처럼 자연스럽다. <인생은 아름다워>도 <변산>처럼 피날레 부분만 뮤지컬로 처리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