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너무 많아서 글 두 개로 귀찮게 읽게 되니 죄송스럽네요. 하지만 탐어기의 9할은 사진이 차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진에 충실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만히 있던 녀석입니다. 잡아보니 별 저항을 하지 않는데 껍데기가 완전히 딱딱하지 않은 거 봐서 탈피한지 얼마 안된 녀석 같았습니다.
위 녀석들은 가장 흔하고 큰 녀석도 많았던 망둑 종류입니다. 검어서 잘 보이기도 합니다. 다른 망둑 종류와 달리 바닥에 붙어있기 보다 물 위에 떠 있거나 바위 근처에서 유영하기를 좋아하는 녀석들입니다. 그래서 날망둑인가도 했는데 도감을 보니 사진이나 특징과 다른 것 같습니다. 바다에만 사는 녀석인 것 같네요.
이 녀석들은 정말 수백마리는 잡아본 듯... 묘하게 뜰채에 있을 때와 손에 있을 때가 색상이 아주 다릅니다. 손에 올려놓으면 더 검어지는 듯한... 수온도 바다와 달리 더 뜨겁고 염분 농도도 변화가 심하고 이 좁은 곳에서 이렇게 번성하는거 보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 narcinark 님의 리플로 이 녀석은 별망둑으로 추측해봅니다.
가장 흔한 녀석들이 한 번에 잡혔습니다. 방금의 그 어두운 망둑... 위 사진과 색상의 느낌이 많이 다르지요? 실제 물 속에서는 이 사진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두줄망둑, 웹 검색을 통해 앞동갈베도라치로 추측되는 화려한 녀석.
색상도, 생김새도 무지하게 화려합니다. 검색해보니 실제로 지금 관상용 해수어로 이용되고 있는 녀석이더라구요. 최대 크기가 6cm라는 것으로 봐서 지금 이 녀석은 성어로 보입니다.
손 위에 올려놓고 찍은 어린 녀석의 사진도 아주 많지만 글 당 20개의 제한 상 다 올려드릴 수는 없고... 이 사진에서는 다른 녀석들과 다르게 손 위에 올려놓고 찍지 못했는데요... 그만 떨어트려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손 위에 올려놓고 4장 쯤 찍고 있는데 갑자기 손가락을 확 깨물고 튀어나가더군요. 근데 무는 힘도 그렇고 그 날카로움이 장난이 아닙니다. 저건 피를 한 5번은 닦아내고 찍은 사진인데, 칼로 확 베인듯하더라구요. 좁은 환경에서 살아온 민물의 녀석들보다 강인한 녀석들이 많은 느낌이 들었는데 오랜 기간을 험한 환경에서 진화하면서 단단한 껍데기를 가진 조개나 집게와 같은 방어, 그런 걸 파먹기 위한 강인한 주둥이를 가지게 되었다든가 하는 식의 변화가 있어왔던 것 같습니다.
묘하게 많이 보이던 녀석들. 말랑말랑한데 만지면 더 오그라듭니다. 말미잘 종류로 추측해 봅니다.
묘하게 보이던 게. 다른 녀석들과 달리 아주 둔한데, 대신에 저렇게 위장술이 뛰어난 것 같더군요. 온 몸에 털과 해초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색상도 다르고 줄무늬도 좀 묘하게 보이던 두줄망둑(?)이 보입니다. 묘한 무늬를 한 앞의 망둑은 저 앞에서 찍었던 점망둑으로 추정되는 녀석과 비슷한 느낌도 들지만 동정이 안되네요.
숨은 그림 찾기 같죠? 이 사진 한 장을 대충만 봐도 망둑이 6마리 정도가 보입니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재밌습니다. 가만히 있다가 해초를 물어뜯는 두줄망둑도 보이고, 자기 영역을 뱅뱅 돌며 지키는 앞동갈베도라치도 귀엽고, 그냥 나비처럼 가슴지느러미 펄럭거리면서 왔다갔다하는 어두운 망둑들도 귀엽습니다.
아주 많았던 집게. 바다 소라게는 일반 육지 소라게와 달리 바닷물고기처럼 사육이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물 속에 있는 소라는 90%가 이 녀석들이었고 실제 소라 종류는 물 밖의 바위에 덕지덕지 붙어있었습니다.
대충 찍어봤습니다. 게도 보이고 두줄망둑과 앞동갈베도라치, 말미잘이 보입니다. 말미잘에 한 번 일부러 쏘여봤는데 아프다기보단 얼얼하다는 느낌이....
두줄망둑 종류 중 무늬가 끊겨 점줄로 보이는 녀석들도 간혹 보입니다만 계속 비슷한 녀석들만 나옵니다.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여 옮기려는 찰나에...
시꺼먼게 꾸물거리기에 잡아보았습니다. 혹시 곰치나 장어? 이러면서 잡아봤는데 왠지 베도라치 종류 같네요.(웹 검색으로 최대한 비슷한 놈을 찾은 결과 그물베도라치인 것 같습니다.) 물론 바닷물고기는 문외한이라 전혀 모릅니다.
새로운 녀석이 잡히지 않아서 바닷가로 이동해 보았습니다. 마침 밀물이 시작되는 때였는데요. 숭어 같은 녀석들도 보이고 돌 주변에는 나비고기 처럼 넙적한데 검은색과 버터색이 조화가 된 녀석도 보입니다. 이 녀석들은 너무 빨라서 뜰채로의 채집은 실패했구요. 한편 수면에는 밀물 따라 올라오는 뭔가 보입니다.
수 많은 녀석들이 전 연안에 걸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통통하고 등에 점이 두 개 있어서 복어임이 짐작이 됩니다. 뜰채질을 계속 해봤는데 이 녀석들이 안전거리 2m는 유지하는데다가 생각보다 헤엄치는 속도가 꽤 됩니다. 한 30분간 헛탕을 치다가 나중에 시도한 것은 밀물 파도때 떠 밀려오느라 정신 못차리는 순간을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힘들게 한 마리 채집. 복섬이네요. 묘하게 이 녀석은 손에 잡아도 부풀지 않았습니다.
민물고기 도감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녀석인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복어라고 합니다. 식용으로는 부적당하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많이 살아남은 것인가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미 인류가 전 대륙으로 퍼지면서 수많은 포유류가 전멸했지만 이런 식의 진화가 계속 된다면 자연에서는 인간의 식용으로 부적당한 녀석들만 살아남아, 가축이나 인공 증식이 가능한 종류가 아니면 자연에서는 식용이 가능한 녀석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멍청해 보이는 앞모습. 하지만 실제 사육시 정지유영이나 후진이 가능한 버들붕어, 꺽지와 같은 어종들이 날렵한 다른 어종들보다 더 똑똑하고 진화가 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잠자리 같은 녀석들을 봐도 그렇지만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는 녀석들은 강인한 체력이나 육상, 수영 실력, 수 많은 알로 살아남는 녀석들이 많고 뭔가 진화된 녀석들은 체력을 아끼고 머리를 써서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생각보다 색갈이 굉장히 예쁩니다. 특이한 눈 색갈과 바닷물 색상과 비슷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등 채색. 울퉁불퉁한 등과 통통하니 귀여운 몸매와 앙증맞은 꼬리지느러미 색상까지...
물 위에서 잠자리 낚아채듯이 확 낚아채서 잡은 녀석. 이 녀석은 붙잡기가 무섭게 풍선처럼 빵빵해져 있습니다. 다시 물에 놓아주면 배를 위로 하고 스티로폼 처럼 거꾸로 둥둥 떠다니다가 눈치봐서 확 오그라들고 헤엄쳐 도망갑니다. 이후로도 1시간 가량을 설쳐봤는데 총 3마리밖에 잡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불멸의 이순신인가... 세트장에서 찍은 사진. 전망이 굉장히 좋고 아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습니다. 낙조도 보고 하루 더 있고 싶었지만 빠르게 터미널로 가서 버스를 타고 다시 서울로 왔습니다.
비록 사육이 쉽지 않은 녀석들이 많고 탐어지에서 나와서 씻는다든가 전자기기 관리라든가 이동 등이 어려워서 여러 가지로 번거로운 점이 많지만 간단한 채집 도구로 다양한 녀석들을 볼 수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가끔은 바닷가에서 새롭고 다양한 녀석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내보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참에 바닷물고기 도감도 준비중입니다.
마지막 휴가철이 이렇게 지나갑니다. 아직은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더 놀고 싶은데... 더 즐겁게 보내고 싶은데...
첫댓글 흥미진진한 탐어기 잘 보았습니다. 바다생물이라 더 신기하네요. 점망둑 같기도하고 별망둑 같기도한데,, 문외한이라 다른분께 패스합니다ㅋㅋ (오그라드는 녀석은 말미잘이 맞습니다. 물밖에서는 저러고 있지요)
리플 감사드립니다. 저도 바다 생물이라 더 신기하더라구요. 검색해서 사진을 보니 점망둑, 별망둑과 비슷한 녀석들이 둘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동갈베도라치와 복섬 너무너무 귀엽네요. 해수어는 정말 미지의 세계같습니다. 탐어기보고 다음주 목표는 변산바닷가로 결정해부렀습니다. 야호~ 트렁크에 서카님표 뜰채 2개 있습니다.
태안에 다녀오셨지만 저와는 또 다른 종들을 많이 보셨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숭어를 꼭 보고야 말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뜰채만으로는 도저히 무리였습니다. 학공치 역시 유영하는 모습은 많이 볼 수 있었지만 역시 뜰채로는 무리더군요.
정말 멋진 탐어기 잘보았습니다.......
멋지다고 생각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정말 즐거운 글입니다. 미지의 세계를 본 기분이네요. 왕숙천님 고맙습니다.
좋은 보도 해주시는 이성진님께도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세심한 설명과 분석들, 마치 왕숙천님 옆에 제가 있는 기분입니다. 재미있는 탐어기 감사합니다.
따분해 보일거라 생각했는데 재밌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고 있네요~ 좋은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실제로는 이보다 더 다양한 녀석들이 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탐어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중학교때까지 여름만 되면 하루도 안빠지고 바다에서 내내 놀면서 집안의 일용할 양식을 조달하였기에 위 사진들이 너무 익숙하네요. 민물고기에 맘이 뺐겨 바다사랑이 조금 줄었는데, 역시 바다는 천연의 보고입니다.
그런 추억도 있으셨군요. 바닷가에서의 탐어 실력이 아주 뛰어나실 것 같은데요. 민물 탐어가 질릴 때 한 번씩은 꼭 다녀올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회 되시면 탐어기 부탁드립니다.
복섬은 적응만 서서히 시켜주면 담수에서도 사육이 가능하다던데..ㅎㅎ
실제로 사육하는 글도 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수에 오래 머무르는 종인지 여부를 몰라서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지는 모르겟네요.
좋은 사진. 글 잘 봤습니다 한번놀려가보구싶어지네요
바다 구경도 하고 신기한 녀석들 구경도 하고 추천드립니다.
바다쪽 탐어는 첨인거 같내요 ㅎㅎ 낚시빼구요
또 올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ㅎㅎ
흥미진진하네요 잘 봤습니다 ^^
매번 제 탐어기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복어 정말 귀엽네요 그밖에 고기들도 예쁜게 많군요 오래전 황쏘가리 기를까 복어 기를까 고민하다 황쏘로 결정했었는데 다음에는 해수어를 길러봐야겠군요 잘봤습니다
복어도 단독사육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나운 녀석이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지요. 정말 복어나 길러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귀여웠습니다.
예쁜 바닷물고기가 많네요. 그리고 복어 귀엽네요
사진에서도 귀엽지만 직접보면 더 귀엽습니다.
너무 재밌습니다^^ 즐거운 휴가기!! 알찬 탐어기 잘 봤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서카님도 좋은 곳 다니시고 나서 탐어기 많이많이 올려주세요 ^^
복어 생긴게 인디언복어 같네요 ㅎㅎ
인디언 복어는 무늬 자체는 아주 단순하더라구요. 소형종이고 민물 사육이 가능하니 관심이 갈만도 한 녀석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뿔복도 수족관에서 자주 본 녀석들인데 정말 귀엽더군요. 독이 있거나 콱 물거나 바닷 물고기들은 참 무서운 것 같습니다.
멋지네요.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여름에 변산 갔었는데^^ 혹시 지나가다 마주친 그분? ㅎㅎ
아 그때 그분이시군요? ㅎㅎ
국산 해수어(?) 이쁘네요 ^^;;
제주도 바닷가에서 탐어해보고 싶습니다. 열대 해수어로 판매중인 녀석들이 자연에 서식하고 있더군요.
휴가는 제되로 다녀오셨군요..식솔을 거느리고 움직이면 좋아하는물고기에 관심을 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그렇지요. 저는 개인행동을 약속받았지만, 약속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음대로 못돌아다녔습니다. 결국 아침잠을 줄이고 끼니를 컵라면으로 먹어서 다른 분들이 숙소에서 쉬시는 동안 탐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악~ 복섬 정말 깜찍하네요!!
민물고기에서는 볼 수 없는 깜찍함을 복어류는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