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와 마리아의 이야기(루카 10,38-42 참조) 속에
예수님 발치에만 앉아 있던 마리아를 기억하시지요?
그토록 사랑하는 예수님께 마리아는 비싼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 드리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나르드 향유의 가격이 얼마인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예수님을 향한 사랑만 있습니다.
그런데 그 여인의 행동을 지켜보는 한 제자가 있었습니다.
유다입니다. 그는 마리아의 행동을 보자마자
곧바로 나르드 향유 가격이 떠오릅니다.
노동자 1년의 임금에 해당하는 300데나리온 어치의 향유 값이
그의 머릿속에서 계산됩니다.
이런 비싼 향유가 그냥 낭비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불만스러운 심정을 그냥 내보일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불만의 정당성을 내세우려고 가난한 이들을 핑계 삼습니다.
인간관계에서 ‘사랑의 관계’와 ‘이해관계’의 차이를 보십시오.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계산하거나 따지는 법이 없습니다.
마리아의 사랑으로 나르드 향유 냄새가 온 방에 가득합니다.
사랑의 향기입니다.
반대로 유다는 머릿속에서 이해득실만 따지고 있습니다.
정의를 내세우지만 스승이신 예수님에게 사랑의 마음이 없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일차적인 사랑 없이 가난한 이들을
팔아 내세우는 정의 뒤에는 권력욕과 탐욕이 숨어 있게 마련입니다.
신앙인의 중요한 덕목은 계산하지 않고 따지지 않고,
예수님을 그냥 사랑하는 것입니다.
정의는 그다음에 자동으로 따라오는 덕목입니다.
-출처 매일 미사-
♬ 내게 있는 향유 옥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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