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우리가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라도
그냥 만나지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며칠 전 합천 황태명가에서 만난
하귀동씨도
그냥 그렇게 만나지 않았습니다.
산그늘에 숨은 무수한 인연의 발자국들이
나를 불러들이고
내가 그들을 불러들인 까닭입니다.
귀한 아들이라 귀동이라 이름 붙인 것에
손 사레 치며 싫은 내색을 했다지만
이름에 순응하며 사는 동안
천진한 웃음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그의 미소를 보는 동안 나의 웃음을 생각하는
여유를 가졌습니다.
나는 그렇게 그를 만났습니다.
대웅전 문고리를 잡고 서서
하늘의 별을 만나거나
대웅전 부처님을 참배하며
경배의 눈으로 쳐다보거나
만남에는 경계의 선과
문턱이 있지 않음을 알았습니다.
내가 안에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그가 밖에 서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가 안에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밖에 서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음식점에서 만나
수인사와 몇 마디 대화가 전부였지만
그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을 봅니다.
내 주위에서 늘상 만나는 인연들도
소중한 부처님입니다.
.... 하귀동씨는 음악여행 회원이기도 하다.
첫댓글 참 좋은 인연입니다. 글에 담겨진 마음 또한 따뜻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