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6천 초고가 경주마, 삼관경주 정복 리허설 출격
- 2013년 3월 10일(일) 서울경마공원 제10경주(국3, 1800m, 별정)
- ‘브리그’ 1800m를 넘어야 삼관 경주 대비 실전 리허설

서울경마공원 대표 3세마 ‘브리그’가 3월 10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1800m로 열리는 제10경주(국3, 1800m, 별정)에 출전해 오는 4월 열리는 삼관경주 우승을 목표로 최종 리허설에 치른다. 이번 대회에는 서울경마공원 내로라하는 신예 경주마들이 출전한데다 첫 번째 관문인 KRA컵마일(1600m)과 비슷한 1800m로 펼쳐져 실전에 대비한 ‘리허설’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삼관경주는 4월 KRA컵 마일(GII), 5월 코리안더비(GI), 10월 농림축산부장관배(GII) 등 3개 대회를 일컫는다. 지난해 ‘지금이순간’이 삼관경주의 2개 대회를 제패해 2008년 이래 처음으로 서울경마공원이 삼관마 최우수 경주마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 여세를 몰아 서울경마공원은 지난해 이어 올해 ‘블리그’ 등의 특급 3세마들을 앞세워 2연패 도전에 나선다.
리딩 사이어 ‘메니피’(17세)‘ 자마로 지난해 3월 국산마 경매에서 1억 6천만 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은 ’브리그‘는 이번 경주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브리그’는 1800m 첫 도전에 실패했지만, 거리적응을 위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여기에 400kg 중반의 작은 체구에도 면도날 같이 날카로운 추입력이 강점인 ‘블랙탄’과 ‘메니피’의 자마로 이변을 준비하고있는 ‘대천명’ 등이 강력한 도전세력으로 나섰다. 경기력 상승세의 ‘킹덤레이스’, 추입력이 뛰어난 ‘아이리스’, 최근 선입마로 변신한 ‘비카서미트’ 등이 복병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 브리그(국3, 3세 수말, 안병기 감독)
서울경마공원을 대표 국산 기대주. 지난해 리딩 사이어에 오른 씨수말 ‘메니피’(17세)‘ 자마로 지난해 3월 국산마 경매에서 1억 6천만 원에 역대 최고가로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출전한 1300m 경주에서 2연승을 구가하기도 했을 만큼 기본 전력은 탄탄한 경주마이다. ‘브리그’의 1300m 기록은 1분20초 3초. 1300m 평균기록이 1분24초 5임을 고려하면 ‘브리그’의 잠재력과 경기력을 짐작할 수 있다. 직전 1800m 첫 도전에서는 기대만큼의 뒷심이 나오지 않았지만 거리적응을 위한 강도 높은 훈련으로 능력발휘가 기대된다. 선입 각질로 초반과 후반이 모두 좋은 마필에 속하나, 선입에 실패할 경우 무너지는 모습도 보인 바 있다. 이번 경주 선입에 성공한다면 승산이 있다. 올해 삼관경주를 위한 시험무대에서 주변의 관심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통산전적 6전 3승 2위 1회 승률 : 50.0 % 복승률 : 66.7 %
▲ 블랙탄(국3, 4세 암말, 배휴준 감독)
400kg 중반의 작은 체구에도 면도날 같이 날카로운 추입력이 강점인 마필로, 선행마들의 초반 자리싸움에 따른 전력소진 시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는 마필이다. 추입성향이 특히 뚜렷해 길어진 경주거리가 오히려 반갑다. 기복 없는 꾸준한 플레이를 보이는 것이 장점이다. 타 마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중량이 예상된다는 이점을 갖고 출전하고 있다. 최근 마필 컨디션도 양호한 만큼 이번 경주에서 도전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경주가 1800m 첫 출전이지만 잠재력과 직전 경주에서 보여준 모습을 고려하면 이번 경주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산전적 10전 2승 2위 4회 승률 : 20.0 % 복승률 : 60.0 %
▲ 대천명 (국3, 4세 수말, 김양선 감독)
‘브리그’와 마찬가지로 ‘메니피’를 아버지로 둔 경주마. 지난해 중반까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다 컨디션 난조로 휴양에 들어갔다. 장기휴양 후 11월 복귀했지만 아직 예전의 기량을 찾지는 못하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직전경주에서 1위를 기록하며 컨디션이 정상을 되찾아가고 있어 이번 경주에서 재기에 성공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선추입이 자유로운 자유마 스타일의 경주마다. 그만큼 어떤 경주전개에서도 다양한 작전전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혼전경주일수록 유리하다고 볼 수 있겠다.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은 부담중량이 지난 몇 차례 경주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여 부담중량 극복은 풀어야 할 숙제다. 1800m 경주경험이 있어 거리적응은 이미 마쳤다고 볼 수 있겠다. 이번 경주에서 발 빠른 경주마들이 많이 출전하는 데 초반 자리싸움에서 밀리지만 않는다면 의외의 우승도 기대할 수 있다. 통산전적 11전 2승 2위 2회 승률 : 18.2 % 복승률 : 36.4 %
◆‘기록파괴자’ 馬神 신우철, 새 역사에 도전한다.
- 데뷔 30년 차 신우철 감독 한국경마 최초의 1100승 달성에 불과 1승만을 남겨둬
- 나의 고향은 경마장 마구간.. 기수출신 아버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 나의 운명
- 1100승 새로운 출발 ... 애마 터프윈 그랑프리 우승, 통산 1200승 달성

‘살아있는 전설’이란 표현은 스포츠 스타에게는 더없이 영광스런 호칭이다. 또한 모든 스포츠는 기록이 경신되면서 흥미를 더하게 된다. 한국경마에서는 전설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스타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경마 역사상 최고의 명장으로 손꼽히는 신우철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경마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馬神(마신)으로 통하는 신우철 감독(34조, 60세)이 역대 통산 최다승 기록인 1100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983년 데뷔 후 통산 8051전 1099승을 기록 중인 신우철 감독은 한국경마 최초의 1100승 달성에 불과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또 하나의 대기록 탄생이 기대된다.
올해로 데뷔 30년째를 맞이하는 신우철 감독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다승뿐만 아니라, 여타 기록에서도 독보적이라는 점이다. 2위인 김양선 감독 799승, 3위인 하재흥 감독 798승과는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어서, 다른 감독들의 정년까지의 기간을 고려하면, 앞으로 20년 이내에는 신우철 감독의 대기록을 깨기가 어렵다는 것이 경마계의 중론이다.
신우철 감독의 고향은 마구간이다. 6ㆍ25전쟁으로 상태가 좋은 경주마들이 모두 군마로 징발되자, 남은 말들을 모아 경마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던 신설동 경마장 마구간 숙소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13세부터 활동을 해온 기수였다. 마땅히 가지고 놀 만한 것을 찾기 어려웠던 때, 그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자연스럽게 마구간을 드나들었고, 경주마를 타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더욱이 기수에서 은퇴해 감독으로 일하던 아버지가 1978년 겨울, 경마장에서 말 훈련을 시키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마사회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부터 감독으로 활약했던 부친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그에게 특채를 제의한 것. 그는 부친의 대를 이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았을 때, 주저 없이 승낙했다.
신우철 감독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생각에 고민 없이 기수양성학교에 들어가 교관이 됐다"고 말했다. "교관생활을 하면서 5년 만에 감독 시험에 합격했어요. 감독이 돼 경마장에 처음 나섰을 때 아버지 생각이 나 감격스러웠죠." 평생의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고 한다.
신우철 감독은 데뷔 이후 기복 없이 꾸준한 성적을 보여줬다. 1983년 감독 데뷔한 이래 연간 약 277회 경주에 출주해 평균 38승을 거뒀다. 서울경마공원 감독 54명 중 약 50명이 연간 30승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대단한 기록인 셈이다.
사실 기수나 외국 감독과 비교했을 때, 1000이라는 숫자는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일 수도 있다. 그러나 기수가 하루에 10개 안팎의 경주까지 출주하는 반면에, 감독은 4∼5두가 고작이다. 또한 외국은 풍부한 마필자원을 바탕으로 여러 경마장을 순회하며 많은 경주에 출주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토,일에만 경마가 열리는 탓에 출전기회도 상대적으로 적다.
정년을 3년을 남겨둔 신우철 감독은 또 다른 역사를 써내려가겠다고 선언했다. 한국경마 랭킹 1위이자 애마인 ‘터프윈’으로 올해 최고 권위의 그랑프리 우승과 본인 통산 1200승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2011년 그랑프리 우승마인 ‘터프윈’은 지난해 그랑프리 우승이 유력했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 김영관 감독의 ‘감동의바다’에게 우승을 내주며 자존심에 금이 간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터프윈'의 올해 그랑프리 우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우승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최전성기인 6세를 맞아 경기력 역시 최고를 유지하기 때문. 여기에 잔여 정년을 고려하면 수치상으로 1200승 이상의 성적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신우철 감독에게 1100승은 도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경마 심판 새 얼굴 ‘론 도일’...“현미경 판정 기대하세요!”
- 한국마사회, 기수·심판위원 두루 거친 ‘35년 베테랑’ 외국인 심판 영입
- 기수로서 풍부한 경험 살려 기술 판정의 객관성·전문성 강화할 터

“23년 기수 경험 살려 기수들 손동작 하나까지 놓치지 않겠다.”
한국마사회(회장 장태평)가 2013년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심판위원 론 도일(Ronald J. Doyle)(53)이 지난 2월 22일(금) 서울경마공원 심판실로 첫 출근했다. 심판실에서 만난 도일은 첫인상에서 베테랑다운 카리스마가 풍겼다.
호주 출신의 론 도일은 1월 말 계약이 종료된 미국 출신 심판위원 제임스 스미스(James Smith)의 후임으로, 한국마사회의 외국인 심판위원 4호다. 한국마사회는 심판분야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 2007년부터 미국, 호주 등 경마선진국의 외국인 심판위원을 꾸준히 영입해왔다.
심판실의 ‘새 얼굴’ 론 도일은 35년간 경주로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79년 기수생활을 시작한 그는 오셔 스테이크스(O'Shea Stakes)(GⅡ) 우승 등 굵직한 대상경주를 포함하여 23년 동안 1000승 이상의 우승을 일궈냈으며, 은퇴 후에는 호주와 말레이시아를 오가며 12년간 심판위원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한국마사회가 도일을 영입한 데는 무엇보다 기수로서 그의 풍부한 경험이 주효했다. 기수 출신 심판위원이 주류를 이루는 외국과 달리 한국 경마에는 기수, 조교사 출신의 심판위원이 부족하여, 불성실 기승 등 고도의 기술적인 판단이 필요한 심판 판정에 있어 전문성이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도일의 합류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심판의 객관성과 신뢰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론 도일은 “기수 출신이라 기수들의 기승술 뿐 아니라 심리까지 더 잘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능력이 한국 경마 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하는 한편 “한국 경마 심판위원에 지원한 것은 35년 경마인생의 새로운 도전이다. 호주, 말레이시아에 이어 또 한 번 심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넓히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도일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지만 한국 기수들과의 인연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호주 퀸즈랜드 경마장 심판으로 재직할 당시 한국 수습 기수들의 활약을 기억한다.”면서 지난 해 호주 연수에서 30전 9승으로 선전한 바 있는 이혁 기수 등 한국 기수들을 언급해 한국 경마의 국제화 노력을 실감케 했다.
한국에 대한 첫 느낌을 묻는 질문에 그는 “너무 춥다.”고 말하고 웃은 뒤 “이렇게 추운 날씨에서 심판을 해본 것이 처음이라 걱정되지만, 곧 적응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지난 22일(금)부터 본격적인 심판 활동을 시작한 론 도일은 앞으로 부산, 제주 등 3개 경마공원을 순회하면서 경주 전개과정을 감시하며 이상 징후를 포착해내는 경주로의 ‘포청천’ 역할을 맡게 된다. 그는 또 한국마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국제 정보와 경마 전문 자문 역할도 겸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