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향연의 설국, 행복한 일본여행기
*여행 일시: 2023년 2월 7일(화)~14일(화) 7박 8일 *여행 인원: 문방사우 4명 *여행 지역: 홋카이도(北海島) *여행 일정: 1일차: 인천공항~신치토세 공항~삿포로~에어비앤비 숙소 2일차: 삿포로~후라노~비에이~대설산~백금온천~청의 호수 3일차: 홋카이도 대학~시계탑~오타루~삼각시장~운하~오르골당 4일차: 마루야마 공원~북해도 신사~오도리 공원~JR타워~스스키노 5일차: 삿포로~하코다테~모토마치 마을~국천다방~해광방 6일차: 고료카쿠 공원~전차~유노카와 온천지역~카네모리 쇼핑센터 7일차: 하코다테~노보리베츠~타마노유~지옥계곡 8일차: 노보리베츠~공항버스~신치토세 공항~인천공항 |
<일곱째 날> 2월 13일(월)
간밤에 눈이 많이 내려 눈부신 순백의 세상, 흙이 보이지 않는 백설공화국이다. 우리는 단자쿠(男爵俱樂部) 숙소를 체크아웃한 후 하코다테역에서 JR 상행선 열차를 타고 노보리베츠를 향해 신나게 달린다. 그제와 마찬가지로 차창 바깥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눈덮인 호젓한 시골 풍경, 들판과 산, 바다와 하늘 등 아름답지 않은 게 없다. 마치 <雪國> 소설에 나오는 한 대목이요,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 같다. 열차 여행의 아늑함, 겨울 낭만여행의 최절정, 잔잔한 행복감을 만끽하는 중이다.
2시간 30분을 달려 드디어 우리의 목적지 노보리베츠역에 도착한다. 완전 시골역 같은 평화로운 분위기. 노보리베츠(登別)는 자연적 온천을 활용한 숙박시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일본 굴지의 온천관광지로 우뚝 성장한 곳이다.
우린 택시를 타고 '타마노유(Tamanoyu)'로 간다. 일본은 친절한 나라임을 다시금 실감한다. 택시를 승차·하차할 때마다 기사 아저씨는 우리들의 캐리어나 배낭 이런 짐들을 번쩍번쩍 들어 도와준다. 마치 내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이~ 택시도 매우 청결할 뿐만 아니라 거리엔 담배꽁초나 쓰레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숙소에 도착하여 방으로 들어가니 일본풍 분위기가 역력하다. 깔끔한 다다미방에 산뜻한 침구류가 정성껏 준비돼 있다. 우린 여장을 풀고 곧바로 지옥계곡 탐방에 나선다. 산 쪽으로 20분 정도 걸어가니 계곡이 나타나는데 유황냄새가 풀풀 풍긴다. 더 깊숙이 들어가니 이젠 유황연기가 온 계곡을 뿌옇게 덮고 있다.
여기가 바로 ‘지옥계곡(地獄溪谷)’, 온천수와 뿜어나오는 수증기가 뭉게구름처럼 뭉게뭉게 어우러진 그 풍경이 마치 도깨비가 사는 지옥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옥계곡 이미지가 더 실감나는 것은 수백 마리의 까마귀 떼가 까악까악 하늘을 새카맣게 뒤덮으며 날고 있어 더욱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슴푸레 어둠이 내리는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빙판길을 조심스레 걸으며 관광을 한다. 너나없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참, 별스런 풍광이로군.
지옥계곡을 나와 입구쪽에 즐비하게 늘어선 상점에 들어가 이 지역의 특산품을 구경한 후 숙소로 돌아온다. 처음 입어보는 유카다(浴衣)! 일본 전통 의복 유카다를 차려입고 2층 식당으로 간다. 와우, 럭셔리한 가이세키(일본 정통 코스요리)로 생선회, 연어알 샐러드, 조개국 등 저녁 식탁이 정갈하고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다.
유카다 복장으로 이렇게 분위기 좋고 맛깔스러운 식사를 하는데 술이 빠지면 도저히 안 될 일, 우리는 고급 사케를 따라 “이기자!”(이러한/ 기회를/ 자주 갖자) 건배사(乾杯辭)에 맞춰 경쾌하게 술잔을 부딪친다. 이번 여행에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아닐 수 없다. 진시황이 부럽지 않고, 이태백이 부럽지 않다.
식사 후 포만감 상태로 숙소 안에 있는 온천장으로 들어가 여유롭게 온천욕을 즐긴다. 따뜻하면서도 강한 유황천에 몸을 담그니 그동안의 여독이 금방 풀리는 듯~ 물론 노천욕(露天浴)도 즐긴다.
일본 여행에서의 마지막날 밤, 알콩달콩 행복한 밤은 깊어만 간다.
첫댓글 즐건여행 마지막이라 다소 아쉬었겠구 료
그려,
다음엔 가족과 함께 또 가보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