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다며 농사를 짓지 말라고 만류하는 남편을 달래며, 봄이 되자 마을어르신들이 무상으로 빌려주는 밭을 돌아보았습니다.
여기는 고구마를 심고, 여기는 고추를 심고, 여기는 유채 씨를 뿌리고, 봉평 메밀밭은 갈수 없으니 메밀 씨를 뿌려 봉사자들이 마음껏 즐기도록 해야겠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남편을 달래어 여기저기에 전화를 하고 퇴비도 하러 다녔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트랙터로 밭갈이를 했습니다.
멀리 충청도까지 달려가 고구마 순을 사오고, 남편의 친구들이 봉사를 와서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고추 모종도 심었습니다.
고구마 농사를 잘 지어서 수학을 하며 가격을 잘 받아, 개척교회에도 선교비를 보내고, 친하게 지내는 목사님 교회 건축하는데 건축비도 보내고, 장학금도 내어 놓고, 어려운 이웃도 돕자고 우리부부는 기도를 했더랍니다. 밤마다 만리장성을 쌓고 허물고 다시 쌓고…….
그런데 밭주인이 고구마 심어 놓은 밭에 황토를 부어야 한다는 통보를 해 왔습니다. 어쩔 수 있나요. 그렇게 하시라고 했지요. 고구마가 새끼손가락만큼 자라고 있던데…….
황토를 부은 밭을 손질하여 배추와 무를 심었습니다. 여전히 남편의 친구들이 봉사를 와서 수고를 해 주셨습니다. 정으로 사는 세상에 복 받고 살아가는 우리부부라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고추 농사도 잘 지었습니다. 농약대신 생마늘을 믹서에 갈아서 물과 희석하여 뿌렸더랍니다. 진짜 무공해 고추농사였습니다. 고추 농사를 지어서 이웃에게도 나눠드리고, 우리 자오쉼터 김장할 것도 남겨 놓았더랍니다.
큰 희망을 가지고 고구마를 캤습니다. 고구마 농사를 망쳤습니다. 땅속에 있는 것이라 보이지도 않고 알 수가 없었습니다. 고구마 순은 정말 무성했는데 땅속의 고구마는 거의 달리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호박고구마 순이라며 사온 것이 물고구마 순이었나 봅니다. 정말 황당했고 속도 상했습니다. 1,000박스를 예상했는데 130박스가 수확되었습니다. 가격도 엉망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물고구마가 아닌 밤고구마를 일부 심었기에 밤고구마는 제 가격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재료비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른 것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고구마 밭에 흙을 붓고 배추와 무를 심었는데, 기생충 파동으로 배추와 무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소비자는 비싸게 사 먹지만 산지에서는 소비자의 1/5 가격도 받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배추 2,000포기와 무 1,000개는 경매를 하여 팔았습니다. 나머지 1,000여포기의 배추와 500여개의 무는 김장을 하여 팔려고 합니다. 자오쉼터에서 직접 무농약으로 키운 고추와 배추, 무를 사용하여 김치를 담그기에 맛은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김장까지 하여 일부 판매를 하고 나면, 처음에 기도했던대로 개척교회와 장학금, 교회 건축헌금,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지라도 우리가 낙심하지 않을 것은, 하나님은 절대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하나님이 일하고 계심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항상 함께하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2005. 11. 24
자오쉼터에서 큰샘물
첫댓글 한 해 동안 정말 많은 수고와 땀을 흘리셨군요. 실수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다 아시고 주실 것은 주시고 막으실 것은 막으셨겠지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고구마 농사에 대한 지혜를 하나 가르쳐 드릴게요. 고구마 순이 무성했다는 것으로 봐서는 거름이 너무 많았나 보네요. 고구마는 거름기가 전혀 없는 푸슬푸슬한 땅
을 좋아한답니다. 저도 실패를 해보구 나서 주위 어르신들한테서 들어 알게 되었지요. 배추 천여포기 김장해서 파시려면 휴우, 많이 힘드시겠네요. 하지만 님의 중심이 하나님 나라와 그 의에 있으니 하나님께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허락하시고 그 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올 한 해 님의 수고가 하늘에서 해같이 빛나기를.
좋은글 감사 합니다
살롬!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
주님을 향한..주님의 사람들을 향한 귀한 마음이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이 날마다..천국가는 날까지 이어지시길 소망합니다..샬롬^^*
우리을 향하신 주님의 사랑.. 새삼 더욱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까지 우리의 소망이십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아버지 이십니다. 그러기에 주님을 더욱 사랑합니다.
열심히 사시는 모습이 늘 감동입니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